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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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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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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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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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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불신

DUMMY

103화 <불신>



“정말로 면목이 없네.”


캣니스와 브레드 일행은 기사단의 치료소로 돌아왔다.

브레드는 부상자가 앉은 침대 앞에서 무릎 꿇었다.

도플갱어에게 속아서 무고한 라나를 궁지로 내몰고, 사람들에게서 지키지 못했음에 책임감을 느꼈다.


“내 그대를 믿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지. 이 잘못. 변명할 말이 없네.”


사과받는 당사자인 라나는 침대에 앉아서 그를 내려다봤다.

집단 구타로 부었던 얼굴은 어느새 말끔해졌다.

생명의 은인이라고 해도 좋을 여사제가 치료해준 덕분이었다.

더 이상 아픈 곳도 후유증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화가 난 듯 차가운 표정을 풀지 않았다.


“화가 난 심정을 이해하네. 하나 이 못난 자에게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겠나?”


브레드는 거듭 사죄했다.

용서를 받기 전까지 물러나지 않을 모습이었다.

그의 말끔한 정수리를 바라보는 라나는 여전히 냉랭한 눈빛을 유지했다.


“내 이 일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갚겠네. 어떠한 부탁도 들어주겠네. 그러니 부디 화를 풀어주지 않겠나?”


거듭 용서를 구했다.

이제 라나는 턱 밑에 손등을 괴었다.

얼핏 보면 아직 화가 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가짜였다.

바로 곁에 선 캣니스만이 손바닥 안쪽의 다른 감정을 엿보았다.


“알겠어요. ”

“정말인가!”

“‘내 이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갚을 테니.’ 저랑 약속하신 거예요?”


자연스럽게 방금 한 말을 약점 잡았다.

브레드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어떠한 직감에 고개 들었다. 라나의 얼굴을 마주했다.


“내가 속은 거로군.”


얼굴에 만개한. 볼이 터질 것 같은 웃음을 발견하였다.

라나는 일부러 화가 난 모습을 꾸민 것이었다.


“푸하핫. 하여간에 너무 착하다니까~ 그러니까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거랍니다. 아저씨~”


대폭소를 터트렸다.

깔깔 웃을 정도로 즐거워했다.

아무래도 계속 화난 표정을 짓던 게 이 말을 기다린 모양이었다.

브레드의 실수를 약점 삼아서 원하던 답변을 얻어냈다.


“이거 한 방 먹었군.”


브레드는 혀를 내둘렀다.

후배 모험가의 노림수에 절레절레 고개 저었다.

마음씨 좋은 선의를 이용당했음에도 화는 나지 않았다.

오히려 보기 좋게 속았다는 사실에 멋쩍은 기분을 느꼈다.


“속은 사람 잘못이죠~ 아저씨 설마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겠죠?”

“걱정하지 말게. 내 한 말은 반드시 지킬 터이니. 나는 평생 미움받는 줄 알고 가슴을 졸였네.”


이제야 브레드도 웃었다.

장난꾸러기 같은 짓을 한 라나에게 손을 뻗었다.

여전히 미소 짓는 볼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무사해서 다행일세.”


진심을 담아 말했다.

라나의 얼굴에 남아있던 붓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분명 이렇게 나을 상처가 아니었는데, 몇 번이고 보아도 놀라운 치유 능력이었다.

캣니스가 이 자리에 있음을 다행이라고 여겼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안하네. 그리고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전적으로 그대를 믿겠네.”


브레드는 라나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라나의 태도에 비하면 한없이 진지했다.


“그랬다가 제가 아니고 도플갱어면 어쩌시게요?”

“으음. 운이 안 좋았다고 여길 테지.”

“됐어요. 장난 한번 쳐본 건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


라나는 손을 휘휘 저었다.

그저 가벼운 장난이었다.

브레드에게서 얻어낸 약점을 쉽게 포기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일이었다.


“그럴 순 없네.”


그러나 브레드는 달랐다.

어떻게든 제가 뱉은 말을 지킬 생각이었다.

