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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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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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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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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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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식 전격전

DUMMY

그레이트 머스탱이 활약하는 영상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Snet PD 노구식이었다. 안경 사이로 게슴츠레한 눈빛이 목표물을 확인한 것 같다.


“역시 나의 사람 보는 눈은 확실하다니깐. 후후.”


며칠이 지나고 사이드X 본부가 소란스럽다. 후루꾸파 똘마니들과 누군가가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앙? 그레이트 머스탱 큰형님을 만나러 왔다 고라? 누구 맘대로?”


“허메, 우리 큰 형님이 개나 소나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닌디. 뭐 좀 잘 모르고 온 것 같네. 다치기 싫으면 알아서 꺼지드라고.”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후루꾸파의 시커먼 사내들 사이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노구식이었다.


그는 꼬불꼬불한 단발머리를 찰랑거리고 향수 냄새를 풍기며 한점 흐트러짐 없이 로비를 가로질렀다.


후루꾸파 똘마니가 그에게 손을 뻗으며 제지 했지만 노구식은 한점의 망설임도 없이 그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그 더러운 손 치워!”


노구식의 위세가 하늘을 나는 만랩 용기사 같았다. 조직의 말단이 넘어설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때 박시탈이 온갖 인상을 구기며 등장했다.


“뭐가 이리 소란스러워? 이 자식들 경비 서라고 했으면 똑바로 보던가. 형님들 지금 게임 중이라고!”


이때 박시탈은 노구식과 눈이 마주쳤다. 게슴츠레한 눈빛과 이글거리는 사나이의 눈이 교차한 것이다. 그 풍경은 마치 정적 속에서 꿈틀대는 용이 곧 트림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서로의 정전류가 대기를 장악한 가운데 대치한 두 사람이 서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 넌! 박시탈?”


“혹시? 노구식이냐?”


마주한 두 사람이 급 화색을 떠올리더니 강렬한 파워 악수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이야 구식아 진짜 이게 얼마 만이냐? 완전 샌님이 다됐네. 하마터면 못 알아 볼뻔했다.”


“하하하 시탈이 넌 어떻고 그때보다 더 험악해진 것 같아.”


한참 노구식과 실랑이를 벌이던 두 똘마니가 어리둥절하게 모처럼의 재회를 기뻐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본다.


박시탈은 그런 두 사람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말했다.


“이 자식들이 경비 좀 서라고 했더니 내 절친도 못 알아봐?”


뒤통수를 부여잡은 두 똘마니는 노구식에게 연신 사과를 한다.


“아이고 형님 못 알아봐서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요. 형님.”


분명 똘마니 둘은 노구식이 초면이었다. 하지만 애써 용서를 구해야 했다. 이게 바로 조직인의 삶이었다.


박시탈과 노구식은 1층 한편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고급 아메리카노를 한잔하며 그동안의 썰을 풀었다.


세련되고 샤프한 차도남과 거칠고 야생적인 마초남이 마주 앉아 있다. 정말 극과 극의 스타일이지만 절친이라고 한다. 기묘한 광경이다.


박시탈은 상남자같이 아메리카노를 들이키며 말했다.


“캬 우리가 중학교 졸업하고 못 만났으니 거의 20년만 아니냐?”


“아마도 그쯤 될 거야. 세월 한번 빠르군. 그때 기억이 엊그제인 것처럼 아직도 생생해 너랑 나 정말 재미있는 시절이었지.”


“그런데 구식이 넌 신수가 훤하네. 돈 좀 만지나 봐?”


“훗, 프로세서777이라고 들어봤나?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야.”


“정말이야? 자식 완전히 성공했군. 부럽다.”


“그런데 넌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사이드X에서 일하고 있는 거야?”


박시탈은 자신이 사이드X에서 일하고 있는 사연을 이야기했다. 노구식은 그 말을 듣고 놀라 말했다.


“시탈이 대단하군. 넌 예전부터 그랬어. 돈 냄새 맡는 감각은 알아줬어. 진정한 승자는 너야. 황금 줄을 잡고 비상할 일만 남았군.”


박시탈은 멈칫했다. 노구식이 무슨 말을 하는지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언제나 돈보다는 무형의 낭만을 좇는 몽상가였기 때문이다. 현실적이며 실리를 추구하는 노구식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뭔 말이야?”


“괴물 때려잡는 동영상 보고 왔거든.”


“아하, 그거? 사이드X의 존경해 마지않는 우리 형님들의 활동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왠지 자랑하고 싶더군. 하하하 그래서 몇 번 올렸어.”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박시탈을 보면서 노구식은 화가 났다. 절친은 예전부터 감각은 좋았는데 머리 회전은 완전 꽝이었다. 언제나 자신이 뒷정리를 해줘야 했다.


