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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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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최근연재일 :
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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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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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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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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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신

DUMMY

실험대 위에 단단히 고정된 외계인은 김창렬이 걸어놓은 신경마비 스킬이 들어가 꼼짝달싹 못 하고 있었다. 그것의 눈에 유소라의 모습이 비친다. 붙들린 고블린 외계인의 눈에는 지구인이 분명 외계인으로 보일 것이다. 그것도 몹시 미개한 종족으로서 말이다.


새로 나타난 저 말라깽이 같이 못생긴 것은 또 어떤 고통을 주려는 것일까? 외계인의 두 눈동자는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유소라의 손끝이 외계인의 손등에 닿았다. 그녀의 정신이 아득히 먼 우주의 한편에 머물렀다.


지구로부터 수십 광년 떨어진 우주의 중심 부근 어둠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영역이 존재했다. 빛도 어떤 특별한 원소도 없어 텅텅 비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겉보기에는 그랬지만 그곳에는 거대한 구상성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많은 별과 행성들로 가득한 그곳은 고블린 두목 같은 무수한 외계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 생김새와 종족 또 한 다양했으며 매일매일 싸움이 끊이지 않는 광란의 세계였다.


그런 어느 날 어떤 이상한 메시지가 하늘에 도착했다. 어떤 노신사가 맹렬하게 선전포고하는 내용이었다. 바로 권기욱이었다. 권기욱을 토벌하던 날 그레이트 머스탱이 중지 못 하고 방치해버린 강력한 송신기에서 발사된 주파수가 외계의 특수한 대기에 산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고블리 두목의 눈에는 그것이 몹시도 이상했다. 평화로운 배틀 라이프에 갑자기 찾아온 불행 같았다. 그렇게 느낀 것은 순전히 그들의 눈에 비친 권기욱이 너무도 추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미적인 기준은 선명한 곰팡이 색에 황금비율을 완전히 깨부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래야 독특하고 희귀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의 모습은 몹시 불결해 보이는 누런색에 좌우 대칭의 비율이 재앙 같았다.


매일매일 재앙의 두려움에 떨던 고블린 두목에게 어느 날 그들에게 가장 위대한 신들의 부름이 왔다. 거대한 피라미드형 건축물 꼭대기에 찬란한 빛을 발하는 문이 열리고 고블린 두목이 그 안으로 들어섰다.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어떤 성체 안에 있었다. 정말이지 규칙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괴상망측한 구조물 안에 굉장히 다양한 외계인이 모여있었다. 판타지에 나올법한 싸이클롭스, 오크, 트롤, 언데드, 오우거 같은 것들이었다. 물론 종류는 더 많았다.


그것들은 한결같이 한 단상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득한 어둠의 빛 때문에 그것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무언가가 모여든 외계인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고블린 두목이 그때 들은 언어의 기억이 유소라의 해석능력에 의해 감각적으로 전해졌다.


“저 변방의 오매불망한 미개 종족이 우리에게 싸움을 걸었다.”


광분한 외계인들이 아우성쳤다.


무시무시한 음성이 계속 말을 이었다.


“너무 미개해서 내버려 뒀더니 겁대가리를 상실한 것 같도다. 다크 스타 성단의 공포가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게 하라!”


그랬다. 권기욱이 우주로 날려 보낸 선전포고가 우주 전쟁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아직 다크 스타 성단의 구심점의 모습은 베일에 싸여 확인이 힘들었다. 다만 유소라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지독한 공포였다.


이후 외계인들의 신은 종족별로 한 쌍의 게이트를 나눠줬다. 그것은 일찍이 본 침략 게이트였다. 외계인 중에 지위가 높은 것들은 강력한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들은 구상성단에 부유하는 혜성을 초능력으로 개조해 게이트를 실은 뒤 지구로 날려 보낸 것이다.


유소라는 봤다. 어떤 거대한 존재가 우주 공간에 웜홀을 여는 것을. 그 틈으로 무수한 혜성들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고블린의 기억을 통해 본거지만 너무도 방대한 어둠의 기운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비슷한 공포를 전부터 알고 있던 것 같다.


