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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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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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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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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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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The Destroyer.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한국에서 대형뉴스가 전해졌다.

매출로만 따졌을 때 재계 2위를 차지하고 있던 대유그룹에 대해 정부가 구조조정 명령을 내렸다는 뉴스다.


“얼마 안 가서 채권단에서 워크아웃을 결정하게 되겠지.”


거함 대유그룹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유그룹의 총수는 IMF의 ‘고금리·차입축소’ 처방에 거세게 저항했다.

최근 열린 관훈클럽 조찬 간담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부채비율 200% 관리 목표를 맹비난했다.

그의 돌출 행동은 국민의 정부 관료들과 번번이 충돌했다.

국민의 정부 경제 관료들은 개혁론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재벌과 국가 주도 경제발전에 비판적이어서 전경련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대유그룹과는 상당히 불편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Jay! 우린 지금 쉬러 가는 거야.”


한국의 주요 일간지를 읽고 있는 류지호에게 헨리 게이츠가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


“아, 네....”


류지호가 보던 신문을 접어 한쪽으로 치웠다.

현재 류지호는 헨리 게이츠의 자가용 비행기 안에 있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선밸리 컨퍼런스에 가기 위해 게이츠 부부의 전용기를 얻어 탔다.

류지호가 일부러 시애틀까지 날아와 얻어 타는 것이 모양 빠지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억만장자씩이 되어서 남의 전용기를 얻어 타는 모습은 호사가들의 좋은 이야깃거리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암튼 류지호는 파인소프트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한 명이다.

회장 전용기 빌려 타는 것이 대수는 아니다.

또 비밀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사실 시애틀에서 아이다호까지 그리 멀지는 않다.

물론 땅덩어리가 매우 큰 미국 기준이다.


“소프트인프라의 미스터 손과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고 왔다고 들었어요.”

“지난달에 다녀왔지.”

“한국의 통신사에 투자할 생각이에요?”

“한국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겠지.”


선밸리 컨퍼런스가 열리는 리조트에 도착하기 전까지 두 사람은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글과 소프트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면서?”


이틀 후 파인소프트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글과 소프트 지분 인수에 대해 신고를 할 예정이다.

즉 인수합병에 관해 심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금도 경쟁상대가 없는 PS잖아요. 나는 한글워드시장까지 PS가 독점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그들의 어려움을 보고만 있지?”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으니까요.”


파인소프트는 한글과 소프트 지분의 21%를 2,000만 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성사된다면 류지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보다 3%가 많게 된다.

그 중 700만 달러가 지적재산권이다.

1,100만 달러는 한글과 소프트에 대여금 형식으로 지불하는 돈이다.

한글과 소프트에게 1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지사장에게 헛물켜지 말라고 하세요.”

“왜?”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해 줄 리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소스 공개라도 하라고 해주게.”

“소스는 몰라도 포맷은 공개하라고 해볼게요.“


류지호는 소스 코드니 포맷이니 쥐뿔도 모른다.

다만 한글과 소프트가 그 둘의 공개에 대해 끝까지 모르쇠를 유지했던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쪽팔려서.....’


공개하면 창피를 당할까봐서.


“그런데 왜 비슷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 주식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는 거야?”


류지호와 GARAM Ventures는 INTECH를 비롯해 십여 개 반도체 회사 및 프로세서, 그래픽 카드 업체들로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공식적으로요 비공식적으로요?”

“후자로.”

“뒤통수 안 맞으려고요.”

“......?”

“누군가 산업생태계에서 협의 없이 물의를 일으키게 되면 설득하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어떤 회사든 문제를 만들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경쟁업체에 넘기겠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제가 돈은 차고 넘치니 경쟁업체 지분을 받게 되겠죠.”


과장 조금 보태면 류지호로 인해 졸지에 경쟁기업 하나가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반도체 생태계라는 것이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류지호는 업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권이 상당했다.

류지호는 반도체 기업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아직 DALLSA Corp.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주요 플레이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보유 지분이 워낙 크고 방대해서 실질적인 업계의 권력자다.

