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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로 님의 서재입니다.

무당파 천재해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루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5.12 11:19
최근연재일 :
2021.05.27 13:41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451
추천수 :
387
글자수 :
132,742

작성
21.05.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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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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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6쪽

하산하다

DUMMY

“무명 도사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도가 얕은 저로써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신선이 되어 선계에 드셨다고 추측할 뿐.”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신선이라니? 선계라니?”


장문인이 평정심을 잃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도전에 불려온 나는 장문인 앞에 정좌한 채 성실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그날 밤.

태극을 그려내 검무를 마친 무명 노인이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는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밝은 빛.

눈을 뜨기조차 힘든 빛과 함께 노인이 사라졌다.


시스템을 닦달해 보았지만 모든 프로세스를 종료하고 캡쳐에 자원을 쏟아부었던 탓에 정확히 파악 할 수 없었다.


분명 이형환위는 아니었다.

뭐라 말하기 복잡한 기분을 느꼈던 나는, 노인이 사라진 방향으로 아홉 번 절 했다.


노인이 있던 자리에는 그가 사용했던 검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나는 검을 들어 빼내보았다.

내 것과 동일한 모양의 검.

무명 도사의 검 표면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려한 금속성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시스템의 말에 따르면 여러 성분의 철이 결합하며 나타나는 다마스커스 강의 특징이라 했다.


나는 무명 노인의 검까지 두 자루를 챙겨들고 태극전의 숙소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 이렇게 장문인 앞에 불려왔다.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계신 무명 도사께 하늘에서 빛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사라지셨지요.”


“선계에 드셨다니. 지난 백 년이 넘도록 그런 기사(奇事)는 들어 본 적조차 없거늘!”


“배움이 얕아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이······!”


“그만하시지요. 장문인.”


무도전의 문이 열리며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들어섰다.


“송학(松鶴) 장로.”


“그간 별래무양 하셨습니까.”


“맹에 있어야 할 자네가 어찌 여기에?”


“정파무림대회가 시작되어 맹주가 모든 장로들에게 특별 휴가를 주었습니다.”


“먹구름만 낀 무당에 볕이 내려쬐는구나.”


장문인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누군지 알아?’


- 데이터베이스 검색 완료.


[이름 : 송학]

[본명 : 불명]

[별호 : 검치]

[무공 : 태청검법으로 추정]

[수준 : 정파무림 내 약 7위 가량으로 추정]


- 에너지 스캔 결과. 측정 불가.


‘7위라고?’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많다는 무림인들 사이에서 탑 텐에 들어있다니.

엄청난 실력자임에 틀림없다.


“무명 도장께서 선계에 드셨다지요.”


“후우. 참회동에 들기로 약조한 날이네. 자네는 그걸 믿는가?”


“믿으셔야지 어쩌겠습니까?”


“뭣이?”


“무당을 버리고, 이름조차 버린 도사입니다. 없었던 것으로 치시지요.”


“허나······ 후우. 아니, 자네 말이 맞네. 분을 올려봐야 도를 얻는데 방해만 될 뿐이지.”


‘방해라니. 쩝.’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명 도사야말로 도인이고, 신선이었다.

이 분들은 좋은 사람들이지만 도사가 아니라 단체의 수장이고, 무인이다.


“이 아이는 누구입니까?”


“현자배 막내 제자라네.”


“아, 그 절벽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었다는?”


“자네 귀에도 소식이 들어갔는가. 어찌 바쁜 사람 마음을 어지럽혔을까.”


“본산의 소식인데 어찌 허투루 대하겠습니까? 반갑네, 나는 송학이라 하네.”


송학 장로가 나를 향해 정중하게 포권했다.


“무당 말학이 장로님을 뵙습니다. 원시천존.”


“요사이 도호를 외는 도사를 그다지 본 적이 없는데. 막내제자가 제대로 도를 배우고 있는 듯 허이.”


송학 장로가 기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다시 사천으로 떠나는가?”


“아닙니다. 오늘 장문인께 청을 하나 드릴 것이 있어 찾아 왔습니다.”


“무엇인가? 기탄없이 말해보게.”


“적송 그 아이를 제가 들이고 싶습니다.”


‘대사형을?’


“자네가?”


장문인의 눈이 크게 떠졌다.

송학 장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한번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허어, 그 아이를 원하는 장로들이 왜 이리 많은고?”


“금번 대회에도 참가하고, 휴가 받은 김에 본격적으로 무림에 도명을 날리게 해 주고 싶습니다. 장차 맹에서 중추역할을 해야 하는 아이이니.”


