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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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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990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10.29 00:06
조회
501
추천
21
글자
10쪽

찾다 (3)

DUMMY

딸칵. 딸칵.


정민은 마우스를 움직이고 클릭해서 최근 문서에 대해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동영상 파일은 없고 모두 사진이었다. 11111.jpg 따위의 확장자.


최근 문서에 올라온 사진 파일명들을 보고 정민은 생각했다.


- 아.. 대환이가 야동을 보고 있던게 아니었어. 놈은.. 야사를 보고 있었어! 영상이 아니라 사진 취향이었군!! 자식...


정민은 드디어 대환이의 일탈 행위의 꼬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씨익 웃었다. 뭐.. 취향은 존중해 줘야 한다는 주의인 정민이었다. 취향을 존중할때 존중하더라도 복사는 해 가려는 정민. 영상이 아니어도 아쉬운대로 사진이라도 복사해 갈까 생각한 정민이었다. 일단 정민은 목록에 있는 사진들 중 하나를 클릭했다.


......


“........이게 뭐야?”


정민이 클릭한 사진은 생각한 것처럼 살색이 많은 사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검은색이 바탕에 많고 글자도 많은 전혀 다른 그림 파일이었다. 인터넷 사이트 어딘가를 그대로 스크린 샷을 해 저장해 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파일에는 정민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들이 적혀 있었다.


[1SET 한국항공 점보스 (조두철) - 아이템카이 제노스(표대환)

배팅- 1.54 2.12 ]


그리고 그 밑에는 경기 맵, 경기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김실장이라는 자의 게임 승패 예측도 적혀 있었고 말이다. 이건...


“베팅?”


사설 토토 베팅 사이트. 그 사설 토토에 대한 내용이었다. 야한 사진인 ‘야사’가 아니라 사설 토토의 선수들간의 분석과 그에 대한 배당을 스크린 샷 기능을 이용해서 그림파일로 저장한 내용이었다.


거기서 그쳤으면 좋았으련만, 정민은 계속해서 그림파일들을 찾아나가고 그 그림파일과 같은 폴더 안에 있는 한글 문서 파일을 발견했다.


