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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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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최근연재일 :
2019.04.14 18:28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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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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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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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일푼 노동자

DUMMY

열댓 명의 양아치 무리가 맞은 곳을 부여잡고 도망치자 사람들이 만세를 외쳤다. 몇몇 시장 상인들은 박철수를 들고 헹가래를 올렸다.


“만세! 만세! 용사님 만세!”


사이드X에 도움을 청했던 아주머니는 멱살이 붙들려 협박당하던 아저씨에게 뛰어갔다.

“여보 무사해서 다행이야.”


“당신이 이 용사님을 데리고 온 거야?”


“그래요. 당신 구하려고 헐레벌떡 데려왔지.”


실로 보기 좋은 상봉 장면이었다.


박철수는 그 둘을 보면서 안도했다.


한 할머니가 박철수와 김철중에게 다가와 말했다.


“총각 덕분에 전통 우리가 살았어. 줄 것은 없지만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가.”


둘은 할머니의 성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할머니는 보쌈으로 유명한 분이었다.


김철중과 박철수에게 양아치를 때려잡는 것은 일도 아닌데 아주 거한 대접을 받는다. 입에서 수육이 살살 녹아내렸다


고기로 배를 채우고 따뜻한 육수로 풍미를 느끼고 있을 때 다시 밖이 소란스럽다.


“누구야! 누가? 감히 후루꾸파에게 겁도 없이 덤빈 거냐? 당장 나와!”


-우당탕탕-


뻔했다. 도망친 쫄따구들이 보스를 데리고 온 것이다.


김철중과 박철수도 눈치를 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감철중이 말했다.


“할머니 잘 먹고 갑니다. 밖이 좀 위험하니 나오지 마세요.”


밖에는 조금 전과는 달리 양아치 무리가 잔뜩 와있었다. 전부 연장을 하나씩 들고는 막무가내로 위협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박철수가 나서서 고블린처럼 몰려온 양아치들에게 한마디 했다.


“나 불렀냐?”


선두에 있던 한 놈이 째려본다. 확실히 양아치 두목의 포스를 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여기저기 칼빵의 흔적도 많았다.


“네놈이냐? 우리 애들을 다치게 한 놈이?”


박철수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도망쳤던 양아치들이 자신들의 두목 옆에서 아양 떨면서 수군댔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간사한 눈으로 두 소년을 보고 있다.


양아치 두목이 다시 확인하듯 말했다.


“그렇군. 네놈들이군. 어떤 비겁한 수단으로 이겼는지 모르지만, 나에겐 안 통해.”


그러면서 다짜고짜 박철수에게 덤볐다. 제법 매서운 주먹질이었다. 물론 닿을 일은 없었다. 박철수의 전하 방벽에 막히며 흠집 하나 낼 수 없었다.


꿈쩍도 안 하는 박철수를 보면서 양아치 두목은 당황했다. 그는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주시했다. 두 주먹만으로 부산 일대를 장악한 자신이었다. 어떻게 먹혀들지 않는 걸까? 마술사인가?


주춤하는 양아치 두목을 향해 박철수가 으름장을 놓는다.


“뭐야? 벌써 끝났어? 역시 별 볼 일 없는 양아치군. 네놈보다 외계인 고블린이 더 쌔겠다.”


박철수가 나서려 할 때 앙아치 두목이 갑자기 두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자! 잠깐만.”


“뭐야? 벌써 겁먹었어?”


“혹시 네놈은 사이드X냐?”


“사이드X의 박철수다.”


뒤에서 구경만하던 김철중도 끼어들어 한마디 했다.


“내가 사이드X의 리더 길철중이다.”


양아치 두목의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하세계에는 도시 전설 같은 사이드X의 무용담이 음유시인의 노랫가락처럼 파다하게 퍼져있다.


혜성 타고 나타나 강철같은 육신과 무역풍 같은 스피드로 어둠의 세계를 불꽃으로 환하게 밝히니 악독한 포식자들의 먹이사슬을 파괴했도다. 포식자는 모든 것을 잃고 파산했네. 잠자는 사자를 깨우지 말지어다. 그 이름은 사이드X.


그 이야기는 거의 신화에 가까웠다. 다부진 체격의 현 후루꾸파 두목 그의 이름은 박시탈. 그는 조직을 일으키기 전 동네 구멍가게 같은 폭력조직 아지트의 바닥을 손걸레로 닦으며 꿈을 키웠다. 그에게 있어 조직의 표본이라 일컬어지는 사이드X의 신화 같은 이야기는 언제나 용기를 주었다.


