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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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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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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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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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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고사

DUMMY

“네, 네에. 제가 바로 지금 계신 곳으로······.”

혼란스럽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일까?


* * *


서울 서부 경찰서 형사 2반.

내부는 매우 시끌시끌했다.

“말 안 해?”

“제가 아니라고요. 생사람 잡지 마세요.”

“이게 뭡니까? 설명해 보세요.”

“뭐긴요. 옷이잖아요.”

“이 양반이. 알 만한 양반이 딸뻘의 여자애 엉덩이를 왜 만져요.”

“······.”

“그거 성추행이라는 거 압니까? 모릅니까? 네에.”

“아니 멀쩡하게 주차되어 있는 차에 시너는 왜 뿌려요?”

“······.”

“그러다가 그 차가 주행 중에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려고요.”

“이 양반이. 끝까지 오리발이네. 이봐요.”

“······.”

“지하철 보안 카메라에 당신이 딸뻘인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는 광경이 다 찍혔다고요. 아시겠어요.”

책상에 앉은 이들이 맞은편 의자에 앉은 이들을 닦달했다.

의자에 앉은 이들은 하나같이 손에 수갑을 찼다.

나는 형사 2반 사무실로 들어서며 주변을 기웃거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다가 장영훈을 본 서른 중반의 형사 이복근이 물었다.

“뭡니까?”

쳐다보았다.

“네. 박지원 경장님을 찾아왔습니다만.”

“박 경장을 말입니까?”

“네, 몇 시간 전에 제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잠깐만요.”

이복근이 대꾸와 함께 고개를 돌려 주변을 이리저리 잠깐 둘러보았다.

“아, 저기 있네.”

날 돌아보며 오른손 검지를 들어 한 책상을 가리켰다.

“저기 뒤에 있는 벽에 붙은 캐비닛 중간 책상에 앉은 여자 보이죠.”

“아, 네에.”

“가 보세요.”

“네에, 감사합니다.”

짧게 인사한 후 박지원 경장이 앉은 책상을 향해 걸어갔다.

저벅저벅.


* * *


의자에 앉아 앞에 있는 서류를 들춰 보며 테이크아웃 커피를 막 마시던 박지원.

“저기······.”

귀에 들린 음성에 하던 일을 멈추고 손에 쥔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더니 왼쪽을 돌아보았다.

꾸벅.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안녕하세요. 아까 전에 통화했던 장영훈이라고 합니다.”

“아, 장영훈 씨.”

“네.”

“잠깐만요.”

박지원이 말하며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이내 일어났다.


* * *


의자에 앉아 박지원과 마주 보며 두런두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고영환 변호사.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며칠 전에 사망했다고 한다.

박지원에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없다고요?”

박지원이 반문했다.

“네에, 고 변호사님은 제가 알기로는 간에 오랜 지병이 있어서 술을 끊은 지 3, 4년 정도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

“의사 말로는 일상생활이 자칫 힘들어질지도 모를 정도로 간이 심하게 손상되었다고······.”

“······.”

“고 변호사님은 늘 약을 상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내가 알고 있는 고영환 변호사에 관한 것을 말했다.

“게다가 폰에 약을 먹어야 하는 시간을 알람으로 지정하시고 꼬박꼬박 챙겨 드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평소 그런 분이 음주 운전을 하실 리 없습니다. 더욱이 변호사잖습니까?”

“······.”

“다른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시는 고 변호사님이신데. 그런 분이 음주 운전을 하셨다는 건 좀 앞뒤가······.”

말없이 내 말을 듣고만 있던 박지원의 눈이 일순 반짝였다.

“그런 말은 처음 듣네요.”

말하며 고개를 책상으로 돌리며 오른손을 뻗었다.


* * *


박지원은 손에 얇은 서너 장의 서류를 들고는 두어 장의 페이지를 뒤로 넘겼다.

“최근에 빈번하게 통화하신 분이 딱 두 분이시더군요.”

“······.”

“한 분은 이희수라는 분으로 얼마 전에 사망 신고가 되셨고. 다른 사람은 장영훈 씨네요.”

박지원을 쳐다보았다.

“말씀하신 희자 수자를 쓰시는 분이 제 어머님이십니다.”