연녹색 눈동자가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제야 라나도 그가 진심을 말하고 있음을 알았다.


“제가 싫다고 해도요? 저는 아저씨가 의심스러우면 칼빵부터 놓을 텐데요?”

“상관없네. 그대가 옳은 선택을 했으리라 믿으니.”


고민도 없이 돌아오는 대답이었다.

라나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겠다는 눈빛으로 연녹색 눈동자를 빤히 바라봤다.


“정말 진심이네요.”


떨떠름한 얼굴로 웃음기를 지워냈다.

진지한 얼굴에서 나오는 시선을 슬쩍 피했다.

손바닥으로 턱을 괴고 잠시 생각하는 자세를 취했다.


“사실 처음에는 아저씨가 가짜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으음. 가짜 말인가···.”

“소문에 따르면 완전 상남자 아저씨인 줄 알았는데. 이리저리 휘둘리고 다녀서요.”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처음 브레드를 봤을 때부터 의심할 정도로, 만나기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모험가가 되기 전인 아주 오래전부터 그에 대한 소식을 접해온 라나였다.


“혼자서 모험하는 격투가. 절대 파티를 맺지 않는 고귀한 실력자.”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홀로 모험을 고집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 소문에 환상을 품었다.

라나에게 있어서 브레드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대륙을 구할 영웅과 비슷한 존재로 동경하고 숭배했다.

그러나 오랜 동경 끝에 만난 그는 달랐다.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는 행동부터 길드를 꾸렸다는 이야기까지. 소문과 맞는 게 하나도 없었다.


“어차피 상관없는 사람들인데. 쓸데없는 감정 소모한다고 생각했어요. 혹시 아저씨라고 사칭하는 자일까 생각도 했고요.”


그러나 며칠 함께하니 금방 의심이 사라졌다.

그저 소문과 실체가 다름을 깨달았다.

라나 혼자서 멋대로 기대하고 실망했을 뿐이다.

이해는 했다만, 그 사실이 살짝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금 등급이구나. 이래서 미스릴로 올라가지 못한 거구나. 이런 약한 남자를 동경했다니 한심해했죠.”


당사자를 앞에 두고 잘도 말하였다.

마음으로만 생각했던 일을 털어놨다.

그에 대한 동경, 환상 그리고 그의 본질을 보지 못한 어리석음까지 전부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약한 게 아니라 강하다는 사실을요. 저는 상냥함을 버리고 강해진 게 아니라 도망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저씨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너무 띄우지 말게 라나여. 나는 그대를 지키지 못했네.”

“아니요. 솔직히 아저씨는 정말로 대단해요. 솔직히 그 상황에서 저였다면 목부터 그어버리고 생각했을 거예요.”


사제가 라나를 괴물이라고 지목한 상황.

그 자리에서 라나가 무사히 살아 나갈 방법은 없었다.

해가 떠 있는 도시 한복판, 수많은 사람. 옆구리에는 치명상을 입은 상태.

그런데도 그녀가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에는 브레드 머슬릿이 있었다.

그의 망설임이 그녀를 살렸다.


“아저씨는 끝까지 제 편을 들어줬어요. 심지어 마지막에는 도망가게 두려 했고요.”

“그건 칭찬받을 일이 아닐세. 충동에 가까운 행동이었고 마지막에는 캣니스의 말을 듣고 자네를 묶어뒀으니.”

“그래도 아저씨는 저라고 생각했잖아요. 모두가 마물의 말을 믿을 때 본인의 직감을 따랐고요.”


분노한 사람들 속에서 제 직감에 따라 행동한다.

이건 생각만큼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브레드는 라나를 놓아주려고 했다.

만약 캣니스가 도플갱어를 밝히지 않았다면. 라나를 풀어주고 혼자서 비난을 감당할 생각이었다.


“이제는 저도 그런 사람이 강하다는걸 알아요. 겁쟁이고 이기적인 저 같은 것과 다른 사람이요.”


그 사실을 라나도 알았다.

고마움에 미소 지었다.

