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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또롱 님의 서재입니다.

젤 쉬운 게 제약재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이또롱
작품등록일 :
2020.11.06 08:56
최근연재일 :
2020.12.18 12:2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2,924
추천수 :
420
글자수 :
359,540

작성
20.11.16 12:20
조회
787
추천
8
글자
17쪽

16화. 대결(5)

첫 연재를 시작합니다. 졸작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시길...




DUMMY

성체는 서랍 속 잡동사니에 섞여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나 같으면 애지중지 했을 성체를 별다른 조치도 없이 그냥 뒹굴게 나둔 것이다!


‘김기준 답네. 뭐, 덕분에 성체를 쉽게 찾았으니까.’


성체를 들자 묵직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찾긴 했는데 이제 어쩐다?

성체를 요리조리 만져보았다.

아무리 살펴봐도 버튼이나 안을 열어볼 수 있는 틈이 있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이음새가 없는 완벽한 정사각형.

잔뜩 힘을 줘서 쥐어 봐도 그대로고, 손가락으로 여기저기를 눌러봐도 그대로다.


김기준과의 동기화를 해제시켜버려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아무런 방법이 없잖아?

한참을 살펴보았지만 막막하기만 했다.


‘베자크에게 한 번 빌어볼까?’


“어이, 베자크. 내 말 들려? 김기준과의 동기화를 해제해 달라고!”


그때였다.


우웅---

갑자기 성체가 부르르 떨려왔다.

처음에는 가느다란 진동이던 것이 우웅우웅- 빠르게 커지더니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진동의 폭이 커졌다.

성체가 흔들리지 않게 있는 힘껏 꽉 움켜쥐었다.

순간,


아아아악-!

뇌리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다.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온몸이 마비되고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전기적 충격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근본적인 충격이 가해져서 시냅스가 가닥가닥 끊어지는 것 같았다.


반사적으로 성체를 잡은 손을 놓았다.

하지만 성체는 손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오히려 손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채 더욱 세차게 진동을 했다.

마치 벌레가 뇌 전체를 헤집고 다니는 것 같았다.

머리를 벅벅 긁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동시에 눈앞에 어떤 화면들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김기준의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지고는 또 다시 나타났다.

김기준이 학교로 향하는 모습과 무언가 화들짝 놀라는 표정이 보였다.

그리고 다시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순간 머릿속으로 아그나의 음성이 들렸다.


『경고! 경고! 이형우 님의 생체신호가 교란되고 있습니다. 심박수가 140으로 빨라지고, 아드레날린이 비정상적으로 분출되고 있습니다. BPR(blood pressure ratio)이 46% 상승, BT(Body temperature) 38.2도로 전체적인 Vital sign이 위험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악하악-


난 바닥에 고꾸라진 채 심장을 움켜쥐었다.

숨이 쉬어지질 않아서 성체를 잡고 있는 채로 심장을 가격했다.

그때였다.


문득 성체에서 섬광이 퍼져 나왔다.

태양보다 몇 배는 강한 흰 섬광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섬광 속에 강한 압력이 있는 것처럼 세찬 힘이 나를 짓누르는 듯 했다.

점점 정신이 흐릿해졌다.


헉헉!


숨을 거칠게 내쉬며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죽을힘을 다해 짓누르는 파워에 대항했다.

뇌와 얼굴과 다리와 양팔이 찢겨나가는 것 같았다.

몸이 제멋대로 떨려오고 뒤틀렸다.


아악! 으아아악!


압력이 심해질수록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온몸으로 고통을 견뎌내었다.


1초

2초

3초

4초

5초

6초

...


지옥 같은 순간이 지나고,


얼마나 되었을까...


끄억끄억,

숨이 쉬어지지가 않아 눈을 부릅뜬 채 목을 잡고 있을 때,

그 순간 섬광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고통도 어느새 씻은 듯이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눈을 뜬 나는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성체가 내 옆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달라진 건 없었다.


그때였다.


『지원자를 인식하겠습니다... 인식을 완료하였습니다. 동기화를 진행합니다... 동기화를 완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이형우 님. 당신의 라이프 플래너 베자크입니당. 이형우 님을 새로운 운명 파트너로 모시게 되어 한없이 기쁘답니당. 호호.』


귀여운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형우 님은 총 1,923,258,745,624,338,210가지 다양한 인생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당. 그럼 지금부터 이형우 님의 인생을 변화시킬 운명 변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겠습니당~ ‘예’나 ‘아니오’를 선택해주세용.』


눈앞에 화면 하나가 펼쳐졌다.

