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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강 님의 서재입니다.

애로천하(愛路天下)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양자강
작품등록일 :
2013.01.03 19:31
최근연재일 :
2013.05.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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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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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재회

힘없는 여자들이 새로운 힘을 얻었을때 변할수 있는 모습....... 또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 뭔가 기존질서와 틀린 것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DUMMY


항주의 서호(西湖)는 전당강과 연결된 포구였는데 진흙과 모래로 막혀 인공적인 호수가 된 것이다. 서호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계절마다 다른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안개낀 날이나 달 밝은 날 연인이 함께 서호 주변을 거닐면 서호는 마치 처녀가 수줍게 속살을 살짝 내비치듯 아름다운 경치를 그들앞에 펼쳐내었다.

이 서호자락을 다섯명의 사내가 걷고 있었다.

이들은 강석산과 일행들이었는데 서호가 내려다 보이는 산위에 세워진 장원으로 가는 중이었다.

이윽고 장원에 도착하자 그들은 지체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장원은 으리으리 하지는 않았지만 고아한 풍취를 나타내며 곳곳에 장인이 솜씨를 부린 흔적이 역력했다.

강석산이 앞장서서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소무룡이 뒤따라가면서 사방을 훑어보니 여기저기에 걸린 서화가 운치를 더해준다.

방 하나를 더 들어가니 팔선탁이 놓여 있고 자다가 일어난 어리숙해 보이는 시비가 눈가를 훔치며 강석산을 쳐다보았다.

“여기에 먹을 음식을 가져오도록 해. 술도 두어병 가져오고.”

시비는 말없이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시비가 술을 가지고 들어온 후 일행들이 몇순배 술이 돌아가자 소무룡은 약간 얼떨떨해져서

-형님들은 재산이 많은가보군. 이런 장원만 해도 돈으로 따지면 수십만냥은 나갈텐데 이런 사람들이 어째서 나같은 천둥벌거숭이를 의형제로 삼으려 안달을 하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조왕부에 침입해서 나를 구출해준단 말인가? 제길......주눅이 들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할 지경이다.-

소무룡이 기껏해야 십삼세이니 어디서 이런 훌륭한 집에 들어갈 볼 수 있으며 부자들이 소무룡과 같은 이름도 없는 건달과 이야기 한 자락이라도 나눌 사람이 있으랴.

다른 사람들은 거리낌없이 대해줘도 내심 주눅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아우, 조왕부의 막내딸이 괴롭히지는 않던가? 하긴 미인이 괴롭히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말이야. 대부분 여자들은 처음엔 좋아하는 마음을 나타내기 보다는 쌀쌀맞게 대하곤 하지.”

단삼도의 말에 소무룡이 툴툴거리며 대답했다.

“제길..... 그 계집은 처음엔 눈깔을 도려내네, 혓바닥을 자르네, 음적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피를 한 방울씩 모조리 뽑아내네, 이마에 음적이라고 새기네 하면서 소제의 가슴을 콩알만하게 만들었소.”

소무룡의 불만섞인 말에 일행은 허리를 굽혀가며 웃어댔다.

“아이고 배야, 눈물이 나네 그려. 여기있는 형님들중에 그런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네. 그건 당연히 겪어봐야지. 그래서 자네는 뭐라고 했는가?”

“그 계집이 자기도 발가벗겨진 채 당신이 내 혈도를 풉네 하고 마음껏 떡주무르듯 주물러댔으니 나도 당해보라며 발가벗겨 놓고 며칠을 옷을 안주었소.”

일행들이 또다시 배를 움켜쥐고 웃었다.

“맞네, 맞아. 우리도 그랬지. 그다음엔?”

“검을 여러자루 꺼내서 혈도가 제압된 나의 이마에 음적이라고 새길 칼을 고르라 했지요. 말도 못하고 있는데 검을 하나씩 꺼내들면서 이것 맞냐고 물어보는데 제길.... 눈을 깜박이면 그칼이 좋다는 뜻으로 알아듣겠다며 을러대는데 아무리 눈을 깜박거리지 않으려 눈을 부릅떠도 어디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오? ”

“으하하하! 뭐 어디 오줌이 참는다고 안나오고 방귀가 참고 참다보면 어디 내뜻대로 되는것인가? 그래서 아우는 뭐라 했는가?”

낭화가 탁자를 두들기며 웃다가 간신히 말했다.

“그 계집이 나를 발가벗긴채로 조왕부 대문에 나를 매달겠다고 했지요. 물론 음적이라고 새겨서 ......우라질!”

“그 아가씨 입장에선 그럴만도 하지.....”

도문기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강석산이 쓰러지다시피 하면서 물었다.

“그래서 아우는 뭐라했는가?”

“내가 만약 조왕부에 발가벗긴채 이마에는 음적이라 새기고 매달린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조왕부 막내사위라고 외치겠다고 했습죠. 단칼에 죽일라면 죽이고 아니면 매달으라고 했소. 내가 만약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조왕부에 장가들때 나와같이 된다고 말한다면 조왕부의 막내딸은 꼼짝없이 평생을 혼자 살아야 될 것 아니겠소?”

