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인쌤님의 서재입니다.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레인쌤
작품등록일 :
2023.10.17 09:41
최근연재일 :
2024.02.05 21:53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305,961
추천수 :
7,281
글자수 :
583,899

작성
23.11.24 09:25
조회
3,644
추천
78
글자
12쪽

27화 사이코패스(2)

DUMMY

#27



살인마에 관한 이야기라서 그런가?

돌쇠와 어머니, 허준 모두 집중력이 대단했다.


"어느 날 사이고배수가 지인의 첩을 보고 욕정이 치밀었지. 나름 사대부의 첩! 함부로 빼앗기 어렵지, 고민하던 사이고배수가 도적을 시켜 지인을 죽이라 했지. 지인이 죽었으니 당연히 발칵 뒤집혔고, 혹여 자신이 잡힐까 두려워지자 그자는 도적까지 모두 찾아 죽였다."


차마 도승지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도승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어찌 인간이 이리 잔인할 수 있느냐."

"그러게요, 참말로 나쁜 사람이네유."

"단순히 욕정으로 인해 사람을 죽이다니···. 이런 때려죽일!"


세 명이 모두 경악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놀라긴 이른데···.


"이정도야 원한 관계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 진짜 사이고배수라면 이걸 뛰어넘어야 한다. 돌쇠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니, 지금도 심한데 그걸 뛰어넘어유? 저는 상상도 하기 싫구먼유"

"형님, 저라면 숨어서 지낼 거 같습니다. 잡히면 효수형을 피하기 어려울 테니."


"이야기하지 않았느냐! 그런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단순히 도망만 다닌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이고배수가 아니야."


"허먼, 어찌하였단 말입니까?"


"그 후 도적의 시신을 지인의 가족들에게 보내서 그 시신을 먹으라고 난동까지 부렸다."


"허억···."

"뭐···. 뭐라고요!!!"

"자기가 죽인 사람의 가족에게 사람 고기를 먹이라니···. 정말로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짐승 새끼네유."


그렇지, 그 짐승 새끼가 누구냐고?

지금 네가 살고 있는 조선 왕의 첫째 아들이란다.


선조의 장자 임해군 이진.

약탈, 폭행, 강간, 살인 골고루 저지른 희대의 사이코.

덕분에 차남인 광해군이 다음 왕권을 받게 된다.


"두번째 사이코패스는 이것보다 더 악랄하다."

"네에, 또 있다 구유?"

"아니, 어찌 이보다 더한 것이 존재할 수 있느냐?"

"그러게요, 그 정도면 사람이 아니라 그냥 도깨비여유. 도깨비."


모두 경악스러워하는 얼굴.

내가 사는 시대의 일이라니, 생각해보니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긴 했다.


"책의 사례에 나온 두번째 놈은 어려서부터 짐승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시체를 해부하는 등 손속이 잔인했다고 한다. 이건 사이고배수의 특징으로 만약 이런 어린아이들이 주변에 있다면 미리 알아보고 항상 조심해야 해."


"어린아이들이 가끔 개구리도 잡고, 토끼도 잡아먹고 그런 거 아니어유?"


"그건,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살생. 우리가 잔칫날 돼지를 잡는다고 미친놈은 아니지, 하지만 이런 사이고배수의 경우 단순히 살육의 희열을 느끼고자 이런 짓을 하는 것이다."


"아이고, 세상이 어찌 되려고···."

"참말로 별 미친놈들 다 보겠네유."

"내 이놈들을, 만약 내 손에 잡히면 최고로 고통스러운 사혈에 일침을 박아 넣겠습니다. 형님."


에휴, 그놈의 일침은.

왕자에게 사혈 자리에 일침을 넣을 수 있겠니?

혹여 넣는다고 치자. 그러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나는 어림없다는 듯한 고개를 저었다.


"여하튼, 이놈의 경우 어머니가 사망하여 장례를 치르는 와중에 장례를 치르던 하녀를 보고 욕정에 휩싸여 어머니의 관 옆에서 겁탈하였다. 그런데 그 하녀는 아버지의 여자였지."


"허허, 어찌 국법이 지엄한 데 그리 발칙한 짓거리를···"

감정이 이입되었는지 어머니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면서 목에는 핏줄이 솟았다.


"도련님 이야기를 들은 제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해져유. 그런 육시할 놈들은 그냥 패 죽여야 하는데유."

돌쇠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저렇게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당혹스럽네.


엄마의 시신 옆에서 아빠의 여자를 강간한 시대의 사이코패스.

선조의 여섯 번째 왕자 순화군 이보.


이 새끼는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탑급 사이코패스 인 놈.

청출어람 청어람.

형보다 한 발 더 나간 진정 희대의 미친놈.

유년기부터 엘리트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그대로 답습한 놈.


하지만, 내 생각에 정말로 대단한 놈은 이거다.


"마지막, 이 두 사람의 아버지는 동일 인물입니다."


"뜨악."

"뭐!!"

"허허···."


선조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사이코패스처럼 선은 넘지 않는다.

단,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그게 설령 도덕적, 사회적 윤리에 어긋나더라도.


