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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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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최근연재일 :
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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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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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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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큰 사모님

DUMMY

그래도 대룡 장씨 집안 핏줄인데.

저런 몰골이라니.

가슴이 답답해지는 박영선이었다.

그래도 빈손데. 조화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향을 피우는 향로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냔 말이다.

컴컴한 빈소.

불이 켜진 곳은 달랑 두 곳이다.

액자가 있는 빈소.

등을 기대고 앉은 상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상복을 입은 장영훈.

한편 고영환 변호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 있는 복도 바닥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우우.”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셨던 대룡 그룹 전 회장 장익수.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으로부터 도망친 이희수, 장영훈 모자를 몹시 찾았다.

“내가 죄인이야. 죄인. 그 아이 희수에게 사죄해야 하는데······.”

백방으로 찾으려 하였다.

하지만 모자는 철저히 종적을 감추어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장익수 회장의 사생아 장영훈.

이복이지만 형인 장태준, 장태진 두 형제와 너무 비교된다.


* * *


박영선이 옆에 서 있는 양금희를 돌아보았다.

“양 실장.”

“네, 큰 사모님.”

“당장 장례식장에 일러 빈소를 최고로 꾸며 달라고 하고. 태준이, 태진이, 명희는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모두 다······.”

대룡 그룹 회장 오너 일가를 몽땅 다 소환해라.

이어서.

“그룹 사장단과 임원들도 몽땅 다 불러.”

박영선의 도에 넘는 지시에 당황한 양금희가 급히 박영선을 불렀다.

“큰 사모님.”

그건 좀 아니다.

박영선은 빈소를 바라보며 힘주어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 장씨 집안 핏줄이야. 그런데 저게 뭐냐고? 엉!”

화내는 박영선이었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큰 사모님.”

오랫동안 박영선의 곁에서 수발을 들었다.

그런 까닭에 박영선이 화나 났는지. 나지 않았는지. 정도는 바로 알아챈다.

화난 박영선의 지시에 어물대다가는 일 난다.


* * *


그리 오래지 않아 거산 의료원 장례식장이 발칵 뒤집혔다.

양금희.

그녀가 거산 의료원장 장기영에게 전하라고 한 말.

대룡 그룹 큰 사모님이 지금 장례식장 지하의 한 빈소에 와 있다.

빈소를 최고로 꾸며라.


* * *


그리 오래지 않아 장기영 원장을 포함하여 퇴근했었던 각과 과장들이 우르르 장례식장 지하 빈소로 몰려갔다.


* * *


침대에 누워 빨대로 딸기 우유를 쭉쭉 빨아 마시던 권중돈 회장이 이문희의 보고에 놀라 반문했다.

“뭐야? 북창동 그 할망구가?”

“네.”

“아니 대체 누구 빈소기에 그 할망구가 직접 나서서 그렇게 챙겨?”

권중돈 회장이 궁금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지금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회장님. 알아내는 즉시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래. 좀 빨리 알아봐. 내가 말이야. 아주 궁금해.”

“네, 회장님.”

권중돈 회장이 중얼거리며 벽을 쳐다보았다.

벽시계.

권중돈 회장이 의문조로 중얼거렸다.

“지금 시간에 북창동 그 할망구가······.”

어지간한 남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범상치 않은 포스의 소유자.

박영선.


* * *


야밤에 대룡 그룹 오너 일가는 물론이고 그룹이 발칵 뒤집혔다.

“어머님이?”

장태준 회장의 부인이자 대룡 그룹 안주인인 최연숙은 영문을 몰라 매우 혼란스러워했다.


* * *


“뭐라고?”

장태진 그룹 부회장의 부인인 허영희.

돌연 시어머니 박영선의 호출에 어안이 이만저만 벙벙한 것이 아니다.

정중하게 상복을 갖춰 입고 아이들과 함께 거산 의료원 장례식장으로 오라고 호출받았기에.


* * *


“형!”

장태진 부회장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그룹 회장실에 난입했다.

