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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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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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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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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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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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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노래

DUMMY

위기감이 느껴지자 안보정신이 투철한 박상우 준장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근처에 있는 보안요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봐 너희들 두목은 지금 어디 있나?”


보안요원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래위를 훑어보며 말했다.


“뭐야? 신입인가? 나 참, 보안실장은 1층 보안실에 있잖아. 그것도 모르나?”


보안요원은 이런저런 주저리를 털기 시작했다. 박상우는 그의 쓸데없는 말을 무시한 채 황급히 보안실로 향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간 보안실에는 다수의 사람이 콘서트장의 구석구석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


박상우는 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 보안실장이 누군가?”


그의 외침에 한쪽 구석에 짱박혀 담배를 꼴아물고 있던 남자가 일어서며 말했다.


“나요. 무슨 일입니까?”


“긴급사태요. 외계인이 이쪽을 향해 진격하고 있소. 당장 사람들을 피신시켜야 하오.”

보안실장은 급격히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


“그, 그렇습니까? 하지만 우리 마음대로 콘서트를 중단시킬 순 없습니다. 그건 관계자들과 논의를 해봐야 합니다.”


박상우의 이마에 혈관이 삐죽 섰다. 안전불감증 같은 말을 내뱉은 보안실장에 급격한 분노가 오른 것 같다.


박상우 대령은 한 손으로 보안실장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런 답답이를 봤나! 당장 관계자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시오.”


보안실장을 앞세워 관계자 대기실로 뛰어간 박상우는 다시 한번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여기 콘서트 책임자가 누구요?”


룸 내의 모두가 어리둥절하게 보는 가운데 박상우에게 질질 끌려온 보안실장이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어제 과음을 한 듯 지친 몰골로 담배를 꼴아물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 있었다.


피폐한 남자를 보자마자 박상우의 인상이 구겼다. 정신이 번쩍 들도록 찬물이라도 끼얹고 싶었는데 공인이었기에 화를 억누르고 한쪽 옷깃을 잡아당기며 부리부리한 눈을 들이밀었다.


콘서트 관계자는 풀린 눈을 떨며 말했다.


“누, 누구십니까? 때리지 마세요.”


“이 양반아 정신 차려! 외계인이 이곳에 들이닥치기 일보 직전이야. 콘서트 중지하고 사람부터 피신시켜!”


“콘서트 중지는 있을 수 없어요.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콘서트는 멈추면 안 돼요.”


“이런 정신 나간 사람을 봤나? 외계인 침공은 천재지변 아닌가? 사람들이 떼죽음 당해도 좋다는 거야?”


박상우의 압력에도 관계자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답답함이 극에 달한 박상우는 옆에 기웃거리고 있던 보안실장의 무전을 빼앗아 보안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난 기동타격대 검은 여우 여단장 박상우 준장이다. 긴급상황이다. 지금부터 모든 지시는 내가 내리겠다.”


그의 발 빠른 대응이 무색하게 불길한 느낌은 이미 콘서트장을 덮쳤는지 무전 너머에서 절규가 들려왔다. 그것은 꼭 괴기영화의 절정에서 나올법한 비명이었다.


박상우는 급히 콘서트홀로 향했다. 보안실장과 관계자 무리도 얼떨결에 따라나섰다.


밖은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아수라장이었다. 막상 외계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콘서트를 관람하던 사람들끼리 눈이 뒤집혀 물고 뜯고 있었다.


박상우는 이런 광경의 끝을 오래전에 본 적 있었다. 한라산의 꼭대기에서 관광객들이 떼죽음 당한 그 날의 처참한 참상을. 분명 한 초능력자가 비밀실험실을 탈주하면서 통제 불능 상태에서 일으킨 사건이었다. 지금 눈앞의 광경도 그 끝이 똑같을 것이다.


전하의 흐름이 이상했다. 폭풍우에 휩쓸린 듯 맹렬하게 돌아나가는 흐림이 위협적이었다. 박상우는 근원지를 따라 서서히 눈을 돌리니 소용돌이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고 강렬한 의지가 짙게 실린 전하가 층을 이루고 있었다. 외계인들 만큼이나 기이한 현상이었다.


