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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05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10.26 21:38
조회
466
추천
20
글자
8쪽

찾다 (2)

DUMMY

이정민은 표대환이 제 2 연습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이 그 날이었다. 표대환이 개인적인 사유로 휴가를 간 오늘, 이정민은 날을 잡았다.


찰칵. 끼이이익..


낡은 단칸방에 오래된 철제 현관문이 열리며 마치 판타지 게임의 던전을 입성하는 듯한 소리를 알렸다. 정민은 한발 내딛어 방 안으로 들어가면서 방에 불을 켜며 원 연습실이었던 제 2 연습실 안을 둘러보았다.


표대환을 빼고 사람이 거의 오지 않아 허전했다. 장비도 표대환 1인분 뿐. 단칸방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2대의 컴퓨터는 여전히 방의 한 구석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었다. 다들 짐을 빼고 접이식 밥상을 비롯한 간단한 가구들도 모두 빼서인지 예전에 연습실로 사용하던 시절에 비하면 방이 엄청 크게 느껴졌다. 처음 아이템카이 제노스의 연습실로 쓴다고 잡을 때만 해도 10명도 안되는 인원을 생각하고 잡은 방이었는데, 그게 20명이 될 줄이야...


- 여기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


잠시 회상에 빠진 이정민은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떨쳐냈다. 어차피 지금도 여길 떠나는 것이 아닌데 간만에 2연습실에 온지라 회상에 잠시 빠졌었지만 바로 본래 연습실에 들어온 목적을 위해 컴퓨터로 다가갔다.


둘 중 어느 컴퓨터를 표대환이 쓰는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은 정민은 양 손을 뻗어 두 컴퓨터 모두의 전원을 눌렀다.


우우웅- 삐삐삣!


팬이 돌아가는 소리와 부팅을 하는 보드판의 소리가 나며 부팅이 되고 윈도우 SP의 파란 초기화면이 드러났다.


컴퓨터는 일단 명목상 같이 쓰는 컴퓨터인 만큼 암호가 걸려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암호가 새로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사실 정민은 생각했었다. 같이 쓰는 컴퓨터이고 같이 쓰는 연습실이기는 하지만 이제 2연습실이 된 지금 표대환이 거의 혼자 쓰고 있는 실정. 정말 예상대로 야동을 표대환이 보고 있다면 암호를 걸어놨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왔었는데 암호가 걸려있지는 않았다.


“야동이 아닌가?”


정민은 사실 컴퓨터를 켜면서 바탕화면에 각종 새 이름으로 된 폴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뻐꾸기.. 까치.. 뭐 그런 등등의 이름들 말이다. 그런데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그런 폴더가 없었다. 그렇다고 녀석이 일탈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되지는 않았다.


“오호~ 대환이 이자식... 야동 혼자 보려고 나름 숨겼다 이거냐? 하지만 내가 누구냐. 지니어스 이정민 아니냐. 이정도는 다 찾아주지. 후후..”


정민은 씨익 웃으며 윈도우의 ‘검색’ 기능을 이용했다. 그리고 입력했다.


*.mpeg

*.mov

*.mp4

*.avi


........


“후후후후!! 내가 이래뵈도 이번 연습실 컴퓨터 용산 가서 직접 맞춰 온 놈이다. 어디서 날 속일.. 으잉?”


자신만만하게 검색어를 넣었던 이정민은 순간 당황했다. 몇개의 avi 파일과 mp4파일 등 동영상 파일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제목은 전부 게임 리플레이였다. ‘040517-XK마르스’와 같이 경기 년, 월, 일과 상대팀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그 외에 개인 경기 리플레이인 듯 사람 이름이 2명씩 적힌 파일들도 보였지만 전부 선수들 이름 뿐이었다.


“오호라... 파일명을 바꿔 두셨다? 내가 노가다로 다 찾아주지!!”


정민은 슬슬 오기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동영상 파일들을 더블클릭해서 찾기 시작했다. 리플레이 파일들은 용량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용량이 많은 파일부터 공략했다.


하나.

둘.

셋....

.....구백 구십 삼.

.......구백 구십 사...

구백 구십 오...


여러 파일을 더블클릭 했지만 전부 게임 파일이었다. 천개를 다 눌러본 것은 아니고 중간중간 같은 폴더에 있는 파일들 중 랜덤 클릭을 하는 식이었지만 거의 1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정도까지 와서는 이제 야동을 보며 이상한 짓을 하는 동생을 게임의 길로 인도하려는 것이 본 목적인지, 야동을 어떻게든 찾아 자신이 복사해 가려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집착을 이정민은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집착의 결과는..


“뭐야.. 전부 우주전쟁 리플레이라고? 이러면 복사를 못해갈... 아니.. 다행이.. 아니.. 에잉.. 하여간, 이 자식.. 정말 연습을 한거야? 야동 본게 아니고?”

“아냐.. 이자식이 정말 그랬으면 그거대로 문제지.. 그렇게 연습을 했는데 그렇게 져? 그건 말이 안돼... 아!! 확장자! 확장자를 숨겼구나!! 이자식...”


정민은 파일 이름은 그대로겠지만 확장자가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민도 어렸을 적에 야설을 컴퓨터에서 보다가 엄마한테 걸릴까봐 파일을 숨김처리하거나, 확장자를 평범한 파일들로 바꿔두기도 했었다. 그런 일들을 표대환이 했을 것이라 생각한 정민은 숨김파일 전체를 보여주는 옵션으로 윈도우 파일보기를 바꾼 뒤, 다시 검색어를 넣기 시작했다.


