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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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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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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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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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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잡았다 요놈

DUMMY

그 학식으로 학생들 돈을 삥 뜯으려 한 재단이고 재단 이사장이다.

애들이 폭발하는 건 당연하다.

“일단 먹던 거는 마저 다 먹어야지.”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컵라면 면발이 불기 전에 빨리 먹어 치워야 한다.


* * *


속칭 개구멍.

대학 캠퍼스가 엄청 넓은 관계로.

졸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만들어 둔 개구멍으로 교내로 들어왔다.

“아주 난리 블루스를 치는구먼. 쳐.”

학생들이 죄다 대학 본부 건물로 몰려갔다.

다수의 경찰차가 대학 본부 건물 입구에 잔뜩 주차되어 있다.

“저러다 일 나지. 일 나.”

등교한 애들이 이 상황을 알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100% 연대다.

데모?

시위?

정치적인 데모가 아니라 학생 복지 차원에서의 데모다.

명분은 학생들이 확실하게 쥐고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 * *


소성호는 폰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장영훈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와 사진.

“사람 마음. 흔들리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푹 숙이는데.

콰아앙.

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

“히익.”

놀란 소성호가 앉아 있던 낡은 소파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홱 돌렸다.

저벅저벅.

천천히 동아리 방으로 당당하게 들어오는 장영훈.

“흐흐흐. 그럼. 그렇지. 네가 숨어 있을 곳은 딱 여기밖에 없지.”

소성호가 소파에서 급히 일어났다.

“여, 영훈아.”

나는 오른손을 뻗었다.

까닥까닥.

다섯 손가락을 모으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이리 와. 이리 오라고.”

“야아아. 한 번만 봐주라. 응.”

“내가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동아리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바로 콘크리트 바닥이야.”

“······.”

“운이 좋으면 팔다리 골절이고. 재수 더럽게 없으면 머리. 알지?”

성호가 내게 급히 소리쳤다.

“내가 지금까지 널 위해 물어다 준 알바를 생각해서라도 훈아. 응.”

멈칫했다.

지난 10년 동안 뛴 알바 전선.

성호가 알바 자리를 알아봐 주지 않았다면 아마 알바를 뛰지 못했을 것이다.

“훈이 너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내가 당겨 줬잖아.”

“······.”

“네 어머니 생일 때마다 뷔페 식사권도 제공해 줬잖아. 훈아.”

“······.”

“나도 나름 그동안 널 위해서 한 일들이 있어. 그러나 한 번만 봐주라. 응. 친구야.”

순간 멈칫했다.

이런 약아빠진 새끼.

어디서 감히 돌아가신 엄마를 들먹여.

“야아. 소성호. 너어.”

“그래. 죽여라. 죽여. 중학교 동창 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친구로서 나름 도와주려고 그동안 불철주야로 노력했어.”

“······.”

“누드모델이 어때서? 전문 누드모델도 있어. 어디까지나 직업이고 일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성호였다.

당당하다.

완전 방귀 뀐 놈이 성내는 형국이다.

가만히 성호를 바라보았다.

대꾸해야 하는데. 뭐라 할 말이 퍼뜩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성호가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내게 도움을 준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빚이고 신세다.

‘저 자식. 저거. 날 잘 알아도 너무 잘 알아. 확 저 주둥이를 그냥.’

‘······.’

‘끄응. 참자. 참아. 성호 저 자식이 이용 가치가 있으니깐.’

중얼거리며 성호가 실컷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 * *


한참 후.

동아리 방 낡고 허름한 소파에 앉아 두 다리를 테이블로 쭉 뻗었다.

뒤에 서 있는 성호가 두 손으로 내 어깨를 마사지했다.

“그러니깐 형사로 정년퇴직한 사람이나 검찰 수사관 출신의 퇴직자를 알아봐 달라는 거지?”

“그래. 무조건 수사 파트에서 경험이 엄청 많은 사람이어야 해.”

“그런데 아무래도 페이가 엄청 셀 것 같은데.”

“너.”

고개를 뒤돌려 성호를 보려고 했다.

성호가 급히 말했다.

“야아. 그런 사람. 수수료가 장난 아니라고. 아니 말로 흥신소 같은 곳에 부탁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저렴해.”

“흥신소는 안 돼.”

“왜?”

“자칫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고. 수사 경험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야.”

