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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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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최근연재일 :
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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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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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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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DUMMY

박상우는 급히 갤럭시아이즈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노래다! 어서 노래를 불러!”


소녀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란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갤럭시아이즈는 다시 무대 위로 올랐다.


한서희는 무대에 올라 멤버들과 눈을 맞췄다. 멤버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미소가 절로 나왔다.


“얘들아, 시작하자!”


센터겸 리더의 사인이 떨어지자 그녀들은 하나의 붉은 장미를 연상시키듯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맞췄다. 대열 중간에 선 한서희는 맹렬히 꽃잎을 펼치는 장미 그 자체였다. 그녀들의 의지를 지키기 위해 김창렬은 불편한 몸을 질질 끌며 앰프의 전원을 올렸다.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린 김창렬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노래는 제시간에 울려 퍼졌다. 전하의 불온한 움직임이 진정되고 있었다. 완전한 축복이었다.


그제야 박상우는 안심이 되는 듯 민간인과 외계인들에게 눈을 돌렸다. Snet 직원들은 바닥을 구르면서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상황은 완전 포위상태 지상, 공중 모두 외계인들로 가득했다.


“민간인들은 전부 무대 쪽으로 모이시오. 창렬이 너는 갤럭시아이즈를 보호해!”


박상우 자신은 민간인들을 자신 쪽으로 모아 보호할 생각이었다. 공격은 모두 사이드X에 맡기는 작전이었다.


박상우는 세 소년에게 말했다.


“민간인과 갤럭시아이즈는 나와 창렬이가 맡겠다. 나머지를 부탁한다. 그레이트 머스탱, 김철중, 박철수!”


그래이트 머스탱이 온갖 생색을 내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손까지 휙휙 젖는다.


“그래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겨. 어르신은 후방이나 지켜.”


박철수가 상급 외계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저게 상급 외계인? 이때까지 상대하던 녀석들보다 확실히 더 못생긴 것 같군. 그래봤자 외계인 수준이지 우리 상대는 아냐.”


김철중이 한 마리 학처럼 자신의 철가방 입구를 열었다. 확실히 정성 들인 프라모델이 쳘가방 안에서 잔뜩 빛을 발하고 있었다.


“크크크 오늘 내 스페셜 컬렉션들이 잔뜩 피에 굶주렸군.”


분명 수적으로 외계인이 압도 중이었다. 거기에 다른 외계인들이 속속 무리에 합류했다.

사이드X는 상급 외계인을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거대한 바위가 모래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계란으로 바위를 쪼개더라도 들어가는 계란이 얼마나 필요하겠는가? 결국, 싸움은 현실인 것이다.


사이드X는 더 이상 외계인을 상대로 포메이션 따위 필요가 없었다.


원시 기관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전하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농밀한 공기를 응축한 기공을 형성했다. 그리고 과밀하게 모인 전하가 이동하며 나찰 같은 벼락을 내뿜었다. 마치 방아쇠라도 당긴 듯 기공은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무수한 폭발 속에서 휘몰아치는 벼락.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막강한 에너지 위상이 번개에 흡수되며 자연계 최고의 미스터리 구형 번개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벼락의 힘에 몇 배에 달하는 구형 번개는 그 형상이 흐트러질 때까지 외계인을 도살하며 불규칙한 궤적을 그렸다.


이것은 한 층 진화한 그레이트 머스탱의 신기술 [헬 오브 데스 라인]이었다.


이 한 번의 일격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둘러싼 외계인 무리의 한 반지름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김철중이 그 상황을 보고 그레이트 머스탱에게 불평했다.


“이봐 그레이트 머스탱 혼자만 즐기지 마, 내 스페셜 컬렉션이 심심해하잖아.”


김철중의 불평을 무시라도 하듯 박철수가 끼어들었다.


“훗!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다!”


박철수는 남은 한쪽의 외계인 무리 위로 강력한 의지를 실은 암수를 던졌다. 허공을 날던 암수는 전하가 내는 규칙적인 진동에 공명해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잘게 부서진 파편에 미리 준비한 전하 영역의 힘을 받아 마하의 속도를 내며 장대비처럼 떨어졌다. 아비규환이 된 사정권 내에서 다수의 박철수 분신이 살아남은 외계인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이 역시 박철수의 신기술 [수라계]였다.


