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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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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시몽이 바르셀로나에 간 이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DUMMY

99. 시몽이 바르셀로나에 간 이유.(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선장님. 여기서부터는 해적을 조심해야 합니다.”


나르본에서 출발한 후 항해사가 경고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나르본 사이를 항해하던 이였다.

해적이 많이 나타나는 곳을 잘 알았다.

나르본과 바르셀로나 사이엔 피레네산맥이 있었다.

산세가 험해 육로로 잘 다니지 않았다.

대부분 해상으로 상품을 운송했다.

많은 배와 상품이 오갔다.

해적이 노리기 좋은 곳이었다.

특히 피레네산맥이 바다와 이어지는 곳은 해안선이 복잡했다.

피오르나 리아스식 해안과 같았다.

배를 감출 수 있는 곶(cap)과 후미(inlet)가 많았다. 해적이 활동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엔 사라센 해적이 자주 출몰합니다.”


바르셀로나 아래쪽에 발레아레스 제도가 있었다.

훗날 마요르카 왕국으로도 불리는 큰 섬이었다.

이 시기 이슬람 타이파가 지배하고 있었다.

농사와 어업이 주산업이었다.

부업이 해적질이었다.

나르본과 바르셀로나 사이엔 상품을 가득 실은 배가 자주 오갔다.

배를 나포하면 많은 상품과 노예를 얻었다.

선원은 괜찮은 노예로 팔 수 있었다.


“먼바다로 배를 몰아라. 경계를 강화한다.”


레오 선장은 육지에서 거리를 두었다.

동시에 견시(見視, Lookout)를 늘렸다.

바다에서는 먼저 보는 것이 유리했다.

가시거리가 수 km를 넘었다.

노 젓는 해적선으론 한세월이었다.

그 덕분인지 해적의 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이루어지긴 했다.


“해적선이 방향을 돌렸습니다. 선장님.”


기세 좋게 따라오던 해적선이 발길을 돌렸다.

가까이 가자,

한 척이 심상치 않게 크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배가 크면 선원이 많다는 건 상식이었다.

해적은 힘든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수적 우세로 이기는 걸 선호했다.

노예로 끌려가고 싶은 이는 없었다.

숫자가 비슷하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많이 죽으면 나포한 배를 끌고 가기 어려웠다.

더 만만한 배가 목표가 되기 마련이었다.

덕분에 해적이 출몰하는 바다를 무사히 지나왔다.

바르셀로나가 나타났다.

피레네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항구도시였다.


***


바르셀로나는 생각보다 역사가 짧은 도시였다.

인근의 타라고나(Tarraco) 더 오래되고 큰 도시였다.

바르셀로나는 샤를마뉴 시대에서야 역사에 등장했다.

그 후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막는 방파제로서 활약한다.

프랑스 남부지역과 이베리아반도가 사라센의 지배를 받는 동안에도 꿋꿋하게 독립을 유지했다.

그것은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 덕분이었다.

바르셀로나는 피레네산맥의 동남쪽 끝에 있었다.

육로로 들어오려면 좁은 협곡으로 들어와야 했다.

요새와 관문으로 외부에서 바르셀로나로 침입하기 힘들었다.

바다 쪽엔 절벽같이 가파른 언덕(Montjuïc)이 있었다.

그 언덕에 요새가 있어 도시를 보호했다.

그곳은 동시에 채석장이기도 했다.

일면 레보 드 프로방스와 유사했다.

방어에 유리한 점은 침략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반대로 그러한 특징은 경작할 토지와 배후지가 적다는 말과 같았다.

바르셀로나는 툴루즈와 같은 백작령이지만···.

경작지는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한 상황이 사라센과의 교역과 유대인을 쉽게 받아들이게 했다.

사라센은 금과 은을 비롯한 값비싼 상품을 공급해 주었다.

유대인은 상인과 장인으로 활동했다.

바르셀로나의 상업과 산업을 발달시켰다.

몬주익 언덕 근처에 유대인 집단 정착지가 만들어져다.

바르셀로나는 이베리아반도와 남프랑스를 이어주는 통로로 번영하기 시작했다.


***


“카프다르그의 아삽의 소개로 왔소.”

“아···. 그는 저의 먼 친척이기도 하죠.”


바르셀로나의 유대인 상인도 석공 출신이었다.

몬주익 채석장에서 돌을 다듬던 이들이다.

석공은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었다.

프리메이슨도 석공 길드였다.

건물, 특히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 석재가 필요했다.

유대인 석공 중 많은 이가 상인으로 성장했다.

