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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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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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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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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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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30쪽

구차하지 맙시다.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부사장의 강의는 잘 들었어요.”

“가르치려고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 전반적인 개념을 설명 드린 것 뿐.”

“오늘 부사장에게 들은 내용을 잘 기억해두면 언젠가 써먹을 때가 있겠죠.”


잠자코 있던 매튜 그레이엄이 입을 열었다.


“컬버시티 건은 시간을 좀 더 두고 협상을 지속하는 것이 좋겠어.”

“시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가 나쁘지 않던데?”

“JHO 산하에 스튜디오들이 몇 갠데. 소닉 스튜디오보다 규모가 두 배 정도 커야 다 수용할 수 있지 않겠어? 그렇다면 고용효과, 도시 이미지 재고, 부동산 가치 상승, 외부인들의 유입, 관광산업 활성화 등 이루 따질 수 없는 이점을 시정부에 제공하는 것이지.”

“15년 간 법인세와 재산세 면제면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 아닌가?”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선셋가로 완전히 이주하려고 하자, 컬버시티 시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를 컬버시티에 붙잡아두기 위해 여러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법인세 면제다.

만약 트라이-스텔라가 컬버시티 시정부와 새로운 스튜디오 건립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15년간 6.5%에 달하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물론 7,200만 달러라는 상한선이 있긴 했다.

15년간 세금 규모가 그 정도 되기란 쉽지 않다.

또 5.8%로 되어있는 재산세는 10년간 면제다.

이밖에 지역개발에 따른 세금과 건물, 장비들을 구입할 때 내는 소비세도 면제된다.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하게 된 것은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의 체급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컬버시티 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JHO Company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컬버시티 시정부 입장에서 곧 빅 세븐에 합류할지도 모르는 JHO가 엔터테인먼트 사업 본부를 자신의 도시에 새롭게 마련하게 된다면 버뱅크와 경쟁하는 제2의 스튜디오 시티가 될 수도 있다.


“최소 10년 간 유일하게 내는 세금이라고는 교육세 정도일 테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촬영 스튜디오 서비스는 이익을 낼 수 없어.”


류지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메이저 스튜디오들 모두 사운드 스테이지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는 것은 너도 알잖아.”


할리우드가 잘 나가던 시절에는 사운드 스테이지가 30~40개에 달했다.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

할리우드로 상징되던 대규모 촬영 단지는 동부에, 남부에 심지어 캐나다에도 지어졌고, 호주에도 지어졌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투자·제작·배급하는 <매트릭스>의 경우에도 7주간 호주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된다.

호주에서 각종 인센티브를 듬뿍 안겨주었기 때문에 로케이션뿐만 아니라 세트 촬영까지 호주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반지의 제왕>은 모든 촬영을 뉴질랜드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정부 차원에서 특혜에 준하는 혜택을 듬뿍 안겨주기로 했다.


“종합촬영단지는 메이저의 상징이야.”

“상징이 밥 먹여줘?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여줄 거라면서? 매년 운영비에 허덕일 것이 뻔한데 뭐하려고 대규모 시설을 운영해. 부동산 자산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말고.”

“걱정 마. 내 사비를 털어서라도 십 년이고 백 년이고 유지시킬 테니까.”

“Jay....!"

"다 생각이 있다니까.“

“차라리 스티븐 아들러와 손잡고 플라야 비스타 개발을 하던가.”

“조언은 고맙게 듣겠어. Moe와 함께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니까, 형은 걱정 하지 않아도 돼.”


JHO Company의 종합촬영소는 절대 망할 리가 없다.

JHO 산하의 영화·TV 부문 회사만 7개다.

향후 영화사의 성장 동력이 주춤해 질 즈음에는 StreamFlicks와 아마조니아닷컴의 OTT 사업도 준비되고 있다.

앞으로 JHO 산하 콘텐츠 제작사들만으로 365일 스튜디오 불이 꺼질 일이 없단 뜻이다.

물론 류지호에게 조언하는 이들은 StreamFlicks와 아마조니아닷컴이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는지 알지 못한다.

Timely Entertainment의 미래에 대해서도.

오직 류지호만 스튜디오 운영에 대한 확신이 있을 뿐이다.

류지호가 조민욱을 향해 입을 열었다.


“언제든지 좋아요. 아이디어나 조언이 있다면 부담 갖지 말고 내게 이야기 해줘요. 모두가 한 가족입니다.”