일대 다수의 외계인과 전투를 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광역 기술이었다. 그리고 보기에는 하나의 기술일지 몰라도 다양한 기술과 초능력 운용능력이 뭉쳐 만들어낸 그들만의 예술적 세계였다.


선수를 빼긴 김철중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제길, 치사한 녀석들! 그럼 하늘은 내 몫이다.”


두 사람의 행보와는 달리 김철중은 다른 노선을 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꿈과 로망이 집약된 동심에 심히 귀납되는 범주였다.


김철중의 힘을 받은 프라모델이 거대화를 하더니 하늘로 날아올랐다. 기존에는 그저 전하를 둘러쓰고 적과 부딪히며 싸우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마치 파일롯이 타고 있는지 빔라이플을 쏘고 빔샤벨을 휘두르며 화려한 공중전을 펼쳤다. 거대화는 빛의 굴절을 응용한 것이지만 이 기술의 핵심은 박철수의 분신을 응용해 다수의 인격을 만들어 프라모델에 빙의시킨 결과였다. 즉 뇌에 저장된 전기신호를 복사해 인위적으로 뇌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하늘에 군림하던 와이번과 스펙터는 하늘을 수놓은 프라모델의 향연에 추풍낙엽이 되어 떨어졌다.


“하하하하 하늘을 종횡무진하는 것이 아름답도다! 나의 스페셜 컬렉션.”


한참 방어에 신경 쓰던 박상우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의 기술은 이미 상상 초월 중이었다. 저들 중 한 명과 맞붙는다면 이제는 승리를 가늠하는 것도 힘들어 보였다.


구석에 옹기종기 모인 민간인들도 황당한 쇼에 혀를 내둘렀다.


다만 Snet PD 노구식은 희열을 느끼며 예리한 두 눈에 야망을 꽃피웠다.


“그래 이거야! 이거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원한 대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야! 갤럭시아이즈가 부르는 흥겨운 신곡에 맞춰 스타일리쉬하고 경쾌하게 외계인을 쳐부수는 모습. 아하하하하. 이봐 카메라감독 음향감독 일분일초도 빠트리지 말고 다 담아야 한다.”


노구식은 잔뜩 흥분해서 스태프들을 괴롭혔다. 그의 극성에 스태프들은 종군기자라도 된 듯 힘겹게 전장을 누벼야 했다.


한차례 폭풍에 외계인이 쓸려나가자 일대가 조용해졌다. 그러나 외계인 군세는 속속들이 보충되었다. 이번에 몰려든 외계인이 얼마나 많은지 알만했다.


그런데 외계인은 경기장을 포위할 뿐 더 이상 진격을 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동료들이 개죽음당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또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그때였다. 소용돌이치던 구름이 검붉은 빛을 냈다. 외계인들은 검붉은 빛에 홀린 듯 두 눈으로 빛을 흡수했다. 빛은 외계인들의 시신경을 타고 뇌에 이르자 그것들을 맹렬하게 광분시켰다.


광분한 외계인들은 종전과는 달리 미쳐 날뛰었다. 힘도 민첩함도 달라졌다. 아픔마저 느끼지 못하는지 숨이 끊어지지 않는 한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어쩐지 갤럭시아이즈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 같았다.


느긋하게 외계인들을 상대하던 그레이트 머스탱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방어가 뚫릴 수 있기에 사력을 다해야 했다. 어쩐지 피곤함이 몰려온다. 광범위한 공격을 펼칠 틈도 없이 몰려드는 것이다.


연신 불꽃을 터트리던 그레이트 머스탱이 말했다.


“이 자식들 왜 이리 날뛰는 거지? 죽고 싶어 환장했나.”


박철수도 당황한 모습이 영락했다.


“이러다가 우리가 먼저 지쳐 쓰러지겠는걸. 정신 바짝 차려 잘못하다간 갤럭시아이즈가 다쳐. 어쩐지 계속 그쪽만 파고드는 것 같아. 철중아 넌 아무래도 방어로 전환해야겠다.”


“젠장! 방어하고 있다고. 너희 둘이나 공격에 집중해!”


