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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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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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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8. 바르셀로나(Barcelona).

DUMMY

98. 바르셀로나(Barcelona).


포도주에 이어 배에 실린 다른 상품을 처분했다.


“올리브 말입니까? 가격만 좋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올리브유는 안 쓰이는 곳이 없는 기름이었다.

아키텐과 툴루즈는 올리브유의 수요가 많았다.

그에 비해 올리브가 자라는 지역이 적었다.

대신에 내륙 지역과 해양성 기후 지역이 넓었다.

특히 아키텐은 해양성(대서양) 기후로 겨울엔 따뜻했다.

여름엔 선선하며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올리브가 자라기 좋지 않은 기후였다.

올리브는 지중해성 기후,

여름에 건조한 햇살이 좋은 곳에서 자랐다.

생산지가 카르카손(Carcassonne)과 베지에(Béziers), 나르본, 페르피낭(Perpignan)과 같이 지중해에 인접한 지역이었다.

전체면적의 10분의 1도 안 되었다.

생산하는 올리브유가 적었다.

많은 양의 올리브유를 수입했다.

프로방스 지역과 이베리아반도에서 대량으로 수입했다.

생활에 꼭 필요한 건 황금에 비유했다.

하얀 금은 소금이었다.

검은 금은 석유였다.

액체 황금은 올리브유였다.

올리브유는 이곳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만족할 거요.”


아를산 올리브유는 품질과 가격에서 좋았다.

실린 올리브유를 나르본에 모두 팔아치웠다.

배에 은 제품과 은화 상자가 쌓였다.

다음 목적지는 바르셀로나였다.

이베리아반도의 물산이 모이는 곳이다.

그곳은 건조한 지역이었다.

아몬드와 올리브를 많이 키우는 곳이었다.

올리브유가 풍부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올리브유를 구매할 수 있었다.

나르본에 가져오면 상당한 돈이 되었다.

올리브유도 지중해의 중요한 교역품이었다.


***


“모자와 신발, 의복도 보겠소?”

“품질만 괜찮다면 환영합니다.”


나르본에서 잡화를 처분하기로 했다.

잡화(의류와 가죽제품)의 가격이 좋았다.

아키텐과 툴루즈는 농업이 주산업이었다.

이곳에도 보르도와 툴루즈라는 도시가 있지만···.

도시보다는 봉건 영주의 장원이 발달한 곳이다.

산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의류와 가죽제품의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했다.

잡화를 바르셀로나와 마르세유, 북이탈리아의 도시들로부터 수입했다.

아를도 그런 도시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배에 실린 잡화도 이곳에서 다 처분했다.

올리브유와 잡화를 다 처분하자,

배가 상당히 가벼워졌다.

빈 배에 다른 상품을 실어야 할 때였다.


“소금을 살 수 있겠소?”

“물론입니다. 이곳의 소금은 나름대로 유명합니다.”


나르본은 석호(소금 호수) 안에 있는 도시였다.

인근에 염전이 많았다.

카마르크만큼 소금이 유명한 곳이었다.

그뤼상(Gruissan)이라는 염전 지대가 있었다.

지중해의 건조하고 더운 여름은 품질 좋은 소금을 생산했다.

그곳에서 생산된 소금 역시 육로로 아키텐과 툴루즈에 공급되었다.

해로로는 바르셀로나까지 팔려나갔다.


“다른 건 필요 없습니까?”

“밀가루와 빵을 부탁하오.”

“네. 준비하겠습니다.”


각지의 대규모 장원에서 많은 곡물 생산되었다.

카르카손과 나르본 사이는 피레네산맥과 중앙 산맥 사이의 좁은 지역이 있었다.

가파른 산맥의 경사면엔 계곡이 많았다.

많은 물길이 지나갔다.

배로 짐을 나르기엔 물길이 가파르고 좁았지만···.

물레방아를 설치하기엔 그곳보다 나은 곳이 없었다.

많은 수차가 설치되어 아키텐과 툴루즈의 밀이 제분되었다.

내륙에서 생산된 밀이 밀가루가 되어 나르본에 공급되었다.

숲과 나무도 풍부해서 땔감도 많았다.

밀가루는 빵으로 구워졌다.

남은 농산물이 수출되었다.

빵과 밀가루는 이곳의 좋은 상품이었다.

나르본은 이래저래 돈이 되는 영지였다.

그만큼 서로 가지려는 다툼이 많은 것이다.


***


-아를이 성장하려면 바르셀로나와 교역해야 해.-


아를 상회가 만든 후 악마가 베르트랑에게 한 말이었다.


-바르셀로나보다는 제노바나 피사가 낫지 않아?-


아를에서 바르셀로나로 가는 거리는 제노바로 가는 거리와 비슷했다.

제노바에서 조금 더 가면 피사였다.