선조의 행동을 대부분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알빠노'

마이 웨이



조정 대신의 심이 너무 강하다? 역모로 대부분 다 죽였다.

자신의 왕권을 위해서라면 자식도 뭐도 없다.

국가가 어찌 되었든 자기만 살면 된다는 그 정신 세계가 대단하다.


아무튼, 순화군 이보의 악행이 날로 심지자,

신하들이 처벌에 대해서 논하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참수나 사약을 먹여도 될 거 같은데 말이야···.'

정작 선조는

'허허허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것 같은데, 그래도 왕자니까 법대로 처리하라.'라고 하면서 자신은 쑥 빠지지.


신하들 처지에서도 왕이 아들을 잘못 키웠다는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론은 수원으로 귀양을 보내는 정도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면 수원은 어떻게 되었냐고?

흐흐흐, 이걸로 웹소설 내면 대박일 것 같은데?


'SSS급 사이코패스 왕자가 수원에 풀렸다.'

장르는 아포칼립스, 그 뒤는 알아서 상상하도록.

이쯤 되면, 아들들이 문제가 아니고 선조가 문제가 아닐까?



이야기하고 나니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러다 조만간 선조랑 만나는 거 아니야?'

어우. 상상만 해도 무섭다.



"그래도 하늘이 무심하지 않았어."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하늘이 보기에도 이놈은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20살 중반에 풍에 걸려 죽었다. 사람들이 다 하늘에서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지."


"정말로 다행이어유. 지옥 불에서 영원토록 튀겨졌으면 좋겠네유."


사람들 마음이 다 비슷하겠지.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다음날 치료를 받기 위해서 다시금 허준의 집으로 갔다.

"으아아앙"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무슨 일이지?'

서둘러 허준의 집으로 향했다.


"진정해라, 칠석아."


"흐아아앙, 누나가···. 누나가!"


"누나가 어찌 되었다는 말이냐?"


"어제저녁에 아랫마을에 일손을 도우러 갔다가 안 돌았다고 합니다. 형님."


뭐?


"이럴 게 아니다. 주변을 찾아보자."

"네, 형님, 칠석아 걱정하지 마라. 우리 같이 찾아보자꾸나."


그렇게, 마을 사람들이 모두 칠석이네 누나를 찾아 나섰다.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고, 어느덧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돌아가야 할까?'


잠깐의 고민 후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두워지자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고 주변에는 없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 뒤 내일 다시 찾으면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다. 만약 납치당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찾기 어려운데...

자꾸, 칠석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렇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찾겠다면서 온 곳.

이미 상당히 외진 곳까지 오게 되었다.

저 멀리, 땅에 하얗고 동그란 물건이 떨어져 있었다.


'저건'

내가 어제 준 사탕이었다.

현재 조선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

대부분은 내가 보는 앞에서 다 사탕을 맛있게 먹었다.

단, 한 명만 빼고···.


하···. 어찌해야 할까?


뿌득

이를 깨물었다.

"간다!"


혹시나 몰라서 한국에서 준비해온 것들을 점검했다.

이정도면 한 명 정도는 제압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외진 곳,

허름하여 누가 봐도 버려진 폐가.

그곳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저거, 사람이 있는 건데?"


주변을 다시 살펴보았다.

어둑한 저녁, 저 멀리 한 사내의 실루엣이 보였다.

사내의 어깨에 사람 같은 무언가가 걸쳐져 있었다.


"사이코···패스?"

불현듯 어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최근 일어난 연쇄 살인에 대한 소문도.


나는 주머니에서 한국에서 구해온 호신용 무기가 꺼내 들었다.


'이걸로, 놈을 이길 수 있을까?'


내가 놈을 놓아주면,

아마도 오늘 한 명이 더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그 한 명은 아마도 칠석이의 누나일 것이다.


어떻게 하지?


'누나. 어어어엉, 내가 잘 못 했어, 다음부터는 투정 안 부릴게. 미안해.'

좀 전까지 목놓아 울던 칠석이가 떠올랐다.


"시발. 외통수네."

오지 말아야 했을까?

아니다.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

주먹을 꽉 쥐고, 마음을 다잡았다.


배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대로 크게 소리쳤다.


"야, 사이코패스, 좋은 말 할때 거기 섯!"


우뚝!


멀리서 움직이던 검은색 실루엣이 자리에 멈추었다.

반대편 달빛 때문일까?

놈의 실루엣이 더욱 잘 보였다.


이곳은 사람의 인적이 드문 곳,

놈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나 혼자인 것을 확인하자 안심한 듯 보였다.

어깨에 들춰 맨 여성을 내려놓았다.


놈의 쇠 긁는 듯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못 봤지?"


"..."

미친놈.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못 봤어야 돼? 왜냐고?"

그리곤 검은 실루엣 사이에 웃음으로 번들거리는 치아가 보였다.


"보면 죽거든."


"!!, 뭐라는 거냐, 병신 사이코패스 새끼가."

공포감보다는 화가 치밀었다.


"자꾸 사이코패스, 사이코패스 하는데 그게 뭐야?"


하나. 이거 참 매번 가르쳐 주기도 뭐한데.