유소라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 정점에 있는 존재를 확인하려 했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레이트 머스탱이 쓰러지는 소녀를 부축했다.


“소라야, 정신 차려.”


주춤했던 유소라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섰다.


“고마워, 이젠 괜찮아.”


그때 김창렬이 다급하게 끼어들었다.


“놈의 기억을 봤어? 어서 말해봐.”


그레이트 머스탱이 성급하게 들이대는 김창렬을 향해 화를 냈다.


“지금 괴로워하는 게 안 보여? 휴식이 필요하다고.”


유소라가 그레이트 머스탱을 말리며 말했다.


“난 괜찮아. 일단 좀 앉아서 말해줄게.”


세 명은 휴게실로 이동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뽑아 들고 유소라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유소라의 이야기를 듣던 김창렬이 테이블을 치면서 절망한다. 분명 외계인의 침략이 있기 전 그러니깐 권기욱을 체포하던 날이었다. 당시에 송신기를 부수려던 그레이트 머스탱을 막은 게 이런 사단을 만들 줄이야.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할 줄 알았다. 충격이다. 별 대수롭지 않았던 선택 때문에 우주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영웅이란 모름지기 평화와 자유를 위해서 싸운다. 그는 영웅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자책했다.


“맙소사. 그때 그레이트 머스탱을 놔뒀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인데.”


그레이트 머스탱이 어쩐지 김창렬을 위로했다.


“너무 자책하지마. 전화위복이란 말도 있잖아. 어쩌면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이 상황에 무슨 전화위복이냐? 그 정체가 태반이 베일에 감춰진 외계인들과 뜻하지 않은 전쟁을 치르는 판에. 이게 다 나 때문이야. 난 영웅 실격이야.”


김창렬의 자기비하에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그때 함께 온 유소라의 메니져가 다가왔다.


“소라양 이제 곧 가야 할 시간이야 중요한 스케쥴을 놓쳤다간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해. 당신들도 약속했죠? 볼일이 끝나면 소라양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로.”


그레이트 머스탱도 볼일을 다봤으니 더 이상 유소라를 잡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는 유소라를 아파치 헬기에 실어 돌려보냈다.


헬기에 올라타기 전 몸조심하라는 유소라의 걱정이 아련하게 기억에 맺혔다.


앞으로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김창렬의 보고서를 받아든 이길조는 내심 흥미로워했다. 특히 웜홀을 열었다는 미지의 존재가 그의 눈에 가장 띄었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결과물에 아주 가까웠다. 우주 전쟁이나 혜성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창렬아 수고했다. 이건 상부에 꼭 보고해야겠군. 그다음 파릇파릇한 후보 색출은 어떻게 되고 있나?”


“그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어요. 걱정마세요.”


이길조는 의기소침해하는 김창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자식, 기운 내. 세상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어. 네가 실수한 만큼 더 뛰어다니면 되잖아. 안 그래?”


이길조는 김창렬을 위로하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더 부려먹기 위한 멘트를 남겼다. 참으로 비정한 성격이다.


장소는 다시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사이드X의 본부로 돌아간다. 그곳에 중년의 여성이 난입해 들어왔다.


10층까지 올라온 중년의 여성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김철중이 갑작스러운 일련의 사태를 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무슨 일이에요?”


아주머니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했다.


“여기오면 용사님들이 도와준다고 해서 왔네.”


어떻게 사이드X를 알고 찾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장황하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것은 요 근방에 있는 전통 시장에서 못된 놈들이 행패를 부리고 못살게 군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혜성 충돌로 삶이 팍팍한데 양아치들까지 자릿세를 내놓으라며 못살게 군다는 것이다.


아주머니의 하소연에 박철수가 불같이 화를 냈다.


“아니 뭐라 구요? 내 이놈들 당장 요절을 내버리겠어.”


박철수의 부모님도 시장통에서 국밥을 팔면서 돈벌이를 한다. 그 고생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기에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양아치들이 괴롭히기까지 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아줌마 당장 앞장서요.”


“아니 너희들 말고 용사님들 안 계시냐고?”