‘예’와 ‘아니오’가 적힌 글자가 허공에 떠 있었다.


‘잠깐만! 뭐야, 지금 나한테 말한 게 베자크야? 김기준과 동기화된 성체 베자크?’


『네엥. 그렇습니당. 지난번엔 김기준에게 유리한 소원을 들어줘서 서운하셨죠?ㅠㅠ 동기화된 인물이 김기준이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답니당. 베자크를 혼내지 말아주세요. 흑흑.』


‘아냐, 베자크. 내가 혼낼 이유가 어딨어?’


『와아!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군요. 베자크는 이형우 님이 참 따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당. 호호. 앞으로 이형우 님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베자크가 될 거예용~』


‘근데 베자크, 그럼 나와 동기화가 진행된 거야?’


『넹. 그래서 이렇게 이형우 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답니당.』


‘왜 베자크와 동기화가 되어 버린 거지?’


『호호. 원래 성체는 동기자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성스러운 존재. 때문에 동기화된 인물이 아닌 인물에게 위협을 가할 수는 있지만, 목숨을 빼앗을 수는 없어용. 그런데 이형우 님의 의지가 너무 확고하여 굴복시킬 수가 없었답니당. 그래서 베자크는 이형우 님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어용.』


‘내가 죽을 뻔 했다는 거야?’


『넹. 그 정도로 참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용. 베자크는 그런 이형우 님에게 감탄하고 있다구요!!!』


순간 쑥스러워졌다.


‘그런데 베자크, 난 아그나와 동기화가 이미 되어 있는데 어쩌지?’


『성체는 동기화된 개인의 능력, 혹은 운명에 따라서 한 사람이 여러 성체를 거느릴 수 있답니다. 걱정하지 마세용. 이제는 아그나와 함께 이형우 님을 보필해 드릴 거예용.』


‘아! 그럴 수 있단 말이야?!’

‘김기준과의 동기화를 해제해서 김기준의 소원을 무력화할 생각이었는데, 이건 예상외의 소득이 생겨버렸는걸?’

‘아차차, 그나저나 빨리 김기준의 소원을 해제해야지.’


『베자크 심심해용. 운명 변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어서 ‘예’를 눌러 주세용.』


나는 재빨리 ‘예’를 손으로 눌렀다.


『그럼 이제부터 이형우 님만을 위한 운명 변환 프로그램을 시작하겠습니당. 이형우님, 어서 소원을 빌어주세용.』


‘베자크, 우선 김기준의 소원을 해제해줘!’


『이형우 님이 베자크와 동기화가 진행된 순간, 이미 김기준의 소원은 해제가 되었답니당.』


‘흐음, 그렇단 말이지!’


나는 뛸 듯이 기뻤다.

다시 소원을 빌어 바이오 기업을 설립할 수 있게 된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덤으로 또 다른 성체를 손에 쥐게 되지 않았는가!


『그것보단 다른 소원을 빌어주세용. 어서요~』


‘잠깐만, 알았어! 우선 이곳을 빠져나간 다음에 하자고!’


난 성체를 들고 일어섰다.

그리고 그길로 재빨리 집을 빠져나왔다.

차에 올라타 음료 홀더에 둔 식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남의 집에 무단 침입한 것은 난생 처음이다.

게다가 도둑질까지!

성체를 모르는 사람이야 쓸모없는 상자 하나 잃어버린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테지만 도둑질은 엄연한 범죄다.

해선 안 될 짓을 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성체를 훔쳐오지 않았다면 김기준의 소원이 유효해져서 평생 동안 빛을 못 보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게다가 애초에 김기준이 시작한 일이다.

난 타인의 악행에 복수하지 않고 용서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악에는 악으로 응징한다!


‘김기준, 네놈이 자초한 일이니 날 원망 말아라.’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차창 너머로 문득 김기준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헉!!!

커피를 마시다 말고 얼른 몸을 숨겼다.

빼꼼 고개를 들어보니 김기준이 인상을 구긴 채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휴~~ 1분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구나!’

‘이미 늦었다, 김기준! 베자크가 사라지고 네놈의 모든 소원이 해지된 걸 알면 깜짝 놀랄 걸?’