그리고 거기서 표대환이 작성한 문서를 볼 수 있었다.


~~~


1. 3월 17일 vs 조동원. 내가 져야함 - 결과 : 내 패배. 개굿.


탑베팅/최고베팅/엄지베팅/칸타타베팅/파워베팅 각 50만 베팅


탑베팅 - 1.34 : 67만원

최고베팅 - 1.87 : 93만 5천원

엄지베팅 - 1.64 : 82만원

칸타타베팅 - 1.51 : 75만 5천원

파워베팅 - 1.44 : 72만원


수수료 빼고 390만원. 140만원 이득.


---------------------------------

2. 3월 18일. vs 김학도. 운영하다 던지기 - 결과 : 내 패배.


탑베팅 - ..........



그렇게 계속된 문서는 계속 이어졌다. 승패가 계속된 것이 어제 날짜에서 끊긴 것을 보면 지난 기록들을 적은 듯 했다. 처음에는 사설 베팅 사이트가 5개뿐이었지만, 그 뒤로는 10개를 걸고 있었다. 그러면서 계속 돈을 걸고, 돈을 따고 있는 현황이 쭉 메모되어 있었다.


차라리 야동이나 야한 사진이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사진은 야사가 아니라 베팅 사이트들의 스크린 샷을 저장한 것이었고, 문서 파일은 야설이 아니라 지난 기록을 저장한 것이었다.


“하아...........”


이정민은 허탈함에 의자에 기댔다.


털썩.


방이 그다지 덥지 않은데도 땀 한줄기가 이정민의 옆얼굴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이정민의 입가에서는 욕이 새어나왔다.


“씨발... 이거... 뭐냐..”


이정민은 계속해서 컴퓨터를 뒤졌다. 그리고 나온 사진과 문서 파일들, 엑셀파일들이 보였다. 엑셀파일을 보니 얼마를 얼마씩 입금받고 하는 것을 아주 잘 정리해 두었다. 스샷은 베팅사이트들의 분석을 스샷하기도 하고, 경기 자체를 저장해 두기도 한 듯 했다. 왼쪽 컴퓨터에서도 일부가 나왔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당황과 분노, 황당함이 모두 뒤범벅된 이정민은 사진과 문서를 보다보다 열이 뻗쳐올라 마우스를 집어던졌다. 마우스는 벽을 맞고 바닥에 떨어지려다 전선의 길이 때문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책상에서 탐 크루즈 미션임파서블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정민은 이 일을 혼자 감당하기 벅차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 뭐야? 이시간에.

“나다. 은호야.”

- 이정민... 좀 자자. 시간이 몇시야.

“지금 2연습실에서 보자. 빨리 튀어와.”

- 야? 뭐라고? 지금? 얌마. 나 집이야. 간만에 휴가라고. 그리고 이시간에? 미쳤어?

“중요한 일이야. 쫌 와봐.”

- 너.. 또 중요한 일 어쩌고 해서 나 헛걸음 치게 만들려고 그러지.

“아냐! 새꺄!! 좀 와봐!!”

- 야. 이정민. 왜 욕질이야.

“씨발... 좀 와봐.. 택시라도 타고 빨리.. 제발.. 은호야.. 나 장난 아니다.”

- .... 야. 알았어. 어디라고?

“2연습실. 1연습실 아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와라. 꼭.”

- 뭔데?

“일단 와봐.”


뚯.


김은호는 이정민이 또 새벽에 장난질 치는줄 알고 전화를 끊고 다시 자려고 생각했었지만, 이정민의 진지한 목소리가 들리자 한번 속아주는 셈 치고 가 주기로 마음먹었다. 녀석은 클랜시절부터 계속해서 친한 친구가 아니었던가.


은호는 후다닥 츄리닝을 걸쳐 입고 집을 나섰다. 놈이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택시 할증이 붙는 이 시간에 가벼운 거짓말을 해 가며 오라는 장난질을 칠 것 같지는 않았다. 장난에도 정도가 있기 때문에 택시 할증이 붙는 것을 뻔히 알면서 장난까지 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진짜 무슨 일이 있다는 건데..


“택시!”


딸칵.


은호는 정민이 무슨일로 불렀나 택시를 잡아타고 제 2연습실로 가는 와중에도 궁금해했다.


***


“뭐야? 사설 토토 베팅?”

“그래... 시발.. 이거 어떻게 하냐. 이새끼 토토하고 있어.”


은호는 2연습실에 도착해서 머리를 잔뜩 헝클은 채로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은 정민을 볼 수 있었고, 무슨 일인지 정민에게 바로 듣자마자 똑같이 욕이 나왔다.


“문제는.. 베팅만 한 게 아닌거 같아. 여기 이 파일 봐봐. 이거 보면 이새끼.. 경기 전에 조동원이랑 연락한거야. 여기 보이지. ‘내가 져야함.’”

“씨발...”

“그리고 엑셀파일 봐.”

“....씨발... 1억? 이새끼....”


표대환은 2달동안 1억이라는 돈을 각 베팅 사이트에 분산시켜 걸어서 1억이나 되는 돈을 벌고 있었다. 엑셀파일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은호가 봐도 기가막히게 표대환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어있었다.


“대환이 이 새끼.. 일부러 진 거잖아. 지 상대편에 돈 걸어서 딴거네.”

“씨발.. 그런가봐...”

“씨발...”

“................”

“................”


말이 나오지 않아 욕밖에 나오지 않는 둘.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 엄청난 사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김은호는 갑자기 하나 생각이 들었다.


“야. 정민아.”

“응?”

“근데 넌 얘가 토토랑 고의 패배하고 있다는거 어떻게 안거야? 나도 관원이형도 몰랐는데.”

“아.. 그거..”