“네. 보스.”


류지호의 위치는 주로 듣는 입장이다.

그런 후 선택하고 결정하는 위치다.

듣는 것을 귀찮아해선 안 된다는 것을 본인이 잘 알고 있다.


“대강의 진행사항은 듣긴 했는데, 러시아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

“보유하고 있던 국채와 주식 모두 처분했습니다. 우리와 달리 G&P는 관망 중입니다.”

“왜....?”

“우리의 행동이 성급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러시아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란 것도.

시점이 언제일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까.


“그쪽은 신경 쓰지 말자구요.”


조민욱 역시 타이밍을 잡느라 머리를 싸매느니 일찍 처분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 생각했다.


“네.”


GARAM Invest는 러시아 국채는 물론 동유럽 국가들의 채권과 주식을 작년 말 이미 매도처분했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에 대한 선제적 대처였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 채권은 고수익률을 올려주고 있는 인기 채권이었다.

유럽의 금융기관들이 러시아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투자 금액을 늘리는 추세였다.

러시아의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은 주로 독일계 은행들이다.


“미국에서는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가 러시아에 대한 채권투자를 늘리는 대표적인 헤지펀드입니다.


LTCM는 1993년 말 채권의 귀재 메리웨더와 숄스, 머튼 등 소위 금융 천재들이 자본금 1억 달러로 설립했다.

창립했을 때 내로라하는 경제학자 25명이 파트너로 참가했다.

최고의 경제학자와 금융공학자들이 슈퍼컴퓨터를 돌려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헤지펀드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반 토막 났다면서요?”

“다른 헤지펀드나 월가의 기관투자자들보다 높으니까요. 게다가 떨어진 수익률을 만회하고도 남을 성과를 거두지 않았습니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 말이군요?”

“우리가 내놓은 채권은 독일계 은행과 LTCM에서 대부분 인수했습니다.”


류지호는 어디서 채권을 인수했는지 관심이 없었다.

얼마를 쓸 수 있는지가 관심일 뿐.

동남아에서 시작된 위기가 한국을 넘어 러시아를 맹렬한 기세로 덮쳤다.

이에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외환 보유고 급감으로 인해 외채 지불유예 가능성이 커졌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의 국가들도 경기 부진과 함께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결국 러시아는 90일 동안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루불화 35% 절하를 단행하게 된다.

이 또한 류지호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쪽에 투입할 현금은 많이 확보했어요?”

“채권과 주식에 대한 매도금과 작년 발생한 이익을 합하여 28억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11억 달러를 포함하면 39억 달러의 자금을 준비했습니다.”


조민욱은 자신감 넘쳤다.


“작년 외환거래를 통해서 상당한 이익을 보았습니다. 올해 역시 작년보다 더 큰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엄청 난 이익을 보았고, 앞으로도 큰 이익을 볼 것이다.

하지만 당장 류지호의 주머니로 들어오는 건 없다.

이익의 상당 부분은 러시아와 유럽 국가들의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기에.

또는 적당한 극장체인을 인수합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요즘 MovieMark는 어때요?"

"계속해서 북미 극장을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법인의 성장은요?”

“작년과 올해 멕시코에 총 4개 극장을 열었거나 열 예정입니다.”


패러마운틴 판결은 사실상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빅 식스는 반독점법 때문에 극장사업을 할 수 없음에도 주요 멀티플렉스 브랜드에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극장만 소유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소닉과 워너-타임의 경우 Loews Cineplex의 주요 주주다.

Loews Cineplex는 한국의 풍국그룹의 멀티플렉스 시네박스에 투자했다.

UPI의 경우는 AM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GARAM Invest는 MovieMark와 Regal Theatres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WaW 픽처스 역시 MovieMark 지분을 조금 보유하고 있다.


"저어... 의장님?”

"할 말이 더 남았어요?”

“한국인 맞으시죠?”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으니까 한국국적 맞아요.”

“같은 한국인으로 의장님께서 세계 최고 부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한국인은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자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세계 속에서 당당해 지려면."

"그래요. 우리 열심히 돈 벌어서 구차하지 맙시다. 하하."


평소에는 한국이 자신에게 해 준 것이 뭐가 있냐면서 비판하기 바빴던 한국계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도 막상 조국이 위기에 처하면 뭐라고 도울 것이 없나 전전긍긍한다.