내 말에 성호가 눈치를 보더니.

“지금 당장은 안 돼. 이리저리 알아보려면 시간이 걸려.”

“최대한 빨리.”

“알아서. 훈아.”

“웃지 마라. 내가 3시간 동안, 여대생들 앞에서 누드로 서 있었던 걸 생각하면.”

이를 갈았다.

빠드득.

그러자 성호가 움찔했다.

“내 인생에 그런 흑역사는 없었어. 죽을 때까지. 절대 잊을 수 없는 악몽이었다고. 이 빌어먹을 자식아.”

침묵하는 성호다.

하지만 뒤에서는 눈으로 날 욕하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앞에 거울 있다. 소성호.”

“흑.”

성호가 헛바람을 삼켰다.

깜빡했다.

장영훈이 앉아 있는 곳 맞은편 벽에 대형 거울이 걸려 있다는 것을.


* * *


‘음.’

별도로 고영환 변호사의 사고사에 관해 알아볼 참이다.

난 움직일 시간이 없다.

그리고 알아봐 줄 사람은 아무래도 수사에서 베테랑이어야 한다.

유사시 자신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여야 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구하는 인적 네트워크에 있어 성호가 나보다 몇 수 위다.


* * *


당일 모든 강의가 전부 취소되었다.

상황은 살얼음판이나 마찬가지였다.

들고 일어난 애들이 재단 이사장실에 이어 총장실을 점거해 버렸다.

그런 한편으로 대학 본부 건물 입구에 각종 책상과 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장기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등교한 일반 학생들이 상황을 알게 되면서 다들 술렁이고 크게 동요했으며, 서서히 동조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다들 그간 재단에 쌓인 불만이 엄청 큰 까닭에.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과 연대하려 하였다.

학생회는 나름 회의를 거듭하였다.

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숙의에 숙의 중이었다.

경찰은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한 대학생들을 설득하려 하였다.

그런 가운데.

부우, 부우우웅.

각 방송사 차량들이 속속 교문을 지나 학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누군가 제보라도 했나 싶다.

뉴스거리라 각 언론사 보도 본부가 상당히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정치와 무관한 학식으로 폭발한 대학생들의 분노.]


고물가 시대에 이런 뜨거운 기삿거리도 없다.

각 방송사 홈페이지에 관련 기사와 동영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물가 시대에 밥 때문에 폭발한 남녀 대학생들.]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하고 농성 중.]


한편 매우 짧은 각종 동영상들이 U튜브에 마구 올라오고 있었다.

개중에는 이사장에게 겁먹은 여학생 관련 영상도 있었고.

식판을 찍은 영상도 있었으며, 홍보 행사 관련 영상도 있었다.

해당 영상에는 실시간으로 엄청난 양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다수가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 및 농성 중인 대학생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오죽하면 저럴까?]

[저게 무슨 5천 원짜리 밥이야?]

[재단. 너무하네. 학생들을 대상으로 밥장사를 다 하네.]

[부실해도 너무 부실하네.]

[애들이 열 받을 만하네.]


한편 인터넷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야흐로 재단과 재단 이사장에게 매우 불리한 여론이 급격하게 형성되는 중이었다.


* * *


동아리 방.

“선배.”

1학년 김지태가 날 쳐다보았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김지태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 응?”

“선배.”

역시 1학년 후배인 이춘희가 날 불렀다.

마주 보았다.

“지금은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때야.”

“선배. 그래도요.”

춘희에 이어 1학년 여학생 후배 박진수가 말했다.

진수를 돌아보았다.

“절대 안 돼.”

“······.”

“학생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 행동하기로 했는지.”

“······.”

“확실하게 결정되고 우리가 알게 될 때까지. 무조건 나서지 마.”

애들에게 힘주어 말하며 주의를 주었다.

“지금 상황의 키는 학생회가 쥐고 있어. 그러니 좀 더 지켜봐.”

애들이 혹여라도 무분별하게 움직일까? 걱정된다.

감정이 아닌 냉정한 이성으로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적어도 성호가 학생회의 결정과 행동 방향을 알아내기 전에는 절대 움직여서는 안 된다.


* * *


얼마 후.

띠리리리리링.

폰이 울렸다.

박영선이 아무래도 뉴스를 보고받은 모양이다.