정민은 잠시 말을 머뭇거렸다. 아무리 친구지만 이놈한테 ‘사실은 대환이가 경기를 맨날 지는데 연습을 매일 밤까지 하느라 불이 켜져 있다는 네 말을 듣고 보니 얘가 게임연습이 아니라 야동을 보는거 같아서 얘가 휴가 간 사이에 내가 그 야동을 복사하러 밤에 몰래 왔어’ 라고는 죽어도 말할수 없었다.


- 그랬다간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거야..


지금은 분위기가 그걸 생각할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나중에 일이 어떻게든 다 끝나고 나면 김은호란 놈은 그걸 놀리지 않을 놈이 아니었다. 차마 있는대로 말하지 못한 이정민은 조금 다르게 말했다.


“얘가 너도 알다시피 계속 밤까지 연습하는데 실력이 안 나오잖아? 계속 지고.”

“어.”

“그냥 그게 이상해서 한번 얘 나간 사이에 컴퓨터 뒤져봤어.”

“그래. 감이란거냐.. 하튼 진짜.. 이거 어떻게 하냐. 얘 날려버려야지?”

“그래.. 그건 그런데.. 아 씨발!!! 어떻게 하냐... 진짜..

“하아~...”


정민은 말하다가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크게 내질렀고, 옆에서 김은호도 한숨을 쉬며 팀에서 표대환을 날려버리는, 그러니까 자르는 것을 언급했다. 감독에게 말하긴 해야하고, 대환이를 어떻게 처리하긴 해야하는데... 이건 사실 쉽게 잘라버리고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고의 패배를 하고 상대방이 이기는 것에 돈을 걸었다는 것은 이 프로세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었다. 전에 진이슬의 몇몇이 이기려고 수작부린 것보다 더한 일이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약물 복용보다 더 크게 처벌받는 것이 승부조작이었다. 고의로 패배를 한다는 것을 정말 큰 일로 본다는 것이었다. 승부의 근간을 뒤흔드는 승부조작. 고의 패배. 그것이 지금 눈앞에 닥쳐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것도 클랜 시절부터 친한 동생이라고 생각했던 표대환이.


“후우우우.........”

“하아아아아아.............”


정민도, 은호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의 한숨이 작은 단칸방인 2연습실을 가득채운 채 새벽의 찬 공기를 걱정으로 데우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새벽 12시 6분에 올려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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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5 혼연무객
    작성일
    17.10.29 00:11
    No. 1

    잘 보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작성일
    17.10.29 09:00
    No. 2
  • 작성자
    Lv.72 없지
    작성일
    17.10.29 14:57
    No. 3

    스타가 승부조작이 있었나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한승태]
    작성일
    17.10.30 23:20
    No. 4

    혼연무객님, 숨님, 없지님 댓 감사합니다. 승부 조작 때문에 당시 정식 스포츠로 논의까지 되려다가 급격히 사그라들었죠. 바둑처럼 앉아서 하는 종목도 올림픽에 종목이 되기도 했으니까요. 시범종목이지만;ㅁ; 최근에 스타, 롤 등의 E-스포츠에 대해 다시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당시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어찌될지는... 지상파 3사 9시뉴스에 승부조작에 대한 내용이 보도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ㅠㅠㅠㅠ

    문제는 스타1에서 그랬는데 스타2에서 또 나왔죠.. 그리고 워크래프트3에서는 아예 맵과 유닛을 조작하기까지.... 흐흑... 나쁜아이들 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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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우리는 조작 패밀리 17.10.12 484 15 11쪽
393 자연스러웠어 (2) 17.10.10 471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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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XK 마르스의 부진의 이유 (1) +4 17.10.02 502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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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새시즌 개막전 (2) 17.09.26 526 14 11쪽
384 새시즌 개막전 (1) 17.09.25 547 19 15쪽
383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2) 17.09.24 552 14 13쪽
382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1) +1 17.09.21 597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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