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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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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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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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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159

작성
24.09.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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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상황 유발자

DUMMY

절대 호락호락한 놈이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나름 철저하게 준비하고 모종의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면?

3, 4학년이라면 학생회장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다.

학생회장 자리를 노린다면 적어도 1, 2학년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1, 2년 동안 학생회장을 해 먹을 수 있을 테니깐.

그리고 군에 가지 않아도 되는 녀석일 것이다.

통상 1, 2학년 때.

다들 병역의 의무 때문에 휴학한다.

그런 이유로 3, 4학년의 경우.

여대생 비율이 남학생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내가 생각하는 사이.

“아, 깜빡했다.”

성호가 날 돌아보았다.

“있잖아.”

망할 자식이.

꼭 내가 뭔가를 진중하게 생각하면 지금처럼 이렇게 초를 친다.

나는 생각을 멈추고 성호를 마주 보며 물었다.

“뭐?”

그러자 성호가 말했다.

“학생회에서 2주쯤 후에 축제를 한데.”

어이가 없다.

“야아. 대학가 축제 기간이 보통 5월 초, 중순이야.”

“······.”

“그런데 5월에 하지도 않은 대학 축제를 뒤늦게 이제 와서 한다고?”

“응.”

성호의 단답형 대꾸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허. 아주 제대로 뒷발질을 하고 있네. 쯧······.”

아무래도 물타기 같다.

이슈는 더 큰 이슈로 덮는다.

정치꾼들의 수법을 총학생회가 쓰려는 것 같다.

그 때문에 기분이 그리 썩 좋지 않았다.

패기는 젊음의 상징과도 같다. 그런데 기성세대의 구태를 왜 학생회가 답습하는지 모르겠다.

현 학내 상황을 감안하면.

학생회가 학내 상황을 보다 느슨하게 풀려고 축제를 열기로 한 것 같다.

현재 일부 애들이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 및 농성 중이다.

그런 이유로 재학생들의 이목과 관심이 그들에게 쏠려 있었다.

학생회에서 현 상황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 때문에 재학생들의 주의와 관심을 축제로 돌리려는 게 분명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어설픈 정치꾼 흉내는······.

쯧.

마음에 들지 않는다.


* * *


성호, 지태, 춘희, 진수를 데리고 교문을 나왔다.

학교 인근에 있는 노포를 찾았다.

오늘 수업이 죄다 전부 취소되었다. 그런 이유로 오늘 하루는 시간 여유가 차고 넘친다.

간만에 회식 아닌 회식을 위해 노포를 찾았는데······.

와아아아.

이것들이 정말.

앉은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하여튼 술 먹고 노는 데는 다들 엄청 빨라요.

간신히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막걸리, 파전, 계란말이, 모둠 튀김 등을 시켰다.

성호 자식이 계산할 리는 없고. 그래도 내가 선배이니. 지금 앉아 있는 자리 계산을 내가 해야 했다.

“야아. 니들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꼴에 선배라고 조금 호기를 부렸다.

“네에, 선배.”

춘희가 은근 애교를 부렸다.

짜식이.

이어 진수와 지태가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더니 이것저것 시켰다.


* * *


주변 테이블에 앉은 젊은 남녀들.

죄다 우리 학교 애들이다.

“아니 왜 학생회가 나서지 않은 거야?”

“중재. 좋아하네.”

“그동안 재단 횡포 때문에 다들 불만이 많았잖아.”

“이번 기회에 총학생회가 전면에 나서서 재단하고 한번 확 붙어야 하는 거 아냐?”

“별안간 뭔 놈의 축제를 이제 와서 해. 오지랖도 아니고. 제기랄.”

다들 학생회에 불만이 상당했다.


* * *


확실히······.

학생 식당에서의 일.

계획적이라는 상념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선배.”

지태가 날 불렀다.

그 바람에 생각하던 것을 접고 지태를 바라보았다.

“선배도 주식 투자하죠?”

“하지.”

당연한 얘기를 왜 하나 싶다.

지태가 날 쳐다보았다.

“혹시, 어느 종목에 투자해요? 선배.”

그 물음에 피식 웃었다.

“지태야.”

“네, 선배.”

“맛집, 맛의 비밀은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 줘. 알겠냐?”

“에이. 그러지 말고요. 선배.”

지태가 은근슬쩍 궁금증을 내색했다.

픽 웃었다.

“아서라. 주식 투자는 오로지 자신의 책임하에 스스로 하는 거야.”

“······.”

“괜히 다른 사람의 투자에 관해 알려고 하지 마라. 응?”

