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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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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7.09.21 23:49
조회
597
추천
12
글자
10쪽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1)

DUMMY

안테나는 김사장의 생각과 다르게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최상욱의 약점을 찾아 내어 코를 꿰고자 했다. 지금은 그저 일시적으로 물러난 것 뿐이었다. 안테나의 행동이 처음 배팅회사 김사장의 의도와 달라진 것이 있었는데, 안테나가 상욱과의 접촉을 조직 몰래 하지 않고 조직에 이 일을 털어놓았다는 것이었다.


- 돈 좀 먹자고 하다가 내가 형님들한테 세멘 공구리쳐서 묻히는 수가 있어..


(세멘 공구리란? 시멘트로 사람을 생매장 하는 아주 나쁘고 극악한 일. 엄청매우아주나쁜 깡패들이 영화 같은 곳에서 하기도 하는 절대 따라하면 안되는 나쁜 짓!! - 한승태 작가는 문화체육관광부 심의규정을 준수합니다.)


안테나는 생존 본능과 처세술이 뛰어난 편이었다. 덕분에 싸움을 별로 하지 못해도 주먹 조직인 경기오거리파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괜히 나중에 위 형님들한테 걸리면 곤란해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안테나는 조직의 형님에게 말을 털어놓았는데, 이게 그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일이 커졌다.


경기오거리파의 보스까지 이야기가 들어갔는데, 그는 안테나에게 김사장에게 받은 돈인 200만원을 안테나에게 상납받으면서 이 일이 제법 돈이 되는 일임을 깨달았다. 안테나같은 놈에게 200만원을 선금으로 줄 정도라면 이 판을 주도해서 먹는 놈들은 대체 얼마를 먹는단 말인가?


여기에 생각이 미친 오거리파 보스는 안테나가 김사장의 말에 따라서 최상욱을 포섭하는 것을 하는 척만 하고 200만원 선금만 먹고, 일단 자신이 끼어들 판을 만드려고 했다. 어차피 포섭시 800만원을 뒤에 준다는 이야기는 이 뒷세계에서는 안준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주는 놈을 어떻게 믿나. 안 주는거지. 결국 최상욱을 포섭하나, 안하나 200만원을 안테나가 받아오는 것은 같으니 안테나에게 그냥 김사장과 끈만 이어놓으라고 했고, 상욱을 엮을 방법을 배팅회사 김사장과는 다른, 경기오거리파가 이제껏 커 온 방식으로 엮을 것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보스였다. 그리고 김사장과의 연계도 함께 생각하는 오거리파 보스였다.


***


상욱은 그 뒤로 행사 섭외가 들어와도 가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진이슬 로즈 시절부터 상욱과 길용에게는 외모 때문에 행사 섭외가 아예 없었다. 승아같은 미소녀나 원재같이 실력도 좋고 외모도 되는 사람들이 가득한데 굳이 상욱을 섭외한 것 자체가 사실 이상한 거였다. 게다가 500만원이나 주다니..


검은 손의 그림자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뒤로 이상하게 상욱에게 손이 뻗쳐오지는 않았다. 경기오거리파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파워즈 배팅의 김사장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당분간은 조용한 나날이 XK 마르스와 상욱의 주변에는 이어졌다.


하지만 다른 팀에는 프리시즌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조동원과 정찬우가 게임 조작의 동료를 더 만든 것이었다. 다른 팀에서 몇명씩을 더 꼬셔서 ‘조작 드림팀’을 만들었다. 무조건 지고 상대방에 돈을 거는 것도 좋지만, 너무 그 일을 반복하다 보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어떤 것이냐면, 계속해서 지는 선수를 감독이 출전시킬 리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면 아예 조작의 기회가 없어지고, 프로로서 남아있지도 못하게 된다. 이 점을 생각한 조동원은 여러 팀에 조작동료들을 만들어서 그 기회를 늘리려는 생각을 가졌다. 종종 이기기도 한다면 주전을 내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승률 50퍼만 되어도 괜찮은 선수로 인식받는 지금, 각 팀에서 이정도 승률이 아니라 세번에 한번만 이겨도 일단은 주전으로 내보내는 팀이 꽤 있다. 그렇다면 그 한번을 만들어 주면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승을 만들어 주면 된다.


- 이러면 주전 자리도 유지할 수 있고, 그 경기에 우린 돈도 걸어서 왕창 버는거지!!


원래 승아의 회귀전 역사에서는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이 많았고, 시기도 한참 뒤였는데, 지금은 먼저 하게 되면서 생각이 썩은 조작에 가담할 선수들이 아직 신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원래의 역사와 조금 달라졌는데, 조동원의 인성은 어디가지 않아서 원래와 같이 정찬우가 있는 KPB 퓨쳐스와 자신이 있는 라니지 키나즈 말고도 다른 팀들에 조작 동료들을 만든 것이었다.


조동원은 그렇게 동료들을 만든 뒤에, 정찬우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야. 5명 더 꼬셨다.”

“오.. 누구누군데?”

“있어. 일단은 팀만 말해줄게. X-게임넷 히어로, 아이템카이 제노스, 한국항공 점보스다.”

“5명인데 3팀? 어디가 몇명이야?”

“X-게임넷이 1명. 아이템카이가 2명, 한국항공 점보스가 1명.”

“호오.. 꽤 상위권 팀들이네? 어려웠을텐데. 어떻게 했냐?”

“내가 누구냐. 조동원 아니냐. 딱 봐도 돈 못받는 애들 좀 꼬셨다. 더 꼬실거다. 돈 벌고 싶어하는 놈들은 많아.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조동원의 말을 들으며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아이스크림을 퍼먹던 정찬우는 잠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인원수가 맞지 않았다. 5명이라는데 1+2+1은 4명이다. 그럼 나머지 1명은?


