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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대룡의 사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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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작품등록일 :
2024.09.02 15:59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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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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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59

작성
24.09.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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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동아리 방

DUMMY

윤주경에게 말했다.

“주식 시장이란 것이 원래 불확실성 그 자체잖아요. 선배.”

“그렇긴 하지.”

“서로 사전에 짝짜꿍이 되어 금영 철강의 주식을 띄우기 위한 작전 중일지. 그 누가 알겠어요. 선배.”

“흠.”

폰 너머에서 윤주경이 침음을 흘렸다.

윤주경에게 말했다.

“금영 철강 주식을 누가 가장 많이 매입하는지.”

“······.”

“누가 가장 주식 매매양이 많은지.”

“······.”

“인위적으로 금영 철강의 주가를 밀어 올리려는 작자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선배.”

함부로 판에 끼어들지 말고 뒤로 물러나 돌아가는 추이를 살펴라.

“선배.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 잊지 말아요.”

“······.”

“괜히 욕심에 눈이 멀어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면 날리는 것은 돈만이 아니라고요.”

에둘러 커리어를 언급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좁다. 한 번 소문이 돌면 걷잡을 수 없다.

간혹 그 점을 노리고 작전 조직들이 장난질을 치기도 한다.

뭐 열에 아홉은 성공하지만······.


* * *


‘흠······ 현 상황에서 왜 갑자기 금영 철강이 튀어나와?’

대단히 의심스럽다.

윤주경 선배가 말한 금영 철강을 매수 추천 종목으로 밀어 올리는 작자들.

‘은근 솔솔 작전 냄새가 풍긴단 말이야.’

좋지 않다.

만에 하나 금영 철강에 모종의 장난질이 들어갔다면.

기존의 소액 주주나 주가 상승에 혹해 뛰어든 무분별한 주주들.

그들 모두 뒤통수를 엄청 세게 얻어맞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누가 주식 시장으로 들어와 기존 판을 흔들려는 거지?”

중얼거리며 생각했다.

느낌이 팍 온다.

누군가가 여의도 중권가를 가지고 놀려고 한다.

그런데 그자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써는······.


* * *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

세 후배가 선배 장영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윤주경 선배.

동아리 방 선배로 현직 증권맨이다.

동아리 방은 주식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

그런 이유로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일부 학생들이 모였다.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 역시 그런 부류다.

셋은 장영훈과 윤주경의 통화를 다 들었다.

금영 철강.

주가가 상승한다. 한데 그 상승이 작전 세력의 수작질일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의 마음속에서 충동이 일었다.

금영 철강 주식 매입.

작전 세력이 주가를 끌어올린다. 그들이 주가를 폭락시키기 전에 빠져나오면?

돈을 벌 수 있다.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는 욕심에 서서히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 * *


윤주경 선배와의 통화를 끝내고 폰을 상의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를 보았다.

순간 아차, 했다.

후배들의 눈에서 탐욕이 보인다.

자칫 돈에 눈이 멀면 크게 사고 칠 것 같아 서둘러 주의를 주었다.

“금영 철강.”

김지태, 이춘희, 박진수가 거의 동시에 몸을 움찔했다.

세 후배를 한 명씩.

똑바로 바라보며 주의를 주었다.

“절대 투자하지 마라. 만약에 투자하는 놈이 있으면 내가 반드시 동아리 방에서 내쫓아 버린다.”

“······.”

“이후 두 번 다시 동아리 방에 올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다. 물론 나와의 인연도 끝이다.”

협박하듯 세 후배에게 말했다.

“선배.”

김지태가 날 불렀다.

“할 말 있으면 해.”

김지태를 바라보았다.

“작전 세력이 주가를 폭락시키기 전에 빠져나오면 되잖습니까?”

“훗.”

나는 실소했다.

“뭔 수로 작전 세력이 주가를 폭락시키는 시점을 예측해?”

“그, 그건······.”

김지태가 말을 더듬었다.

언성을 높였다.

“야, 인마.”

“······.”

“한다하는 증권맨들도 작전 세력에게 당하는 판에. 너 같은 초짜가 뭔 수로 작전 세력의 뒤통수를 쳐.”

불안하다.

돈에 눈이 멀면 자고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것이 사람이다.

“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지태야. 주식 투자에 있어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욕심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욕심.”

“······.”

“아예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욕심에 눈이 멀지 말란 말이다.”