북이탈리아는 상업이 발달했다.

교역할 물품이 많았다.


-마르세유도 있으니. 그쪽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아를은 마르세유와 교역하고 있었다.

마르세유에서 제노바로 가면 거리가 더 짧았다.


-아니. 마르세유가 있으니. 더욱 안 좋아.-

-왜?-

-아를이 성장하면 마르세유와 서로 경쟁 관계가 될 거야. 겹치는 부분이 많아. -


물레방아 마을과 아를은 상업과 산업도시였다.

론강과 아를 인근의 생산물을 다른 지역으로 팔았다.

밀로 빵을 구웠다.

올리브로 올리브유를 짰다.

가죽으로 모자와 신발을 만들었다.

양모는 천으로 바뀌어 의류가 되었다.

마르세유가 하는 일이기도 했다.

심지어 소금도 경쟁했다.

아를은 카마르크의 소금을 수입해서 팔았다.

마르세유도 수도원에서 소금을 생산했다.

로마 시대에도 아를과 마르세유는 경쟁 도시였다.

아를이 성장하게 되면···.

마르세유의 영역을 가져오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

-전쟁이 나거나···. 최소한 서로를 배척하겠지.-

-음···.-


이웃사촌은 옛말이었다.

옆집이 같은 업종의 가계를 차리면 서로 원수가 된다.


-최소한 시장은 그들과 다르게 가는 게 좋아. 북이탈리아는 마르세유의 상권이야.-


마르세유는 론강의 산물을 북이탈리아로···.

북이탈리아의 산물을 론강으로 운송하면서 먹고사는 도시였다.

그곳에 아를이 뛰어들면 서로 멱살 잡고 싸우자는 말이었다.

마르세유 자작이 가만히 있더라도···.

밑의 상인들이 그냥 있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북이탈리아는 아까운데···.-


이탈리아는 유럽의 중심이었다.

교황청과 여러 도시 국가가 모여 있었다.

교역으로 많은 부를 쌓아 올렸다.

북이탈리아를 포기하기 아까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법이야.-

-그게 무슨 말이야?-

-북이탈리아가 생각보다 교역에 별로라는 말이야.-


***


-그쪽은 교역하기 괜찮은 게 아니었어?-




-경쟁이 치열해.-


경쟁이 치열하면 시장이 커도 남는 것이 없었다.

일명 레드오션이었다.

그런 곳은 덩치가 큰 녀석만 살아남았다.

북이탈리아엔 해상 공화국만 3개였다.

그들은 강한 해군력과 많은 상선을 보유했다.

체급에서 상대가 안 되었다.

현재 아를은 마르세유보다 작은 도시였다.

그들과 경쟁하기 어려웠다.


-생산품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 시대의 기술은 기본적으로 로마를 기반으로 했다.

이탈리아엔 로마 시대 기술이 많이 남아있었다.

가죽가공과 직물 제조에 있어 아를보다 앞서 있었다.

심지어 포도주 양조 기술도 마찬가지였다.

차이가 교역을 발생시켰다.

그런 차이를 만들기 어려웠다.

북이탈리아에 팔 수 있는 건 빵과 올리브유, 포도주 등 단순 가공품이었다.

그것도 경쟁적 우위를 크게 가지지 못했다.

북이탈리아엔 알프스에서 발원하는 수많은 계곡과 하천이 있었다.

수차가 많은 곳이다.

그런 수차는 많은 곳에 활용되었다.

철의 제련에도 사용되었다.

물레방아 마을과 비슷했다.

알프스 아래에 있는 롬바르디아 평야는 풍요로운 곳이었다.

물이 풍부해서 비옥했다.

밀과 포도, 양을 키웠다.

치즈와 양모 산업도 발달했다.

가죽제품도 비슷했다.


-산업 구조는 비슷한데···. 아를보다 규모가 더 크지.-


그곳엔 벼도 재배했다.

시칠리아에서 생산되는 밀과 올리브를 생각하면···.


-그곳과 경쟁하면 답이 없어.-


한가지 다행인 건 도시가 발달해 인구가 많다는 점이었다.

상당히 많은 빵과 올리브유, 포도주를 수입했다.


-빵과 올리브유, 포도주를 수출하고···.

잡화와 사치품을 수입하면 손해 보는 장사야.-


마르세유와 같은 도시가 되는 것이다.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해 주고···.

중간 이윤으로 먹고사는 도시가 된다.

산업과 도시 발달에 한계가 생긴다.

마르세유는 제노바와 베네치아에 밀려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게 되었다.


***


-바르셀로나와 서쪽은 다르지.-

-그쪽도 비슷하지 않아?-


이베리아반도와 바르셀로나에도 유대인이 있었다.

그들의 상업과 수공업을 담당했다.

아랍에서 온 사라센의 기술도 만만치 않았다.