장태준 회장이 책상에 앉아 머리를 숙이며 양손을 들어 감쌌다.

죽을 맛이다.

“이게 다 어떻게 된 거냐고오오?”

형 장태준 회장에게 따져 물으며 바삐 책상으로 다가서는 장태진 부회장이었다.

장태준 회장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자세로 말했다.

“태진이 너도 아버지의 사생아에 관한 소문 알지?”

“설마?”

“그래. 두어 달 전에······.”

장태준 회장의 설명을 다 들은 장태진 부회장.

“이 미친 노망난 노인네가 정말.”

장태준 회장이 장태진 부회장을 쳐다보았다.

“야아. 인마. 아버지에게 그 무슨 망발이야.”

“망발은 무슨 망발. 세상에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입 다물어라. 어머니께서 이미 결정하신 일이다.”

“말이 돼에에?”

“정 그렇게 화가 나면 어머니에게 가서. 지금 내 앞에서 하던 고대로 말하고 행동하던가?”

장태준 회장의 말에 장태진 부회장이 일순 입을 꾹 다물었다.

“짜식이. 어머니를 무서워하기는.”

그러자 장태진 부회장이 장태준 회장을 쳐다보았다.

“그런 형은?”

“그래. 무섭다. 무서워. 어머니가 화를 내시면 난, 그 뒷감당할 자신이 없어.”

“형. 이대로 가다가는 집안 망신이야. 대 망신. 게다가 지금 어머니가 그룹 사장단에다가 임원들까지 몽땅 다 부르셨다고.”

“난들 뭔 수가 있겠냐? 어머니께서 하시겠다는데 말이다.”

“아우우우. 진짜. 아버지는 정말이지. 아우우우.”

장태진 부회장이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아들뻘 되는 막내 남동생이라니. 대룡 그룹은 물론이고 집안에 똥물을 끼얹는 존재다.

재계에 소문이 도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까지의 명망과 기업 이미지가 한순간에 허공으로 훨훨 날아간다.

자신에게 아들뻘 되는 사생아를 세상에 남겨 둔 아버지.

아들로서 미칠 노릇이다.


* * *


대룡 재단 이사장 장명희.

퇴근하여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양금희 실장의 연락을 받은 비서 김예지가 급히 집으로 찾아왔다.

“미쳤어?”

장명희는 길길이 날뛰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죽은 부친 장익수 회장의 사생아에 관한 소문을 말이다.

“거기가 어디라고 어머니가 가셔? 배알도 없다셔?”

장명희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김예지가 말했다.

“이사장님. 큰 사모님의 호출이십니다. 만약 불응하셨다가 뒷감당이······.”

김예지는 말끝을 흐렸다.

박영선.

그녀가 화가 나면 감당 불가다.

김예지의 말에 장명희가 힘없이 소파에 털썩 앉았다.

“이런 개X같은.”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오는 장명희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

남편과 아이들에게 어떤 낯으로 현 상황을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한마디로 말해 창피하고 부끄러워 낯을 들 수가 없다.


* * *


멍했다.

고영환 변호사의 말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저는 하시는 말씀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변호사님.”

“······.”

“제 아버님은 제가 갓난아기일 때 돌아가셨다고 어머님이 제게 그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 아버님이 대룡 그룹 장익수 회장님이라니.”

충격이 크다.

고영환은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우. 영훈 군.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건 돌아가시기 전에 모친께서 제게 맡기신 겁니다.”

고영환은 상의 안쪽 주머니에서 편지를 건넸다.

받아 들고 급히 펼쳐 보았다.


[······아들. 많이 놀랐지.

〈생략〉

엄마는 아들이 북창동에 들어가 서른이 될 때까지 있었으면 해.

서른이 된 후에는 아들 맘대로 살아도 돼. 그 전까지는 꼭 북창동에 붙어 있어.

이건 엄마 유언이니깐. 꼭 들어줘야 해.

아들. 알겠지?

〈생략〉

엄마가 정말 미안해.

아들.

우리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숨긴 것이 너무 많아.