미국의 정치권에서 외국인이 자국의 첨단산업에 강한 입김을 불어넣는 것을 달가워할 리가 없다.

때문에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또는 최고등급 보안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지분율은 처음부터 포기했다.

그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주식 보유량을 자랑했다.

충분히 업체들 사이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정도로.


“PS 지분 매입은 멈췄지?”

“헨리가 하도 스트레스를 줘서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포기했어요.”


류지호가 G&P 및 한국의 소유 금융사들과 지분을 모으면 충분히 최대주주 권리를 행사할 순 있다.

헨리 게이츠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고 한 말일 뿐이다.


“닷컴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공식적인 입장 비공식적인 입장?”

“당연히 후자죠.”


암튼 한글과 소프트 같은 자잘한(?) 사안에 대한 이야기는 빨리 넘겨버리고, 실리콘밸리에 불고 있는 묻지마 투자에 대해 헨리 게이츠에게 의견을 구했다.

2000년이 오기 전에 닷컴주식들을 처분해야 할지 닷컴버블 붕괴의 신호탄이 터진 후에 처리해야 할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류지호가 굳이 헨리 케이츠의 전용기를 얻어 탄 이유다.

업계동향에 대해 그의 의견과 판단을 듣기 위해서다.

류지호보다 정보도 많고 식견도 뛰어날 테니까.

그런데 의외의 사건으로 닷컴주식 처분의 시점을 잡을 수 있게 됐다.


✻ ✻ ✻


뉴욕 월가에 알란컴퍼니라는 투자은행이 있다.

이곳에서 1983년부터 아이다호의 휴양도시 선밸리로 미디어, 금융, 통신, 정계 등 각 분야의 주요 경영자들을 초대해 비공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선밸리 컨퍼런스(Sun Valley Conference)다.

작년까지는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초대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류지호에게 초대장이 왔다.

매년 200~300명의 유력 인사들이 휴가를 겸해 참석해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있다.

이 컨퍼런스에서 LOG 컴퍼니와 ABC방송국의 합병이 처음 논의되기도 했다.

그 외에도 굵직굵직한 비즈니스가 조용히 이뤄졌다.

류지호는 한국인 최초 참석자이자 최연소 참석자다.

미국의 기라성 같은 언론 미디어, 통신, 투자회사 회장들 사이에서 류지호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었다.

제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이곳에 모인 이들은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었으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Yaaho!의 설립자라던가 희대의 문제아 MCI월드콤의 CEO, PC's Limited의 창업자, 비디오게임계의 젊은 거물들도 참석해서 류지호 혼자 중장년들 사이에서 어색해질 일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류지호는 단골참석자인 에드워드 버펫, 에드윈 터너와 그의 친구 칼 말론, 헨리 게이츠 등과 주로 시간을 보냈다.

류지호가 먼저 세계 3대 미디어그룹 The News Corp.의 로버트 폭스에게 인사를 건넸다.


“만나서 반갑.....”


무시를 당했다.


‘JHO Company가 본 궤도에 오른 후에 인사 패싱을 당한 것이 처음이지 아마....?’


가뜩이나 주는 것 없이 미운 인간이다.

비록 보는 사람 하나 없는 리조트의 통로에서 지나치다 인사를 건넨 것이지만, 무시를 당했다는 사실이 달가울 리가 없다.

인수합병 제의에 대해 무시하고 있어 그에 대한 속 좁은 반응인가 싶었다.

아닌 것 같았다.

실리콘밸리에서 주목 받는 젊은 기업가들에게 유난히 퉁명스러웠다.

갑질이 생활화된 인간 같아보였다.


‘노인네 성질머리 고약한 거 보소.’


내심 실소가 터졌다.

그럼에도 기분이 나쁜 것은 나쁜 거다.

왠지 앞으로 그와 경쟁할 일은 많아도 협력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인사를 안받아줘서 그런 건 아니고....’


사회에 득이 되는 인물이 결코 아니다.

그가 가진 권력(언론)을 철저히 사익추구에 활용하는 인물이었으니까.

