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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강 님의 서재입니다.

애로천하(愛路天下)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양자강
작품등록일 :
2013.01.03 19:31
최근연재일 :
2013.05.01 10:40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1,711,459
추천수 :
12,232
글자수 :
410,681

작성
13.02.21 08:17
조회
1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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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글자
8쪽

두 여인

힘없는 여자들이 새로운 힘을 얻었을때 변할수 있는 모습....... 또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 뭔가 기존질서와 틀린 것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DUMMY


조방방은 부친에게 군사를 풀어서 침입자를 잡는대신 양화진과 함께 은밀히 정보를 수집하여 침입자들의 신원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하고 힘들게 허락을 받았다.

양화진은 조방방과 왕부를 나서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방방, 나가자마자 찾는다는 생각은 버려라. 그리고 만약 그를 찾는다해도 안달복달할 필요없다. 사내들은 매달리는 여자들에게는 오히려 멀어지려는 경향이 있단다. 네가 도도해지면 사내들은 네 앞에 무릎을 꿇지만 순한 양이 된다면 오히려 야반도주라도 할지 모른다.”

조방방은 소무룡이 괴한들에 의해 사라지고 난후 갑자기 평소의 조방방답지 않게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이 되어버렸다.

“도도해지라는 말씀이세요? 난 그에게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대한 것을 후회하고 있어요. 나를 사나운 심보를 가진 계집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할까 걱정되요. ”

양화진이 웃으면서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떨어져 있어도 만나는 법이지. 모질게 대하지 않는다면 그역시 똑같이 대해줄거야. ”

양화진은 내심으로 점점 멍이 들었다. 이전에는 조방방 모르게 관계라도 가졌지만 조방방이 고민을 털어놓는 순간 다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조방방이 처녀의 순진한 마음을 가지고 방황하는 것처럼 양화진 역시 처음으로 몸을 준 사람인데 나이가 어린것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오히려 그녀는 소무룡이 나이도 어리고 삼류건달같이 보여 내심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조방방이 드러내놓고 좋아하니 앞으로 자신의 꿈이 이루어질 희망은 바다속에 빠진 바늘을 건지는 일처럼 어려운 것이었다.

조방방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런다음 서호 자락을 거닐면서 진지한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가 세가의 자제라면 좋을텐데....”

양화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나야말로 박복한 년이구나. 순결을 주고도 그 사람을 입에조차 담지못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누구를 탓할까? 그가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같이 밥먹고 웃고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삼류건달이라도 좋을텐데.....-

조방방이 길을 걸으면서 다시 말했다.

“그가 만약 세가의 자제라면 나는 그를 만나는 즉시 아버님께 말씀을 드려야 되겠어요. 물론 그가 내생각대로 따라와줄지는 모르지만.....”

양화진 역시 생각에 잠겼다.

-그를 다시 만나게 되면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의 심성이 나쁘지 않아 모른척하지는 않겠지만..... 아니야, 아는 척 했다가 방방이 우리 관계를 눈치라도 채게 된다면 방방이 큰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양화진아, 너는 왜 쓸데없는 일을 만들어 생으로 가슴을 썩힌단 말이냐?-

조방방이 다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디로 가야 그를 만날 수 있을까? 항주는 넓고 넓어 무턱대고 돌아다닐 수는 없는 일이야. 가만있어 보자. 그를 맨처음 본 곳으로 가서 기다려볼까?”

양화진은 소무룡의 처음 손길을 떠올렸다.

그의 손길이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질때 얼마나 놀랐던가.

또 그가 주었던 쾌락은 얼마나 달콤했던가.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일장춘몽이 되어버린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추억을 회상하는 일 뿐이었다.

사부와 제자는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지고 각자 생각에 잠겨 걷고 또 걸었다.

조방방에게 있어서 무공에 대한 생각은 아예 잊어버린듯 했다. 조주향과 비무를 하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오직 소무룡을 찾는 일에만 생각이 고정되었다.

물론 그것은 양화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이 걷다보니 어느새 홍금루 앞에 도착한 것을 깨닫고 홍금루 이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이층은 고급술을 파는 주점으로 일반인들이 먹는 곳은 일층이고 이곳은 갑부나 관리들이 즐겨찾는 고급스러운 곳이다.

