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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강 님의 서재입니다.

애로천하(愛路天下)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양자강
작품등록일 :
2013.01.03 19:31
최근연재일 :
2013.05.01 10:40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1,710,272
추천수 :
12,232
글자수 :
410,681

작성
13.03.07 00:39
조회
13,049
추천
106
글자
7쪽

황궁

힘없는 여자들이 새로운 힘을 얻었을때 변할수 있는 모습....... 또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 뭔가 기존질서와 틀린 것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DUMMY


소무룡은 여태까지 글자만 달랑 익혔을뿐 배움의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그가 천성적으로 성격이 밝고 항주 다관에서 설서인들에게서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가 유일한 공부였는데 그 이야기는 영웅 호걸들의 무용담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에 알게모르게 영웅호한들의 말투와 행동을 닮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밖에 있느냐?”

황태후가 목청을 올려 사람을 불렀다.

시비가 다소곳한 자세로 문을 열고 들어오자 황태후는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술과 안주를 가져오너라.”

“알겠사옵니다. 마마!”

시비가 물러가자 황태후가 다정하게 말했다.

“너는 술을 마실줄 아느냐? 나는 오늘 매우 기분이 좋구나. 마치 처녀가 처음 신방에 드는것처럼 가슴도 두근거리니 이것이 모두 네가 있어줘서 그런 모양이다.”

소무룡은 이제 제법 술과 친해져서 웃으면서 말했다.

“대장부가 술을 마다해서야 되겠습니까? 구만리 장천이 술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호호호!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느냐? 내 여태까지 오랫동안 살았어도 지금 그와 같은 말을 들어보지 못했구나. 호호!”

“강호의 영웅호걸들은 목숨을 잃을지언정 호기를 잃지 않고 명예를 중시여긴다 들었소. 나는 아직 영웅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지만 마음만은 다를바 없습니다.”

“네게 영웅의 기개가 있는 모양이구나. 그래야지, 암! ”

그들이 대화를 하는 사이에 시비 넷이 주안상을 들고 들어왔다.

황태후는 시비 두 명을 부르더니

“머리를 풀고 옷을 가져오너라.”

시비가 황태후의 머리위에 관을 내리고 장식을 빼니 삼단같은 머리가 출렁거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머리를 풀은 황태후는 더욱 아름다웠다.

잠시후 시비가 옷을 가져오자 황태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시비가 옷을 벗기는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소무룡은 눈 둘 곳을 찾지못해 술상위의 음식에 눈길을 주었다.

사르락거리며 옷을 갈아 입는 소리가 들리는 동안 소무룡은 생각했다.

-황태후의 자리는 확실히 다르구나. 옷을 갈아 입는데도 시비들이 전부 갈아입혀 주니 황태후가 제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시비들이 나가자 황태후가 손수 주담자를 들어 소무룡에게 술을 따뤄주고 자기잔에도 그득 채웠다.

-내가 황태후의 술잔을 받는 사람이라니......상상도 못할 일이다.-

황태후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술을 마시면 이 밤이 짧아지게 될 것이다. 너는 삼류건달 같으면서도 정감이 가는 아이로구나. 정인이 어리니 어찌 즐겁지 않으리오? 마시자꾸나.”

소무룡이 그 말을 듣고 대답했다.

“소생이 복이 많아 황태후 마마를 만났는데 천하의 어느 영웅호걸이 황태후 마마와 술잔을 기울이겠습니까? ”

황태후가 유쾌하게 웃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니 좋구나. 이 술은 대단히 귀한 술이다. 오십년이 넘은 술인데 이밤에 어찌 술이 귀한 것을 생각하겠느냐? 시간이 짧음을 한할 것이지..... 첫 번째 잔은 너와 만나게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이다. 자, 마시거라.”

소무룡과 황태후가 건배를 하고 한 잔을 쭈욱 들이켰다.

술은 은은한 향취가 나며 청량한 느낌을 주었는데 홍금루에서 먹은 술보다 훨씬 상등품이라는 것을 술에 대해 아는 바 없는 소무룡도 알 정도였다.

기실 황태후는 지금 먹는 술에 미량의 환락분을 넣으라 지시했다.

술이 한 잔 들어갔을 뿐인데 소무룡의 전신에서는 서서히 열기가 피어올랐다.