온다! 달콤한 과실의 향이, 노구식은 이 과실을 먹기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과실의 향이 끊어지기 전에 찾아서 선취해야만 한다.


그가 박시탈에게 조용히 말했다.


“시탈아 요즘 네가 올린 영상이 네트워크를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어. 심상치 않아 그 인기가.”


박시탈은 뻘쭘하게 듣고 있을 뿐이었다. 노구식은 답답한지 열을 올렸다.


“그래도 모르겠어? 대박이라구 대박! 아니 너에겐 이 말을 해야 알아듣겠군. 발할라! 오~딘!”


박시탈의 두 동공이 활활 타오른다. 그는 몽상가이다. 언제나 자신을 북구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이자 전사에 비유했다. 그래서 누군가의 인정에 굶주려 방황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봐주길 원했다.


노구식이 원하는 것은 다른 게 없었다. 그 형태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적은 박시탈 또한 다르지 않았다. 독점이었다.


노구식은 박시탈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했다.


“시탈아 지금 네가 올리고 있는 동영상은 현세에 실현되고 있는 라그나로크다.”


박시탈과 노구식이 한참 뭔가를 의논하고 있을 때 세상모르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그레이트 머스탱과 박철수, 김철중이 컨트롤러를 집어 던지며 난리를 피우고 있다. 벌써 10번째 패배다.


김철중이 씩씩거리며 말한다.


“젠장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뒤에서 기습이 들어오는 거야? 얘들아 집중하고 다시 한번 가자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그레이트 머스탱이 불꽃을 태우며 말했다.


“그냥 현실에서 한판 붙자고해.”


박철수는 실성한 듯 실실 웃으며 앉아 있다.


결국 온라인에서 채팅이 이루어졌다.


그레이트 머스탱: 씨바 게임 말고 현실에서 한판 뜨자.


강원도옆차기: ㅋㅋㅋㅋ 게임 안되면 걍 접어라.


이판사판태클: ㅋㅋ 웃긴다. 10판 연속 지더니 실성한 듯.


그래이트 머스탱: 와 존니 열받네 뭐 하는 넘들이야? 밥 먹고 겜만 했냐?


죽음의삼박자: ㅇㅇ 우리 밥 먹고 게임만 해 프로게이머거든.


그레이트 머스탱: 구라 작작 처라 너희들 핵썼지?


죽음의삼박자: 구라아님 클랜 울트라핸썸 못 들어봄?


한참 키보드 파이터를 하고 있을 때 박시탈이 노구식을 데리고 본부 10층에 들어왔다. 비장한 표정과 동시에 누군가를 향해 갈망하는 듯했다.


김철중이 난입한 박시탈을 보며 말했다.


“게임 중에는 아무도 들이지 말라 했잖아. 집중력 흐트러진다고.”


“죄송합니다. 철중 형님 워낙 중요한 사항인지라.”


그레이트 머스탱이 노구식을 알아봤는지 일어나 말했다.


“아저씨가 이곳에 어쩐 일이야?”


노구식은 무대의 주인공처럼 다가와 말했다.


“이런, 이런 그레이트 머스탱군이 나를 알아 봐주시다니 영광이군요. 오늘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최근 사이드X에서 업로드 하고 있는 동영상과 관련해서 논의할 것이 있어서 말이죠.”


박시탈이 마련한 자리에서 본격적인 회담이 시작됐다. 그레이트 머스탱들도 노구식의 말에 말려들어 두말하지 않고 함께 자리에 앉았다.


노구식이 하고 싶은 말은 영상제작에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레이트 머스탱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니깐 우리들의 전투 영상제작에 참여하고 그 영광을 함께 누리고 싶다는 거잖아. 단순히 외계인과 치고 박는 영상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는걸.”


노구식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물론 그냥 보면 싸움박질하는 영상이겠죠. 하지만 지금 시대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쌓인 울분을 풀어줄 바로 여러분들의 상큼 발랄한 복수 영상을 말이죠.”


그의 말이 힘이 실리며 계속 이어졌다.


“시대는 아이돌을 넘어 영웅을 원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두의 분노를 대신할 그릇이 필요한 것입니다. 분명 여러분들의 영상은 조잡하기 그지없어 한계가 있지만 Snet의 기술력이라면 진정한 영상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박철수가 영 못마땅한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난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아저씨의 도움은 그냥 사치 같은 기분이 들어.”