단순히 탐욕스럽기만 하면 개인의 추함으로 머물겠지만, 그의 영향력은 국가를 좌우할 정도다.

영국의 정권이 로버트 폭스의 손아귀에서 탄생한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판국에.

류지호는 로버트 폭스에 대한 뒤끝을 마음 한편에 살포시 묻었다.

지운 것이 아니다.

보관해 두었다.

언제든지 뒤끝을 꺼낼 수 있게.

암튼 휴가를 빙자한 치열한 비즈니스판에 와 있는 거다.

류지호는 더러워진 기분을 털어내고 해야 할 일을 했다.

실제 컨퍼런스 기간 중에 공식적인 행사는 거의 없다.

휴가를 겸하기 때문에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저마다 골프를 즐긴다던지 수영을 하거나 카페테리아서 독서를 하기도 하고 부부가 산책을 하는 등 한명 한명이 억만장자라는 것만 빼고 보면 여느 휴양지의 풍경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절대 여유롭게 볼 수만은 없다.

주차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끼리 나누는 대화라든가, 커피를 마시며 가볍게 나누는 이야기의 주제들이 간단치가 않았다.


“JHO는 미국 안보에 해를 끼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미국 정계에서 꽤나 명망이 높은 공화당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류지호가 단언했다.


“미스터 류가 전쟁영웅들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답니다.”

“나의 조국은 미국의 혈맹입니다. 제2의 조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번영도 내가 나고 자란 곳의 번영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계의 유력자들을 만날 때마다 류지호는 자신의 선의를 어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의 정치인들은 JHO Company의 상장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

심지어 미국 재무부는 비상장기업인 JHO에 대해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공개해 달라며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번번이 기각당하면서도 꾸준히 법률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류지호와 JHO Company 산하 벤처캐피털이 미국의 첨단산업(IT)에 꽤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업 활동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증권거래소 상장을 압박받고 있었던 것.


“의원님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은 사실은 JHO는 절대 미국의 국익을 헤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도움이 되면 되었지.”


미국 중앙 부처나 정치권에서 류지호에 대해 뭔가 압박을 가할 낌새가 보이면 UCLA동문이 들고 일어났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LA시 당국 역시 재무부의 처사에 대해 비판을 했다.

주정부 입장에서 JHO가 동부로 옮겨가기라도 한다면 큰 낭패니까.

어쨌든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직접적인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UCLA 동문, 지역사회와의 연대감도 도모할 수 있고.


“여자 친구도 없이 홀로 휴가를 와서 심심하겠어.”

“별로요.”


사실 선밸리 컨퍼런스에 잘 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QualTech, SanCisco, BT&T 등 정보통신 관련 기업의 CEO 부부와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치며 친분을 다질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뿐만 아니라, 여섯 개 메이저 스튜디오 회장들과도 따로 티타임을 가졌다.

제작비가 1억 달러가 넘어가는 블록버스터에 대한 협력제안이 많았다.

개발지옥에 빠져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판권거래 제안도 나왔다.

로버트 폭스로 인해 언론기업 The News Corp.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 류지호다.

The News Corp.의 회장 겸 CEO 피트 체닌이 은근한 제안을 해왔다.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영화 사업을 책임지는 회장은 따로 만났다.

왜 언론미디어를 책임지는 회장인 그가 관심을 가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은 대답했다.


“개발 중입니다.”

“아비게일 허드와 함께?”

“글쎄요.”


피트 체닌이 인상을 구겼다.

류지호의 태도가 어딘지 삐딱하게 느껴졌다.

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당히 건방진 태도다.


“그녀가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와 인연이 계속되긴 하겠지만 주인의 자격을 잃었습니다.”


JHO Pictures가 저작권을 완전히 소유했다는 뜻이다.

피트 체닌은 부글부글한 속내를 애써 감추며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


“PARKs와 함께 하는 것은 어떤가? <타이타닉>을 패러마운틴과 한 것처럼.”


류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작 PARKs Studios의 회장은 그와 관련해 아무런 말도 없었으니까.