기술 수준이 아를보다 낫지 않았다.


-상황이 조금 달라.-

-어떤 점이?-

-그곳은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해.-


악마가 이베리아반도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곳은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의 충돌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과 레콘키스타는 많은 사람을 이베리아반도로 불렀다.

사람은 많은 데 물자는 부족했다.

이베리아반도의 동쪽은 스텝(Steppe)과 지중해성 기후였다.

양과 올리브가 자라는 곳이었다.

북아프리카와 비슷했다.

베르베르족이 쉽게 정착했다.

그곳에 많은 사람이 몰려드니.

식량과 물자가 부족해진 것이다.


-상품을 팔기 좋은 곳이지.-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물가가 비싼 지역이야.-

-물가?-

-상품의 가격 말이야. 아를과 나르본의 상품을 가져가면 많은 수익을 남길 수 있어.-

-아!-

-상품의 가격이 비싸다는 말은···. 돈이 가치가 없다는 말이야.-

-정말 괜찮겠는데.-


지금의 돈은 미래에 나오는 종이돈이 아니었다.

금과 은으로 된 실물화폐였다.


-그곳에 상품을 팔면 많은 금과 은을 얻을 수 있단 말이지.-


화폐는 상업과 산업을 진흥하는 데 필요했다.


-그런데···.-


다만 베르트랑에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


-그곳의 은과 금은 어디에서 온 거야?-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금과 은은 종이 화폐와 달리 마구 찍어낼 수 없었다.

계속 유출되면 상품을 살 수 없었다.

어딘가에서 얻어야 했다.


-사라센과의 교역으로 얻지.-

-바르셀로나가 사라센과 교역한단 말이야?-

-공공연한 비밀이야.-


이베리아반도의 기독교 국가는 이슬람과 싸우면서 협력했다.

이슬람 세력은 각지의 타이파로 분열되었다.

그건 기독교 세력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와 이슬람 세력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과 싸우고 먼 곳과는 협력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이었다.

그걸 서로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그럼. 사라센은?-

- 사라센인은 은이 풍부해.-


지중해에서부터 이베리아반도까지 교역했다.

교역으로 많은 은을 얻었다.

유럽에서 인도와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은의 상당수가 그들의 손에 들어갔다.


-금은 따로 구하는 데가 있어. 아프리카의 가나 왕국이야.-

-아프리카?-

-지중해 바다의 남쪽이야.-

-아!-


아프리카는 유럽인에게 낯선 곳은 아니었다.

카르타고와 이집트, 로마의 속주로 알려졌다.

사라센인의 땅이 되면서 멀어지게 된 것이다.


-가나 왕국은 더 남쪽에 있는 왕국이야.-


가나 왕국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에 존재하던 왕국이었다.

아프리카 북부 지역과 교역했다.

중요한 교역품은 소금과 금이었다.

모로코의 사라센인은 소금을 가나 왕국에 팔고 금을 얻었다.

교역품은 상아와 가죽제품, 비단, 향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 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결국 욕심이 거위의 배를 갈랐다.

가나 왕국을 침략해서 점령했다.

막대한 금이 모로코와 이베리아반도로 흘러들었다.


- 그 금이 바르셀로나에 몰려들고 있어.-


바르셀로나는 아프리카와 이베리아의 사라센과 유럽의 기독교 국가를 연결하는 통로였다.

남프랑스의 식량이 그곳으로 흘러들었다.

카마르크와 나르본 인근의 소금도 바르셀로나로 팔려나갔다.

이탈리아의 철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셀로나는 그렇게 얻은 금으로 영지를 사들이고 병사를 키웠다.


- 그걸, 우리가 좀 가져와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아를 상회의 바르셀로나행이 결정되었다.

나르본에서 소금과 철, 식량을 가득 실은 배가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황금과 같은 가치를 지닌 걸로 진짜 금을 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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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 바르셀로나(Barcelona). +4 24.06.25 294 17 12쪽
97 97. 나르본(Narbonne). +2 24.06.23 305 20 12쪽
96 96. 아삽(Asaf)의 고민. +4 24.06.22 297 18 12쪽
95 95. 탐이 나. +8 24.06.21 299 16 12쪽
94 94. 원로원 제1인자(princeps senatus). +6 24.06.20 287 23 12쪽
93 93. 아를 상회(company). +4 24.06.19 299 18 13쪽
92 92. 타유(세금)의 의미. +6 24.06.18 298 18 12쪽
91 91. 연못 아랫마을에서의 전투. +8 24.06.17 334 18 13쪽
90 90. 바다 위의 빛(Fos-sur-Mer). +2 24.06.15 323 18 12쪽
89 89. love or hate. +4 24.06.14 316 18 13쪽
88 88. 성모의 이름으로. +4 24.06.13 333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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