‘네놈한테 복수하는 건 이제부터다!’


차를 몰고 아파트를 나서며 나는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성체는 동기화된 인물이 아닌 제 3자와 관련된 소원은 들어주지 않는다.

다만 동기화된 인물의 소원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다면 김기준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내 소원을 설정하면 된다.

김기준, 니가 내게 한 똑같은 방법으로 해주마!


‘베자크! 난 김기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특정 한 가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김기준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 말이야. 나로 인해 목표가 좌절되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만큼! 그래서 김기준이 달성하려고 하는 모든 삶의 목표와 성과를 내가 가로채고, 김기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인생에서 꼭 필요한 인물들이 모두 내 말과 지시에 전적으로 따르게 하고 싶어. 그걸 통해 결과적으로 김기준이 내게서 끊임없이 영향을 받도록 하고 싶어. 가능해?’


『그럼요. 그런데 이형우 님의 삶에 있어서 현재로서는 김기준과의 접점이 별로 없어서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어용. 그래도 소원을 수리할까용?』


‘제한적이라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야?’


『가령 김기준이 받는 로스쿨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이형우 님과 같이 듣는 교양 수업에서 이형우 님으로 인해 A+를 놓치게 할 수는 있어용~』


‘좋아. 그리고 예를 들어, 김기준이 검사가 되는데 꼭 필요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가령 내 입김이 닿아 김기준이 검사가 못 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그럼요!』


‘오케이! 그 정도면 충분해. 그런 접점에서는 예외 없이 김기준의 성과를 내가 가로채고 싶어.’


『알겠습니당~ 방금 이형우 님의 소원이 수리되었습니당. 현재부터 영향이 발동됩니당.』


복수에 인정을 둬선 안 된다.

짓밟을 때는 확실하게 짓밟아놔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뒤통수를 맞지 않는다.


‘사람 잘못 건드렸어, 김기준! 앞으로 나라는 벽에 가로막혀서 평생을 빌빌거리게 만들어주마!’


그때였다.

띠링띠링~

알림음과 함께 아그나의 음성이 들려왔다.


『축하합니다. 이형우 님의 응용력과 문제해결능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헐~ 이거야말로 1석 2조인데?’

‘좋아! 여세를 몰아서 이대로 드라이브나 갈까?’

‘인천?’

‘강릉?’

‘어디든 좋아! 이 기분 그대로 쭉 달리는 거야, 고!’


마침 라디오 음악 채널에서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운전대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신나게 따라 불렀다.



* * *



다음 회의 시간에 만난 김기준은 적대감을 갖고 나를 노려보았다.


“지난주에 집에 도둑이 들었어.”

“도둑?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다소 놀란 은재가 김기준에게 되물었다.


“근데 도둑이 멍청한 놈이었나 봐요. 보석이랑 현금, 명품 시계 등은 모두 다 그대로 두고 볼품없는 검은 색 상자 하나를 가져갔다니까요.”

“에이, 그냥 어디서 잃어버린 걸 도둑이 든 걸로 착각한 것 아냐?”

“그건 아니에요. 경비실에 얘기해서 CCTV를 확인했는데, 도둑맞은 시간에 나도 잘 아는 인물이 한 명 찍혀 있더라구요.”


김기준이 정면에서 나를 보며 말했다.

아뿔싸, 아파트 현관에 있는 CCTV!

내가 김기준의 아파트로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 있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CCTV에 찍혔다고 도둑으로 모는 건 너무 성급한 거 아냐?”

“우리 집에 올 이유가 없는 사람이니까요. 같은 동 주민도 아니구요.”

“어쨌든 도둑맞은 물건이 하나 밖에 없다니 다행이네.”

“그건 아니죠. 도둑은 도둑,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도둑맞은 건 사실이니까 잡아내야죠. 그래서 경찰에 신고해서 유력 피의자로 소환시킬까 생각 중이에요.”


김기준은 큭 웃었다.


“겉과 다른 사람이 정말 많아. 겉으로는 솔직한 척, 정직한 척 하면서 뒤에서는 그런 도둑질을 할 줄이야! 역시 벌레 같은 놈이라니까!”


김기준의 집 앞에는 CCTV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 안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내가 김기준의 집에 들어갔다는 증거는 없다.