특히 한 푼도 안 남기고 서열 1, 2위의 조직을 지워버린 것은 감탄의 극치였다. 어떻게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일까? 타 조직으로부터 구역 하나 장악하는 것도 조직이 총동원되어야 가능한 것. 그런데 겨우 세 명으로 끝장을 본 것이다. 사나이 중에 사나이였다.


그 전설이 지금 박시탈의 눈앞에 있었다. 자신이 그리던 상남자가 아닌 소년의 모습이었지만 그는 알 수 있었다. 진짜라는 것을.


박시탈이 큰절을 박철수와 김철중에게 올리며 말했다.


“아이고! 큰형님!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그가 일어나 부하들의 뒤통수를 후리며 말한다.


“이 자식들 어서 큰형님께 인사 안 드리고 뭐 하는 거야? 야 거기 큰형님들께 버릇없게 군 놈들 당장 앞에 나와 대가리 박아!”


갑작스럽게 두목의 행동이 이상해지자 부하들은 어찌할 줄 모르고 멍하게 서있었다.


박시탈은 답답했는지 하늘을 우러러보며 큰소리로 그 이름을 부르짖었다.


“야 이놈들아! 사이드X 큰형님들이다. 사이드X.”


두목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오자 그제야 부하들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땅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먼저 행패를 부리던 양아치들도 쏜살같이 머리를 박으며 용서를 구했다.


“큰형님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목숨만 살려줍쇼.”


이상해진 양아치들의 행동에 전통 시장 상인들도 고개를 갸웃거린다.


눈치 빠른 김철중이 촉이 왔는지 거만한 태도로 그들의 머리 위에 섰다.


김철중은 머리를 박은 양아치의 뒤통수를 발로 짓누르며 말했다.


“이놈들아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지. 너희들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선량한 시민을 괴롭히면 되겠냐? 너희들은 고블린만도 못해 그놈들은 적어도 같은 종족은 안 괴롭히는 것 같더라.”


박시탈은 목이 터져라고 용서를 구했다.


“큰형님 한 번만 딱 한 번만 용서해 주십쇼. 착하게 살겠습니다.”


그는 필사적이었다. 이 두 명의 심기를 잘못 건드리면 조직은 지워진다. 그리고 자신의 우상에게 미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큰형님 원하신다면 우리 후루꾸파 사이드X의 휘하에서 손이 발이 되도록 봉사할 수 있습니다. 부디 자비를 부탁드립니다.”


좋은 제안이었다. 무일푼으로 인력을 부린다는 것은 너무도 달콤한 제안이었다. 더군다나 사이드X 시설 유지보수부터 전기세, 수도세 등등 각종 고지서 업무도 시킬 수 있고. 온갖 귀찮은 업무는 다 떠넘길 수 있다.


김철중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만화캐릭터를 흉내 낸 그의 성대모사에 힘이 실린다.


“좋아. 너희들 하는 것 봐서 용서해주마. 오늘 같은 날 그레이트 머스탱이 이 자리에 없는 걸 천만다행으로 알아. 나같이 마음이 좋으니 넘어가는 거지 아니었으면 너희들 인근 야산에 포대자루 뒤집어쓰고 버려졌을 거야.”


김철중이 박시탈의 머리를 군화발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네놈이 후루꾸파 두목이랬나? 이름이 뭐냐?”


“네 박시탈이라고 하옵니다.”


“좋아 네놈을 사이드X의 행동대장으로 정했다.”


간곡히 부탁하는 후루꾸파를 받아들였지만 이후 사이드X의 본부 풍경이 바뀌었다.


김철중이 부스스한 눈을 비비면서 로비로 나왔다. 그가 괴상한 상황에 멈칫한다. 시꺼먼 사내들이 그것도 깍두기들이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후루꾸파였다. 한참 사이드X 본부 바닥을 걸레질하던 그들은 김철중을 보자 넙죽 허리를 숙이면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철중 큰 형닙,”


나름 활기 넘쳐서 좋지만 분위기는 칙칙한 것 같다.


2019년 11월 6일 지구는 바야흐로 재난의 시기다. 수많은 혜성이 지구로 낙하에 외계인들의 침략 루트로 사용되고 이는 지금 전체적인 분위기는 절망적이다. 많은 국가가 총과 포탄으로 침략에 대항하고 있지만, 한계가 여실하다.