“아, 그래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박지원이었다.

“두어 달 전부터 고 변호사님이 제 어머님의 유언을······.”

내가 사생아라는 점.

대룡 그룹의 오너 일가라는 것을 박지원에게 말하지 않았다.

‘사고일 리 없어!’

내심 중얼거리는데.

서류를 책상에 툭 던지듯이 내려놓으며 박지원이 물었다.

“죽은 고영환 변호사님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언제였습니까?”

“어머니 장례식 이후 고 변호사님을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

“상속과 사망 신고 등. 이런저런 법적인 문제를 고 변호사님이 봐주셨습니다.”

박지원이 침음을 흘렸다.

“흠. 그렇다면 한 달 전쯤이겠군요.”

“네.”

박지원이 불쑥.

“······그날 어디에서 무엇을 허고 계셨습니까?”

내 알리바이를 물었다.

눈을 깜빡이며 머릿속을 더듬었다.

“그날. 그 시간이라면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던 중이었을 겁니다.”

“······.”

“제가 사는 동네에 의외로 CCTV 카메라가 많습니다. 한번 확인해 보십시오.”

아닌 말로 집집마다 카메라다.

그냥 일반적인 카메라도 아니다. 동작 감지 센서가 내장된 카메라다.

그런 이유로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 카메라가 좌우로 이동한다.


* * *


얼마 후.

서부 경찰서 현관.

박지원 경장이 서서 시야에서 멀어지는 장영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별생각 없이.

탐문 수사의 일환으로 고영환 변호사의 폰 통화 기록을 조회했었다.

그리고 최근 통화 빈도가 높은 장영훈과 이희수에게 연락했는데.

그런데 뜻하지 않은 정보를 얻었다.

고영환 변호사는 음주를 할 수 없다.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폰에 알림을 지정하여 약을 챙겨 먹을 정도로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 고영환 변호사는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현장 사망했다.

장영훈에게 연락하기 전에 국과수에서 연락이 왔다.

“고영환이라는 분의 사체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너무 낮다.

그런데 음주 운전으로 죽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이 정도 혈중 알코올 농도로 음주 운전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박지원 경장이 그에 의아함을 느꼈다.

음주 운전으로 사망한 사람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낮아도 너무 낮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혹시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타살이라면?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박지원은 장영훈에게 연락했다.

뭔가 있어!

확신의 눈빛을 띠는 박지원 경장이었다.


* * *


서부 경찰서 인근에 있는 도로가 카페.

창가 테이블에 앉아 라떼를 마시며 생각했다.

‘고영환 변호사님이 음주 운전으로 현장에서 사망하셨다니.’

뭔가 이상하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고영환 변호사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음주를 했다?

게다가 변호사인데. 음주 운전을?

‘말이 안 돼. 고 변호사님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야.’

‘······.’

‘만에 하나 음주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면?’

가정을 해 보았다.

내가 잠시 전에 만나 보았던 박지원 경장.

‘고 변호사님이 마지막으로 처리한 일이 나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어.’

나와 관련 있는 일.

‘설마?’

내가 대룡 그룹 오너 일가가 된 것과 관련이?

‘아, 아니겠지.’

혼란스럽다.

혹시라도 고 변호사님이 나 때문에 죽었다면?

나 때문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고 변호사님을 죽이고.

음주 운전으로 현장 사망한 것으로 위장했다면?

말이 안 된다.

그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죽이려면 날 죽여야지.

일개 변호사를 죽여 뭔 이익을 보겠다고?

‘하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화풀이.

고영환 변호사가 아니었더라면.

큰어머니 박영선은 어머니나 나에 관해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모자에 관한 것을 큰어머니에게 알린 사람이 다름 아닌 고영환 변호사다.

그 때문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누군가의 눈 밖에 단단히 났다면?

음주 운전으로 현장 사망한 것으로 꾸밀 정도로 나름 머리가 있다면?

음.

날 죽이려고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아니겠지.

그럴 리가 없어.

머릿속에서 대룡 그룹의 삼 남매가 떠오른다.

장태준 회장, 장태진 부회장, 장명희 이사장.

만에 하나.

고영환 변호사를 죽인 이가 그들 남매들 중 한 명이라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나는 이미 모든 상속을 포기했고.

