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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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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최근연재일 :
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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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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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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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마른하늘에 날벼락

DUMMY

장익수 회장의 사생아에 관한 소문을 들어 알고 있는 권중돈 회장이다.

지금 장례식장 지하에 있는 빈소에 박영선이 와 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이문희의 보고가 타당성이 있다.

권중돈 회장이 중얼거렸다.

“허. 장익수 그 인간. 정력이 아주 끝내주는구먼. 그래. 딸뻘인 여직원을 건드려서 손자뻘의 막내아들을 보다니 말이야.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원.”

이문희가 말했다.

“회장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른 분도 아니고 북창동 큰 사모님이 지금 장례식장에 오신 거지 않습니까.”

“······.”

“그리고 어찌 되었던 장익수 전 대룡 그룹 회장님의 아들이니 이대로 모르는 척하는 건 아닌 듯합니다만.”

권중돈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을 비쳐야지. 다른 곳도 아니고 우리 거산 그룹의 계열사인 거산 의료원에서······. 상복을 준비해. 아, 그리고 부조금도 넉넉히.”

이문희 실장이 머리를 숙였다.

“네, 회장님.”

권중돈 회장이 중얼거렸다.

“어디 죽은 장익수 그 인간의 막내아들 얼굴이나 한번 보러 가 볼까?”

호기심을 내비쳤다.


* * *


끼익.

두 대의 고급 승용차가 거산 의료원 장례식장 앞에 차례대로 섰다.

제일 앞에 서 있는 고급 승용차 조수석에서 내린 김예지 비서가 뒷좌석 문을 열었다.

덜컥.

그러자 대룡 재단 이사장 장명희 부부가 내렸다.

장명희는 상복을 입고 서서 잠시 자신의 옷차림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옆에 서 있는 장명희 이사장의 남편.

케이블 방송사 STV 김수학 사장은 당혹감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졸지에 아들뻘의 처남이 생겼다.

한편 뒤에 있는 승용차 뒷좌석에서 장명희 이사장의 딸.

대룡 기획 김민정 부장이 내렸다.

그녀 역시 상복을 입고 있었다.

회사 업무와 관련하여 장례식장을 몇 번 찾은 적이 있는 김민정이다.

“나, 정말. 혼란스러워서.”

어느 날 갑자기 연하의 막내 숙부가 생겼다.

그런 까닭에 부친 김수학 사장과 똑같이 김민정 역시 무척 혼란스러웠다.


* * *


김예지 비서가 서 있는 장명희에게 다가가 서더니.

“이제 그만 들어가셔야 합니다. 이사장님.”

장명희가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 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아. 김 비서.”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사장님. 북창동 큰 사모님이 와 계시다는 것만 생각하십시오.”

김예지 비서의 말에 장명희가 한숨을 길게 쉬었다.

“휴우.”

모친 박영선.

화나면 정말 무섭다. 어려서부터 어머니 박영선이 화났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직접 보았고 온몸으로 겪었다.

“내가 이 나이 먹고 어머니 눈치를 봐야 한다니.”

장명희가 중얼거리며 은근 짜증 냈다.

아닌 말로 지금 당장 사위를 보아도 무방할 연배다.

그런데 이복 막냇동생 문상을 해야 한다.

그것도 죽은 아버지의 사생아를 낳은 여자의 빈소를 찾아서 말이다.

김예지 비서의 말을 들은 김수학 사장이 아내 장명희 이사장을 돌아보았다.

“들어가 봅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장모님이 와 계시다고 하니. 들어가 뵙지 않을 수 없잖소.”

“휴우우. 도살장 안으로 끌려가는 소의 심정이 지금의 내 심정일 거예요.”

장명희 이사장의 말에.

“호호호.”

웃으며 딸 김민정이 서 있는 장명희 부부에게 걸어와 섰다.

장명희 이사장이 급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핀 다음.

딸 김민정을 쳐다보았다.

“장례식장에서는 함부로 웃는 게 아니야.”

김민정이 대답했다.

“알아요. 엄마.”

“알면서 웃어?”

“그럼 안 웃어요. 대체 할머니가 얼마나 무섭기에 그래요?”

김민정이 궁금증을 내색했다.