아오이 소*

아사미 유*

요시자와 아키*

......


기타등등을 영어로까지 스펠링을 쳐 넣은 정민이었다.

정민이 어떻게 이들의 이름과 그 이름의 영어 알파벳 스펠링까지 알고 있는지는 우리는 넘어가기로 하자. 정민도 사생활이 있으니까.


그런데 정민이 이렇게 찾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대환은.. 정말 깨끗했다.


“아.. 이 자식.. 정말 열심히 그...걸 연습한게 아니라 게임을 연습한거네.. 아.. 뒷조사한게 미안해지네.. 이 자식...”


정민은 표대환이 없는 사이에 그를 의심하고 연습실 컴퓨터까지 뒤져본 것이 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형으로서 동생이 연습하는데 믿지는 못할망정... 성적이 안나오는데 그 울분을 삼키며 혼자 (구) 제 2 연습실에서 연습하느라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겠는가! 남들이 보지 않으니 눈물을 흘리며 혼자 연습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형이라는 자신은 그 녀석이 야동을 봤다고 의심하고 그걸 복사하려고 가방에 공CD나 넣어 왔으니... 정민은 순간 숙연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민은 이제 표대환을 거의 90% 이상 믿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무리가 중요한 법. 컴퓨터를 2대를 켰으니 나머지도 보긴 보아야 했다. 확실해지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정민은 옆자리로 옮겨앉으면서 말했다.


“옆에 컴퓨터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왕 본 거... 하아..”


정민은 왼쪽에 있는 컴퓨터를 샅샅이 뒤져도 나오지 않자 표대환이 다른 엄한(?) 짓을 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 거라고 믿는 마음이 강해졌지만, 이왕 컴퓨터 2대를 다 켠 것 옆의 컴퓨터도 보기로 했다.


“뭐.. 여기는 검색어 따위 안 넣어도 되겠지.”


그렇게 말하고 정민이 마우스를 잡고 습관적으로 내 컴퓨터 아이콘을 더블클릭하려는 순간, 정민의 뇌리에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 잠깐만... 최근 문서 보기라는게 있지 않나?


윈도우 SP는 최근 사용한 것이 문서파일이건, 사진이건, 동영상이건 간에 최근에 열어본 파일들을 ‘최근 문서’ 라는 것에서 바로 볼 수 있었다. 왼쪽아래 시작을 누르고 그 위에 나오는 최근 문서, 이것을 본다면 표대환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 알 수 있었다. 무조건.


왼쪽에 이제껏 본 컴퓨터는 이제는 그것을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표대환이 ‘종족번식을 위한 예행연습의 교보재’ 동영상을 보았을 것이라는 추측에 이것저것 리플레이 파일들을 눌러보아서 최근에 본 파일들이 우주전쟁 리플레이로 전부 바뀌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른쪽 컴퓨터는 다르다. 바로 전, 표대환이 휴가를 가기 바로 전에 하던 것을 알 수 있다. 우주전쟁이 아닌 다른 것을 했다면 무조건 기록이 남는다!!


이정민은 오른쪽 컴퓨터 앞에 앉아 방금 든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정민은 오른손에 잡고있는 마우스를 움직여 커서를 화면 왼쪽아래 시작 위에 가져갔다.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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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9 조사하다 (1) +1 17.10.22 629 18 10쪽
398 <외전> 승아 회귀전, 다른 세상에서의 상욱의 이야기. +2 17.10.19 554 18 13쪽
397 조작 멤버는.... (2) 17.10.17 477 19 7쪽
396 조작 멤버는.... (1) +2 17.10.16 492 19 12쪽
395 그는 변하지 않았다. +2 17.10.15 518 16 10쪽
394 우리는 조작 패밀리 17.10.12 484 15 11쪽
393 자연스러웠어 (2) 17.10.10 470 13 14쪽
392 자연스러웠어 (1) +1 17.10.09 484 16 13쪽
391 아이템 카이의 그 (2) +1 17.10.08 480 14 11쪽
390 아이템 카이의 그 (1) +2 17.10.05 635 12 15쪽
389 XK 마르스의 부진의 이유 (2) +6 17.10.03 594 16 15쪽
388 XK 마르스의 부진의 이유 (1) +4 17.10.02 501 16 9쪽
387 새시즌 개막전 (4) +3 17.10.01 536 13 16쪽
386 새시즌 개막전 (3) +1 17.09.28 536 15 14쪽
385 새시즌 개막전 (2) 17.09.26 525 14 11쪽
384 새시즌 개막전 (1) 17.09.25 547 19 15쪽
383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2) 17.09.24 552 14 13쪽
382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1) +1 17.09.21 597 12 10쪽
381 피씨방 행사 17.09.19 522 14 10쪽
380 피씨방 행사 +2 17.09.18 564 17 12쪽
379 피씨방 행사 +1 17.09.17 551 16 12쪽
378 피씨방 행사 +7 17.09.14 565 20 13쪽
377 피씨방 행사 17.09.12 560 17 8쪽
376 검은 눈덩이의 시작 +1 17.09.11 595 13 10쪽
375 검은 눈덩이의 시작 +2 17.09.10 583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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