지태 녀석이 은근 내게 묻어가려고 한다.

요즘 돈이 궁한가?

그러는 동안 성호가 날 돌아보았다.

“야, 영훈아. 말이 나온 김에 네가 투자하는 종목 좀 읊어 봐라.”

그 말에 난 성호를 돌아보았다.

“꿈 깨.”

단정적인 어조로 거절했다.

“야아.”

성호가 힘주어 날 불렀다.

“포기해. 난, 절대 말 안 해.”

진수가 날 불렀다.

“선배.”

그리고 내가 쳐다보자.

“다 말해 주지 않아도 돼요. 선배. 딱 하나만. 네에?”

진수가 오른손을 들며 검지를 일직선으로 척 세웠다. 동시에 왼손으로 오른손 팔뚝을 받쳤다.

짜식이 어디서 감히 선배에게 애교를.

절대 안 넘어간다.

가만히 진수를 바라보았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진수야.”

“······.”

“타인에게 주식 투자에 관해 잘못 말했다가 손해를 보면 그 원망이 말한 내게 몽땅 다 돌아와. 인마.”

“······.”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

간결하게 진수에게 말하며 딱 잘라 거절했다.

그러자 춘희가 날 쳐다보았다.

“선배.”

“춘희야. 너까지 그러지 마라. 응. 이 선배 피곤해진다.”

“선배. 그게 아니고요. 한 가지 선배의 조언이 듣고 싶어서 그래요.”

“조언?”

“네.”

춘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백천 전지에 투자를 해 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선배.”

“아서라. 백천에 투자했다가 재수 없으면 늪에 빠지는 수가 있으니깐.”

“예에?”

춘희가 반문하며 진한 당혹감을 내색했다.

앞에 있는 사발을 들어 쭉 막걸리를 몇 모금 마신 후.

탁.

사발을 내려놓았다. 이어 오른 손등으로 입을 닦으며 말했다.

“백천 전지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회사야.”

“······.”

“생산하는 전지들 중 백천 고유의 특허나 기술과 관련이 있는 제품이 없어.”

“······.”

“전지 관련 다른 기업들도 얼마든지 생산해 낼 수 있는 범용 제품들 위주로 생산. 시장에 공급하고 있어.”

은근 백천을 부정적으로 씹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무난한 매출 실적을 올리지만. 경기가 조금이라도 안 좋아지면 바로 매출 실적이 뚝 떨어져.”

“······.”

“한마디로 말해 경기에 과할 정도로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이야. 그 말은 회사 자체가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

이어 말했다.

“그리고 현 백천 전지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계기나 여력이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

“반면에 요즘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백천 전지는 자기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도 너무 높아.”

“······.”

“즉 재무 건전성이 대단히 안 좋다는 말이지. 기업에게 있어 사내 유보금 확보는 필수야.”

“······.”

“그런데 백천 전지는 사내 유보금이 거의 없어. 더욱이 노동 강도가 동종 업계에서 최고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난 백천 전지가 탐탁지 않았다.

“직원들의 처우가 동종 업계 최하위야. 노동 강도에 따른 임금 비율이 낮아도 너무 낮아.”

“······.”

“그런 기업은 절대 유망하지 않아. 언제든지 망할 수 있는 기업이야.”

백천 전지는 내가 보기에는 최악의 기업들 중 하나였다.

“그런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게 좋아. 돈을 벌 확률보다 돈을 잃을 확률이 배로 높으니까.”

내가 어떤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지는 말해 줄 수는 없지만.

후배들이 투자하려고 하는 기업에 대해 내 개인 의견 정도는 말해 줄 수 있다.

내 말을 들은 춘희가 실망스러운 기색을 지었다.

젠장.

저 녀석 혹시 이미 백천 전지의 주식을 매입한 건 아니겠지?

은근 걱정된다.

자칫 늪에 빠지는 날에는 수익은커녕 원금까지 몽땅 다 날려 버릴 수 있는데······.

“선배.”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지태가 날 불렀다.

그에 돌아보았다.

“오원 제지는 어때요?”

“나쁘지 않아. 기존 생산 제품 외에 우리 고유의 한지나 종이 호일 등.”

“······.”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며 기존 영업망을 통해 시장에 판매함으로써 매출 상승을 도모하니깐.”

“······.”

“중, 단기적으로 투자해 볼 만한 기업이야. 단! 내 개인 의견이니깐. 참고만 해.”

“네, 선배.”

지태가 은근 안심하며 들뜬 눈빛을 띠었다.

‘쯔읏.’

봐하니 오원 제지에 이미 투자한 눈치다.

