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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또롱 님의 서재입니다.

젤 쉬운 게 제약재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이또롱
작품등록일 :
2020.11.06 08:56
최근연재일 :
2020.12.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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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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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28화. 오늘부터 1일(1)

첫 연재를 시작합니다. 졸작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시길...




DUMMY

“LED 패치는 구상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네. 그래서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강대표는 겸연쩍어 했다.


“제가 조금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나는 준비해둔 자료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자료를 보시면, 플렉서블 LED로 만드는 간단한 아이디어와 필요한 기술을 이전받는 것과 관련된 정보가 있습니다. 우선 플렉서블 LED는 샌드위치 형태가 좋을 것 같습니다. 스케치한 도안을 보시면, 플렉서블 기판 위에 LED 광원을 넣고 그 위에 배터리 층을 쌓은 다음 다시 기판으로 덮는 형태입니다. 플렉서블 기판 바깥은 파스와도 같은 점성을 가진 얇은 패치 층을 붙여서 피부와 밀착하게 하는 겁니다. 이때 패치는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서 피부에 무해하게 하구요.”

“크기나 형태를 어떤 식으로 하실 건가요? LED 마스크처럼 얼굴 전체를 다 덮는 게 아니니까 얼굴 어느 부위에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져야 할 것 같아서요.”

“좋은 질문입니다. 크기와 형태는 다양하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여성들이 많이 신경 쓰는 부위가 눈가 주름이나 다크서클, 팔자 주름 같은 거니까, 가령 눈가 주름을 케어하는 LED 패치는 초승달 모양처럼 만들어 눈가 라인을 따라서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팔자 주름도 그 모양에 맞게 기다랗게 만들구요.”

“목 주름을 없앨 수 있게 가로로 기다란 모양으로 만들어도 좋겠다.”

“난 여드름 난 곳만 치료할 수 있게 볼에 붙이는 자그마한 라운드 모양도 괜찮을 것 같아요.”

“네. 각 부위별로 디자인을 다르게 제품을 만들면 됩니다. LED 광원을 20개 내지 30개 정도로 소량만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무겁지도 않고, 경제적이고 휴대성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맞다!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화장품 파우치 안에 쏙 들어가게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

“난 이 모든 걸 하나의 패키지로 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아.”

“패키지로 구성해도 좋겠지만, 제품들을 각각 낱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럼 소비자가 필요한 형태만 묶어서 살 수도 있을 테니까요.”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때 수아가 질문을 했다.


“제품을 다양하게 만드는 건 좋은데 플렉서블 기술을 어디서 이전받죠?”

“다음 장을 보시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KAIST 최강철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박해찬 교수가 최근 플렉서블 LED를 이용하여 웨어러블 광치료 패치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쪽을 찾아가서 기술이전을 받으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광치료 패치라면 의료용이어서 우리가 만들려는 제품과는 차이가 있을 텐데요.”

“맞습니다. 우리 경우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다만 원리는 같을 테니까 우리 제품과 접목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부분만 기술이전을 받으면 될 겁니다. 또 다른 문제는 패치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할 수 있으냐의 문제인데...”


이번에는 생산관리 박부장이 말을 이어받았다.


“그 문제는 생산설비 회사와 조율하면 될 겁니다. 기존의 LED 광원 개수를 180개가 아닌 20~30개만 배치할 수 있도록 조정만 하면 될 테니까요.”

“잘 됐네요. 패치용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도 제품 크기에 따라 생산될 수 있는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그건 패치 제품의 크기와 사이즈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와 주어야 배터리 업체와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선 디자인 시안을 만든 다음에 진행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디자인 시안이 나와 주면 그걸 들고 배터리뿐만 아니라 생산설비 협의를 할 때도 훨씬 용이해질 겁니다.”

“좋아요. 그럼 디자인 시안을 받고 각 업체들과 미팅을 가진 다음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죠.”

“저... 그런데 패치용 LED 작동은 무선으로 하나요?”

“응?”

“패치용 LED 생산까지는 알겠는데, 그 LED를 작동시키는 컨트롤러 같은 건 얘기가 안 나와서요.”

“맞다! 혜나야 고마워. 그 부분을 빼먹을 뻔 했다. 컨트롤러는 따로 제품을 작동시키는 기기가 필요 없는 형태로 갈 겁니다. 그러니까 무선 컨트롤러를 따로 만들게 되면 원가가 상승하니까, 무선 컨트롤러를 만들지 말고 패치용 LED에 와이어를 부착해서 조작 컨트롤러를 매다는 형태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치 이어폰 와이어에 조작 컨트롤러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요.”


난 즉석에서 노트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아, 그럼 조작도 간편하고 무겁지도 않겠네요. 컨트롤러를 잃어버릴 염려도 없구요.”