소형 규모의 혜성은 어느 정도 저지가 가능해도 중형 이상부터는 두손 두발 다 들어야 했다. 그런 원시 무기로는 초능력을 꿰뚫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도 그것마저 부실한 국가는 외계인에 유린당해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현재 초능력자를 보유한 국가는 대한민국과 미국이 유일했다.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이유였다.


중형부터는 외계인이 기본적으로 초능력을 발현하고 있다. 인간처럼 응용할 줄 모르지만, 생존 본능이 만들어낸 전하 방벽 만큼은 확실히 두르고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화약 무기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인해전술로 외계인들과 맞붙고 있다. 중국군 정예병들이 인민의 뒤에서 총을 겨누고 있다. 사람들은 싫든 좋든 그 총부리를 피해 외계인에게 달려든다. 무시무시한 외계인을 처음 대하고 공포에 질린 사람이 도망가려 하면 가차 없이 발포했다.


가장 앞에서 뛰어가는 한 명이 외계인의 공격을 받아 곤죽이 되면 뒤에 있는 사람이 떨어진 소총을 들고 돌진한다. 그러다 외계인에게 접근하면 달라붙어서 육박전을 벌였다.

저기 인민군복을 허름하게 동여맨 사람이 오우거 같이 생긴 거대한 외계인의 장단지에 들러붙어 헛 주먹질을 하며 물어뜯으려 한다.


오우거가 인상을 찌푸린다. 똥 씹은 표정이다. 인간이 보기에는 지독하게 못생겼다. 오우거형 외계인은 쥐방울 같은 것이 다리에 들러붙어 신경 거슬리게 하는 것이 몹시 못마땅했다. 그래서 머리를 숙여 들러붙은 인간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잡는다. 이때 엄청난 폭격이 오우거형 외계인의 머리에 집중했다. 그 충격에 뒤로 넘어지고 만다.


넘어진 오우거를 향해 인민들이 내달린다. 들러붙어 총검을 휘두르는 것이 꼭 걸리버와 소인국의 첫 대면 같다. 이렇듯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혜성이 밀집된 곳에 핵을 터뜨렸다. 넓은 국토 덕에 일부를 잃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이다. 다만 효과가 없다는 게 옥에 티다. 구소련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무기를 총동원하여 항전했지만, 국토의 절만이 외계인들의 손에 넘어갔다. 그곳에 남은 시민들의 상황은 정말 참담했다.


미국의 우방인 서방국가는 미국이 외계인 상태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유럽연합을 움직여 미국 수뇌부와 접촉을 시도한다. 뭔지 몰라도 원조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도 빠듯한 미국으로서는 그 요청이 여의치 않았다. 아무리 최우방이어도 자국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기다려 보라는 미국의 말에 실낱같은 희망만 안고 유럽연합은 힘들게 싸우며 버티기로 들어갔다.


이렇듯 전 세계가 참담한 상황을 격고 있었다. 희망의 등불이 필요했다.


이 와중에 KPOP의 인기는 절정에 다다른다. 암울한 세계에 지친 사람들이 그곳에서 실낱같은 희망의 냄새를 맡으며 평화롭던 나날을 회상하기 때문이었다.


그 KPOP 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것은 역시 갤럭시아이즈였다. 기술자들의 헌신으로 복구된 통신망을 타고 그녀들의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모니터로 갤럭시아이즈의 멤버가 한명 한명 나타날 때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중에서도 여신 비너스의 환생이라고 일컬어지는 한서희의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었다.


세계정세는 이즘 논하고 대한민국 서울, 거대한 탐형 혜성 앞에서 밖을 서성거리던 마지막 트롤형 외계인에 일격을 가한 박상우 준장이 한쪽 무릎을 굽혔다. 참고로 현제 박상우는 지난 공로를 인정받아 원스타로 진급한 상태다.


무릎 꿇은 그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거의 탈진에 가까운 것 같다. 군인으로서 국가수호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외계인과 싸우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자력으로 일어서는 것도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트롤형 외계인은 주기적으로 혜성 안에서 나오고 있었고 똑바로 처리되지 않은 트롤형 외계인은 그 몸을 수복하며 다시 일어섰다. 현재 이곳에는 박상우 준장만 싸우고 있었다. 검은 여우의 어중간한 초능력자들은 전부 부상당해 치료 중이었다.


아찔한 상황이다. 이대로면 방상우 준장은 괴물에게 짓밟히고 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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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8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8 0 12쪽
48 라이벌 19.04.10 20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20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2 0 12쪽
42 밀회 19.03.28 27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7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9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36 등장! 19.01.22 35 0 12쪽
» 무일푼 노동자 19.01.18 41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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