잠깐의 대화 도중 박철수가 한눈을 팔았는지 와이번의 날아 꼬리치기에 일격을 당하고 경기장 한구석에 처박혔다.


박철수는 급히 일어서자마자 피를 토했다. 아무리 방심했다지만 A급 초능력자의 전하 방벽을 뚫고 들어온 강력한 일격이었다.


와이번은 무방비 상태의 박철수를 향해 쇄도했다. 민간인을 보호하며 엄호하는 박상우는 박철수를 보호하기 위해 와이번을 향해 강력한 한 방을 쏘아 보냈다. 다행히 장풍이 와이번의 머리에 적중하여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와이번은 머리부가 완파 당했는데도 몸을 일으켜 박철수를 덮치려 했다. 위기의 순간 다행히 날아든 것이 있다. 하얀 불꽃이 벼락처럼 와이번의 가슴을 꿰뚫고 지나갔다. 피격당한 그것은 풀썩 쓰러졌다. 날아든 것은 와이번의 두꺼운 가죽과 뼈를 뚫고 몸속에 생명 석을 깨끗이 꿰뚫은 것이었다.


그 일격은 단순했지만 그레이트 머스탱이 고안한 살상력 백오십 퍼센트의 [끝없는 하얀 악몽]이었다. 불과 번개 속성을 동시에 가진 비장의 무기였다.


강력한 밀도에 놓인 전기력은 이내 열을 받아 하얀 불꽃을 일으킨다. 이것은 무한한 전기력을 가지기에 벡터를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입자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해도 한점에 전하를 집중시켜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그레이트 머스탱이 떨리는 손으로 박철수의 멱살을 붙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박철수, 정신 차려! 자식 이정도 밖에 안되는 놈이었어? 실망이다!”


그 말은 박철수를 조롱했다. 그러나 그레이트 머스탱이 모든 전력을 다해 날려 보낸 [끝없는 하얀 악몽]을 봐서는 박철수를 구한 것이다. 그저 좋은 말로 하기에는 쑥스러웠다.

박철수는 그레이트 머스탱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웃기지 마! 웃기지 말라고! 난 천하의 박철수야!”


그렇게 있는 힘껏 소리친 박철수는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안에 든 것을 왼쪽 눈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본 그레이트 머스탱은 놀라서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것은 오륜안!”


박철수는 대답으로 의기양양한 한쪽 입꼬리를 올릴 뿐이었다. 갤럭시아이즈의 킬링 파트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절정에 달한 분위기는 고통마저 쾌락이 되었다.


노구식은 그 광경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저 이마에 손을 짚으며 온몸으로 실소할 뿐이었다.


“역사적인 순간이군. 하하하하하”


광분한 외계인은 강했다. 처음에는 한 방에 가는 것이 서너 방을 맞아야 처리되니 손이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장의 유대로 맺어진 초능력자는 강했다. 사이드X, 박상우, 김창렬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외계인들을 착실히 도륙했다.


이날 사살한 외계인 수만 무려 3천을 상회했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함께 이 싸움을 목격한 사람들은 이날을 기리며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라 불렀다.


싸움은 낮 12시에 시작해서 저녁 8시까지 이어졌고 소용돌이 구름이 사라지면서 외계인들이 물러났다. 초능력자들의 승리로 막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서울지역의 60퍼센트가 완파되고 수도방위 국군은 80퍼센트의 전투력을 손실했다. 사실상 지방에 있는 방어 전력을 빼면 괴멸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 고위 관료들의 고민이 절정에 이르렀다. 과연 누구에게 책임을 넘겨야 할 것인가? 특히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군은 국민의 질타를 정통으로 받아야 했다. 실제로 커뮤니티는 뜨겁게 조롱하는 글뿐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선택은 일단 미국에 출장 나가 있는 이길조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나마 밥값만 축내는 관료보다 유능했기 때문이다.


이 뉴스를 접한 이길조는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생각했다.


‘젠장! 밥버러지들 같으니.“


하지만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점으로 국가 시스템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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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킥 이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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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7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7 0 12쪽
48 라이벌 19.04.10 19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19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1 0 12쪽
42 밀회 19.03.28 26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6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8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36 등장! 19.01.22 34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0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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