이어서 이춘희, 박진수를 돌아보았다.

“내가 너희에게 누누이 말했다. 주식 투자는 차가운 이성으로 하라고 말이다.”

“······.”

“금영 철강 주식은 지금 당장 너희들 머릿속에서 지워라. 나중에 피눈물 흘리지 말고.”

내가 워낙 강경하게 말해서일까?

지태, 춘희, 진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근 내 눈치를 보았다.

불안감에 다시 한 번 세 후배에게 주의를 주었다.

“하지 마라.”

“······.”

“내가 지금 이 순간. 너희들에게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리고 그때.

덜컥.

문이 열리며 성호가 들어왔다.

“영훈아.”

날 소리쳐 부르는 것을 보니 뭔가 성과가 있는 모양이다.


* * *


몇십 초 후.

내 왼쪽에 앉은 성호가 알아 온 학생회 결정에 관해 말했다.

“일단은 본부 건물을 점거한 애들과 재단, 경찰 사이를 중재하고. 점거한 애들이 그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게 조치하기로 했어.”

성호를 돌아보았다.

“동조 시위는?”

성호가 바로 대꾸했다.

“안 하기로 했어.”

시선을 바로 하며 한숨을 쉬었다.

“휴우. 예상대로네.”

성호가 날 돌아보았다.

“너어······.”

천장을 힐금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지태가 날 불렀다.

“선배.”

천장을 보던 눈을 천천히 내리감았다.

“왜에?”

“저희들더러 움직이지 말라고 한 게 그럼.”

“그래. 학생회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상. 공연히 점거한 애들에게 동조했다가는 개피 봐.”

성호가 입맛을 다셨다.

“쩝. 누가 정외과 아니라고 할까 봐. 정세 판단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영훈아. 응.”

눈을 감으며 성호에게 대꾸했다.

“그 정도 갖고 정세 판단이라고 말할 수 없어. 그건 기본이니깐.”

“선배. 기본이요?”

춘희가 날 쳐다보았다.

대꾸했다.

“그래. 지금 학교 본부 건물을 점거한 애들은 극소수야. 일시적인 감정 폭발로 들고 일어난 거라고.”

“······.”

“학생회도 내부적으로 현 상황에 매우 당황하고 있을 거야. 사전 계획된 시위나 점거라면 몰라도.”

“······.”

“난데없이 돌발적으로 일어난 상황은 통제 불가능하니깐.”

말하며 학생회의 속성에 관해 슬쩍 언급했다.

“기본적으로 학생회는 학교 학생들 전체를 대표하는 기구지만. 현실적으로 전체 학생들의 의사를 대변하지는 못하고 있어.”

비유해 주었다.

“국회 내에서 활동하는 정당을 원내 정당이라고 하고. 국회 밖에서 활동하는 정당을 원외 정당이라고들 하지.”

“······.”

“둘 다 똑같은 정당이지만. 원내 정당은 주류. 원외 정당은 비주류야.”

“······.”

실질적으로 상황을 주도하고 정국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원내 정당이지.”

“······.”

“원내 정당은 자신들이 적자라고 생각해. 원외 정당은 서자라고 생각하고. 후후후.”

“······.”

“국민들을 거지발싸개 취급하는 것은 원내 정당이나 원외 정당이나 똑같아.”

말하며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국민 존중?”

“······.”

“대한민국 정치에 그런 건 없어.”

“······.”

“있는 것은 오직 원내 정당이건 원외 정당이건. 자신들의 이권 밖에 없지.”

“······.”

“결국 그들도 까놓고 말하면 국민을 속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꾼 집단이라고.”

대학 본부 건물을 점거한 애들과 학생회를 언급했다.

“점거한 애들은 원외 정당. 학생회는 원내 정당.”

“······.”

“그렇게 생각하며 현 상황을 추론해 보면 답은 자연스럽게 나와.”

학생회를 언급했다.

“학생회는 언제나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싶어 해.”

“······.”

“상황을 주도할 수 없는 돌발적인 돌출 상황은 극구 피하지. 후후.”

“······.”

“반면에 사전에 철저히 기획 및 계획된 학내 시위를 좋아해.”

“······.”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모든 상황을 마음껏 조정할 수 있으니깐 말이야.”

눈을 뜨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상의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어 천천히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학생회는 현 상황이 달갑지 않아.”

“······.”

“그러니 최대한 현 상황을 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을 거야.”

후우우우우.