“괜찮니?”

“네. 전 동아리 방에 있어서 괜찮습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바로 학교를 벗어나겠습니다.”

“그래. 일단 무사하다니 다행이다.”

그렇게 박영선과 통화를 끝내자 이번에는 윤주경 선배가 전화했다.

“괜찮아?”

“전, 괜찮습니다. 선배.”

“그럼. 다행이고. 있잖아.”

윤주경이 금영 철강을 입에 올렸다.

“사장이 환매 조건부로 자신의 지분을 삼영 증권 챌린저 3호 펀드에 전량 매각했어.”

“······.”

“적잖은 자금을 확보한 후에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 같은데······.”

윤주경 선배는 태경 제약에서 금영 철강으로 내가 갈아타기를 바라는 눈치다.

“선배.”

“응.”

“금영 철강은 투자 부적격입니다. 자기 자본 비율도 그렇고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너무 높아요.”

“······.”

“게다가 거기 사장이 기술 연구 개발이나 기업 경영 쪽이 아닌 부동산 쪽으로 회사 자금을 너무 많이 돌렸어요.”

“······.”

“그 바람에 회사 사내 유보금이 엄청 떨어져서 일시적으로 경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

“아마 환매 조건부로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도한 것 같은데.”

삼영 증권 챌린저 3호 펀드.

지분을 매입한 곳이 해당 펀드라는 것이 꺼림직하다.

윤주경에게 말했다.

“그 펀드 내가 알기로는 사모 펀드 성격이 너무 짙어요.”

윤주경 선배가 뭔가 짐작이 가는지 급히 날 불렀다.

“훈아.”

“네.”

“너, 혹시. 금영 철강 사장의 환매 조건부 주식 매도가······.”

씨익 웃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증명할 길이 없어요.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고요.”

“그런데 지금 증권가에서는 은근 금영 철강을 매수 추천 종목으로 올리고 있어.”

“그러니까요. 뒤에서 누가 약을 풀었을지도 몰라요.”

“······.”

“그러니 섣불리 금영 철강 주식을 손대지 말고 일주일 정도 일단 지켜보기만 해요. 선배.”

주의를 주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독박을 뒤집어쓰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하고 피만 보게 될지도 몰라요.”

“······.”

“선배. 내 말 무시하지 말고 잘 새겨들어요. 네에?”

귀에 댄 폰 너머에서 윤주경의 음성이 들렸다.

“야아. 내가 현직 증권사 직원이야. 너 지금 누구에게 훈수 두니?”

씨익 웃었다.

“선배. 감각은 선배보다 내가 더 나을걸요. 한 번 잘 생각해 보세요.”

“······.”

“금영 철강의 주식 가치가 과연 지금 주가가 오를 정도로 높은지.”

“······.”

“만에 하나. 누가 장난을 치는 거라면······.”

슬쩍 윤주경에게 겁을 주었다.

모르는 일이다.

작전 세력이 금영 철강의 주가 상승을 노리는 것인지도.

나는 이어서 윤주경에게 말했다.

“혹시라도 주가 상승에 혹해서 덜컥 금영 철강의 주식을 매입하는 우는 절대 범하지 말아요. 선배.”

“······.”

“예전부터 금영 철강이······. 전자보다는 후자일 가능성이 커요.”

“그럼 혹시 챌린저 3호 펀드가?”

의심하는 윤주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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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았다 요놈 +1 24.09.15 274 6 11쪽
15 트리거 건 +1 24.09.14 279 5 11쪽
14 북촌 능구렁이 +1 24.09.13 297 6 11쪽
13 사고사 +1 24.09.12 332 7 11쪽
12 악우 소성호 +1 24.09.11 334 8 11쪽
11 딜레마 +1 24.09.10 348 8 11쪽
10 이른 아침에 똥 밟았다 +1 24.09.09 373 9 11쪽
9 다시 뛰는 알바 전선 +1 24.09.08 379 9 11쪽
8 태경 제약 +1 24.09.07 399 10 11쪽
7 한 성질 하는 녀석 +1 24.09.06 401 9 11쪽
6 난장 +1 24.09.05 405 9 11쪽
5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16 9 11쪽
4 큰 사모님 +1 24.09.03 429 10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50 10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473 10 11쪽
1 막을 수 없는 운명 +1 24.09.02 561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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