단삼도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다가 술병을 치는 바람에 술이 엎지러졌으나 일행중 그것에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네는 우리중에서 유일하게 아무도 못한 것을 말한게야. 우리도 그렇게 했어야 했네. 제길.....안그런가?”

소무룡의 말을 흉내낸 강석산의 말에 모두 술잔을 들어 건배하면서

“맞소, 맞소.”

하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 형님들은 내가 제길, 빌어먹을,우라질 하면서 욕설섞인 말만 하면 뒤집어지는 희대의 난봉꾼들인가 보군. 우리는 차라리 주색문을 만들어 각자 문주입네, 장로입네 하며 서로 띄워주면서 술이나 마시면 제격일지도 모르겠어.-

소무룡이 이렇게 생각할 즈음

“그리고는 아무일도 없었나?”

하고 낭화가 눈물을 닦아내며 물었다.

“왜 없었겠소? 우라질..... 방방인가 뭔가 하는 계집이 나간후 벽장속에 갇혀 있으려니 누가 쿵쾅거리며 벽장문을 열기 시작하는데 조왕부의 그 계집애가 나를 들볶을때 보다 더 간이 콩알만해 지는게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았소.”

갑자기 좌중이 조용해지면서 단삼도가 말했다.

“그래? 누가 그리 거칠게 문을 열었는가?”

“누구긴 누구겠소? 전날 그 계집애에게 음적은 목을 확 베어버리라던 그 계집애의 무공사부지. 그녀는 나이가 제법 들어보였는데 나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내 말을 듣고는 나의 혈도를 풀어주고 제법 친절하게 대해 주었소.”

“아무일도 없었고?”

“아니오. 난 요며칠 사이에 여색이 풍년이 들었는지 그녀도 공력을 증진시켜 주면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소. 어차피 죽을 목숨, 주먹을 맞고 죽으나 칼을 맞고 죽으나 뭐가 틀릴까 싶어 그녀가 묻는대로 대답을 해주었더니 동침을 하는 조건으로 무공을 가르쳐 주더군요.”

네 사람의 눈에 존경의 빛이 떠올랐다.

“오오! 자네야 말로 신룡일세. 여의주를 얻지 못한 신룡! 무공만 뒷받침이 된다면 자네는 우리를 능가할 수 있네.”

강석산의 말에 소무룡이 생각했다.

-이건 무슨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란 말인가? 저희들은 절세무공을 가지고 강호를 주유하면서 태평세월 운운 하지만 난 솜털도 빠지지 않은 계집애와 엄마뻘에 가까운 여인에게 내뜻과는 상관없이 휘둘리는 처진데 나보고 신룡이라면 자기들은 신룡할애비란 말인가? 이거 스스로 제 얼굴에 마구 금칠하는 격이 아닌가.-

“형님들! 뭘보고 신룡이라고 하시는지 모르지만 소제는 토룡은 될지언정 신룡이니 비룡이니 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만약 제가 신룡이라면 그 계집애에게 그런 수모를 겪고도 주먹도 쥐지 못하고 당했겠습니까?”

낭화가 말했다.

“아닐세, 대붕도 어릴때는 걷다가도 넘어지는 법일세. 하물며 아직 날기도 전에는 오죽하겠는가? 채이고 채이면 정강이가 단련되는 법이고 퍼덕이다보면 날게 되는 법일세.”

-음! 저 말은 설서인들에게도 못듣던 말이군. 나중에 꼭 써먹어야 되겠다.-

소무룡은 낭화의 말을 속으로 되뇌였다.

도문기가 진정된 모습으로 물었다.

“그래 자네는 얼핏 짐작해도 대여섯 번은 넘는 기회를 잡았는데 공력은 어떤가?”

“제길......나도 모르겠소. 난 한 번도 무공을 수련해본 적이 없어 연리진경을 죽어라고 운용했지만 결과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소. 단지 때론 한 번, 억울하면 두 세 번 공력을 운용한 것 뿐이오. 본전을 찾을 길을 그길밖에 없었으니까.”

술 취한 것도 아닌데 낭화가 웃다가 뒤로 자빠져 의자가 부숴졌다.

“하하하! 맞네, 맞아. 자네가 본전을 찾는 길은 유일하게 그길밖에 없다네. 내일부터 자네는 우리 네사람의 무공을 열심히 연마하게.”

단삼도의 말에 강석산이 보탰다.

“그렇지, 자고로 사내는 힘이 있어야 얼굴이 빛나는 법이지. ”

소무룡과 의형제를 맺은 네 사내의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가는 중에 밤은 서서히 물러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촉산님.....삼일째 행복했어요....^^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또 열렬히 응원해 주시는 독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밖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한 편을 오늘 중으로 올리려고 술을 급하게 먹다가

들어와서 타이핑해 올립니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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