부사장도 IMF 체제의 한국을 보며 느끼는 것이 제법 많았던 모양이다.

류지호가 맥주를 가지고 왔다.

더 이상 보고를 듣지 않겠다는 신호다.


“보스. 개인적인 궁금증입니다만... 민주당 지지자 아니셨습니까?”

“.....?”

“아칸소 주지사 시절부터 빌 블라이더 캠프에 많은 달러의 정치헌금을 했던 걸로 압니다.”

“왜 텍사스 주지사 측에 정치헌금 액수를 늘리냐....?”

“예.”

“사업하는데 이로우라고 기름칠 하는 거죠.”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 다음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데본 테럴의 정보로는 그래요.”


매튜 그레이엄이 툭하고 말을 뱉었다.


“작년 빌더버그 클럽에서 말이 나왔다더라.”


빌더버그 클럽(Bilderberg Club) 또는 빌더버그 회담(Bilderberg Conference)은 전 세계 엘리트그룹의 비밀회의다.

주로 북미와 유럽의 왕실관계자, 귀족, 금융계 고위직, 국가수반, 정치인 등 거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정치, 경제, 환경 같은 국제문제를 논의한다.

외부로 회담의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아서 음모론에 자주 언급된다.

정확한 것은 당사자들만 안다.

다만 엘리트들이 모여 논의를 하는 것은 주로 경제적 이익이란 것은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 이익이라는 것이 어느 선인지 당사자들만 안다는 것이지만.


“대니얼 할아버지가 그런 걸 형한테 알려줄 리가 없잖아.”

“클럽 멤버가 아버지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미스터 조. 우린 정당 안 가리고 정치후원금 보내고 있어.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여전히 껄끄러워하는 매튜 그레이엄이다.

피식 웃어버린 류지호가 말을 보탰다.


“내가 한국 사람인데 미국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해서 뭐하겠어요.”

“그렇습니까?”

“어느 쪽이 JHO에 도움이 되는가가 중요할 뿐이죠.”

“아마 JHO에서 뉴욕으로 정치 동향보고서를 보내 줄 걸?”


매튜가 류지호에게 확인을 바랐다.

고개를 끄덕여 준 류지호가 말을 이었다.


“한번 읽어보세요. 꽤 도움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JHO Company는 미국 기업이다.

당연히 어떤 거대 기업 못지않게 상당 액수의 정치헌금을 해오고 있다.

민주·공화 구분하지 않는다.

로비스트들을 고용해서 합법적으로 한다.

캐서린&윌슨의 자회사격인 로빙펌과 유명한 홍보 및 로비업체 게이트 거버먼트 릴레이션스 & 커뮤니케이션이란 곳과 계약 중이다.


“당장은 회사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약을 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IT 산업과 연관된 사업 분야를 위해서라도 의회에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여야 할 거야.”

“물론이지.”

“개인의 정치자금 기부한도는 2년마다 새롭게 정하는 거지?”

“홀수 년도 일 걸.”


개인의 정치자금 기부한도는 전국규모의 위원회, 후보 개인에게 낼 수 있는 최대한도가 정해져 있다.

미국은 전국단위 선거, 예를 들면 대통령선거와 주 단위선거, 각 지방자치단체별선거에 대해 정치헌금한도를 달리 책정하고 있다.

각 개인이 이 복잡한 규정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이 한도를 초과해 정치헌금을 하게 되면 초과분을 돌려받는다.

미국은 1974년 1월 1일부터 미국 정치인에 대한 외국인의 정치자금기부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 영주권자만이 미국 정치인에게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류지호는 개인자격으로 한번에 2,500달러를 개인에게 후원하고 있다.

JHO Company 또한 법인 한도를 모두 채운 액수를 기부하고 있다.

그 외에 로비스트들이 제공하는 정치헌금은 따로 지출된다.

류지호 개인적으로나 JHO에서 나가는 정치헌금만 연 5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형도 부시 주니어에 베팅하도록 해.”

“회사 차원에서라면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안 해. 차라리 그 돈을 브루클린의 노숙자에게 줄 거야.”

“그러던가.”


이후로 세 사람은 말없이 맥주를 홀짝거렸다.

문득 류지호는 몇 년 후 벌어질지도 모르는 최악의 참사를 떠올렸다.