수업 중 학생이 질문하면 대답을 해주던 습관 때문일까?


"죽을 사(死), 써 이(以), 괴로울 고(苦), 달아날 배(北), 짐승 수(獸), 사람을 고통스럽게 죽이고, 짐승처럼 숨어서 달아나는 살인귀, 너 같은 놈이 사이고배수야."

친절하게 다시금 설명해주었다.


"어. 맞는 말이네. 크크크, 그런데···. 넌 내가 안 무서워?"


미친놈아! 졸라 무섭다!!!


"무섭긴. 짐승 놈 잡는게 뭐가 무서워. 넌 짐승 잡는 게 무서워?"


"어 뭐야? 너도 짐승 잡는 거 좋아해? 나도 어려서부터 좋아했어. 고양이. 개를 특히 좋아했지. 둘 중 뭐가 더 손맛이 좋았어?"

옛날 생각이 났는지 손을 좌우로 움직였다.


"크크크 그때 재미있었는데··· 아! 미안. 잠시 옛날 생각이 나서. 그래서 넌 어떤 게 더 좋아?"


하참나, 이게 졸지에 싸이코패스 되게 생겼네.

"그런 것보다 더 손맛 좋은 게 있는데? 알려줘?"


"뭐야, 정말. 너 역시 대단하다. 뭔데 그래. 응"

잔뜩 흥분한 녀석.

딱 봐도 미친놈이다.

"너"


"뭐?"


"너라고, 패면 손맛 더 좋은 건!"


내 답변이 마음에 들었나?

녀석이 바로 반응했다.

"혹시, 여자가 필요한 거야? 나를 패고 빼앗고 싶은 거지. 그런 거지? 하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 같다."


자꾸 뭐라는 건데, 이 미친놈은?


"음. 이건 좀 싫지만, 같이하는 건 어때? 가만, 둘이서라? 이것도 짜릿한데! 크으흐흐"


와, 진짜로 정상인이 싸패랑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어렵네.


"야. 나는 내꺼 안 뺏겨. 그쪽 내가 점찍어뒀거든."

"에이 뭐야. 니가 먼저 계획하고 있었던 거야. 김빠지게. 마음이 바꿨어. 그냥 너도 여기서 정리할래."


"미친놈. 네가 날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

"왜 못해. 처음엔 다 강한 척하지만 결국엔 오줌 질질 흘리더라고. 너라고 안 그럴까?"


그러면서 녀석이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주먹을 쥐면서 푸는 동작


"너나 오줌 지리지 마라."


달빛에 그놈 손에 시퍼런 불빛이 번쩍였다.

짧은 단도로 보이는 칼을 쥐고는, 여유롭게 걸어왔다.


'경험이 많은 놈이군.'

나는 친구에게 부탁했던 것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싸움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40화 대동계 +2 23.12.07 2,965 59 13쪽
39 39화 조총(2) +2 23.12.06 3,050 62 12쪽
38 38화 조총 +5 23.12.05 3,247 65 14쪽
37 37화 사괴 +2 23.12.04 3,309 63 13쪽
36 36화 신과함께(4) +6 23.12.03 3,322 71 15쪽
35 35화 신과 함께(3) +3 23.12.02 3,306 74 13쪽
34 34화 신과함께(2) +8 23.12.01 3,415 73 13쪽
33 33화 신과 함께 +7 23.11.30 3,660 75 14쪽
32 32화 과거시험(2) +2 23.11.29 3,614 85 13쪽
31 31화 과거시험 +6 23.11.28 3,558 81 13쪽
30 30화 감자수확 +3 23.11.27 3,555 76 12쪽
29 29화 시비법 +3 23.11.26 3,609 78 14쪽
28 28화 사이코패스(3) +4 23.11.25 3,606 72 12쪽
» 27화 사이코패스(2) +3 23.11.24 3,645 78 12쪽
26 26화 사이코패스 +4 23.11.23 3,816 75 13쪽
25 25화 역병 +7 23.11.22 3,970 91 12쪽
24 24화 인연과 악연 +4 23.11.21 4,184 84 15쪽
23 23화 남한산성 (2) +6 23.11.20 4,182 84 18쪽
22 22화 남한산성 +4 23.11.19 4,411 102 12쪽
21 21화 꿈 +3 23.11.18 4,389 92 12쪽
20 20화 인연 +6 23.11.17 4,562 103 12쪽
19 19화 새가족 +4 23.11.16 4,817 99 14쪽
18 18화 썸 +7 23.11.15 4,749 98 13쪽
17 17화 - 선조 +4 23.11.14 4,945 96 13쪽
16 16화 태극비누(3) (일부수정) +9 23.11.13 4,879 96 14쪽
15 15화 태극비누(2) +6 23.11.12 4,987 104 15쪽
14 14화 태극비누 +4 23.11.11 5,151 106 13쪽
13 13화 여기부터 저기까지 +10 23.11.11 5,258 91 14쪽
12 12화 플렉스 +16 23.11.10 5,447 106 13쪽
11 11화 선빵필승 (내용 추가) +7 23.11.09 5,586 10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