대룡 그룹과 관련된 그 어떤 권리 행사도 하지 않겠다고 서약했는데.

법적인 공증도 받았는데.

그런 날 죽여 무슨 이익이 있다고?

설마 내가 미워서.

단지 그런 이유로 고영환 변호사에 이어 날 죽이려고 한다고?

말이 안 되잖아.

겨우 그런 이유로 날 죽이려고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고?


* * *


머릿속이 매우 복잡해졌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혼란스럽고 뒤죽박죽이다.

심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생각난다.

돌연.

띠리리리리링.

폰이 울렸다.

순간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이런.’

너무 생각에 몰입한 것 같다.

상의에서 폰을 꺼내 액정을 보았다.

눈에 익은 번호다.

윤주경 선배다.

폰의 통화 버튼을 옆으로 젖힌 후. 오른쪽 귀에 폰을 댔다.

“네에, 장영훈입니다.”

“훈아. 나야.”

폰 너머에서 윤주경의 음성이 들렸다.

“아, 선배.”

“급히 전화할 일이 생겨서 말이다.”

“무슨 일인데요?”

물었다.

“태경 제약 사장이 어젯밤에 갑자기 의식 불명 상태가 됐어. 지금 거산 의료원에서 긴급 수술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여의도 증권가에······.”

내심 놀랐다.

‘흑.’

태경 제약 사장이 쓰러지고 수술을 받는 것을.

윤주경 선배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알아낸 것인지.

정말이지 신기하다.

그 점을 말하자.

“야아. 이 바닥이 원래 그래.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이 엄청 빨라.”

“쩝.”

입맛을 다셨다.

“어떻게 할래? 현시점에서 태경 제약에서 손을 뗄래? 아니면 못 먹어도 고 할래?”

그에 난 지체 없이 대답했다.

“선배.”

“응.”

“고입니다.”

잠깐 폰 너머에서 윤주경 선배가 침묵했다.

“선배.”

내가 부르자.

“훈아.”

윤주경이 날 불렀다.

“네, 선배.”

“사장이 쓰러졌어. 그 때문에 지금 태경 제약이 아주 난리야.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어.”

“······.”

“당분간 회사가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이야. 그런 상황인데. 계속 간다고?”

윤주경이 의문을 내색했다.

“네, 선배. 멈추지 않고 고입니다.”

“야아.”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선배.”

“뭐?”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된 거라고요.”

폰 너머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윤주경 선배의 음성이 들렸다.

“훈아. 난.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어.”

“······.”

“너, 태경 제약에 전 재산을 올인했어. 설마 그걸 잊고 있는 건 아니지?”

대꾸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선배.”

“그런데도 계속 간다고?”

“네.”

“너 도대체 뭔 생각인 거냐? 난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응?”

매우 당황한 윤주경 선배였다.

“선배.”

“응.”

“갑니다.”

“훈아.”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은 끝까지 가 봐야 죽을 먹을지. 밥을 먹을지. 그 가부를 알 수 있습니다.”

“훈아. 너 그러다 알거지가 될 수도 있어.”

윤주경 선배가 날 걱정해 주었다.

씨익.

나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태경 제약은 이제 시작이다.

현 상황을 계속 관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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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잡았다 요놈 +1 24.09.15 274 6 11쪽
15 트리거 건 +1 24.09.14 280 5 11쪽
14 북촌 능구렁이 +1 24.09.13 297 6 11쪽
» 사고사 +1 24.09.12 333 7 11쪽
12 악우 소성호 +1 24.09.11 335 8 11쪽
11 딜레마 +1 24.09.10 348 8 11쪽
10 이른 아침에 똥 밟았다 +1 24.09.09 374 9 11쪽
9 다시 뛰는 알바 전선 +1 24.09.08 380 9 11쪽
8 태경 제약 +1 24.09.07 400 10 11쪽
7 한 성질 하는 녀석 +1 24.09.06 402 9 11쪽
6 난장 +1 24.09.05 406 9 11쪽
5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17 9 11쪽
4 큰 사모님 +1 24.09.03 430 10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50 10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474 10 11쪽
1 막을 수 없는 운명 +1 24.09.02 563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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