“1억 달러를 훌쩍 넘길 텐데.... 물론 자네가 충분히 감당이야 가능하겠지만, 배급에 있어서 리스크를 홀로 떠안는 것은.....”

“괜찮습니다. 트라이-스텔라도 글로벌 배급망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할리우드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1억 5천만 달러라면서?”

“그 정도는 아닙니다.”


이전 삶에서는 캐롤코 픽처스의 부채상환과 판권구입비 등으로 수천 만 달러가 제작 예산에 포함되었다.


“아놀트 슈발츠네거에게는 3,000만 달러를 다 보장해 줄 생각인가?”

“......”

“배급권을 1억 7천만 달러에 살 의향이 있네.”


아직 <터미네이터>의 새로운 시리즈 예산은 결정된 바 없다.

참고로 이전 삶에서는 제작 간접비 포함 1.9억 달러가 소요됐다.


“미안합니다. 아직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대한 내부의견이 조율되지 않아서..... 투자와 배급에 관해 논의할 단계가 아닙니다.”


류지호의 단호한 태도에 피트 체닌은 Timely 캐릭터에 대한 문제는 꺼내지도 못했다.

언론기업 The News Corp.이라면 몰라도 영화부문에서 PARKs는 결코 JHO Company의 갑이 아니다.

JHO Company는 PARKs의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에 공급하는 박스오피스 히트 영화와 초장기 TV시리즈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백인우월주의로 또는 류지호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고 해서 피트 체닌이 현재 비즈니스 관계를 깰 수는 없다.

JHO의 콘텐츠들이 경쟁사로 넘어갔을 때 발생할 수도 있는 불이익 때문이다.

피트 체닌은 떠나가는 류지호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봤다.

빅딜의 당사자인 에드윈 터너와 제리 레빈과 류지호가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불길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터너와 레빈은 대단한 야심가다.

구렁이 열 마리를 삶아먹은 능구렁이기도 하고.

패러마운틴, 소닉-콜롬비시아스와 협력을 강화한데 이어서 워너-타임과도 뭔가를 도모한다면....


‘왠지 PARKs만 소외되는 것 같은 기분은 기우겠지....?’


류지호 입장에서 피트 체닌에게는 악감정이 없었다.

로버트 폭스의 신념과 탐욕이 싫은 것 뿐.

워너-타임의 제리 레빈 역시 류지호가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인물이다.

자신과 친한 에드윈 터너의 인생을 망치는데 일조한 것 때문만이 아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사사로운 야망으로 인해 거대한 기업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사람이기 때문이다.

류지호가 로버트 폭스와 제리 레빈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와 상관없이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의 최대 이슈가 될 수도 있는 비즈니스 거래가 튀어나왔다.


“Se7ven Flags 말입니까?”

“프리미어 파크에서 먼저 제의를 하긴 했는데, 전부터 네가 테마파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서.”


에드윈 터너의 말에 류지호가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저와 프리미어를 경쟁 붙여서 인수 가격을 올리려는 속셈은 아니구요?”

“꼭 그런 부분을 확인 해야겠어?”

“워너-타임이 떨어진 주가를 회복 못하고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더니, 비미디어 사업 자산을 매각하는가 보네요?”

“테마파크와 시너지가 그리 크지도 않고, 어차피 라이선스 수입은 계속될 거니까.”


제리 레빈은 입을 꾹 닫고 먼 산만 보고 있다.

대신 경영일선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터너가 주로 류지호를 상대했다.

사내 권력투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순 없지만, 이번 매각만큼은 에드윈 터너가 주도하는 것 같았다.


“제가 Timely의 주인인 것 잊으셨어요?”

“테마파크에 AC와 Timely 캐릭터가 함께 어울리지 말라는 법 있어?”

“LOG가 비웃지 않을까요?”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배 아파 하겠지.”


야심가 제리 레빈은 지난 1993년 Se7ven Flags Theme Parks를 인수했다.

그리고 슈퍼맨을 비롯해 AC Comics 캐릭터들을 테마파크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유명한 놀이기구가 슈퍼맨이다.