‘911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전 삶에서 류지호는 관련된 음모론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

음모론은 이야기꾼들에게 아주 좋은 재료였으니까.

나중에는 뭐가 진실이고 허황된 음모론인지 헛갈릴 지경까지 이르기도 했다.


‘LA폭동하고는 사이즈가 다른 문제인데.... 영화로 만들어서 경고를 한다고 해도 먹힐지도 의문이고.’


테러리스트를 막는 소영웅.

미국 본토가 공격받는 액션영화는 매우 흔했다.

911테러를 암시하는 영화를 그럴듯하게 만든다고 해서 경각심을 가질 것 같지 않았다.

류지호가 기억하는 대로 극사실주의로 영화를 묘사한다면, CIA에 불려가 추궁을 당할지도 모른다.

혹시나 알카에다의 자금줄 아니냐고.

실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는 없는 죄를 뒤집어 씌워버릴 수도 있다.


“모른 척 할 수 없고, 나설 수도 없고....”


911 테러가 벌어지는 바로 그 시간, 류지호와 경호원이 무역센터 근처에서 일을 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부상당한 사람들을 구한다.

그 모습이 미국 전역으로 방송된다.

미국의 영웅이 된다.

류지호는 답답한 마음에 시나리오를 써보았다.


‘미국의 영웅이 되기 전에 내가 트라우마 때문에 정신병이 걸릴지도....’


가끔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닌지 두려워 지곤 했다.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질까봐?

엄청난 부를 모두 잃게 될까봐?

사람들로부터 받는 찬사가 없어질까봐?

모두 아니다.

그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가족이... 친구가.... 선배들과의 관계가.... 지금의 행복이.... 모두 없던 것이 되어버릴까 봐서....

그것이 두렵다.

어떻게 얻게 된 기회와 행복인데.

원해서 얻은 것은 아니라지만.

그렇기에 나눔이나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량함으로 무장할 필요는 없다.

그저 최소한의 도리를 다할 뿐.

비록 자기만족일지라도.

또는 불행과 맞바꾸기 위한 행운의 옵션일지라도.

류지호는 자신이 얻은 것의 백분의 일이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이 달아나버리거나, 삶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내놓아야 할 당연한 대가라고 여겼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 심부름으로 신문사에 수재의연금을 기탁하던 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도 그리 넉넉한 삶은 아닐 텐데....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겠다고 돈을 보탰던 평범한 이웃들의 모습들.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과연 누가 도움에 손길을 내밀 것인지 의심하지 않는 모습들.

구차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류지호의 가슴에는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 ❉ ❉


류지호가 LA로 복귀했다.

오동석의 말처럼 영화쟁이는 영화로 말해야 하는 법.

본격적으로 <Remo : The Destroyer> 프리프로덕션에 팔을 걷어붙였다.


“헤이. 디렉터~”

“어서와 험프리.”


험프리 톰슨은 <The Killing Road>부터 류지호 영화에서 로케이션 매니저를 수행하고 있다.

<Remo : The Destroyer>의 촬영지를 찾아 미국의 전역을 쏘다니고 있다.

가장 중요한 로케이션은 보스니아 배경을 촬영할 장소다.

동유럽 국가는 대체로 치안이 불안했다.

때문에 두 명의 프로듀서는 미국 내에서 세트를 만들어 찍자고 했다.

그것이 할리우드 방식에도 맞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해외 로케이션을 거의 안 한다.

워낙 대규모로 인원과 물자가 이동하기 때문에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들의 의견을 류지호는 일축했다.

험프리에게 안전하면서 그럴 듯한 장소를 현지에서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스파이 영화의 공간으로 베를린이 잘 어울리긴 하지.”


2차 대전 이후부터 베를린 장벽의 붕괴까지 베를린시는 독특한 공간적인 상징성과 특성이 자리 잡았다.

베를린은 수많은 창작물에서 음모, 배신, 스파이 등의 단어를 은유했다.

얽히고설킨 협잡과 음모의 스토리를 풀어내기 좋은 도시가 베를린이다.


“<Remo : The Destroyer>는 본격 스파이 영화가 아니잖아.”


스파이물의 껍데기를 쓴 히어로 무비에 가깝다.

허무주의 대신 낙천주의.

캐릭터 중심의 소영웅주의가 지배하는 영화다.

