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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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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최근연재일 :
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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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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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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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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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등장!

DUMMY

외계인의 굵직한 주먹이 내려찍기 위해 준비단계를 거친다. 목표는 눈앞에 있는 박상우 준장이다.


박상우 준장은 모든 기력이 바닥나 눈앞에 외계인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간신히 앉아 있는 게 다였다. 이대로면 그가 위험하다.


보는 이들의 바램과 달리 성큼성큼 다가온 외계인의 주먹이 내달렸다. 그것은 순식간에 박상우 준장을 덮쳤고 육중한 소리가 주위를 장악했다.


그런데 외게인의 트롤 같은 얼굴이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뭔가 손맛이 좋지 못해 찝찝해하는 것 같다.


그런데 굵직한 주먹 밑에 또 다른 누군가 버티고 서있다. 확실히 박상우 준장은 아니었다.


어떤 사내가 큼지막한 카이트 실드를 번쩍 들어 주먹의 돌진을 저지하고 있었다. 일반인이라면 저 공격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명 초능력자일 것이다. 순백의 판금 갑옷이 태양빛을 받아 광택이 흘러 아주 환했다. 그리고 오른손에 쥔 장검은 화려한 문양이 인상적이었다.


아찔한 외계인과 인간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때 한발의 화살이 매섭게 외계인의 오른쪽 눈에 내려꽂혔다. 불시의 일격을 받은 외계인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이 틈에 또 누군가 잽싸게 박상우 준장을 낚아채 안전한 곳으로 피신을 시켰다.


박상우 준장은 흐릿한 시선을 세 사람에게 두며 말했다.


“신세를 졌군. 젊은 친구들.”


“그런 말은 하지 말고 전선 복귀할 생각이나 하세요.”


조금 전 갑옷을 걸친 사내 말고도 오른쪽에는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어떤 애니메이션에서도 한번은 나올법한 양쪽 옆트임 옷을 입은 야한 차림의 여성과 왼쪽에는 경갑옷을 걸치고 거대한 대검을 짊어진 사내가 한 명 더 있었다.


박상우 준장은 그들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냐?”


세 명이 동시에 대답했다.


[우리는 해바리기 고등학교 판타지 동호회 네오수쓰.]


백색 갑옷으로 치장한 사람이 금테안경을 빛내며 말한다. 평범하게 검은 내림 머리에 조금은 갸름한 얼굴의 흔하게 생긴 모범생 같은 이미지다.


“천상의 백기사 백준태!”


야한 차림의 여성은 차림새와 달리 책을 사랑할 것 같은 문학소녀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섬세한 이목구비에 둥그런 안경을 쓰고 꼭 도서관의 창가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책장을 넘길 것 같다. 그녀가 말했다.


“절세가인 아처 이슬비!”


그리고 마지막 한 명 왜소한 체격에 큰 검이 부자연스럽지만 키가 188센티는 되는 것 같아 그 높이는 얼추 맞는 것 같다. 움직이기 편한 경갑옷이 은빛 안경테와 같이 빛나고 있다. 그가 말했다.


“바람의 소드 마스터 문박식!”


[한라산의 현자 이길조의 명을 받아 세상을 구하러 왔다!]


박상우는 할 말을 잃는다. 분명 비슷한 녀석들을 전에 본 적 있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들은 느낌상 사는 세상이 안드로메다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세 명의 공통점이 있다. 안경잡이라는 것이다.


한라산의 현자 이길조라? 세 명의 청소년들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모르겠지만 이길조가 김창렬을 시켜 사람을 물색하라고 시키더니 상당한 괴짜들을 초능력자로 만든 것 같다. 그들의 마지막 삼창이 이질감에 쩔지만 행색으로 보면 거의 사이드X와 맘먹는 덕후들 같다.


박상우를 피신시킨 후 세 명은 비장한 얼굴로 트롤을 향해 달렸다.


백준태가 소리치면서 트롤무리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이 못생긴 놈들아! 지구를 떠나라!”


백준태가 날 선 장검을 휘둘렀다. 장검의 날에서 어마어마한 전하의 진동이 느껴진다. 초진동 커터가 트롤의 쇄도하던 팔을 단숨에 잘라버렸다. 그리고 방패로 공격을 막으며 돌진해 트롤과 부딪혀 균형을 무너뜨렸다.