술과 안주를 시켜놓고 서로의 잔에 술을 따뤄놓고 보니 두 사람은 불현듯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부님, 우리 술을 한 잔씩 마셔보는게 어때요? 책에서 보면 이태백은 술을 친구삼아 살다시피 했고 또 혹자들은 고민을 술로 씻는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혹시 알겠어요? 우리들도 술을 한 잔 하다보면 마음속의 고민들이 씻겨질지....”

동병상련의 처지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조방방의 그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술을 마셔서 고민이 씻겨진다면 나는 천 잔의 술이라도 먹으련만.....-

“그래, 우리 술이라도 한 잔 해보자. 네말대로 술을 마셔 고민을 씻을수 있게된다면 얼마나 좋겠니?”

둘이 서로 잔을 들어 건배를 하고나니 화끈한 것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데 한동안 말도 하지 못할 정도여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빨리 내려가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콜록콜록! ”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한바탕 기침을 해대고 다시 서로를 쳐다보고는 이 독한 것을 먹고 낭만이니 고민을 씻겨주니 하는 말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 생각되어 큰소리로 웃었다.

“호호호! 호호호호! 깔깔깔!”

웃다보니 독한 술을 먹느라 상대방의 얼굴이 빨개진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것을 보고 그 모습이 하도 우스워 또다시 배를 움켜쥐고 웃어댔다.

한 번 터진 웃음은 여간해서 멈춰지지 않았다.

한동안 눈물을 쏙 빼면서 웃던 양화진이 간신히 웃음을 진정하고 조방방에게 말했다.

“방방, 우리 한 잔 더할까? 정말 술을 먹고 한바탕 웃어대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데.”

조방방도 눈물을 닦으면서 말했다.

“그래요, 우리 한 잔 더해봐요. 저도 웃어댔더니 기분이 좀 풀리는군요. 호호호!”

두 여인은 마구 깔깔대고 웃어대며 한 잔씩 홀짝거렸다.

어느덧 한 병을 다 비운 두여인은 취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혀는 살짝 꼬부라져 말이 조금씩 헛나오는데 그러면서 자기들도 모르게 마음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있었다.

“너 말야, 그자식 잘 잡아. 알겠니? 딸꾹! 생각해보면 괜찮은 놈 같아. 짜식! 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거야. 딸꾹!”

양화진은 비록 조방방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알았어요. 딸꾹! 뭐 그놈이....아니 그사람이 딸꾹! 마누라, 마누라, 사랑스런 마누라 했대니까요. 그정도의 수하를 거느릴 정도면 대단한 신분.....개뿔이나 ......나쁜자식....흐흑!”

술은 어떤면에서 보면 근심이나 고통을 씻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더욱 심화시켜 주는 일면도 있다. 아니 오히려 술은 행복한 자들에게만 달콤하고 향기로운 것인지도 모른다.

풀어진 감정으로 여지껏 깔깔거렸던 조방방은 또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사라지고 나니까 좋아지는 것은 뭐냐구.....딸꾹! 나쁜 놈! 나쁜 놈!”

“울지마, 울면 지는거야. 방방, 너 역시 잘난 애거든? 난 뭐냐구.......흐흑!”

이번엔 양화진이 울음을 터뜨렸다.

사부인 양화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우는 모습을 보고 조방방이 취한 중에도 정신이 들어 양화진을 위로했다.

“사부님, 울지마세요. 헌데 말예요, 만약 그자의 수하라면....왜 그 사람이 혈도가 제압된듯 바닥에 쓰러졌을까요?”

조방방의 말을 들은 양화진 역시 울다말고 퍼뜩 정신이 들었다.

“침입자들에게 혈도가 제압되었다고? ”

“네. 제가 쓰러지기 전에 그 사람이 먼저 쓰러지는 걸 봤어요. 딸꾹!”

“그럴 리가.....그렇다면 괴한들에게 납치되었다는 말인가?”

“그럴까요? ”

두 여인의 마음속에 또다시 걱정이란 광풍이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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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두 여인 +26 13.02.22 12,601 96 7쪽
» 두 여인 +26 13.02.21 13,152 10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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