아삽이 소개해 준 이도 그런 자 중 하나였다.


“친척의 소개이기도 하니. 가져온 상품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겠습니다.”

“괜찮소. 다른 이들처럼만 해주시오.”


아는 이가 더 무서웠다.

건너 건너면, 남이었다.

잘해주겠다는 건 빈말이나 다름없었다.


“하하.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몽은 빈말에 넘어가지 않았다.

상인은 그가 만만치 않은 사람임을 느꼈다.


“어떤 걸 가져오셨습니까?”

“밀가루와 빵, 보르도와 프로방스의 포도주이오.”

“괜찮은 상품이군요.”


공급이 부족한 상품이었다.


“좋은 가격을 쳐 드리겠습니다.”

“올리브유를 사야 하는데···. 물량은 있소?”

“그건 충분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달루시아와 카스티야라만차는 지중해에서 가장 올리브유 생산이 많은 지역이었다.

그곳의 올리브유는 북아프리카를 통해 이슬람 지역 전역으로 팔려나갔다.

바르셀로나를 통해 남프랑스로도 유입되었다.

유대인 상인은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자신이 있었다.


“올리브유를 단지로 2만 개를 사겠소.”

“잠, 잠깐만요. 2,000개를 잘못 말씀한 게 아니시지요.”

“2만 개가 맞소.”


올리브유 단지는 보통 20L~22L였다.

2만 개면 단지의 무게를 포함해서 400톤이 넘었다.

유대인 상인이 당황했다.


“물량이 충분한지. 한번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자신의 창고에 그 정도의 물량이 없었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올리브유는 비싼 기름이었다.

은화로 수만 닢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궤짝으로 여러 개였다.

그만한 올리브유를 구매하는 아를 상회는 큰 고객이었다.


“다른 건 필요 없으십니까?”

“뭐가 괜찮소?”

“향신료와 향료, 비단, 설탕 등이 괜찮습니다.”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는 인도와 동남아시아원산지였다.

10세기에 이집트에 재배된 후 이슬람 세력에 의해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반도 남부까지 퍼져나갔다.

꿀과 같은 단맛은 인기 조미료였다.

설탕이 유럽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향료는 아프리카와 중동을 통해 들어왔다.

교회에서 많이 사용되는 물품이었다.

향신료와 비단은 중동을 통해 수입되는 물품이었다.

일부 비단은 이베리아반도에서 생산되었다.

누에로 비단을 만드는 방법은 비밀이 아니었다.

인도와 중앙아시아를 통해 퍼져나갔다.

그 기술이 8세기경 이베리아반도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비단을 수입하는 건 그만한 가격과 품질의 비단을 못 만들어서였다.

바르셀로나엔 중국산과 이베리아반도산 비단이 있었다.


“좋소. 모두 사겠소.”

“다만, 그건 조금 기다려 주셔야 할 것입니다.”


그는 식료품을 주로 취급하는 상인이었다.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는 식료품에 해당했다.

향신료와 향료, 비단, 설탕과 같은 품목은 다른 상인이 담당했다.


“그렇다면···. 그건 다른 곳에서 사겠소.”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큰 고객을 놓칠 수는 없었다.


“이문을 보지 않고 드리겠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소.”


손해 보고 판다는 말은 상인이 늘 하는 말이었다.


“그럼. 다른 파실 물건은 없으십니까?”

“그건 왜 물어보시오.”

“제가 그것도 사겠습니다.”

“그대는 식료품상이 아니요?”

“시간이 걸리지만···. 한 다리만 거치면 다 아는 사이입니다. 창고에 두고 천천히 팔면 됩니다.”

“음···.”


시몽은 고민에 잠겼다.

이곳에서 한 번에 처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른 상인이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할지 알 수 없었다. 상인을 소개해달라는 건 다른 목적도 있었다.

그에게 부탁해야 할 게 있었다.

결단을 내렸다.


“배에 나르본의 소금과 북이탈리아의 강철이 있소.”


소금은 나르본산이 맞지만···.

강철은 아를산이었다.

품질은 북이탈리아 강철에 못지않았다.

원료가 북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잡철이기에 아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괜찮은 상품이군요. 매입하겠습니다.”


소금은 어디에서나 필요한 상품이었다.

이곳도 암염을 생산하지만···.

나르본의 바닷소금 훨씬 저렴했다.

소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짠맛과 염분이었다.

품질보다 가격이 중요한 상품이었다.

불순물이 많은 검은 소금도 짜면 먹었다.