브레드의 배려와 고집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일전에 멋대로 실망했던 기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가 일반적인 모험가와 다르다는 사실이 실망보다는 안심되었다.


“그런데 아저씨. 한 가지 물어도 돼요? 왜 그 자리에서 제가 사람이라고 확신했어요?”


자신을 사람이라고 믿은 결정적인 이유를 물었다.

브레드는 그 이유가 민망한지 살짝 고개 돌렸다.


“사실 확신은 없었다네. 그대가 작살에 찔렸을 때, 상인에게 주먹을 휘두르려다가 멈춘 얼굴을 보았을 뿐이지.”

“으음. 그 찰나의 동요를 읽었구나. 제법이네요. 사실 그 아저씨가 제 소꿉놀이 친구의 아빠였거든요.”

“그리고 그대라면 필시 마지막 문답에 욕을 박을 거라며 생각했네.”

“제가 언제 아저씨 앞에서 그렇게 욕을 했다고···. 그 판단은 조금 안일했어요. 그런 욕은 도플갱어가 꾸며낼 수 있는 거니까요.”

“그래도 그거면 충분하다고 여겼네.”

“충분했다니요?”

“만에 하나 그대를 잃는 것보다야 마물 하나를 놓아주는 게 훨씬 나은 일이지 않은가?”


라나는 입을 쩍 벌렸다.

서서히 빨개진 얼굴을 푹 숙였다.

애써 감정을 갈무리하려는 듯 자세를 바꿨다.

다리 꼰 자세로 손부채질하고, 빨개진 볼에 손을 괴었다.


“정말로 마물이었으면 어쩌려고. 엄청 무모했어요.”


이번에 경험한 일로 한 마디 뱉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버려진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일이다.

일전에 브레드가 말했던, 모험가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이야기.

확실히 모험가는 사람들에게 버려져서 살아갈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의 분노를 받겠다고 생각하다니. 아저씨도 자칫 잘못했으면 휘말릴뻔했다고요.”

“결과적으로 선택이 옳았으니 됐네.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휘둘릴 사람으로 보이나?”

“풋. 당시에는 반신반의하셨으면서. 하지만 그게 정말로 강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겠죠.”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제 신념을 관철한다.

그건 말뿐이 아닌 진정한 강자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브레드가 그런 행동을 아무렇지 않게 보여줘서일까?

라나는 어렸을 적부터 동경하던 남자가 생각보다 훨씬 더 멋있어 보였다.


‘그렇구나. 이래서 사람들은···’


브레드를 직접 만나고 바뀐 게 그에 대한 평가뿐만이 아님을 알았다.

소문에는 진실 또한 섞여 있음을 알았다.

강하고, 믿음직스럽고, 자신도 모르게 기대고 만다.

자연스레 그에게 품는 마음도 어릴 적과 달라졌다.


“있잖아요. 아저씨. 혹시 이번 일이 다 끝나면···”


라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브레드의 소매를 잡았다.

주황색 머리카락 밑으로 붉은 입술이 열리던 그때였다.


“브레드 공-!”

“으악! 깜짝이야!”


갑작스레 문이 열렸다.

모험가 라군이 제 딸이 속한 파티를 걱정하고 달려왔다.


“브레드 공!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겁니까? 설마하니 마물이 그런 곳에 숨어있었을 줄이야!”


순식간에 달려와서 브레드의 몸을 살폈다.

침대 위에 앉은 라나의 표정이 빠르게 차가워졌다.


“아빠. 아빠 딸은 안 궁금해? 아빠는 아저씨 일이 먼저야?”

“예끼 이년아. 네가 어딜 가서 맞고 다닐 성격이냐? 휴, 그래. 이렇게 브레드 공도 너도 이렇게 멀쩡한 모습을 보게 되니 마음이 진정되는구나.”

“걱정이 늦잖아! 이럴 거면 오지 말지, 이 쓰레기 아빠!”


라나는 소리를 질렀다.

라군은 왜 소리 지르냐면서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 전까지 무거웠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마지막에 이상했던 기류도 모습을 감췄다.