어쨌든 Se7ven Flags는 세계 최대 테마파크 회사다.

그런데 LOG와 유니벌스의 테마파크에 밀리면서 점차 방문객이 줄고 있다.

이전 삶에서는 2009년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실물을 재현해 놓은 타이타닉호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 중이었는데,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는데?’


류지호는 어떤 표정도 짓지 않은 채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는 시늉을 했다.

사실은 주판알 따위 튕기지 않았다.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현시점 기준 세계 최대 테마파크 회사를 인수하기로.

그래서 한국에서 준비하는 대규모개발 사업에 합류시키기로.


“본거지가 텍사스였죠, 아마?”

“설마... Se7ven Flags에 한 번도 안 가봤어?”

“올랜도의 LOG월드나 유니벌스 스튜디오도 못 가봤습니다만.”


에드윈 터너가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말을 이었다.


“컨퍼런스 기간에 답을 줄 필요는 없어.”

“프리미어 파크가 먼저 제안했다면서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현금자산이 많은 기업이 어딜까? 엔터테인먼트 기업 중에서.”


현금자산은 환금성 자산을 모두 포함한다.

현금, 주식, 채권, 금 등.

월가의 금융사 빼고 산업자본 중에서 즉신 환전 가능한 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 중에 하나가 JHO Company다.

대형우량주식을 처분하면 당장 수십억 달러를 마련할 수 있다.


“좋은 뜻으로 제게 기회를 주는 것은 알겠어요.”

“나쁜 의도도 있지.”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얻으려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기본이잖아요.”

“이해해 줘서 고맙다.”

“휴가를 마치고 웨스트우드로 돌아가게 되면 참모들과 대화를 나눠볼 게요.”

“부디 서로가 윈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요. 우린 친구잖아요.”


하하하.


에드윈 터너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며 류지호의 등짝을 쓰다듬었다.

끝까지 제리 레빈은 Se7ven Flags와 관련해 어떤 말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프리미어 파크 쪽으로 지분을 넘길 결심을 한 모양이네.’


류지호는 선밸리 컨퍼런스가 끝나는 날까지 Se7ven Flags와 관련해 언론은 물론 지인들에게까지 말을 삼갔다.

대신 도널드 제이콥에게 전화를 걸어 Se7ven Flags 인수합병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도널드 제이콥은 ‘진지‘라는 단어를 ’무조건’으로 해석했다.

의장비서실과 캐서린 & 윌슨 로펌이 비밀리에 인수팀을 꾸렸다.

이번 년도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LOG Company와 ABC 합병 같은 빅딜이 다시 한 번 재현될지 두고 볼 일이다.


[사람은 한 가지 일을 제대로 할 줄 모르면, 그걸 보상하려고 여러 가지를 하려 들지.]


- <Remo : The Destroyer>에서 치운이 하는 말이다.


영화 속 치운이 류지호를 꾸짖는 것 같았다.

쓸데없는 곳에 한눈을 판다고.


“네네. 영감님. 눈앞에 닥친 것부터!”


프리프로덕션이 한창인 류지호의 입장에서 Se7ven Flags에 한 눈 팔 처지가 아니다.

없는 재능 있는 재능 죄다 쥐어짜도 잘 나올 것이란 보장이 없는 것이 창작영역이다.

지금은 멀리 볼 것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것이 옳았다.


✻ ✻ ✻


지난 1996년 크리스마스를 앞 둔 어느 날.

JHO Pictures와 라이언 징거 감독이 감독계약을 체결했다.

Timely Studios와 공동제작이지만, <X-Man> 유니버스는 JHO Pictures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진행될 TCU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다.

<X-Man> 유니버스까지 Timely가 다루게 되면 서사구조, 캐릭터의 개성, 심지어 화면 색감과 톤 앤 매너까지 비슷해질 터.

류지호는 <X-Man> 유니버스가 워너-타임의 AC 영화들처럼 조금은 어둡고 진지한 톤을 갖길 원했다.