소금이 부족한 아프리카 내륙에서는 황금과 교환되었다.

가나왕국이 소금과 황금 무역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런 소금만큼 중요한 것이 철이었다.

레콘키스타가 벌어지는 이곳은 무기의 수요가 많았다.

기독교와 이슬람 양쪽에 팔아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거래의 차액은 은과 금으로 받겠소.”

“좋습니다.”


강철과 소금은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올리브유로 배를 채우고도 돈이 남았다.

향신료와 향료, 비단, 설탕은 비싸지만···.

수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빈 적재량 100톤을 겨우 채웠다.

남는 건 은과 금으로 받기로 했다.

만족스러운 거래였다.


“내가 몇 가지 그대에게 부탁할 것이 있소.”


주군인 베르트랑에게 지시받은 일이었다.

무역과 함께 이 일도 매우 중요했다.


“무슨 일입니까?”

“사람을 구하는 일이오.”


아랍의 연금술사와 무리(Murrī, almorí)를 만드는 장인을 구하는 일이었다.


“연금술사와 소스를 만드는 장인이라···. 최선을 다해 알아보겠습니다.”


큰 거래에 유대인 상인은 매우 만족했다.

사람 하나 구해주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


아랍 요리에 사용되는 간장, 즉 무리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 때 개발된 음식이었다.

소금과 고기, 생선을 발효시켜 조미료를 만드는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었다.

로마 시대엔 그것을 가룸이라 불렀다.

가룸은 크게 두 가지 재료로 만들어졌다.

생선과 보릿가루였다.

로마 제국은 생선이 풍부한 해안지역과 그렇지 않은 내륙지역으로 나뉘었다.

각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가룸이 만들어졌다.

동로마 제국은 생선으로 만든 가룸을 즐겨 사용했다.

아랍 쪽은 보리를 더 선호했다.

가룸이 무리라는 조미료가 되었다.

이베리아반도를 정복한 베르베르인은 사막의 유목민이었다.

생선 비린내를 엄청나게 싫어했다.

히스파니아의 주요 수출품이던 가룸이 알모리(almorí)로 변형되었다.

알모리는 안달루시아 특산 조미료가 되었다.


- 만드는 방법이 콩 간장과 가장 흡사해.-


알모리는 보릿가루와 소금으로 반죽을 만든 후 발효시켜 만들었다.

메주를 만드는 것과 같았다.

보리 메주로 간장을 만드는 것이다.

보리가 원료라 콩보단 탄수화물이 많았다.

그래서 감칠맛보다 단맛이 강했다.

원료를 콩으로 바꾸면 단백질이 많아 감칠맛이 더 강해졌다.


-가룸보단 받아들이기 쉽고···. 무리보단 감칠맛이 강한 소스가 되는 거야.-


가룸은 동로마에서 인기 높은 조미료였다.

무리는 이베리아반도와 북아프리카, 레반트에 널리 사용하는 조미료였다.

카마르크의 소금과 아를에서 많이 재배하는 콩이 결합하면 인기 조미료가 탄생하는 것이다.

감칠맛 나는 조미료는 어디에서나 인기였다.


-아를의 특산품이 될 수 있어.-


아를은 교역하기 좋은 곳이지만···.

특산품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었다.

마르세유나 북이탈리아의 도시와 차별화가 어려웠다.


-높은 도수의 증류주도 특산품이 될 수 있어.-


위스키와 브랜디를 마르세유와 북이탈리아에 팔 수 있었다.

아를이 다양한 특산품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시기 코르도바는 지중해 서쪽에서 과학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증류주는 연금술 연구의 부산물이었다.

아랍의 연금술이 위스키와 브랜디를 만들었다.


-코르도바의 기술이 주변 지역으로 퍼지고 있지.-


이슬람과 기독교의 충돌은 기술 전파를 가지고 왔다.

그건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는 레반트 지역보다···.

레콘키스타가 일어나는 이베리아반도가 먼저였다.


-십자군 원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필요한 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시몽이 바르셀로나로 향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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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 바르셀로나(Barcelona). +4 24.06.25 294 17 12쪽
97 97. 나르본(Narbonne). +2 24.06.23 305 20 12쪽
96 96. 아삽(Asaf)의 고민. +4 24.06.22 297 18 12쪽
95 95. 탐이 나. +8 24.06.21 299 16 12쪽
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287 23 12쪽
93 93. 아를 상회(company). +4 24.06.19 299 18 13쪽
92 92. 타유(세금)의 의미. +6 24.06.18 298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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