언젠가의 모험가들처럼 시끌벅적한 감정으로 소란스러웠다.


“이야. 이번에 또 한 건 하셨습니다, 캣니스 양.”


그때였다.

짝짝. 손뼉을 마주치는 소리가 들렸다.

라군이 열고 들어온 문으로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이카루스 님···.”


라군과 함께 조를 이루었던 이카루스 토일이었다.

그는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캣니스 앞으로 가서 고개 숙였다.



*****



“붙잡았다는 도플갱어는 인계받았습니다. 약간의 고문으로 기절해서 별 소득은 없었지만요.”


이카루스는 사사로운 말 없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번에 사로잡은 도플갱어 이야기를 하였다.

모험가 길드와 기사단 그리고 신전의 협력 아래서 행해진 조사 결과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캣니스의 얼굴이 진지해졌다.


“신전에서 뭐라고 하던가요? 수가 많던가요?”

“이야. 그게 심각합니다. 놀랍게도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네요.”


깜빡. 캣니스는 눈을 깜빡였다.

도플갱어가 사제로 둔갑했으니 신전을 조사하는 건 당연한 절차였다.

그런데 신전에서 나온 도플갱어는 없다.

원래라면 당연하게 여겼겠지만 지금 상황은 달랐다.


“그럴 리가요. 설마 신전에서 치부를 숨기는 걸까요?”

“으음. 그것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생각보다 놈들이 영악하게 행동한다는 점과 관련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놈들이라니··· 도플갱어를 말하는 건가요?”

“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놈들은 기껏해야 사람을 흉내 내는 정도밖에 못 하는데 이번 일은 인지 범위 바깥의 일까지 예측하여 철저하게 연기하였으니까요.”

“잠깐만요. 그 말은 설마···”


사로잡은 도플갱어와 신전에서 내놓은 이상한 결과.

이를 토대로 그들은 한 가지 가설에 다다랐다.


“지금 도플갱어의 행동은 지성이 담긴 생물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성력을 흉내 낸 것. 이 일 또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겠죠.”


이상한 일 투성이다.

신성력을 흉내 낸 것도 그렇지만. 제일 이상한 건 도플갱어의 행동이었다.

지성이 없는 존재가 마치 무언가를 꾸미듯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도플갱어의 행적에 대해서는 누군가 장난질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 좋을듯합니다.”


도플갱어를 조종하는 누군가 숨어있다.

가람 왕국을 가지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그렇게 보았다.


“안타까운 점은. 이 가설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죠.”


이카루스는 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었다.

몇 개월 전부터 조사하던 사건의 연관성이었다.

하찮은 수준의 의뢰부터 미해결로 종결 난 의뢰까지 모조리 검토한 내용이었다.


“실은 저는 이 일을 오래전부터 예측했습니다. 확실해질 때까지 비밀로 하려 했는데. 여러분에게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지금껏 비밀리에 진행되던 조사.

때는 이카루스가 그들과 만나기 훨씬 전의 이야기였다.


“여러분이 오기 훨씬 전. 제가 자리를 비웠던 때였습니다.”


성기사에게 납치당한 클레인을 찾기 위해 숲을 뒤지던 시절.

이번 일의 발단이었다.


“저를 비롯해 급조한 파티는 한 고블린을 만났습니다. 대장 격으로 보이는 고블린의 통솔하에 있었죠.”


당시 고블린은 고블린답지 않은 무기와 전략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봤자 고블린. 이카루스 파티는 베테랑 모험가로 이뤄져 있었다.

뛰어난 모험가에게 머릿수를 이용한 전략쯤은 가뿐히 뒤엎을 수단이 있었다.

약간의 난항을 딛고 무난하게 토벌했다.


“그런데 토벌을 거의 마친 뒤, 마지막 남은 고블린을 쫓았습니다.”


대장 격인 고블린을 죽였다.

남은 건 잔당 소탕이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실패했다.

수하 고블린쯤은 쉽게 잡는다고 방심한 게 화근이었다.


“사라졌습니다. 고블린의 흔적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죠.”