Timely의 TCU가 예고편에서부터 다른 느낌이 풍길 수 있도록.

또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 역시 차별성 때문이다.

Timely Studios는 낙천적이면서 긍정적인 톤으로.

JHO Pictures는 무겁고 진중한 톤으로.

Tri-Stellar Entertaiment는 화려하지만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톤으로.

그렇게 똑같이 Timely 세계관을 다루지만 각기 다른 콘셉트와 톤의 영화가 나오도록 안배했다.


“내가 아무리 Timely빠라고 하더라도 비슷비슷한 톤의 영화 수십 편을 봐야 한다면 아마 몇 개는 건너뛰게 될지도 몰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솔로영화마다 개성을 갖는다는 것이 말은 쉽다.

30편이 넘는 영화를 그렇게 제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서사와 분위기를 다르게 가져가기 위해 세 개 회사로 분리를 시켰다.

물론 저작권은 Timely Entertainment가 소유하는 것이지만.

두 영화사는 제작 및 배급만 맡는다.

Timely Entertainment의 영화부문생산 사장인 데니스 스캇은 <X-Man>의 제작비에 6,000만 달러를 책정했다.

<X-Man> 초고는 감독계약 후 1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순탄할 것만 같았던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류지호가 프로젝트를 개발지옥에 빠트렸다.

초고 자체가 너무 엉터리 같았다.

이전 삶의 기억은 중요하지 않았다.

수준을 의심케 할 정도로 초고가 형편없었다.

라이언 징거가 초고를 고쳤다.

또 다시 류지호는 그린라이트를 켜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작가가 합류했다.

Kozuki의 잠입액션게임 <메탈기어 솔리드>의 솔리드 스네이크 목소리를 연기 한 숀 바커가 라이언 징거와 함께 스크립터를 손봤다.

그것까지도 류지호는 만족하지 못했다.

라이언 징거와 함께 개빈 페이지까지 불러 각본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


“Xavier와 Magneto 캐릭터는 마틴 루터 킹과 말콤X를 암시하는 것으로 확정. Magneto의 음모는 로마제국 초기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를 떠올리도록 암시할 것. 켈리 상원의원 캐릭터가 돌연변이(뮤턴트)들의 명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조셉 맥카티의 극단적인 반공주의를 암시. 그것이 핵심이야.”


라이언 징거는 동성애자다.

<X-Man>의 뮤턴트들이 세상에서 소외되고 심지어 박해당하는 것에 너무 깊게 빠져있었다.

캐릭터와 서사에 자신을 투영하는 것까진 좋았다.

일방적인 선동이 스크립트 곳곳에 노골적으로 묻어 있는 것이 문제다.

퀴어 영화도 아닌데.

류지호는 그가 좀 더 냉정하게 영화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설득과 회유를 벌였다.

게다가 원래 역사와 달리 Timely의 거의 모든 캐릭터를 사용할 수가 있다.

<X-Man> 스크립트에 손을 대는 작가들마다 이 캐릭터 저 캐릭터 마구 등장시키면서 매우 산만했다.


“토 달지 마. 스탠 리버 어르신도 동의했으니까.”


스탠 리버가 Timely의 아버지라 불리며 존중을 받고 있지만, 영화제작에 대해 참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를 언급함으로써 라이언 징거와 새롭게 합류한 숀 베카의 욕심을 일정부분 제어할 수 있었다.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어휴.“


자칫 온갖 캐릭터들이 한 영화에서 활개 치는 다소 난잡한 영화가 탄생할 뻔했다.


“이제 난 빠질 거야.”

“드디어 참견쟁이가 빠지게 됐어.”

“이제 숨 좀 쉬겠어.”


얼마 안 가서 그들은 후회를 하게 된다.

진짜 참견쟁이가 <X-Man> 프로젝트를 지휘했기 때문이다.

바로 JHO Pictures의 앨런 포스터다.

웬만한 영화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류지호다.

류지호라는 뛰어난 사람과 몇 작품을 함께 하면서 크게 두각을 드러낼 수 없어서 그렇지 앨런 포스터는 업계에서 깐깐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프로듀서다.