다만 풍자나 현실인식을 놓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 최소한의 영화적인 품격을 유지시켜준다고 할까.

류지호는 현대의 가장 비극적인 전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건을 영화의 배경으로 가지고 왔다.

20세기 인류역사에서 가장 잔인하고 수치스러운 전쟁이라 불리는.

서구인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전쟁.

바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벌어진 보스니아 내전이다.

메인 장소는 데이튼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아이오와 주의 데이턴(Dayton)이다.

영화 전반부는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등지에서 사건이 펼쳐진다.

실내는 당연히 트라이-스텔라 스튜디오(Gower)에서 촬영하겠지만, 도시와 마을 등은 로케이션 촬영이 불가피하다.

안타깝게도 보스니아는 여전히 전쟁의 불씨가 남아있다.

그렇다면 체코나 오스트리아 등에서 찾아야 했다.

험프리는 류지호가 원하는 분위기의 도시를 찾기 위해 유럽의 로케이션 매니저들과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했고, 때로는 직접 날아가 확인하고 돌아왔다.


“유감이야.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곳이 없네.”


류지호가 퇴짜를 놓았음에도 험프리는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았다.

5,000만 달러짜리 영화다.

쉽게 승인해줄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험프리는 그 길로 다시 동유럽으로 날아갔다.


“오리엔탈리즘이 너무 강해.”

“디렉터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어.”

“글쎄. 색상이 너무 튀는 것 같은데.....”


UCLA 동문인 촬영감독 레이먼드 쿤디와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이크 리바는 친분과 상관없이 팽팽하게 기싸움을 벌였다.

영화의 톤 앤 매너부터 콘셉트까지 서로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Vic & Jay에서 디자인한 액션 시퀀스들은 류지호를 실망시켰다.


“방사룡 방식의 액션합과 미국식 호쾌한 액션의 요상한 혼종이잖아.”


의상팀이 치운이 입게 될 의상을 디자인해왔다.


“한복 베이스가 맞아요?”


국적불명의 SF의상 디자인을 보고 류지호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기준이 너무 높아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류지호의 기준이 2010년대 후반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유저가 피처폰을 쓰면서 느끼는 갑갑함이랄까.

어쨌든 <Remo : The Destroyer>는 보스니아 내전이라는 현실의 큰 이슈를 끌고 들어왔다.

1980년대 말~90년대 초 동베를린장벽 붕괴, 구소련연방 해체, 그와 맞물린 유고연방의 분해과정에서 일어난 종족 간의 분쟁이 보스니아 내전이다.

3년 반 동안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은 대량난민, 인종청소(ethnic cleansing), 유엔보스니아평화유지군(UNPROFOR)과 나토군의 군사적 개입, 비정부 민간 구호단체들의 개입, 그리고 언론보도의 집중조명 등 기존 전쟁들과는 다른 양상을 띠었다.

그래서 일부 국제정치학자들은 보스니아 내전을 ‘새로운 전쟁’이라 부른다.

400만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이들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40%의 집들이 방화와 폭격 등으로 초토화되었다.

25∼30만 명의 사람들이 내전으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정확한 통계조차 없어 얼마나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전쟁이다.

1995년 12월이었다.

전 유엔미국대사를 특사로 내세운 미 정부가 벨그라드의 밀로셰비치를 평화협상의 세르비아 쪽 중재자로 삼아 데이튼 평화협정을 맺었다.

<Remo : The Destroyer>는 미국이 이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부터 평화협정을 맺는 순간까지 시기를 다룬다.

미국은 1991년 석유가 걸린 걸프지역에 대해 ‘지구촌 평화를 지키는 세계경찰론’을 내세우며 개입했다.

그랬던 미국이 이렇다 할 이해관계가 없는 보스니아에선 대량학살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그저 방관만 했다.

어디에도 ‘세계경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류지호는 CURE라는 조직과 마찰을 빗는 미국의 첩보기관을 통해 세계경찰이라는 미국을 비꼴 생각이다.

또한 뒤늦게 미국이 군사개입을 했던 걸 은근히 비판하는 내용도 품고 있다.

그럼에도 <Remo : The Destroyer>는 펄프픽션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액션 영화다.

Timely Comics 유니버스에서 616 번호를 부여한 평행세계에서 벌어지는 한 편의 활극이기도 하고.

