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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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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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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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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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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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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상의 등불

DUMMY

안위준은 김태훈에게 서류를 하나 건넸다.


김태훈은 노란 종이봉투를 뒤져 서류를 꺼내 들어 읽었다. 잠시 후 그이 동공이 자진모리장단을 치듯 격렬히 떨렸다

.

김태훈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지 두 손을 테이블 위로 내려치면서 벌떡 일어났다.


“이럴 수가. 그 원시 기관에 이런 비밀이 있었다니. 왜 눈치채지 못한 걸까?”


안위준이 평소와 달리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예상대로 전혀 모르고 있었군. 이 정도면 너의 선물에 플러스알파까지도 가능하겠지?”

김태훈이 읽은 서류에는 반나절 전 이길조가 발견한 원시 기관의 비밀이 적힌 내용이었다.


내용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원시 기관의 형태와 초능력 수준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다면 이상조, 박철수, 김철중, 박상우의 초능력 등급을 A로 놓고 김창렬은 B, 그 외 안위준과 검은 여우 정예병들을 C등급으로 한다.


안위준은 서류의 내용이 분명 현 상황에서 가치가 있음을 판단하고 빼돌리자마자 김태훈을 만난 것이다. 분명 극비 문서임이 틀림없지만 안위준은 그것을 김태훈에게 넘겼다. 배신이었다.


김태훈은 한국을 떠나기 전 국가 기밀연구소에 안위준이라는 산업 스파이를 심어놓고 온 것이다. 둘은 그동안 은밀히 내통하고 있었다.


김태훈이 열쇠 하나와 안위준의 이름이 적힌 명찰을 내밀었다.


“이 정도면 섭섭하지 않을 거야. 난 분명 약속을 지켰다.”


그것은 51구역의 출입증과 집 열쇠였다.


안위준은 그것을 받아들고 말했다.


“그래 덕분에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어. 영웅 놀이 따위 지긋지긋해.”


안위준 그는 한마디로 엄친아였다. 극성인 부모 밑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그 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찰이 되었다. 이 정도 기대치를 맞추면 부모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안락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다만 경찰이 되고 발령받은 곳에서 김창렬을 만난 것이 악몽이었다. 그는 몹시 힘들었다. 영웅 놀이에 심취한 김창렬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며 비위 맞추는 게 말이다. 자신의 인생에 왜 이런 변태만 엮이는 것일까? 거기다 원하지도 않은 초능력자가 되어버렸다. 파묻어버리고 싶었다.


솔직히 안위준은 경찰보다는 백수가 되고 싶었다. 백수가 돼서 일 안 하고 죽을 때까지 놀고먹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예쁜 마누라는 얻고 싶었다.


그가 받아든 명찰에는 도서관 사저라는 직책이 적혀있다. 그것을 보면서 안위준이 기쁨의 미소를 보인다. 참고로 51구역에는 자료실은 있어도 도서관은 없다. 어쩌면 그의 소원대로 일 안 하고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안위준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발신자는 ‘미친놈 정신병자’였다.


한라산 국가 기밀연구실에서 김창렬이 전화를 걸고 있었다.


“위준이 이 자식 어디 간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잠시 후 통화연결이 됐다.


“야. 위준아 이렇게 중대한 시기에 어디 짱박혀 있는 거야? 세계평화는 안중에도 없는 거냐?”


잠깐의 뜸 들이기가 끝난 후 답신이 왔다.


-김 선배 저 사직서 제출한 거 모르세요? 이제 저 찾지 마세요.-


안위준은 그 한마디를 내뱉고 통화를 끊었다.


김창렬은 자신의 핸드폰을 보면서 욕지꺼리를 했다.


“이 자식이 정신이 나갔나? 감히 세계평화를 내팽개치고 구경이나 하겠다? 돌아오면 버릇을 뜯어고쳐 주마.”


김창렬은 안위준이 행동이 이해가 안 갔다. 언제나 고분고분 껌딱지처럼 따라다니는 녀석이 이상한 말을 내뱉는다.


‘시련이라도 당했나?’


그렇게 생각하고 자신의 본업에 열중했다.


김창렬 그는 지금 그레이트 머스탱이 생포해온 고블린 두목을 신문 중이다. 잡혀온 외계인은 실험대 위에 단단히 묶여 강제로 눈꺼풀을 열어놓은 상태다. 김창렬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초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대화를 시도했지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강제 집행하고 있다.