“그렇지. 그리고 와이어 끝에는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있어야겠지. 그래야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을 테니까.”

“네. 그럼 그런 형태로 우선 디자인 업체에 연락해서 시안을 받아보겠습니다.”

“음... 김팀장님 그리고 박부장님, 오늘 나온 내용으로 만일 제품을 만든다면 생산원가는 대략 어느 정도나 나올까요?”

“진행해봐야 구체적인 생산원가를 뽑을 수 있을 텐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높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좋아요! 그럼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나머지를 추진해보고 싶은데, 강대표님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물론이네! 신제품 논의도 술술 진행되는구만, 아주 좋아! 하하하.”


강학재 대표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나와 준수, 수아와 연수는 김팀장과 함께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러 대전에 있는 한국연구재단에 방문하기로 했고, 은재와 혜나, 소이는 디자인 시안을 받는 대로 박부장과 손팀장을 따라 생산설비 회사와 배터리 회사를 방문하기로 했다.


다음 주 월요일, 수아를 비롯한 우리 넷은 김팀장과 함께 대전으로 향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옆에 붙은 한국연구재단은 본관과 연구관, 교류관 등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본관 기초연구사업 지원부서 담당자를 만나 방문 목적을 얘기하니 연구관의 기초연구사업 선임연구원을 연결시켜 주었다.

이우근이라는 이름의 선임연구원은 굉장히 차분한 성격이었다.


“LED 마스크를 패치형으로 만든다라... 아이디어가 좋군요. 우리쪽 연구와도 접점이 많구요.”


그는 웨어러블 광치료 패치를 가져와 보여주며 차근차근 말을 이어나갔다.


“패치는 기본적으로 패치 박막층과 LED광원, 배터리층, 상부 패치 박막층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박막층에 붙은 LED들이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조사해 표피, 진피층은 물론 피하층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실험결과로는 600~860nm까지 조사되는 것으로 나오고 있고, 상처 치유 효과, 피부 재생, 모발 성장 등의 광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선임연구원이 보여준 광치료 패치는 무척 얇긴 하지만 내가 생각한 제품 이미지와 흡사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패치 박막층과 LED 광원 사이에 플렉서블 기판이 들어가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얇을 수가 있죠? LED 광원이 들어가면 부피가 상당히 나올 텐데요.”

“마이크로 LED를 달았거든요.”


마이크로 LED면 현재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LED 칩(약 300㎛)보다 길이는 10분의 1, 면적은 100분의 1 정도로 미세한 LED다.


“아~ 마이크로 LED는 무척 개발이 어려운 기술이어서 만일 이대로 제품을 생산한다면 생산원가가 비쌀 텐데요.”

“기업체 입장에서는 그렇겠죠. 저희는 기술의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서 마이크로 LED를 사용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이형우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원래 LED 광원을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 기술을 우리 회사에서 이전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요! 기업들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재단의 임무니까요.”

“그럼 기술이전비용은 얼마나 됩니까?”


김팀장이 선임연구원에게 물어 보았다.


“기술에 따라서 차등이 있지만 이 기술의 경우 그다지 어렵지 않은 평이한 기술이기 때문에 정액기술료 1.1억 원에 제품 생산 후 매출액의 1%를 경상기술료로 지급받는 조건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이전 부서 담당자를 연결시켜 드릴까요?”


기술료 1.1억 원에 매출액의 1%라면 굉장히 좋은 조건이다.

나는 김팀장과 시선을 교환한 후 다시 말했다.


“네. 저희 대표님과 통화 후 정식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팀장이 강대표와 통화하는 사이, 선임연구원과 대화를 좀 더 주고받았다.


“그런데 저희가 이번에는 LED가 아니라 OLED로 웨어러블 광치료 패치를 개발하고 있어요.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발광형 유기물질이잖아요. 그래서 따로 마이크로 LED 칩이 필요 없게 되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더욱 유용할 거예요.”

“아, 그럼 LED 패치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기술이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기존에 LED 패치를 만들었던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이 OLED 패치는 더욱 빨리 완성될 것 같아요. 만일 이 기술도 필요하게 되면 말씀해주세요. 그럼 바로 기술이전을 추진해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 와서 기술이전도 받고 여러 가지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아가네요. 앞으로도 종종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우근 연구원님.”


선임연구원으로부터 명함을 건네받는 사이, 김팀장이 돌아왔다.


“형우 씨, 대표님이 바로 기술이전을 추진하랍니다.”


기술이전 부서 담당자와 미팅한 결과 내일 정식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이우근 연구원이 직접 회사에 내방하여 생산관리팀과 QC팀에게 기술이전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신제품 개발에 한 걸음 아니 두세 걸음 가까워진 것도 있지만, 기술이전이라는 결실 때문에 각자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점점 어벤저스 팀이 되어가고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김팀장의 강력 추천으로 신탄진 휴게소에 들러 수제 도너츠와 꽈배기, 핫바, 과자, 음료수 등등을 한 아름 샀다.