이 평행세계에서 레모 윌리엄스와 치운은 세르비아계를 암시하는 테러리스트의 범죄를 저지하는 한편, 빌런인 요승 라스푸틴의 음모와 맞닥뜨리기도 하고, 인종청소로 죽음을 당한 보스니아계 희생자들의 원혼 속에서 태어난 언데드 괴물과도 싸워야 한다.

보스니아 내전을 두고 유럽 정보조직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까지 얽히고설킨 첩보전에도 휘말리게 되는 초보이지만 초인에 가까운 스파이의 좌충우돌 무용담이다.

인종청소라는 반인륜적인 범죄가 불러온 언데드 괴물의 탄생.

그런 괴물의 폭주를 막아야하는 임무가 레모 윌리엄스에게 부여된다.

그의 스승인 치운 역시 제자로 인해 발을 들여놓게 되고.

참고로 지구번호 616에는 블레이드가 서유럽에서 뱀파이어조직과 전쟁을 벌이고 있고, 퍼니셔가 남미의 갱단본거지를 피바다로 만들고 있으며 디트로이트 경찰에 로보캅 머피가 복귀를 신청한 상태이고, 아이언피스트가 곤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로 출발한 상황이다.

레모 윌리엄스가 Timely 세계관에 편입되면 벌어질 일들이다.

그 외에도 JHO 산하 영화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IP들이 활동할 수 있는 배경들이 지구 616에 만들어져 있다.


‘그나마 CG 고민 안하는 게 어디야.....’


Hues & Rhythm Studios는 자타공인 업계 세손가락 안에 드는 VFX 업체다.

기준점이 높은 류지호를 실망시킬 것 같지 않았다.


✻ ✻ ✻


<Remo : The Destroyer> 프리프로덕션이 한창일 때 트라이-스텔라 텔레비전 얀 호퍼 사장이 JHO Pictures를 찾았다.


“오랜만이에요. 얀.”


류지호가 반갑게 얀 호퍼를 맞이했다.

비서가 내준 차를 마시며 서로의 근황을 나눴다.

한동안 이어지던 대화가 얀 호퍼가 가방에서 꺼낸 스크립트로 인해 멈췄다.


“보스가 찾고 있던 스크립트인가 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류지호가 얀 호퍼가 내미는 스크립트를 받아들었다.

표지에 박혀있는 타이틀.


CSI : Crime Scene Investigation.

Screenplay by Tony Zuiker.


'설마....?‘


류지호는 황급히 페이지를 넘겼다.


팔락팔락.


페이지를 넘기는 류지호의 손이 빨라졌다.

길 그리샴, 캐서린, 워릭 브라운, 닉 스푹스.

류지호가 스크립트의 중간 정도까지 읽고, 성급하게 물었다.


“이 스크립트는 어떻게 구한 겁니까?”

“OAA가 구매자를 찾고 있습니다. TST에 구매의사를 타진한 스크립트 중 하나죠.”


OAA(Ovitz Artist Agency)는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이 소속된 미국의 메이저 에이전시다. 흔히 삼대 할리우드 에이전시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회사다.


“OAA가 이 대본을 쓴 작가를 대리하는 모양이군요?”

“전에 과학수사를 다룬 스크립트가 접수되면 알려달라고 해서 가져 왔습니다.”

“이 스크립트가 현재 팔렸습니까?”

“아직 안 팔린 것으로 압니다. 프로덕션 한 곳에서 2만 5천 달러에 구매하려고 했는데, 작가가 거부했다고 하더군요.”

“이 스크립트가 작가의 첫 판매 작품이라고 하던가요?”

“비디오용 영화를 한 편 썼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이거 IVE에 줘도 되겠어요?”

“보스가 찾던 스크립트가 맞습니까?”

“그런 것 같네요.”

“그 스크립트는 보스 마음대로 하십시오.”

“고마워요.”


류지호의 감사에 얀 호퍼는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

아쉬움이 티끌만큼도 없는 표정이다.

그처럼 뛰어난 프로듀서도 파일럿 스크립트만 보고서는 히트를 예상하지 못했다.

류지호는 그 즉시 지우베르투 코르테즈와 미팅 약속을 잡았다.

다음날 코르테즈가 웨스트우드 사무실로 찾아왔다.

<CSI> 스크립트를 보여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때요?”

“흥미롭군요.”


대답이 한 박자 늦었다.