“벌써 거기까지 염두 한 건가? 이 사람 참.”


“다른 장로가 채가기 전에 서둘러 달려왔지요.”


“거기 누구 있는가? 적송을 좀 불러주게.”


얼마 지나지 않아 대사형이 무도전에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송학 장로를 발견한 대사형이 미소 지었다.


“송학 장로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적송 도장. 장문인은 보이지도 않는 겐가? 하하하.”


“그럴 리 있겠습니까? 장문인. 하하하.”


‘이거 뭐야.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다.

난 이만 보내줬으면 좋겠는데.

장문인이 송학 장로의 의중을 설명했다.


“송학 장로님께서 직접 말씀이십니까?”


“그러하네. 자네가 워낙 인기가 많다는 건 알지만. 나는 어떤가 싶네만?”


“커다란 영광입니다.”


“허허허허.”


세 명이 모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 보내주지.’


장문인이 나를 가리켰다.


“금년 정파무림대회를 맞이해 우리 무당에서는 적송 도장과 현진 도장이 출전할 것이야.”


송학 장로가 미간을 좁혔다.


“그간의 일은 들었습니다. 하오문 때문이신지?”


“그렇다네. 안타깝게도 현진 도장이 우승할 리는 없지만. 하오문에 말이라도 전하려면 요구조건은 들어줘야겠지.”


“허나, 저는 이번 무림출두에 여러 계획을 한 것이 있습니다만.”


“알고 있네. 현진 도장.”


“네?”


장문인의 얼굴이 미안한 표정으로 변했다.


“송학 장로와 함께 가겠는가?”


‘와, 이걸 이렇게?’


어떤 미친놈이 여기서 예 라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상의 도를 배우려면 홀로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호북에서 사천까지는 그리 멀지도 아니하다 들었습니다.”


- 약 1,000km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 망할.’


“홀로 세상을 주유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 알겠네.”


두 번 권유하지도 않는다.

용건을 마친 송학 장로와 대사형이 무도전을 떠났다.


“무명 도사의 일은 불문에 붙이겠네. 준비를 마치는 대로 떠나게. 필요한 여비는 정보기를 통해 보낼 것이니.”


“그럼 물러가겠습니다. 보중하십시오.”


“보중하시게. 원시천존.”


나는 밖으로 나와 숙소로 향했다.


* * *


숙소에는 검 두 자루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래도 좀 심하긴 하네.’


좋은 사람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경험했던 현대의 대기업 느낌이 강하게 났다.


사장은 기업의 번영만 꿈꾸고.

이사는 일 잘하는 직원을 자기 라인으로 채간다.

워낙 실적이 좋은 이사라 사장 역시 전폭적으로 밀어준다.


‘뭐, 세상사 어디나 다 비슷하겠지.’


그렇더라도 어찌 어린아이를 혼자 내보내는지.

혹여 죽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이건가.

최소한 하오문에 할 말은 있으니.


‘흥. 내가 뭔가를 보여주지.’


오히려 잘 되었다.

어차피 메인프레임에 대한 것도 찾아봐야 하고, 돌아갈 방법도 알아내야 한다.


오성상단이 내가 알던 오성전자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곳에 계속 남아 있다면 몇 년을 수련만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콘솔창을 띄워 올렸다.


[사용자 정보 요약]

- ID : Ko$H@

- 이름 : 장선우

- 레벨 : 10

- 자원 : 300/300

- 모듈 : 태극심법, 삼재검법, 삼재보법, (사용불가)태극혜검


노인의 검무.

단지 검무를 보았을 뿐인데 내공이 증가했다.


태극혜검이 모듈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비루한 나의 내공 수준으로는 실행조차 할 수 없었다.


시스템의 말에 따르면 최소 60년.

일 갑자는 있어야 실행이 가능할 것이라 했다.


‘그런데 돈이 없는데 어쩌지?’


어쨌든 돈은 있어야 갈 것 아닌가?

개인휴대정보기로 돈을 보낸다 하지만 쓸 줄 알아야지.


‘은행앱 같은 게 있나?’


- 개인휴대정보기를 시스템과 동기화 하시겠습니까?


‘헐, 그게 가능해?’


- 물론입니다. 여기 데이터베이스도 뒤지는데.


‘그럼 진작 좀 알려주지!’


- 물어보셔야 대답해드리죠. 저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입니다만.


나는 울분을 참으며 시스템과 정보기를 동기화했다.


- 8시간 소요 예상.


가기 전에 청운 사형이라도 만날까 했지만 곧 그만두었다.