그 뒤로 대검을 치켜든 문박식이 백준태의 뒤를 따라 도약했다.


“오오오오! 느껴진다. 살의의 파동이. 오의 다크 문 슬러쉬!”


대검이 포물선을 그리며 주춤하는 트롤을 단숨에 두 동강 냈다. 백준태를 뛰어넘는 초 진동 커터의 힘이 느껴진다. 거기다. 검을 휘두르는 자세가 검도로 달련 된 듯 예리했다. 아무래도 초능력이 신체를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트롤이 그 둘에게 접근하려 했지만 특이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든 이슬비의 화살이 트롤의 눈을 꿰뚫어 접근을 막았다. 화살은 마치 자력에 이끌린 듯 목표한 부위로 정확히 내달렸다.


세 명의 팀워크가 눈부시다. 분명 초능력자들인데 판타지에 나오는 용사들처럼 싸우고 있다.


그들의 싸움을 봐서는 초능력 응용력이 상당하다. 세 명의 능력을 봐서는 적어도 B급 또는 A급에 근접한 힘이었다. 이길조가 사람을 제대로 골라서 지원을 보낸 것 같다. 정말 혜성 같은 데뷔였다. 다만 한라산의 국가기밀연구소에서 무슨 일을 겪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아슬아슬한 순간 지원군이 도착해 전세를 역전시켰지만 트롤형 외계인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동료가 초주검이 되는 것을 보고 성난 멧돼지처럼 돌진한다. 그러나 어디까지 돌진뿐이었다.


이슬비가 트롤형 외계인 무리를 향해 활시위를 겨누었다. 그러자 건물 잔해에서 예리한 금속 조각들이 허공에 떠올랐다. 초전도 기술로 띄우는 거라면 활시위를 당길 필요는 없지만 아마도 자신만의 세계인 듯하다.


“바람의 정령이여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누구에게 속삭이는 건지?


그녀가 활시위를 놓자 예리한 금속 파편이 빠르게 회전하며 트롤형 외계인의 관절부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번에도 마치 자력에 이끌리듯 목표물에 적중한다. 그녀의 능력을 봐서는 전위차를 이용해 자기력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즉 N극과 S극을 만들어 끌어당기게 만드는 것이다.


다리 관절에 파고든 파편 때문에 트롤형 외계인이 극심한 고통을 받는지 꼼짝도 안 한다. 실로 무시무시한 기술이다. 초능력을 다루는 수준은 다른 두 명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생김새를 봐서도 아마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거의 허수아비가 된 트롤을 백준태와 문박식이 도살한다. 샌드백을 칼로 찌르고 배는 수준이었다. 그들의 활약으로 트롤 외계인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한 열두 마리를 잡고 나니 외계인들이 슬금슬금 혜성 안으로 물러갔다.


세 소년, 소녀가 승리를 기뻐하며 자축한다.


“갸아아아악! 우리가 이겼어.”


“이럴 수가 우리가 해냈어.”


“백 년 묵은 채증이 내려가는 것 같군. 후~”


싸움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트롤형 외계인의 수급을 처리하기 위해 뒤처리 반이 몰려들었다. 하얀색 우주복을 입은 이들은 외계인의 사체를 수습해 한라산 국가기밀연구실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일단은 대한민국 소유물이었다.


서울의 위기는 잠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전체적인 대한민국의 위험수위는 날로 상승하고 있었다. 번듯한 초능력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군대의 방어 전선이라도 뚫리면 어김없이 민간인은 외계인들에게 유린당하고 끌려갔다.


대한민국 정부는 사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 포럼이 열렸다. 너덜너덜해진 국회의사당에 대통령은 물론 고위직 재계인사와 국회의원부터 어느 마을의 동장까지 다양했다. 전부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느 마을의 동장이 국회의사당 중앙 단상에 올라있는 대통령 하만칠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거 지금 뭐 하는 것이여? 당신들 일 똑바로 안 하고 뭐 하냐고? 세금 실컷 걷어가고 다 어디 빼돌려 처먹고 나 몰라라 하고 구경만 하는 것이여? 물레방앗간 순이네가 출산이 코 앞인디 이런 세상에 어떻게 아를 놓는단 말이여? 이보게 대통령 양반 입이 있으면 말 좀 해보시게.”