꼭 먹어봐야 한다는 김팀장의 말처럼 수제 도너츠와 꽈배기는 쫀득하고 달콤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연수와 준수는 허겁지겁 먹어치우기에 바빴고, 수아는 한 손에 음료수를 쪼르륵 먹으며 꽈배기를 오물오물 냠냠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아, 진짜 맛있다! 팀장님, 이게 휴게소 명물인지 어떻게 아셨어요?”


준수는 먹으면서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사실은 고향이 대전이거든. 그래서 잘 알지. 예전부터 늘 휴게소에 들러서 먹곤 했거든.”

“팀장님이 추천 안 해줬으면 모르고 지나갔겠지? 진짜 억울할 뻔했다!”

“맞아, 오늘 대전 내려온 소득도 있고 이렇게 맛있는 것도 먹고 정말 행복한 하루예요~”

“신제품 개발부터 기술이전까지 추진하다니, 오마이갓! 내 대학생활이 이렇게 스펙타클해질 줄이야~”

“그러게, 이렇게 알차게 보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정말 멋진 일이야. 이, 이게 다 형우 덕분이야.”

“갓형우! 갓형우!”


준수가 수아, 연수가 서로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근데 갑자기 준수가 나를 보며 말했다.


“나도 나중에 형우 형 회사에 취직할까? 형우 형 회사에 들어가면 이런 재미있는 일이 넘쳐날 것 같은데...”

“스타트업으로 시작할 텐데 괜찮겠어? 집에서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길 원할 거 아냐.”

“그렇긴 한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주의라서요. 하고 싶은 걸 다른 이유 때문에 포기하거나 못하게 되면 꼭 나중에 미련이 남더라구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려고 해요.”

“준수 오빠, 탁월한 선택이야. 형우 오빠네 회사 들어가면 절대 후회 안 할걸?”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냥 알아. 감이 오거든.”

“난 또 무슨 이유라도 있는 줄~”

“이유야 많죠. 형우 오빠 성격 몰라?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자기가 먼저 발 벗고 나서줄 테구, 우리들을 다독이면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헤쳐 나가는 스타일이잖아요. 게다가 대표라고 자기 뜻대로 하지도 않고 우리한테 의견을 물어보면서 진행할 테고.”

“그렇지! 평등한 의사결정체계.”

“그것 말고도 이유야 많지만, 무엇보다 회사가 잘 될 거라는 아주 강한 느낌이 들어요. 여자의 감을 무시하지 말아요. 아주 무서운 거라고!”


앞좌석에 탄 수아가 일부러 뒤를 돌아다보며 확신에 찬 표정을 지었다.

입술에 힘을 주고 미간에 가느다란 주름이 생기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하하, 그렇지! 남자는 자고로 여자 말을 잘 들어야 돼.”


김팀장이 말하자 얼른 준수가 되받았다.


“팀장님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셨잖아요?!”

“무슨 소리, 난 연애할 때부터 그랬다고!”

“에혀, 그럼 와이프한테 잡혀 사는 거예요?”

“잡혀 사는 게 아니라 여자한테 져주고 사는 게 진리야, 진리. 준수 씨도 여자 사겨봐, 그럼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 테니.”


그러자 준수를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준수가 잠자코 있자 이상함을 느낀 듯 수아가 추궁했다.


“준수 오빠, 누구 마음에 드는 사람 있구나?”

“...응.”

“누군데? 말해봐. 우리가 아는 사람이야?”

“됐어. 말 안 할래! 말하면 소문이 퍼질 거 아냐?”

“어? 소문날 걸 무서워하는 걸 보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 같은데?”


내가 말하자 준수가 얼른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수아의 추궁은 매서웠다.


“오빠, 말해봐요. 소문 안 퍼트릴게... 진짜라니까! 우리 한 번 믿어봐. 우이씨, 말 안할 거예요?”


그러자 마지못해 준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이...”

“소이? 우와, 대박!”

“우리 동아리에도 커플 생기겠네! 당장 소이한테 물어봐야징~”

“안 돼! 수아야!!!”

“괜찮아. 내가 연결해줄게요.”

“난 2학기 끝나고 군대 간단 말이야! 그래서 오랫동안 사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좋은 감정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숨겨? 바보 같잖아요! 게다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려고 한다는 건 누가 말했더라?”

“그렇긴 한데...”

“닥쳐요. 아무튼 나한테 맡겨. 내가 소이한테 말해서 연결해볼 테니까! 나만 믿으라구요, 호호.”