“잠깐만. 5명이라며 왜 4명이야?”

“아. 자식. 나머지 한명은 오늘 이자리에 올거다.”

“누구...”


딸랑-


정찬우가 말을 하던 찰나 가게의 문이 열리고는 방울이 소리를 내며 사람의 입장을 알렸다. 고개만 들면 바로 입구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있던 정찬우는 아이스크림을 입안에 한입 넣은 채로 고개를 자연스럽게 들어 누가 들어오는지 보게 되었는데,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나머지 한명이 누구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이 바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들어온 사람은 같은 팀의 싸가지없는 에이스, 마승수였다.


“야! 조동원.. 너...”

“왜, 그래. 전에 이야기 했잖아. 승수 데려오자고. 아! 승수야. 여기 앉아.”

“아니..”

“왜. 정찬우. 나한테 불만 있어?”


마승수는 여전히 정찬우에게 반말을 사용했는데, 정찬우는 약점이 잡혀서인지 마승수에게 제대로 반발하지도 못했다. 정찬우는 전에 토토 걸던 사건 이후로 계속해서 팀 내에서 마승수만 만나면 반말을 들어오고 있었지만, 그 뒤로는 평소처럼 뭐라고 해 주지도 못하고 있었다. 괜히 마승수가 자신이 불법 토토를 한다는 것을 감독한테 알리면 곤란하니까.


- 잠깐만.. 근데 지금 우리 조작하려고 모인거잖아? 그리고 마승수 저자식은 그러려고 조동원이 부른거고. 그럼.. 내가 이렇게 쫄아있을 이유가 없잖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정찬우는 최근 숙소에서 마승수를 만나고 하던 행동과 다르게 고개를 바짝 세우고 마승수에게 외쳤다.


“야! 마승수. 너..”

“왜. 이제와서 뭐 어쩌라고. 목소리 좀 커지는거 보니 뭐 좀 생각했냐? 하하. 이제 알았어? 하아~ 하여튼간 머리도 나빠요.”

“이 새끼가!!”

“자아.. 자아. 둘 다 조용하고. 여기 블루망고다. 조용. 조용.”


이곳은 아이스크림 전문점. 블루망고였다. 정찬우가 마승수에게 크게 외치자 주변에 몇 없는 커플들이 셋이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셋은 누가 알아볼까 얼른 테이블 중앙에 놓인 아이스크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좋지 못한 일인데 누가 알아볼까 겁났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와 머리가 트라이앵글 모양으로 맞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정찬우와 마승수는 작은 속삭이는 목소리로도 다툼을 멈추지 않았다.


- 이 새끼.. 너...

- 할줄 아는 욕이 새끼밖에 없냐? 좀 창의적으로 욕 못해? 아.. 머리가 나쁘지..

- 그만! 조용히들 좀 해! 싸우는건 니들 숙소가서 싸워. 지금 일 하려고 모인거 아냐?


그렇게 정찬우가 화내고, 마승수가 도발하고, 조동원이 말리는 말 모두가 머리를 삼각형으로 맞대고 머리 밑에는 큰 바닐라 아이스크림 그릇이 놓인 채로 작은 목소리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으면 소리가 크게 나지 않으면서 조용히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면 아래에 놓인 아이스크림도 퍼 먹을 수 있었고 말이다. 문제는..


“언니. 저기 봐봐. 남자 셋이 블루망고에 왔어.”

“오호... 머리 맞대고 쑥덕이는게 심상치 않은데?”

“저기 그러고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어! 저기 저 왼쪽에 쟤! 시크하게 잘 생긴애! 쟤 지금 바닐라 입가에 묻히고 먹었어! 꺄악!!”

“저기 설마...?”

“요년이... 너 그 생각했지?”

“내가 무슨 생각 했는데에?~♡”

“키... 꺄아>_<”


그들 셋은 본의 아니게, 주변 부녀자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어 이상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 야! 좀 떨어져!

- 자꾸 우리 쳐다보는데 프로게이머인거 알아차린거 아냐?

- 그럼 곤란한데.. 더 붙어!

- 아! 좀!! 떨어지라고!!

- 난들 좋아서 붙는 줄 알어! 우리 일 이야기 하는데 이런게 걸리면 어쩌라고!

- 정찬우 이 변태새끼!! 뺨은 왜 붙이는데!


그들은 주변의 이상한 시선을 느꼈지만, 투닥대면서도 프로게이머라는 것이 걸릴까봐 여전히 얼굴을 삼면에서 뒷모습으로 방어하느라 웃지못할 희극을 하나 찍고 있었다. 부녀자 여성들 팀이 나갈 때까지 5분간, 그 5분간은 그들이 얼굴과 살을 매우 근접거리에서 부대끼며 친해진(?) 시간이었고, 그들은 프로게이머라는 것은 이상한 취미를 가진 여성 팀인 부녀자 팀들에게 안 들킬 수 있었지만, 비슷한 것으로 인식되고 말았다. 프로게이머에서 ‘머’자를 뺀 단어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0 썬오브비치
    작성일
    17.09.22 07:28
    No. 1

    요즘은 시멘트 안쓰고 아스팔트에 넣어버린다고함 dna고뭐고 흔적도없이 사라진다고ㄷㄷ 일본같은경우는 이동식화장장에 넣어서 정리하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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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2) 17.09.24 552 14 13쪽
» 블루망고의 프로게이 머 (1) +1 17.09.21 598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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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피씨방 행사 +2 17.09.18 564 17 12쪽
379 피씨방 행사 +1 17.09.17 551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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