분명히 이 사단을 만든 원흉일 것이다. 박상우는 생각했다. 일단 저 구름을 흩트릴 필요가 있었다. 지금 해볼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일 것이다. 자신의 장풍이 저곳까지 닿을 수 있을까? 일단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다.


박상우는 온 신경을 집중해 자신의 앞에 전하를 응집시켰다. 아마도 자신이 만든 기공 중 역대급일 것이다. 자기력 전달이 용이하도록 응집을 시키면서도 보통의 열 배까지 그 크기를 늘리고는 오른 주먹에 할 수 있는 최고의 자기력을 형성시켰다. 그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주위의 흙먼지들이 따라 움직이며 용오름이 되었다.


이내 거한은 기공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기공 안에서 맹렬히 진동하며 플라스마 현상을 일으키던 공기가 북극의 오로라 같은 빛을 내며 소용돌이치는 하늘을 가로질렀다.

효과가 있었다. 광기에 사로잡혔던 사람들의 움직임이 주춤 한 것이다. 박상우는 이차 공격을 위해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기뻐할 틈도 없이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앞에 거대한 기공을 생성했다.


하지만 뭔가가 그의 등과 뒤통수를 가격하고 사지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원인은 함께 몰려왔던 콘서트 관계자들과 보안실장이었다. 광기의 전하에 정신이 잠식당해 좀비 바이러스라도 걸린 것처럼 지X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유독 박상우에게 달려든다. 마치 집중공격 명령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말이다. 박상우는 왠지 수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았다. 양옆에 들러붙은 콘서트 관계자와 보안실장의 꼴초 냄새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저 소용돌이는 역시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었다.


달려드는 민간인들은 막무가내였지만 박상우는 차마 그들을 어찌하지 못했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한 명의 장군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편하게 잠들도록 한치의 낭비 없이 정확히 미간을 가격해 땅에 눕혔다.


그러면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들에게 아쉬운 한마디를 남겼다.


“미안하다. 공무집행 방해한 너희들 잘못이다.”


한편 민간인을 상대하며 진땀빼고 있는 방상우와 달리 김창렬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람들이 이상해지는 것을 보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그는 지금 낯선 여성에게 헤드록을 당하고 있었다.


인생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자세였지만 그에게는 오르지 나윤이와 갤럭시아이즈의 소녀들 뿐이었다.


황급히 무대로 시선을 돌렸다. 갤럭시아이즈 멤버들 끼리 본의 아니게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있었다. 김창렬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김창렬은 황급히 낯선 여인의 팔을 뿌리치고 무대 위로 올라섰다.


전하 무리의 이상 상태, 초능력자라면 알 것이다. 김창렬은 자타공인 B급에 준하는 정신계통 초능력의 스페셜 리스트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알고 있을 터.


김창렬이 허공에 소리치며 갤럭시아이즈 틈으로 뛰어들었다.


“나윤이씨!”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해 무대 위를 감싸는 정신방어막을 펼쳤다. 불온한 전하를 밀어내고 자신만의 전하 영역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밀어낸 불온한 전하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3초를 못 버티고 김창렬은 피를 토했다.


정신을 차린 갤럭시아이즈의 소녀들이 콘서트홀의 상황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한서희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게 어떻게······. 왜 다들 싸우고 있는 거지? 나 때문인가?”


좌절하는 한서희에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김창렬이었다.


“서희씨 잘못이 아니에요! 악의 힘이 모두를 미치게 만들고 있어요. 그러니 제 주위를 벗어나선 안 돼요.”


나윤이가 자초지종을 묻고 싶었는지 뒤돌아있던 김창렬의 앞에 섰다. 하지만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를 보자마자 놀라더니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남자의 앞면이 피범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윤이의 모습에 김창렬은 민망한 듯 웅얼거렸다.


“윤이씨······.”


상황을 알아차린 유소라가 급히 나윤이와 김창렬에게 다가섰다. 그녀 역시 김창렬의 상태를 보고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른 멤버에게 외쳤다.


“다들 넋 놓고 있지 말고 이 아저씨에게 붙어!”


유소라의 외침에 갤럭시아이즈는 김창렬을 중심으로 바짝 다가섰다. 초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그녀였기에 가능한 적절한 조치였다.


유소라는 김창렬에게 말했다.