수아는 과자를 오물오물 씹어 먹으며 재미있어했다.

그 표정이 모처럼 신나는 모바일 게임을 만난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 * *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후, 다시 모인 회의에서는 희망에 찬 소식들이 연이어 날아왔다.


“디자인 시안을 받아들고 배터리 업체를 방문했는데, 기술적으로 생산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 디자인 시안이 나오면 그 규격에 맞게 납품을 해주겠다고 했구요. 생산설비 업체 역시 현재 설비에서 약간의 조정을 거치면 충분히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돌아왔어요.”

“좋네요. 은재팀도 수고했어요. 그럼 이제 생산 일정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요?”


생산관리 박부장이 운을 뗐다.


“한국연구재단의 이우근 선임연구원이 2주 동안 매일 당사로 출퇴근하며 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했습니다. 여기 있는 손팀장과 제가 핵심기술을 이전받고 나서 생산설비 업체 담당자가 생산설비를 조정해줄 겁니다. 그 다음 플렉서블 기판과 LED 모듈, 납품받은 배터리 등의 부자재를 넣고 시제품을 완성한 다음, QC팀으로부터 제품 사양과 품질을 분석해서 제품에 하자가 없다면 곧바로 완성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기술이전에 2주, 부자재 납품 및 시제품 제작, QC팀의 품질 분석까지 3주, 실제 생산일정까지 합하면 완성품 출시까지는 1달 보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QC팀의 손팀장이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 사람의 얼굴 표면은 ‘자유 곡면’의 특징을 가집니다. 개개인마다 얼굴 크기와 피부결에 따라 특정 지을 수 없는 비대칭적인 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렉서블 기판도 사람 피부의 자유 곡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부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우근 선임연구원 말에 따르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복잡한 곡면의 부품 형상을 생산 공정에서 즉시 검사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자유곡면 실시간 3차원 형상측정기술이라고 하는데, 이 기술을 적용하면 패치형 LED의 피부 밀착 정도 등 신제품의 효능과 품질을 곧바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형상측정기술도 이전 받아야 합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라면 한국연구재단 옆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신제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좋은 기술이 있다면 당연히 도입해야겠지.

강대표 쪽을 보자 강대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손팀장님께서는 그쪽 기술도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우리는 신제품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나머지 사항들을 체크한 다음 오후가 되어 회사를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아웅, 월미도 가서 놀구 싶어! 시원한 바닷바람도 맞고 재밌는 놀이기구도 타고.”


수아가 옆에 오더니 내가 입은 셔츠 끝자락을 잡은 채 몸을 배배 꼬았다.


‘얘가 미쳤나. 갑자기 왜 이래?’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툭 치며 밀치려는데 뒤에서,


“맞아!”

“아, 오늘 날씨도 좋은데 진짜 놀러가고 싶다.”

“진짜 진짜 맛있는 것도 먹고 싶어ㅠㅠ”


웅성거렸다.

그러자 수아가 씨익 웃더니,


“소이야, 우리 월미도로 놀러가자! 콜?”


하며 소이를 잡아끌었다.


“으, 응, 좋아!”


엉겁결에 소이가 끌려가자, 이번에는


“오빠도 같이 갈 거지?”


엉거주춤 서 있는 준수를 반 협박조로 끌고 오지 않은가!


“우리들은?”


뒤에서 혜나, 은재, 연수가 달려들었다.


“안 돼! 형우 오빠 차에 다 탈 수 없단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다른 데로 놀러가!”


수아가 팔을 쭉 벌려 막고 섰다.


“그, 그러는 게 어딨어?”

“우우, 사람 차별하고 너무해!”


연수와 혜나가 불만을 터트리고 은재가 뭐라고 얘기할 찰나,

수아가 은재를 끌고 저만치 가더니 뭐라고 속닥거렸다.


하는 폼이 준수와 소이를 연결시켜 주려고 하는 게 명백했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해야지, 이렇게 눈에 띄게 하면 어떻게 한담?’


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수아는 개의치 않고 그대로 직진했다.


수아와 귓속말을 주고받은 은재는 그제야,


“야, 우리들은 영화나 보러 가자. 이번에 신작 영화 재밌데, 영화 보고 나서 맛있는 것도 먹자!”


그러면서 혜나와 연수를 밀듯이 데리고 갔다.

가기 싫어하는 혜나를 끌고서...

연수는 멋도 모르고 떠밀러 가고 있었고.


그러자 씨익 수아가 웃었다.

자신을 보곤 웃는 수아를 보며 소이는 어리둥절했지만 이미 수아 손에 이끌려 차량 뒷좌석에 앉혀지고 있었다.

이제 남은 사람은 나와 수아, 준수와 소이.

준수는 자꾸 헛기침을 했다.


“자, 갑시다! 월미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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