반응이 시큰둥하다. 노구식의 위기였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테이블 앞에 앉혔지만, 휘어잡을 구실이 없었다.


그때 박시탈이 거들고 나섰다.


“형님들 노구식의 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최근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요. 특히 프로급 영상편집자 찾는 건 정말 불가능해요. 만약 Snet이 협조하게 되면 그레이트 머스탱 형님의 키 문제도 해결되고 몸매보정부터 화려한 연출까지 다 가능하다고요.”


절친의 지원사격에 힘을 얻어 노구식은 다시 치고 들어갔다.


“박시탈 말이 맞습니다. 원한다면 피부 톤에 잡티 제거까지 필요하다면 메니지먼트까지 다 해드리겠습니다.”


노구식은 필사적이었다. 그가 이렇게 세 소년에게 매달리는 것은 최근 마땅한 아이템이 없어 허공에 삽질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신인 프로듀서가 치고 올라오면서 그의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는 키 카드가 필요했다.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을 말이다. 지금 이 세상에 가장 희소한 능력자 집단인 사이드X를 독점해야 했다. 더군다나 시대가 바뀌었다. 천재지변에 내려앉은 공허해진 세상을 손에 틀어쥘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과연 시대의 전환점에서 그는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인가?


시공간을 넘어 여기는 미국 51구역 지하 연구실 한편에 마련된 도서관이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만의 공간에서 따끈한 밀크티를 훌쩍거리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것은 안위준이었다. 봐줄 사람도 없는데 헤어스타일에 바짝 힘을 준 그의 모습은 괴기스럽기만 했다.


그가 힘껀 숨을 들이쉬며 내뱉고는 한마디 독백했다.


“하~ 그래 이것이 삶이란 거야. 평화롭기 그지없는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이야말로 인생이군. 아~ 살맛 난다.”


그가 자신만의 로망을 즐기고 있을 때 도서관의 문이 열리며 한사람이 들어왔다. 김태훈이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싱글 웃으며 들어와 앉아 안위준에게 말했다.


“어이 친구 혼자 마시지 말고 밀크티 한잔 부탁해.”


“여긴 전부 셀프입니다. 싫으면 나가던가요. 손님~”


“췟!”


결국, 김태훈은 직접 찻잔에 밀크티를 말았다.


그것을 곁눈질로 보던 안위준이 말했다.


“얼굴이 활짝 편 것을 보니 하는 일이 잘되나 봐?”


“하하하하하 왜 아니겠어? 덕분에 일이 잘 풀렸어. 원시 기관의 큰 비밀이 풀리고 나니 그다음은 일사천리였지. 지금쯤 새로운 초능력 전사들이 외계인을 때려잡고 있겠군.”


“잘 풀렸다니 다행이군. 하하하하하하.”


배신으로 얼룩진 그들의 삶이 꽃을 피우는 것 같다.


같은 시각에 이길조가 커다란 수조에 든 청상아리 한 마리를 감상하고 있다. 연구를 위해서였다.


상어의 코끝에는 아주 독특한 감각기관이 분포하고 있다. 이 기관의 역할은 아주 독특하다. 다른 생물이 흘리는 미약한 전기적 신호나 분자 감지하는 것이다. 마치 오래전 원시 생물이 가지고 있었을 감각기관을 현 진화 생물이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그레이트 머스탱 같은 초능력자가 보는 세상을 상어는 오래전부터 보고 있던 것이다.


이길조는 상어를 보면서 미소 짓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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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친목 도모 19.04.14 18 0 12쪽
51 트롤의 왕 19.04.13 11 0 12쪽
50 긴장되는 순간 19.04.12 14 0 12쪽
49 메시아! 19.04.11 18 0 12쪽
48 라이벌 19.04.10 20 0 12쪽
47 초능력 사회로 19.04.09 18 0 12쪽
46 천국과 지옥의 이중창 콘서트 19.04.08 16 0 12쪽
45 포위 당하다 19.04.04 26 0 12쪽
44 모두의 노래 19.04.04 20 0 12쪽
43 총력 방어전 19.03.30 32 0 12쪽
42 밀회 19.03.28 26 0 12쪽
41 고뇌와 번뇌의 사이 19.03.17 37 0 12쪽
40 행성 네오 19.02.23 35 0 12쪽
39 그노시스 성인 니노 19.02.10 33 0 12쪽
» 노구식 전격전 19.02.04 39 0 12쪽
37 여명의 시대 19.01.27 34 0 12쪽
36 등장! 19.01.22 34 0 12쪽
35 무일푼 노동자 19.01.18 40 0 12쪽
34 또 다른 신 19.01.15 3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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