문제는 아파트 출입문과 엘리베이터 CCTV 화면인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지 말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엎질러버린 물이었다.


“그런데 잃어버린 물건이 귀중한 거야?”

“아뇨. 그까짓 것 없어도 지금까지 내 능력으로도 충분했어요. 가끔씩 재미로 하는 물건이었으니까 없어도 전혀 지장이 없어요. 그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누군가와는 달리 말이죠. 낄낄.”


그래! 성체의 존재는 나와 김기준 밖에 모른다.

성체가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모를 것이니, 다른 사람들은 그게 귀중한 물건이라는 것을 생각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경찰들도 이따위 일에 인력을 낭비하지는 않을 걸?


하지만 어떻게 경찰을 구워삶았는지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이형우 씨 되십니까?”

“네.”

“강남경찰서 형사과 강력계 김민환입니다. 김기준 씨 아시죠?”

“네. 그런데요?”

“김기준 씨가 귀중품을 잃어버렸다고 도난신고를 했거든요. 그래서 참고인 조사상 필요에 의해서 이형우 씨가 서에 오셔서 참고인 진술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기준이가 도난을 당한 것과 저와 무슨 상관이 있는데요?”

“그게 물론 이형우 씨와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데, 김기준 씨가 사는 아파트 내 CCTV 화면에서 이형우 씨가 잡혔어요. 그래서 참고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럼 제가 귀중품을 도둑질한 범인이라도 된다는 얘긴가요?”


나는 일부러 시치미를 떼며 세게 나갔다.


“아뇨. 범인이라는 게 아니라 그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해야 해서요. 이형우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 짓고 신문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언제 방문하면 되죠?”

“저야 가급적이면 빨리 오셨으면 좋은데... 오늘 시간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그럼 한 시간 후에 찾아뵐게요.”


나는 전화를 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어보니 두 개의 성체가 나란히 들어 있었다.


경찰서에 가서 조서가 이뤄지는 만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령 경찰이 내 집을 수색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나는 두 개의 성체를 종이백 안에 넣은 다음 집 근처 지하철역의 물품보관함에 넣어두었다.

그리고는 강남경찰서로 향했다.


“김민환 형사님?”

“네. 그렇습니다만...”

“1시간 전에 통화했던 이형우라고 합니다.”

“아, 그러시군요. 앉으시죠.”


김민환은 나이가 상당해 보이는 중년 형사였는데, 참고인 조사를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티가 역력했다.


“사건 당일, 그러니까 30일 오전 9시 46분 경 왜 김기준 씨 아파트에 계셨습니까?”


형사는 9시 46분에 어디 있었느냐는 식의 유도심문도 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물어왔다.


“사실 그 전에 동아리 회의 시간에 기준이랑 잠깐 언쟁을 벌인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게 마음에 걸려서 사과를 하려고 들렸습니다.”


나는 동아리 회장으로서 김기준이 처음으로 동아리를 만든 후 들어온 첫 신입회원이어서 각별하다 라는 점과 그래서 빨리 오해를 풀고 싶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기진 씨 집 주소를 어떻게 알았습니까?”

“동아리 회원 인명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걸 보고 찾아간 거구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언쟁이 심하지도 않았고, 그 정도라면 전화상으로 해도 됐을 텐데...”

“그럴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이왕이면 전화로 하는 것보다는 직접 얼굴 보면서 사과를 하는 것이 빨리 감정을 털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언쟁을 벌인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찾아간 것이구요.”

“네... 혹시 김기준 씨가 잃어버린 물건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계십니까?”

“아뇨. 전혀 모르는데요. 기준이도 집에 도둑이 들어 뭔가를 잃어버렸다고만 했지 그게 무엇인지는 말을 안 해줘서요.”

“무슨 네모난 상자라고 하던데...”


김민환이 조서를 작성하면서 힐끗 나를 쳐다봤다.


“...”

“혹시 보신 적 없습니까? 김기준 씨가 물건을 보여줬다거나 한 적도 없었나요?”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요. 사실 기준이가 동아리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게 친하다거나 할 정도가 아니거든요.”

“그럼 보신 적이 없다는 말이죠?”

“네.”


그때였다.

조서를 꾸미는 곳으로 누군가가 찾아왔다.


바로,


김기준이었다.


작가의말

일반 연재로 승급했습니다!!! 더 힘내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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