“아저씨, 이제 무리하지 말고 전하 영역을 줄이세요.”


그제야 김창렬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심호흡을 한다. 어지러운 그의 시야 앞에는 아직도 일어나지 못한 나윤이가 있었다. 그것도 김창렬을 위해 눈물을 흘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김창렬은 감동할 수 없었다.


갤럭시아이즈의 한 멤버가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서열 4위 김빛나였다. 윤기 있는 검은 머릿결과 하얀 피부가 아름다운 소녀였다.


“이제 어떡해? 이대로 가만히 있는 건 치사하잖아.”


유소라가 자격지심 같은 말로 맞장구쳤다.


“그래 세계의 영웅으로서 방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때 한서희가 바닥에 떨어진 마이크를 들었다. 그녀의 분위기가 바뀌어 있었다. 마치 은하의 중심처럼 역동적이고 격렬한 오라를 발산하고 있었다. 역경이 닥칠수록 더욱 강해지는 타입이었다.


“얘들아, 노래하자!”


김빛나가 화들짝 놀라 말했다.


“서희야, 이 상황에 노래라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김빛나의 반대가 팽팽한 기류를 형성했다. 하지만 그런 답답한 상황을 깨려는 듯 김창렬은 열정적인 팬심을 말했다.


“아니! 노래 불러! 갤럭시아이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팬이라면 너희들의 목소리가 들릴 거야. 노래해.”


주저앉아 있던 나윤이가 눈물을 닦으며 일어났다.


“그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래하는 것 말고는 없잖아. 모두를 위해 노래하자.”


유소라도 거기에 동참했다.


“나도 찬성, 혹시 모르잖아. 우리가 기적을 일으킬지도.”


서열 1, 2, 3위의 의견이 일치되자 김빛나도 자신의 의견을 일치시켰다.


“그래 노래하자.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아무것도 못 해보고 죽는 게 더 억울할 것 같아.”


멤버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일 때마다 갤럭시아이즈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빛나기 시작했다.


나윤이가 한서희에게 말했다.


“서희야 어떤 노래부터 할 거야?”


“연습 중인 곡부터 하자.”


“뭐?! 하지만 그 노래는 다음 앨범에 들어갈 곡이잖아. 거기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


“어느 곡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했잖아. 지금은 그 곡밖에 없어.”


한서희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다른 멤버들도 그런 한서희의 모습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한편 방어 전선은 군인들의 희생으로 성과를 보였다. 소용돌이 구름을 따라 이동하던 외계인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소용돌이 구름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서 있는 것이었다.


서울시가지에서 소대장 한 명이 록밤과 발락을 퍼부으며 대원들과 같이 고블린 외계인을 소탕한다.


“와볼 테면 와봐라 이 못난이들아. 하하하하!”


“소대장님 외계인 전원 사살 완료.”


“좋아, 이대로면 무공훈장은 따놓은 거다.”


그들은 하급 외계인들을 참호로 쌓아 올릴 만큼 사살했다. 그래서 더욱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소대장은 휴식을 위해 멋들어지게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이려는 찰나 물고 있던 것을 입에서 떨어뜨렸다. 도무지 믿기 힘든 광경 때문이다.


소대장은 동공을 떨며 말했다.


“박병장, 당장 소대원들 뒤로 물리고 본부에 무, 무전 넣어. 미확인 외계인이 지금 진격 중이라고.”


본부에서 상황을 통제하던 유만수는 믿을 수 없는 전언을 받고 망연자실해 있다.


“뭐? 상급 외계인이라고? 맙소사! 믿을 수 없군. 거기다 미확인 셋? 정말인가?”


“네 확실합니다. 현 서울시가지에서 방어 중이던 해태부대 03소대가 확인한 사실입니다.”


보고자는 몇 장의 사진을 더 내밀며 말했다.


그 사진에는 분명 신화에서 나올법한 와이번, 사이클롭스, 웜의 모습을 한 외계인들이 실려있었다. 확실히 상급 외계인다운 모습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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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8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8 0 12쪽
48 라이벌 19.04.10 19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 모두의 노래 19.04.04 20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2 0 12쪽
42 밀회 19.03.28 26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7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8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36 등장! 19.01.22 34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0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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