혼자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분명 쫓아가겠다고 난리를 피겠지.


- 잊으셨나본데. 그냥 전화하셔도 됩니다. 메시지도 보낼 수 있구요.


‘아······.’


뻘쭘해진 나는 태극심법을 실행하며 운기조식에 빠져들었다.


* * *


인시 초.


첫 모노레일 열차를 기다렸다.


‘그럼 그게 일종의 법인카드 같은 거라는 말이지?’


- 네. 일일 한도 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루 은자 한 냥.

즉, 하루 십만 원이 내 노잣돈이다.


동기화가 완료된 콘솔창에는 수십 개의 앱과 메뉴가 새로 생겼다.


“하산 하십니까?”


모노레일 플랫폼을 지키던 남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예.”


“저는 머리가 멍청하여 걱정인데, 어찌 도사님들은 그리 영민하신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최상의 덕이라 하였습니다. 아는 사람일수록 잘 모른다 하지요. 잘 모르는 사람은 오히려 안다고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남자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별말씀을. 원시천존.”


이내 모노레일이 도착했고, 핸드폰을 태그했다.


이제, 정식으로 무림에 나설 시간이다.


* * *


“여기 소면 한 그릇 주십시오.”


“어이쿠, 그때 청운 도사님과 함께 오신 분이시군요?”


“하하, 잘 부탁드립니다.”


뭐든 먹고 움직여야지.

어디서 뭘 파는지도 잘 모르기에 한 번 와 보았던 식당에 들렀다.


소면을 먹으며 새로 추가된 메뉴들을 훑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럼 저게 그 고무림인가 하는 곳으로 접속하는 거라고?’


- 네. 사용자에게 익숙한 형태로 번역, 변환하였습니다.


‘한번 띄워봐.’


“쿨럭.”


나타난 화면을 보고 사레가 들었다.


‘그냥 게시판이네?’


- 이게 제일 익숙하실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이게, 무림인이 함께 쓰는 게시판이라는 건가.’


카테고리별로 게시판이 나뉘어 있었다.


‘메인 화면에 열(熱)자 붙은 건 설마······.’


- 핫이슈죠.


아주 직관적으로 변환했다.

나는 가장 최근에 올라온 불타는 게시물을 열었다.


제목 : 고하노니. 내 무위를 보고 소변이나 지리거라.

작성자 : 소림고수

내용 : 잡배들은 본좌의 연대구품을 보고 하남을 향해 하루 세 번 절 하거라.

┗ 척 보아도 비무 영상이나 보고 따라하는 하오배아닌가?

┗ 점창의 유운신법을 소림 경공이라 헛소리하는 골이 빈 자로구나. 본인이 촬영한 것은 맞는지 의문이다.

┗ 유운신법을 본적도 없으신가? 허공에서 발보등공을 하고 있는데 어찌 유운신법이라 하는지?

┗ 그대는 무공을 초식으로만 배우고 출두조차 하지 못한 자가 분명하구나. 유운신법은 오성 이상의 성취만 있으면 내기의 조절로도 얼마든지 방향을 전환할 수 있거늘.

┗ 어디 저잣거리 삼재검법이나 배운 놈이 낭인으로 살다 뭐라도 한 수 말이나 뱉어보고 싶은가 보구나. 저게 어찌 유운신법이냐? 배움이 짧으면 다른 아해들처럼 곱게 지켜보기나 하거라.

┗ 네놈. 어디 사느냐? 더 이상 살고 싶지 아니한 모양인데 본좌의 칼에 팔을 하나 잃어야 정신을 차릴 터.

┗ 놈? 강단이 있다면 귀주로 오거라 언제든지 맞이할 터이니.


‘이, 이거······ 완전.’


인터넷이네.

그밖에 소림 VS 화산 같은 글이나 지역 최고의 문파를 놓고 설전이 이어졌다.


본인이 펼치는 초식을 찍어 올려 조언을 구하는 글도 넘쳤다.

물론, 제대로 된 답변은 없었지만.


‘개판이구만.’


하산하여 들어온 이 낯선 세상 역시 내가 살던 곳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말의 불안감이 사라짐을 느끼며 소면을 먹고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야해?’


- 각 성(省). 그러니까 지역 간에는 여러 상단이 철마(鐵馬)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철마? 고속버스? 아니면 고속열차라도 있는 거야?’


- 트램 입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하산 했지만, 그래도 놀라웠다.

트램이 있다니.

무선전력전송 기술 덕에 트램 운용이 활발하다고 하였다.