‘그런데 왜 내게 물어?

혹시 자신의 투자가 잘되었는지 확인받고 싶어서?’

지태가 의심스러워진다.

나도 간혹 내가 주식 투자를 제대로 했는지 의심스럽고 불안해질 때가 있다.

그럴 경우.

누군가가 적절한 투자라고 말 한마디 해 준다면 마음이 조금 안정되긴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선배. 그럼, (주)승아 산업은 어때요?”

진수가 날 쳐다보았다.

“훗.”

실소하며 툭 던지듯 진수에게 대꾸했다.

“나쁘지 않아. 단타로 이익을 볼 생각하지 말고 최소 2년 정도를 보고 투자해.”

“······.”

“그럼 모르긴 몰라도 상당히 짭짤한 수익을 손에 쥘 수 있을 거야. 아, 물론 내 개인 의견일 뿐이야.”

내 말이 끝나자마자 춘희가 물었다.

“선배. 승아 산업이 그렇게 괜찮아요?”

춘희를 쳐다보았다.

은근 화난 것 같다. 춘희가 말한 백천 전지를 내가 씹었다.

그런데 지태의 오원 제지에 이어 진수의 승아 산업에 후한 평을 내렸다.

흔한 말로 빡친 것 같은 춘희다.

“춘희야.”

불렀다.

“네에, 선배.”

“승아 산업은 말이다. 창업자가 죽고 한동안 2세 경영자가 죽 쑨 기업이야.”

“······.”

“그런데 2세 경영자가 오랜 지병으로 별안간 사망하고. 그 부인이 사장으로 취임한 후. 지금까지 그럭저럭 경영해 나가고 있어.”

“······.”

“그런데 그 사장이 알고서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금 회사를 끌고 나가더라고.”

난 춘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주식 투자에 있어 회사 자체를 보는 관점도 필요하지만, 최고 경영자에게 주목하는 관점도 중요해.”

“······.”

“매출이 죽을 쑤고 재무 구조나 재무제표가 형편없더라도.”

“······.”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남다르면. 그 회사의 미래 가치는 높이 평가받아야 해.”

춘희를 이해시키려했다.

“백천 전지를 보는 관점이 기업을 보는 거라면”

“······.”

“승아 산업은 최고 경영자를 보는 관점이야.”

“······.”

“솔직히 기존의 승아 산업 자체는 평가하면 가치가 낮아. 하지만 현 승아 산업은······.”

나는 승아 산업의 현 경영자인 사장을 나름 고평가한다.

“원래 승아 산업은 운동화를 만드는 원자재인 피혁 가공 전문 생산업체야.”

“······.”

“한마디로 말해 큰 기술이 필요 없는 노동 집약적인 기업이지. 그런 기업은 미래 가치나 유망성이 제로에 가까워. 그렇지만······.”

춘희를 마주 보았다.

“내가 진수가 말한 승아 산업을 왜 고평가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할 것 같아?”

춘희가 말없이 날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씨익 웃었다.

수긍하는 고갯짓이지만. 속으로는 수긍하지 않는 눈치의 춘희다.

‘녀석.’

춘희를 납득시키고 싶었다.

그런 까닭에 내가 승아 산업에 후한 평을 내린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현 (주)승아 산업의 경영자인 사장은 기존 승아 산업의 생산 품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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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차 가자 NEW +1 6시간 전 94 4 11쪽
19 주식회사 승아 산업 +1 24.09.18 177 7 11쪽
» 상황 유발자 +1 24.09.17 233 6 12쪽
17 동아리 방 +1 24.09.16 248 6 12쪽
16 잡았다 요놈 +1 24.09.15 312 8 11쪽
15 트리거 건 +1 24.09.14 314 8 11쪽
14 북촌 능구렁이 +1 24.09.13 334 9 11쪽
13 사고사 +1 24.09.12 364 8 11쪽
12 악우 소성호 +1 24.09.11 362 10 11쪽
11 딜레마 +1 24.09.10 375 10 11쪽
10 이른 아침에 똥 밟았다 +1 24.09.09 404 11 11쪽
9 다시 뛰는 알바 전선 +1 24.09.08 408 11 11쪽
8 태경 제약 +1 24.09.07 427 11 11쪽
7 한 성질 하는 녀석 +1 24.09.06 432 10 11쪽
6 난장 +1 24.09.05 438 10 11쪽
5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47 9 11쪽
4 큰 사모님 +1 24.09.03 461 11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83 11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509 11 11쪽
1 막을 수 없는 운명 +1 24.09.02 608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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