그 말에 여러 민간인이 동조했다.


“옳소, 그따위로 할 거면 내가 낸 세금 돌려주시오.”


“우린 평화와 자유 안전을 원한다.”


“옳소! 돌려달라!”


하만칠은 대통령답게 표정 연기가 발군이다. 민중의 슬픔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는 듯 오만상을 찌푸리며 말한다.


“여러분들의 아픔 충분히 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놀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정부는 외계인의 침공에 대항해 초능력 연구를 마무리 지었으며 각지에 신속히 파견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단순히 불만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현재 현황을 논하는 자리입니다. 일단 대한민국 정부가 정리한 사안부터 들어 주십시오.”


초능력이란 말에 모두가 수군거렸다. 다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한민국 정부가 드디어 미쳤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라 등등 온갖 질타가 오고 갔다. 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소란스러운 관중을 놔두고 국회의사당에 걸린 거대한 화면에 박상우 준장과 사이드X의 멤버들 모습이 나온다. 영상은 그들이 외계인을 처단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한사람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말한다.


“이 자식들아 무슨 영화 찍냐? 그런 눈속임으로 우리의 불만을 가라앉힐 것 같아?”


뒤이어 다양한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한 중년 여성이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일어섰다. 금색 뺏지를 달고 있는 이 여성은 다름이 아니고 일전에 그레이트 머스탱의 도움으로 이기찬이라는 아들을 되찾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부산 해운대구 3선 국회의원 열혈 노동당 유미래였다.


“아니요! 저건 어떤 조작도 들어가지 않은 진짜 영상입니다. 제가 보증합니다. 저기 푸른 코트의 소년이 외계인에게 납치된 제 아들을 구해줬어요. 초능력자는 실제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 중년 여성의 등장으로 국회의사당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그녀의 발언은 무시할 수 없었다. 무려 3선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부정에 기울었던 여론이 긍정으로 기운 것이다.


이때 하만칠의 누군가를 호명했다. 이길조였다. 대통령의 신임을 톡톡히 받고 있는지 국회의사당의 단상에 당당히 올랐다.


그의 유려한 말솜씨가 청중으로 향했다.


“유미래 의원이시죠? 제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니 이런 우연이 있나?”


“아니 저 푸른 코트의 소년이 당신 아들이라 구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한라산에 감춰진 국가기밀연구소에서 초능력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일류 과학자 이길조입니다. 저의 아들 이상조는 체계적인 초능력 훈련을 받고 그 능력을 발현했습니다. 그리고 외계인들을 껌처럼 잡으며 다니고 있죠.”


한 민중이 이길조의 말에 끼어들었다.


“아니 그런 것이 있다면 왜 초능력자를 많이 만들어서 대항하지 않는 것입니까? 대부분이 모르고 있잖소. 우리는 당장 안전이 필요하다고.”


사람들이 다들 그 말에 머리를 끄덕거린다. 하지만 이길조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먼저 초능력 발현의 조건을 들었다. 초능력자를 많이 만들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였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했다.


“저의 연구결과 초능력은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발현해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특히 타고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 절실합니다. 이 포럼이 열린 이유 중 하나이자 또 여러분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한라산 국가기밀연구소는 유망한 지원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길조는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어린 지원자가 필요하다고. 그러나 한 남자가 반발하고 나섰다. 보아하니 내나라당의 의원이었다.


“당신 말이라면 아직 세상 물정도 모르는 소년, 소녀들을 사지로 내몰라는 말이잖아요. 있을 수 없는 일이요. 우리가 지켜야 할 사람들을 외계인 소굴로 밀어 넣다니, 당신 제정신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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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제 관련 공지. 19.04.16 18 0 -
52 친목 도모 19.04.14 18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8 0 12쪽
48 라이벌 19.04.10 20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20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2 0 12쪽
42 밀회 19.03.28 27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7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9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 등장! 19.01.22 35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0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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