그런데 외계인의 기억을 읽기가 쉽지 않다. 뇌가 있다면 분명 기억도 있을 것인데 기억 메커니즘의 해독이 좀처럼 되지 않는다. 종족이 틀려서 그런 것일까?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벽과 마주한 것 같았다.


김창렬이 한숨을 내지를 때 그레이트 머스탱이 들어왔다.


그의 깊은 한숨을 보면서 소년이 말했다.


“뭐야 아직도 멀었어?”


“그게, 기억 메커니즘이 좀처럼 안 보이는군.”


“기억 메커니즘?”


“그래 기억은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방식대로 뇌에 저장되지. 그 방식이란 게 도저히 안 풀려.”


“아, 그런 거군. 외계인이라서 그런가? 창렬이 아저씨도 후천적 초능력자라 그랬지? 그럼 좀 힘들겠군. 선천적으로 해독 능력이 타고난 사람이라면 가능하려나?”


“혹시 그런 사람이 있나?”


“있지. 내 동료이자 사이드X 엔터테인먼트의 두 번째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 무려 사이코메트리 스페셜 리스트지.”


“그럼 당장 불러야지. 왜 이러고 있어? 세계가 외계인의 침략으로 멸망 직전이라구.”


“지금 바빠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런데 아저씨도 참 중증이군. 순진하게 이길조의 말에 휘둘리다니. 쯔쯔쯔.”


말만 해서 무엇을 하겠는가? 두 사람의 의견이 유소라를 데려오는 것으로 일치되었다. 국가 정보망을 활용해 지금 그녀의 위치를 확인한 결과 Snet 방송국에서 무대 준비 중이라 한다.


그레이트 머스탱과 김창렬은 한라산 연구소의 편의를 위해 배치된 아파치 헬기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혜성 충돌의 여파로 너덜너덜해진 Snet방송국에는 한서희와 유소라 그리고 갤럭시아이즈의 멤버들이 리허설 중이었다. 세상이 무너져도 세상의 빛이 되고자 아이돌들은 달리는 중이다.


오늘도 흐트러짐 없이 말끔히 차려입은 노구식이 리허설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거기 무대조명 일 미리 더 뒤로 움직여, 이봐 무대감독 무대 마감이 살짝 떴잖아. 이봐 갤럭시아이즈 너희들은 평소보다 더 밝게 웃어야 해. 어두워진 세상의 별이 되라고!”


그의 완벽주의자 식의 지시가 방송 스텝들의 목을 죄고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두 시간 만에 주파한 아파치헬기가 힘겹게 Snet 방송국과 인접한 4차선 도로에 안착했다. 예전에 옥상에 착륙장소가 있었지만 반파되어 불가능했다.


리허설장에 들어선 그레이트 머스탱을 보고 노구식이 환영 인사를 날렸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그레이트 머스탱이 아니신가?”


“한서희와 유소라에게 용건이 있어. 인사는 나중에 할게.”


그는 노구식을 쿨하게 지나쳐 한참 리허설 중인 유소라에게 다가갔다.


마침 리허설이 끝나고 한서희와 유소라가 그레이트 머스탱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겼다.

한서희가 먼저 말했다.


“어머, 그레이트 머스탱 무사했구나. 철중과 철수도 잘 있어?”


“어 다들 무사해. 걱정마. 너희들의 활약상은 방송으로 잘 보고 있다. 일단 인사는 이쯤하고 소라야 잠시 너의 도움이 필요해.”


“어, 내 도움?”


그때 김창렬이 끼어들었다.


“그래, 꼭 도와다오. 세계평화가 걸린 문제야.”


또 그때 노구식이 끼어들었다.


“얼마나 급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생방송을 앞두고 아이돌을 빼돌리는 것은 허락할 수 없습니다.”


욕망에 사로잡힌 김창렬의 눈과 물러섬 없는 대쪽같은 노구식의 눈이 마주치며 강렬한 스파크를 일으키는 것 같다.


김창렬이 말했다.


“방송하나 때문에 세계를 위험에 빠뜨릴 작정이오?”


김창렬의 발언에 노구식의 눈이 이글거렸다.