발자국이든 뭐든 그 흔적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고블린이 지나간 흔적은 없었다.


“얻은 건 고블린이 설치했다고 믿기 힘든 함정. 그리고 그것의 외피였습니다.”


고블린이 입었던 옷이 나무 위에서 발견하였다.

그것이 평범한 고블린이 아니라고 최근에서야 확신했다.


“사실 도플갱어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예전에 모험가 길드로 의뢰가 들어와서 직접 확인한 적이 있었죠.”


그것도 예전의 일이다.

가람 왕국 수도와 조금 떨어진 장소였다.

그곳에서 얼굴 없는 시신을 발견하였다.

그때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이카루스는 이날에 대비했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정보를 모으고, 기술을 모았다.

무엇보다 중점을 잡은 건 이 도플갱어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였다.


“얼마 전에 클레인을 유능한 이에게 보냈습니다.”


이번 일을 알아낼 목적으로 유능한 정보상에게 클레인을 보냈다.

그 자라면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것이 이번에 클레인이 보낸 정보입니다.”


까다로운 정보상에게 통신석이 파괴되었는지 통신은 불가능했다.

그 대신 클레인의 이름으로 된 전서 하나가 보내졌다.


[도플갱어···거짓······호문쿨루스······]


편지의 일부분이 불에 그을려서 단어를 읽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남은 단서로 편지의 내용을 추측했다.


“도플갱어. 거짓? 이 단어는 뭐죠? 호문쿨루스···?”


발음 가는 대로 읽었지만, 그것이 뭔지 알지 못했다.

그건 이카루스도 마찬가지인지 설명하지 못했다.


“당장 알 수 있는 건 한 가지입니다.”


이카루스는 편지의 정보와 조금 전의 떠올린 가설을 분석했다.

두 정보를 종합하였다.


“도플갱어는, 호문쿨루스가 꾸미는 음모의 눈속임이라는 거네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요. 우선은 호문쿨루스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만 기억하도록 합시다.”


클레인이 보낸 의문의 편지.

호문쿨루스라는 존재가 도플갱어를 이용하고 있음은 확실하게 여겼다.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이로울 리 없을 테죠.”


이미 인족이 여럿 죽은 시점이다.

상대가 선한 의도로 도플갱어를 풀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정확히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알면 좋겠지만, 정보가 부족했다.


“뭐, 당장 의도를 알더라도. 우리는 도플갱어를 토벌하는 데 집중해야겠지만요.”


어차피 당장 알 수 없는 거대한 음모보다 이 도시를 뒤덮은 혼란을 해결해야 했다.

시간이든 정보든 더 두고 보기로 하였다.


“따로 추적조를 꾸릴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주의해주세요.”


이카루스가 경고했다.

앞으로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해졌다.

도플갱어 색출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점이 생겼다.

의심스러운 정황을 모두 기억해야 한다.


“그러면 캣니스 양. 오늘처럼 행동하되 혹시 수상한 점이 있으면 연락을 주세요. 오늘 여러분은 수고하셨으니 이만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셔도 됩니다.”


도플갱어를 해결하면서 호문쿨루스의 존재에 대한 조사도 함께한다.

만약 도시 내에 이상 현상이 생길 경우. 신속히 힘을 합치기로 결론 내렸다.

이 결정을 끝으로 각자 쉼터로 돌아갔다.

기사단 의료실에 그 혼자 남았다.


“참. 이게 쉽지 않네요.”


이카루스는 꽤 시간이 지나고도 건물을 벗어나지 않았다.

조사실에서 온 기사가 마중 와서야 자리를 떠났다.




제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추천과 좋아요 잊지마세요-!


작가의말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는 게 맞을 겁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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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125화 이름없는 성녀 24.01.10 6 0 14쪽
147 124화 이름 없는 성녀 24.01.08 8 0 12쪽
146 123화 이름 없는 성녀 24.01.03 11 0 16쪽
145 122화 이름 없는 성녀 24.01.01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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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11화 성녀 23.11.08 10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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