확 얼굴이 달아오른 장명희였다. 딸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는 동안 김수학 사장이 딸 김민정을 쳐다보았다.

“민정이 너는 단 한 번도 외할머니가 화난 모습을 본 적이 없지?”

김민정이 부친 김수학 사장을 바라보았다.

“네에, 아버지.”

“하아아아아.”

김수학 사장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 아빠가 말이다. 소싯적에 네 엄마와 둘이서 이태리 여행을 갔다가······.”

“입 다물어요. 뭐 좋은 일이라고.”

장명희 이사장이 급히 남편 김수학 사장을 돌아보며 눈을 흘겼다.

그러자 김수학 사장이 찔끔거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허, 험.”

그러고는 헛기침했다.

김민정이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호호호.”

장명희 이사장이 딸을 쳐다보았다.

“너, 또?”

“알았어. 엄마. 안 웃어. 안 웃는다고. 그런데 묘하네.”

“뭐가?”

장명희 이사장이 딸에게 물었다.

“지금 엄마 모습 말이야. 아주 조금 외할머니를 닮았어.”

“끔찍한 소리 하지 마라. 응. 이 엄마는 네 외할머니······.”

장명희 이사장이 말을 하다가 말았다.

모친 박영선을 닮지 않고 부친 장익수 회장을 닮았다.

딸 김민정에게 그렇게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부친 장익수 회장이 사생아를 남겨 둔 것을 의식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중간에서 말을 멈추고 말았다.

그러자 김예지 비서가 장명희 이사장을 재촉했다.

“이사장님.”

그에 장명희 이사장이 대꾸하며.

“알았어.”

앞으로 걸어갔다.

저벅저벅.


* * *


거산 의료원을 목전을 둔 도로를 주행 중인 고급 세단.

뒷좌석에 장태진 부회장 부부가 앉아 있었다.

허영희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입은 상복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지금 시간에 상복을 입고······.”

황당한 기색을 지었다.

옆에 앉은 장태진 부회장이 그런 아내 허영희를 힐금거렸다.

“당신하고 안 어울려. 내일 당장 괜찮은 상복 한 벌 해 입어.”

허영희가 남편 장태진 부회장을 돌아보았다.

“이 양반이. 상복이 무슨 패션인 줄 알아요. 죄다 거기서 거기라고요. 세상 누가 상복에 맵시를 줘요.”

“허, 험.”

장태진 부회장이 헛기침을 하더니 와락 인상 썼다.

“정말이지. 아버지는 왜에에에?”

복장이 터질 것 같다.

하루아침에 막냇동생이 생겼다.

아들 장정식이 대학 4학년이다.

아들보다 3살 연하의 막내 남동생이라니.

억장이 무너지는 장태진 부회장이었다.

허영희가 남편 장태진 부회장의 눈치를 보며 슬며시 물었다.

“혹시 그룹 경영 구도에 무슨 변화가 생기는 거 아니에요?”

장태진 부회장이 대꾸했다.

“형 말로는 그런 변화는 없을 거라고 말하지만. 문제는 망신살이 단단히 뻗쳤다는 거야.”

매우 신경질적인 장태진 부회장이었다.

허영희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괜히 남편 장태진 부회장에게 뭐라 말을 걸었다가는 한바탕 부부 싸움을 할 것 같아 의식적으로 이를 피했다.

부부가 탄 승용차가 막 거산 의료원 입구로 들어섰다.


* * *


그 시각.

거산 의료원 장례식장 입구 앞.

두 대의 고급 승용차가 섰다.

끼, 끼익.

이어 두 번째 승용차에서 장태준 회장 부부가 내렸다.

그사이 다른 차량에서 내린 경호원들이 신속한 동작으로 장례식장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까지의 동선을 확보했다.

“정말.”

장태준 회장은 내키지 않아 발을 떼기 힘들었다.

옆에 서 있는 아내 최연숙이 돌아보며 말했다.

“어머님이 와 계세요.”

“끄응.”

장태준 회장이 앓는 소리를 흘리는 동안.

다른 차에서 내린 아들.

대룡 그룹 전략 기획실장 장정열이 천천히 장태준 부부에게 걸어갔다.

“아버지, 어머니. 들어가시죠. 괜히 늦게 들어갔다가 할머님께서 늦게 왔다고 한소리하시면.”