“술 맛이 어떻느냐?”

“전신이 달구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좋은 술이란 이런건가 봅니다.”

“호호호! 전신이 달구어지는 듯한 느낌이라? 어쩌면 나는 오늘 바짝 달아오른 어린 정인을 안아보는 것 아닌지 모르겠구나. 호호호! ”

소무룡은 자신도 모르게 주담자를 집어들고 황태후의 잔을 채우고 이어 자신의 잔에도 술을 채웠다.

황태후는 그가 스스럼없이 술을 채워주는 모습을 보고 내심 생각했다.

-이 아이는 배포가 있는 아이로구나. 다른 사람들은 얼굴도 제대로 들지못하고 바닥에서 절절 매는데 이 아이는 마치 나를 자신의 정인 대하듯 편하게 대하니 실로 용감한 아이로다.-

“아이야, 이 잔은 너를 위해 마시기로 하자꾸나. 여지껏 내 옆에 오랫동안 같이 했던 사람이 없었는데 어쩐지 너만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소무룡이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아예 저주를 하시는구만. 나는 이곳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오래 있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이오. 차라리 방방에게 들볶일지언정 이곳은 내 체질이 아니오. -

“저야 뒷골목에서나 어울리지 이런 곳에서는 맞지 않소. 하지만 황태후 마마를 뵙는 이 순간만큼은 정말 떨리고 황홀합니다.”

황태후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무룡을 쳐다보았다.

“떨리고 황홀하다고?.........호호호! 내가 네게 그런 느낌을 준단 말이지? 고맙구나. 자, 마시거라.”

소무룡이 다시 황태후와 거침없이 술잔을 들이켰다.

두 번째의 잔이 들어가자 소무룡의 하복부가 뻐근해지면서 힘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꼈다.

황후는 내공이 깊어서인지 태연하게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소무룡의 반응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두 잔의 술이 들어가니 몸에 활력이 넘치는 것 같소. 정말 좋은 술이오. ”

다시금 황태후가 짤랑거리며 교소를 터뜨렸다.

“호호호! 그럼 다행이구나. 이 술은 삼배주(三杯酒)라고 한다. 석 잔의 술을 마시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술이지. 우리에겐 다행히 아직 한 잔씩의 여유가 더 있구나.”

약간의 취기가 올라 얼굴이 붉어진 소무룡이 호기롭게 말했다.

“그렇소. 삼배주라면 당연히 일배의 여유가 있는 것이오. 세 번째 잔은 황태후 마마를 위한 잔이 될 것이오.”

황태후가 과거를 회상하며 커다란 눈망울로 허공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가 십칠세에 궁녀로 들어와 황태후가 되었다. 나의 인생은 기구하면서도 싸움의 연속이었어. 내가 가만히 있으려해도 사람들이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고 결국에는 내가 먼저 죽기살기로 사람들과 싸우지 않을 수 없었지. 그땐 나도 아이가 있었으니까......”

소무룡이 황태후를 보니 조금은 풀어진듯한 눈으로 말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음성은 추억에 잠긴듯 아련했다.

-황태후라는 사람도 세상을 다 가지고 부러울것이 없는 줄 알았더니 편한 것만은 아닌 모양이로구나. 하긴 여인의 몸으로 세파를 이겨내기가 여간해서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황태후의 말이 이어졌다.

“황궁의 궁녀로 황제의 눈에 들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애태워야 했는지 모른다. 결국 어느날 황제의 눈에 띄게 되었고 그날부터 정적들은 나를 더욱 감시하기 시작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황제는 삼년만에 승하하셨고 나는 내 새끼를 황제로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문득 나는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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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탈출시도 +42 13.03.08 14,164 99 8쪽
» 황궁 +24 13.03.07 13,050 106 7쪽
57 황궁 +33 13.03.06 12,271 95 7쪽
56 황궁 +29 13.03.05 11,861 97 7쪽
55 황궁 +35 13.03.04 11,775 94 8쪽
54 황궁 +31 13.03.03 11,611 106 7쪽
53 새로운 시련 +33 13.03.03 12,043 100 8쪽
52 새로운 시련 +35 13.03.02 12,349 10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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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무공전수 +29 13.02.25 12,244 8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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