“방송하나? 이 사람이 정말! 방송을 우습게 보다니. 지금 당신이 하는 행동은 갤럭시아이즈나 다른 아이돌을 기다리는 수천만의 팬들을 엿 먹이는 겁니다. 그들의 희망을 짚 밟으며 하려는 게 과연 세계평화를 지키는 걸까요? 이 생방송이 곧 사람들의 희망에 등불이에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노구식의 말에 김창렬은 말문이 틀어막히고 말았다. 듣고 보니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지금 자신이 유소라를 데려 가버리면 희망의 등불을 가져 가버리는 꼴이 된다. 진퇴양난이었다.


한참 긴장감이 감돌 때 금발의 아리따운 소녀가 나섰다. 현 갤러시아이즈의 맴버 나윤이였다. 그녀는 지난 프로세서777에서 3위로 선발돼 갤럭시아이즈에 합류했다.


그녀가 김찰렬과 그레이트 머스탱에게 말했다.


“촬영은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러니 기다리세요. 아이돌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돼요.”


나윤이는 그레이트 머스탱을 보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사이드X 엔터테인먼트의 그레이트 머스탱 당신도 소라가 이 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것은 바라지 않죠?”


보기보다 똑부러지는 나윤이였다.


그레이트 머스탱도 그 말에 수긍하는지 답했다.


“하는 수 없지. 창렬 아저씨 좀 기다리기로 하죠.”


나윤이가 다시 말했다.


“단! 소라는 내일 정오까지는 제자리에 돌려놓으세요. 중요한 스케쥴이 있으니까요.”


결국, 그레이트 머스탱과 김창렬은 본의 아니게 생방송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런데 김찰렬이 조금 전부터 이상하다. 갤럭시아이즈를 뚫어질 듯 본다. 흡사 입덕한 사람의 매료된 눈이었다. 특히 나윤이에게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녀의 아름다운 미모와 똑부러지는 성격이 그를 사랑의 포로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잠시 후 갤럭시아이즈가 무대에 올랐다. 아름다운 율동과 하프의 선율이 들어간 독특한 멜로디가 울렸다.


갤럭시아이즈만 바라보고 있는 팬덤 피스의 맴버들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지금 김찰렬의 눈과 귀에는 그것이 꼭 몽환적인 판타지의 피날레처럼 느껴졌다. 어느덧 김창렬은 그들과 어울려 같이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입덕 완료였다.


아름다운 소녀들의 노래와 댄스는 분명 등불이었다.


무대를 마치고 유소라가 급히 움직였다. 급성 팬들이 달려들기 전에 헬기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김창렬은 마치 호위기사처럼 유소라를 신줏단지 모시듯 같이 움직였다.


방송국을 벗어나 헬기로 향하는 길 극성팬들이 우르르 달려 나온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했는데 어떻게 알아봤는지 무섭게 좇아 왔다.


그레이트 머스탱은 제일 뒤에서 뛰고 있었는데 수많은 손이 그를 뒤에서 잡아끈다. 갤럭시아이즈의 관계자인 건 맞는데 왜 머리끄덩이가 잡혀야 하는지 화가 났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들이 못 따라오도록 아스팔트 밑에 폭발을 일으켰다. 그러자 아스팔트 파편과 먼지가 뿌려지며 그들의 돌진을 한순간 멈추게 했다. 정신없이 달려들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뒤로 자빠진다. 전열이 무너지자 뒤따라오는 사람과 부딪히며 아수라장이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좀비 때 같은 팬들을 물리고 그레이트 머스탱 일행을 실은 헬기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다시 2시간을 날아 한라산 연구실로 돌아왔다. 외계인 두목을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유소라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니깐. 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이 외계인의 기억을 보고 싶다는 거지?”


그레이트 머스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소라야. 중요한 일이야.”


“알았어. 한번 해볼게.”


소녀는 실험대 위에 있는 외계인에게 다가섰다. 곰팡이 색 피부에 쭈글쭈글한 그 모습이 몹시 징그러웠지만, 그의 손끝에 세계평화가 달려있다는 사명감이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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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8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3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5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8 0 12쪽
48 라이벌 19.04.10 21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9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7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21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3 0 12쪽
42 밀회 19.03.28 27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7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7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5 0 12쪽
38 노구식 전격전 19.02.04 39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5 0 12쪽
36 등장! 19.01.22 35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1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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