“우리가 바로 용사입니다. 어서 앞장서요.”


시장통 아주머니는 긴가민가하면서도 그들을 이끌고 전통 시장에 안내했다.


전통 시장은 혜성 충돌로 큰 피해를 받은 상황이었다. 그곳을 사람들이 안간힘을 쓰고 다시 일으켜 세웠는데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양아치 무리가 죽치고 있었다.


인상을 험악하게 구기는 뚱뚱한 양아치 한 놈이 노점 상인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어이 아저씨 누구 허락받고 여기서 장사하는 거야? 장사하고 싶으면 돈부터 후루꾸파에 바치고 하란 말야! 알아들었어? 아앙?”


그렇다. 한 열댓 명 몰려있는 이 양아치들은 최근 부산 일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후루꾸파의 똘마니들이었다. 나가리파와 사시미파가 사라지고 남은 서열 3위와 4위의 조폭들을 차례로 무릎 꿇린 신흥 세력이었다. 최근 천재지변을 틈타 치안이 악화한 지금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었다.


노점 상인이 울상이되 양아치에게 빌면서 말했다.


“제발, 이러지들 마시게. 가계복구하느라 남은 돈도 거의 없네. 먹고 살기도 힘들어 월세도 빠듯하네.”


“아저씨 우리가 물로 보여? 벌어서 주면 되잖아.”


그러면서 주먹질을 하려고 폼을 잡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주먹을 붙들었다. 옆을 보니 웬 이상한 뻗친 머리를 한 놈이랑 쌍둥이인지 뒤에 똑같은 놈이 하나 더 있었고 괴상한 제복을 입은 놈이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었다. 참고로 양아치 주먹을 붙들고 있는 것은 박철수의 분신이다.


“아앙? 이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은 또 뭐야? 앙? 죽기 싫으면 저기 떨어져서 요구르트나 빨면서 관람이나 해!”


뭘 믿고 저러는지 상당히 불량한 양아치였다.


분신의 뒤에 서있던 박철수가 말했다.


“이놈 말로 해서는 안 되겠군.”


박철수의 분신이 강력한 어퍼컷을 양아치의 아래턱에 꽂아 넣었다.


마치 날아가는 머리에 몸이 딸려가듯 공중에 떴다가 나비처럼 떨어져 파리처럼 땅바닥을 굴렀다. 그 꼴을 보고 양아치 동료들의 눈에 지진이 일어났다.


양아치들의 언어위협이 난무한다. 겁많은 개가 시끄럽다고 했던가?


“뭐야 꼬맹아 미쳤냐?”


“이놈들 오늘 제삿날이다.”


“오늘 배에 바람구멍 나고 싶어 환장했냐? 아오!”


“우리가 우습게 보이냐? 앙?”


실로 거품만 가득한 거들먹거림이었다.


그러나 박철수의 분신은 위협 따위 하지 않았다.


“너희들 당장 꺼져!”


쏜살같이 돌진하는 박철수의 분신이 양아치 무리를 갈랐다. 돌진에 부딪힌 양아치 세 명이 피를 토하면서 제자리에서 공중에 붕 뜨더니 떨어진다. 마치 음속의 속도로 비행하는 전투기의 돌진 후 파열음이 들리는 것처럼.


다만 박철수의 공격은 끝난 게 아니었다. 단숨에 아홉 발의 레일건이 쏟아졌다. 처음에 하나만 쏠 수 있던 때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었다.


더군다나 분신은 하나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분신이 나타나 양아치들의 무리 속으로 뛰어들더니 암술을 들고 화려한 칼춤을 선보였다. 분신이 육박전을 벌이고 본체는 숨어서 레일건을 날린다. 이것이 박철수의 기본 전술이다.


양아치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남은 박철수에게 그들은 단순한 밥이었다. 그것도 점심.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던 무리는 단 일 합도 버티지 못하고 바닥을 기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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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7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7 0 12쪽
48 라이벌 19.04.10 19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19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1 0 12쪽
42 밀회 19.03.28 26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6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8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36 등장! 19.01.22 34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0 0 12쪽
» 또 다른 신 19.01.15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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