그런 엄마를 아들이 용서해 줬으면 해.

아들.

꼭!

북창동에 들어가야 해. 알겠지?]


틀림없는 엄마의 필체다.

믿지 않을 수 없다.

편지를 손에 들고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 * *


잠깐 뒤.

고개를 돌려 액자를 바라보았다.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아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슬픔과 눈물을 참으며 말없이 고영환 변호사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박영선을 바라보았다.

“제가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여쭙니다.”

박영선이 대꾸했다.

“큰엄마라고 부르렴.”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말과 함께 일어나 앉은 박영선에게 큰절을 올렸다.

“외람되지만 저는 북창동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박영선이 흠칫했다.

“영훈 군.”

고영환 변호사가 급히 날 불렀다.

그렇지만 난 박영선에게 계속 말했다.

“이미 끊어진 연입니다. 제가 북창동에 들어가게 되면 그 끊어진 연이 다시 이어질 겁니다. 저는 그 연을 다시 잇고 싶지 않습니다.”

“······.”

“큰어머님이나 가족분들에게 누를 끼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라는 존재가 대룡 그룹과 일가분들에게 크나큰 짐이나 부담이 될 겁니다.”

“······.”

“그 무엇도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절 잊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 세상에 저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으시고······.”

박영선은 당황했다.

장영훈이 거절한다. 자신으로 말미암아 대룡 장씨 집안과 그룹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고영환 변호사는 난감했다.

죽은 이희수는 아들 장영훈을 부탁했다. 그런데 아들 장영훈은 지금 그것을 뿌리치려 한다.

“휴우우.”

박영선이 한숨을 쉬었다.

“희수가 아들을 잘 키웠구나. 하지만 말이다. 훈이라고 했지?”

“네에.”

“우리 장씨 집안은 희수와 네게 큰 빚을 졌단다.”

박영선은 죽은 남편 장익수가 강제로 이희수를 취하여 장영훈을 낳게 했음을 언급했다.

또한 아들 장영훈을 뺏고 이희수를 내치려 했다.

그것을 눈치챈 이희수가 당시 갓난아기였던 장영훈을 품에 안고 도망쳤다고 지난 세월 동안의 사정을 장영훈에게 설명해 주었다.

“부디 우리 장씨 집안이 희수와 네게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해 주렴.”

공손히 대답했다.

“말씀은 고마우나 저란 존재가 너무 큰 부담이 되실 겁니다.”

박영선이 미소 지으며 장영훈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우리 장씨 집안이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죽은 네 모친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게 한 부탁이다. 내가 이리 머리 숙여 부탁하마. 부디 너희 모자에게 진 빚을 갚을 수 있게 해 주렴.”

박영선이 앉은 자세 그대로 내게 머리를 숙이려 했다.

그에 난 급히 옆으로 돌아앉았다.

“이러지 마십시오.”

머리를 든 박영선이 날 바라보았다.

“훈아.”

가만히 박영선을 바라보았다.

좋은 분이다.

내 아버지라는 장익수 회장은 개차반 같은 작자 같은데.

그 부인인 박영선은 사리 분별이 명확한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마음이 넉넉한 것이 절로 호감이 간다.

옆으로 돌아앉은 자세 그대로 머리를 깊이 숙였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큰어머니. 반드시 보은하겠습니다.”

박영선이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녀석. 보은은 무슨 보은. 당연한 것을 가지고.”

박영선이 말하며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우르르.

다수의 사람이 빈소로 들어왔다.

개중에는 장례식장 직원들도 몇 끼어 있었다.


* * *


“뭐, 사생아?”

권중돈 회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문희를 바라보았다.

“네. 그 때문에 지금 장례식장에 북창동 큰 사모님이 와 계신다고 합니다.”

침착하게 보고하는 이문희였다.

권중돈 회장은 내심 반신반의했다.

‘허.’

죽은 장익수 회장의 사생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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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16 9 11쪽
» 큰 사모님 +1 24.09.03 430 10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50 10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473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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