어쩌면 라이언 징거와 제작진은 류지호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레온 브룩하이머나 하비 웨인스타인처럼 폭군처럼 굴진 않지만, 그 역시 전형적인 할리우드 프로듀서로 잔뼈가 굵은 인물.

감독과 제작파트가 꽤나 시달릴 가능성이 높았다.

어쨌든 시나리오와 캐스팅 단계까지만 개입하고 류지호가 빠졌다.

원래대로라면 투자·배급은 20세기 PARKs의 몫이었다.

이젠 아니다.

선밸리 컨퍼런스에서의 일 때문이 아니다.

류지호가 Timely를 얻은 후부터 20세기 PARKs와 소닉-콜롬비아스가 TCU 세계관에 개입할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그 말은 Timely Entertainment의 수익이 원래 역사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뜻이다.

여담으로 류지호가 <X-Man>의 녹색불이 켜지는 시기는 1998년 말 경이나 되어서다.

스크립트가 완성되었어도 주요 캐스팅에 대해 류지호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1999년 9월 촬영을 시작하게 된다.


“<Remo : The Destroyer>를 꼭 TCU에 포함시켜야 할까?”


류지호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전 삶에서 마노즈 샤말란 감독은 영화를 만들어 가면서 그 영화 속 캐릭터들을 한 영화에 출연시키는 장대한 계획을 세웠고, 실제 그런 프로젝트를 멋지게 해냈다.

현재로서는 레모 윌리엄스가가 TCU에 포함되게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세계관이 만들어질지 알 수 없다.

스탠 리버 명예회장과 임원들이 동의해줄지도 미지수다.

그렇다고 해도 류지호로서는 캐롤코와 오라이언이 가지고 있는 죽은 캐릭터를 살려내 재활용(?) 하기를 바랐다.

특히 <로보캅>과 <터미네이터>는 저작권 지분 대부분이 오라이언과 JHO Pictures(구 캐롤코)에 있다.

만약 류지호가 <Remo : The Destroyer>와 두 영화의 캐릭터를 이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게 된다면, 그것에서 파생되는 캐릭터와 스토리는 100% JHO Pictures의 소유가 된다.


“아무리 고민해봐야. 당장 답이 나오는 건 아니야.”


모든 것은 <Remo : The Destroyer>에 달려있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류지호의 원대한 계획은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작가의말

새로운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6 Flags입니다. 미국에서는 유명한 놀이공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더 대단했다고 합니다. 또한 주인공이 진짜 거물처럼 묘사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카데미 수상에 이어서 선밸리 컨퍼런스라는 억만장자 모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1세기에는 더 대단한 모임에도 초대를 받지 않을까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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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99 범패
    작성일
    22.12.06 09:05
    No. 1

    두편이라니!! 사랑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시역과의
    작성일
    22.12.06 09:48
    No. 2

    정말 연참은 사랑이자 축복입니다! 행복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건나라
    작성일
    22.12.06 09:56
    No. 3

    문의를 일으키게
    물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3 트뤼포
    작성일
    22.12.07 12:36
    No. 4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2.12.06 12:18
    No. 5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霧梟
    작성일
    22.12.06 12:36
    No. 6

    6 flags magic mountain은 90년대에는 디즈니보다 더 힙했었다고나 해야하나, 하여튼 롤러코스터에 올인해서 라이드 자체의 재미가 있었죠.

    x-men은 아마 제가 본 히로물 중 당시 제일 인상이 깊었었다고 해야 하나... 울버린 키가 너무 커서, 싸이클롭스가 너무 쪼다처럼 나와서 등등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ㅎㅎ

    마지막으로 마블은 이제 스파이더맨 아니면 거의 안 볼 듯 해요. 블랙팬서2도 보고 너무 실망을 많이 했고...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한땅꼬마
    작성일
    22.12.10 17:55
    No. 7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별작
    작성일
    24.03.23 03:36
    No. 8

    오타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면... 어휴."
    따옴표 통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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