하얀 담배 연기를 뿜었다.

그러자 춘희와 진수가 동시에 말했다.

“영훈 선배. 동아리 방은 금연입니다.”

“선배. 저, 비흡연자예요.”

순간 움찔했다.

“끄응. 미안. 내가 춘희, 진수. 너희들이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서둘러 피우던 담배를 껐다.

이어 말했다.

“게다가 학생회는 재단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해. 그래야 자신들에게 이익이니깐.”

“······.”

“괜히 재단과 각을 세우며 척을 져 봐야. 학생회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어.”

본부 건물을 점거한 학생들을 언급했다.

“다들 순간적으로 욱하는 마음에 들고 일어났어. 아마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걸.”

“······.”

“그 애들 중에서 본부 건물을 점거한 전체 애들을 이끌 만한 역량이 있는 녀석이 있는지는 몰라도.”

“······.”

“절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 상황을 끌고 갈 수는 없어.”

언론을 언급했다.

“웬 놈이 뭘 어떻게 해서 언론을 움직였는지는 모르지만. 꽤 고단수야.”

“······.”

“언론을 끌어들임으로써 현 상황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하고 있어.”

“······.”

“그 녀석 머리 하나는 엄청 잘 돌아가는 놈이야. 게다가 전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한마디로 말해 권모술수에 아주 능숙한 녀석이란 말이지. 현 상황을 생각하면 그 자식이 학생회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거야.”

“······.”

“내가 볼 때는 그 자식이 차기 학생회장 선거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모르지.”

“······.”

“지금으로써는 전체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

손을 들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러자 성호가 날 힐금 쳐다보았다.

“대체 웬 놈이야. 현 상황을 이용해 학생회와 재단을 함께 도모한 놈이 말이야.”

“모르지.”

대꾸하며 학생 식당에서 트리거 건 역할을 한 녀석을 생각했다.

‘설마?’

마음에 걸린다.

최초 상황 유발자.

그놈이 차기 학생회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재단과 학생회를 한꺼번에 도모하려고 했다면?

씨익.

속으로 미소 지었다.

‘다음 학생회장 선거가 아주 재미있어지겠는데. 후후후.’

대학생인 주제에 정치꾼 행세를 하려는 놈이다.

근데 내가 보기에는 정치가 뭔지 아는 놈이다.

‘만에 하나 그놈이 언론을 끌어들였다면?’

일순 나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진다.

동시에 소름이 확 끼쳤다.

엄청 큰 사고를 치고도 남을 놈이다.

‘음······.’

경각심이 인다.

어쩌면 내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놈일 수도 있었다.

내가 입학하고 지금까지.

지난 2년 동안 학내는 평온하고 무탈했다.

이렇다 할 일이나 상황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현 학생회나 총학생회장에게 도전하는 이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대학 본부 건물 점거라는 상황이 발생했다.

‘······쯧쯧.’

내심 혀를 찼다.

상황 유발자.

3, 4학년이 아닐지도 모른다. 만약 1, 2학년이라면?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 말았다.

‘음.’

느낌이 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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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주식회사 승아 산업 +1 24.09.18 177 7 11쪽
18 상황 유발자 +1 24.09.17 232 6 12쪽
» 동아리 방 +1 24.09.16 248 6 12쪽
16 잡았다 요놈 +1 24.09.15 312 8 11쪽
15 트리거 건 +1 24.09.14 314 8 11쪽
14 북촌 능구렁이 +1 24.09.13 334 9 11쪽
13 사고사 +1 24.09.12 364 8 11쪽
12 악우 소성호 +1 24.09.11 362 10 11쪽
11 딜레마 +1 24.09.10 375 10 11쪽
10 이른 아침에 똥 밟았다 +1 24.09.09 404 11 11쪽
9 다시 뛰는 알바 전선 +1 24.09.08 408 11 11쪽
8 태경 제약 +1 24.09.07 427 11 11쪽
7 한 성질 하는 녀석 +1 24.09.06 432 10 11쪽
6 난장 +1 24.09.05 438 10 11쪽
5 마른하늘에 날벼락 +1 24.09.04 447 9 11쪽
4 큰 사모님 +1 24.09.03 461 11 11쪽
3 결단의 모정 +1 24.09.02 483 11 11쪽
2 거산 의료원 +1 24.09.02 509 11 11쪽
1 막을 수 없는 운명 +1 24.09.02 608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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