피곤해진다.

장정열이 은근 그런 속내를 드러냈다.

장태준 회장이 아들 장정열을 쳐다보았다.

“넌, 괜찮은 거냐?”

“뭐가요?”

“인석아. 너보다 한참 어린 막내 숙부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

장정열이 웃었다.

“하하하하하.”

장태준 회장이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야, 장례식장 주변에서는 함부로 웃는 게 아니야.”

장정열이 미소 지으며 부친 장태준 회장을 바라보았다.

“그룹 경영이나 상속. 그리고 그룹 계열사 지배 구조에 일절 영향을 안 미치잖아요. 그런데 뭘 걱정하세요? 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다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모친 최연숙이 아들 장정열을 쳐다보았다.

“정열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너보다 한참 연하야.”

장정열이 최연숙을 쳐다보았다.

“어머니. 할머니께서 살면 얼마나 사시겠어요.”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박영선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럭저럭 대우를 해 준다. 하지만 박영선 사후에는 서로 남남으로 살면 된다.

장정열이 그런 속내를 내비쳤다.

장태준 회장이 그런 속내를 밝힌 아들 장정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친자식이지만.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자식 같지가 않았다.

장태준 회장이 아내 최연숙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최연숙이 장태준 회장을 마주 보았다.

“왜에 그런 눈으로 날 봐요?”

장태준 회장이 눈짓으로 아들 장정열을 가리켰다.

“당신 나 몰래 바람피운 거 아니지?”

“뭐라고요?”

최연숙이 기막혀했다.

장태준 회장이 눈짓으로 장정열을 가리켰다.

“날 닮은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야.”

최연숙의 아미가 확 올라갔다.

“외탁이에요. 정열이는 우리 최씨 집안의······.”

“쩝.”

장태준 회장이 입맛을 다시며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 아내 최연숙의 시선을 피했다.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아내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운 장태준 회장이었다.

장정열은 말장난을 즐기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지켜보며 입가에 흐릿한 미소를 지었다.


* * *


일순간에 모든 것이 확 달라졌다.

복도 좌우에 화환들이 가득 세워졌다. 조문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장례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빈소의 모습이었다.

몰려드는 조문객들로 매우 바쁘다.

맞절을 하느라 쉴 새 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가 일어났다.

무한 반복 루프였다.

그런 내 옆으로 이복형들이 나란히 섰다.

상복을 입고 팔뚝에 상주임을 나타내는 완장을 찬 장태준, 장태진 형제.

불만이 엄청나지만 서슬이 퍼런 모친 박영선 때문에 지금 마지못해 상주 노릇을 하는 중이다.

형제의 아내 최연숙, 허영희 역시 내심 불만이 폭주 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앞치마를 두른 채 바삐 일하는 중이다.

그 모습을 한 테이블에 모여 앉은 김민정, 장정열, 장정식이 지켜보았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나올 일이 아닐까 싶어. 형.”

장정식이 사촌 형 장정열을 쳐다보았다.

“입 다물고 눈 질끈 감아. 괜히 뭐라 말하고 나섰다가는 당장 할머니의 손찌검이 내 뺨으로 휘익. 알지?”

“끄응.”

장정식이 앓는 소리를 냈다.

할머니 박영손이 손매가 이만저만 매운 것이 아니다.

의자에 앉아 폰을 매만지는 김민정.

“정식이 너보다 3살 아래란다.”

장정열과 장정식이 김민정을 쳐다보았다.

기가 막힌다.

두 사촌은 그런 속내를 밝혔다.

“누나는 별생각이 없나 봐.”

장정식의 말에 김민정이 대꾸했다.

“너희는 장씨. 나는 김씨. 아무래도 한 다리 건너지.”

장정열이 피식 웃었다.

“확실히 누나의 의식 세계는······ 누나의 머리는 해부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어.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야?”

김민정이 폰을 만지작거리며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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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태경 제약 +1 24.09.07 399 10 11쪽
7 한 성질 하는 녀석 +1 24.09.06 402 9 11쪽
6 난장 +1 24.09.05 405 9 11쪽
»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17 9 11쪽
4 큰 사모님 +1 24.09.03 430 10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50 10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474 10 11쪽
1 막을 수 없는 운명 +1 24.09.02 561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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