나는 시스템의 내비게이션을 따라 트램역으로 향했다.


- 호북, 사천은 금명상단이 구축한 철마를 주로 이용합니다.


가고자 하는 지역에 따라 트램을 운용 상단이 달랐다.

그중에서도 재벌그룹에 속하는 금명상단이 가장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버스는 없어?’


- 예전에는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워낙 중원이 넓기에 개인소유 차량은 운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차량은 거대 도시 내부에서 업무용으로나 사용된다.


양민들은 대부분 평생을 태어난 지역에서만 산다.

상단이나 무림인 정도만 지역간 이동을 하는데, 무림인들은 애초에 느려터진 트램을 이용하지 않는다.


총도 쓰는 않는 강한 자부심을 가진 무인들이 양민들과 섞여 트램을 탄다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상단은 표행을 위해 차량보다는 많은 짐을 한 번에 싣고 갈 수 있는 트램을 더 선호한다.

거기에 산적 대비에도 더욱 효율적이다.


‘어디나 다 이유는 있구만.’


- 원하시면 트램 라인을 따라 경공을 쓰셔도 무방합니다. 삼재보법 모듈을 개량한 경공로딩 가능.


‘급한 것도 없는데 뭐, 슬슬 여행 삼아 가야지.’


트램은 속도가 느린데다 잠을 잘 수 있는 침대칸이 따로 없다.

때문에 중간 중간 기착지에서 내려 객잔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객잔도 상단이 운영 하겠지?’


- 주로 기착지에는 프랜차이즈 지점이 많죠.


승객들은 한 번씩 트램에서 내려 휴식도 취하고, 식사도 해야하니 상단 입장에서는 꾀나 쏠쏠한 수입이다.


칼 같은 자본주의 전략에 혀를 내두르며 사천행이라 쓰인 플랫폼에 섰다.


“허, 어찌 올해는 정파무림대회를 사천에서 여는 건가?”


“고무림에서 봤는데 구파모두가 자파에서 열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는군.”


“허면?”


“그러다보니 오대세가 쪽에서 열기로 합의한 것이겠지. 소림과 화산의 위세가 오죽했었겠나.”


“무당도 있지 않나?”


“이 사람 참. 어떤 무인이 무당산에 오르겠나? 배신자를 배출한 검파인데.”


“어허, 이 사람. 도사님이 계신데.”


남자 둘이 내 쪽을 힐끔거리며 소리를 죽였다.


‘이런 평가인가.’


장문인의 고군분투가 이해되었다.

한번 떨어진 이미지는 쉽게 복구되지 않는 법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다 떨어지면 가십거리로 전락하기 십상이고.


어느덧 트램이 도착했다.


삑.


익숙하게 핸드폰을 터치했다.

고속버스 두 대를 이어 만든 것 같은 크기의 트램.

자리에 앉자 곧 부드럽게 출발했다.


‘생각보다 조용하네.’


- 느리니까요.


그도 그럴게 도로에는 트램도 다니고, 사람들도 다녔다.

간혹 관에서 나온 차량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가끔 말이 지나가느라 트램이 저속으로 기어 가기도 했다.


‘진짜 느리네.’


- 경공 쓰실?


‘그래도 한번은 타 봐야지.’


모르면서 안 타는 것과 알면서 안 타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 * *


한참을 달려 복잡한 번화가를 벗어났다.

이내 한적한 길에 접어들어 또 다시 한참을 달렸다.

어느 산 깊숙한 곳에 열차가 정차했다.


두 명의 승객이 새로 승차했다.


‘오우 야.’


삼국지의 장비가 저런 모습이었을까?

엄청난 덩치와 멋진 수염을 자랑하는 근육질 남성 두 명이 트램의 제일 앞쪽으로 이동했다.


자리에 앉지 않고 모두가 보이도록 돌아 선 덩치 둘.


“공사가 다망하신 무림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본인은 산적 질을 하다 관에 하옥되어 십 년간 형을 살다 어제 막 출소한 장삼이라는 놈이올시다.”


‘뭐, 뭐?’


순간 사람들의 표정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또 다시 옥에 들기는 싫고 해서, 이제 그······ 뭐냐? 개과천선! 그거해서 마음잡고 살아보려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좋은 지필묵을 하나 소개해 드리려 하니 한 번씩들 써 보시고 마음에 드시는 경우 꼭! 구매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싫으시면 안. 사. 셔. 도. 좋습니다.”


덩치가 눈을 부라리며 씩 웃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이 더욱 굳었다.


‘기분도 꿀꿀한데 잘 걸렸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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