“IVE에서 해보겠어요?”

“단독으로 말입니까? 아니면 트라이스텔라TV와 협력하게 됩니까?”

“아니요.”

“그렇다면 혹시 JHO Pictures와....?”

“레온 부룩하이머와 함께 해보려고요.”

“....예?”

“일단 작가와 계약부터 체결하세요. 참고로 2만 5천 달러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에이전트와 교섭을 해보겠습니다.”


류지호가 채근하자 일사천리로 계약을 진행했다.

<CSI>를 쓴 토니 주커는 몇 번 계약제의를 거절했다.

그런데 손대는 프로젝트마다 흥행기록을 써가고 있는 류지호가 관심을 보인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다.

토니 주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차운전을 했었다.

그러면서 현장감식수사에 관한 드라마를 만들 결심을 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직접 라스베이거스 CSI팀을 쫓아다니며 현장에서 경험을 쌓기도 했다.

한번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감식반이 작업을 마치고 떠난 후 혼자 남아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있는데, 갑자기 숨어있던 범인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CSI>는 토니 주커가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재를 하고 쓴 대본이다.


“어때요? 관심 있어요?”

- ....음.


수화기 너머에서 레온 부룩하이머의 옅은 숨소리만 전해졌다.


“지난번에 텔레비전 시리즈를 제작할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 이걸 내게 주겠다는 거야?

“설마요. IVE와 공동제작하길 원해요.”

- 트라이스텔라TV가 아니라?

“IVE가 할 겁니다.”

- ...음.

“싫으면 말고요.”

- 뭐, 고려는 해보지.


레온 부룩하이머는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가장 이상적인 진행은 레온 부룩하이머가 공동프로듀서를 맡는 것이다.

이전 삶에서 <CSI>가 성공한 요인 중에는 레온 부룩하이머의 프로듀싱도 큰 몫을 차지했다.

애송이 각본가인 토니 주커의 능력으로는 절대 그런 성공을 이룰 수 없었다.


“레온 부룩하이머가 합류하지 않겠다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우리끼리 하는 거죠.”


코르테즈 사장의 질문에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류지호다.


“걱정 마세요. 내가 뇌를 쥐어 짜볼 테니까.”


15시즌짜리 시리즈를 포기할 순 없다.

이런 드라마는 에피소드보다 캐릭터와 전문성이 중요했다.

캐릭터만 매력적으로 만들어지면, 정보수집과 자료조사만 남는다.

레온 부룩하이머가 합류하지 않는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류지호는 전적으로 <CSI> 시리즈를 두 사람에게 맡길 것인지, 관여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게다가 <CSI : 뉴욕> 스핀오프 시리즈에 대한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

험난함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CSI : 라스베거스>보다 <CSI : 마이애미>가 더 좋은데 말이지.”


암튼 과거처럼 데본 테럴이 발로 뛰면서 스크립트나 사람을 찾아올 필요가 없었다.

할리우드에서는 먼저 줍는(?) 사람이 임자다.

구차하게 딜을 걸 필요도 없다.

하기 싫으면 말든가.

때론 배짱도 부릴 수가 있게 됐다.

사실 류지호가 프로젝트마다 사활을 걸 필요도 없어졌다.

할리우드 시스템에 의해서 이제는 알아서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럴수록 류지호는 자신의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게 됐다.

좋은 거다.

그렇게 되길 원했으니까.

과연 몇 년 후에는 온전히 자신의 영화에만 집중하면서 살 게 될까.

왠지 아닐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드는 류지호다.


‘벌인 일들을 이제 와서 취소할 수도 없고... 이거 참.’


작가의말

류지호가 소유한 콘텐츠 기업 중에 트라이스텔라텔레비전이 가장 알짜배기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레니게이드부터 대부분의 TV시리즈가 장기 시즌 작품이고 몇 편을 제외하고 초대박 작품들이니까요. 특히 X파일 같은 경우 라이선스 수입이 장난 아닐 것으로 추측됩니다. 90년대 최고의 미드니까요. 어쨌든 CSI IP를 확보했으니 소설속에서 세계 최고 TV시리즈 제작사가 되게생겼습니다. 물론 이후로도 IVE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인기작들을 다수 내놓게 될 예정이지만 말입니다. HBO에겐 미안하지만 명품 칭호와 영광은 주인공에게로.....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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