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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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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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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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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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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DUMMY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전광선과 ‘조카’의 핵 추진 비행기는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대응책이 절실했다. 나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밝힌 것처럼 비차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렸다.


그렇다고 해서 핵 추진 비행기의 가격수준으로까지 내리지는 않았다. 조금 비싸지만 비차의 월등한 성능을 고려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저 없이 비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딱 그 수준으로 내렸다. 핵 추진 비행기의 값이 5천억 원으로 책정되었다면 우리의 비차는 20% 비싼 6천억 원으로 책정했다.


비차의 수요는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비차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이 핵 추진 비행기까지 등장해 경쟁 구도를 형성하자 둘 중의 하나는 구입해야 하는 걸로 태도가 바뀌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핵 추진 비행기가 전체 시장을 키워주는 긍정적 역할을 했던 것이다.


전광선과 ‘조카’도 곧 핵 추진 비행기의 가격을 내릴 것이 분명했다. 지금의 가성비로는 비차와 도저히 경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느냐였다. 이제 죽느냐 사느냐의 치킨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전광선과 ‘조카’ 진영의 자금동원력은 만만치 않았다. 중국의 IT 갑부들과 러시아의 올리가르히 자본이 핵 추진 비행기를 지원했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핵 추진 비행기의 가격은 기존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비차가 가격 경쟁을 못 이기고 나가떨어질 때까지 출혈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핵 추진 비행기가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가격을 대폭 다시 올려 적자를 쉽게 복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비차도 이에 대응해 가격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려야 했다. 그러나 자금력이 부족했다. 계속 가격을 내릴 경우 비차를 한 대 팔 때마다 적자가 늘어나게 되어 있었다. 미국의 부호들은 그동안 비차의 승승장구에 대해 내심 시기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비차가 곤경에 처하자 자금지원을 외면하는 것으로 그동안 편치 않았던 속마음을 표현했다.


경쟁에서 밀리자 비차의 주가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졌다. 나의 지분 가치도 그와 비례해 줄어들었다. 미국의 하이든 대통령에게 SOS를 쳤다. 하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몇몇 재계 인사들에게 전화해 비차에 투자하라고 독려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핵 추진 비행기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자 핵연료와 원자재 수급이 원활치 못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핵연료 처리 분야에서 세계 탑 수준인 북한에도 핵연료 공급을 요청한 것 같다고 이홍복 국정원장이 일러줬다.


나는 평양으로 날아갔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핵연료를 공급하지 말아 달라는 나의 요청에 김정은 위원장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우리 공화국은 그런 양다리 걸치기는 혐오하오. 걱정 마시라요. 오신 김에 밥이나 같이 먹읍시다.”


김정은 위원장은 바빠서 돌아가 봐야 한다는 나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식당으로 나를 이끌었다. 식당에 도착하니 어디에 있다 왔는지 김혜련 소좌가 반갑게 나를 맞이했다. 나는 반갑기도 하고 조금 미안하기도 했다. 나는 이제 유부남이었다.


“홍길동 동지, 어서 오시라요. 반갑습네다. 그리고 결혼, 진심으로 축하드립네다.”


나는 김혜련 소좌가 내미는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눴다.


“고맙습니다. 잘 계셨죠?”


나와 김정은 위원장이 마주 앉은 저녁상에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김혜련 소좌는 같이 자리에 앉지 않고 왔다 갔다 하면서 우리 식사를 돌봐주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혜련 소좌에게 합석을 권했다.


“위원장 동지, 괜찮습니다. 저는 이미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 홍길동 동무에게 술이나 한잔 따라 주라우”


나는 긴장했다. 지난번처럼 술에 취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못 하는 일은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되었다. 나는 눈치를 보며 술을 반만 마시고 식탁에 술잔을 놓았다.


“아, 지난번 일 때문에 많이 놀라셨군요. 호호호호. 뭐, 그렇다면 더 이상 권하지 않갔습네다. 호호호호”


김위원장도 너털웃음으로 나를 이해해 줬다.


“자, 홍길동 동무, 걱정 말고 우리 개마고원 비차 공장, 잘 돌아가게 노력해 주시라요. 결국 정의가 승리할 거란 확실한 믿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보오. 그렇지 않아도 내가 홍길동 동무를 한번 부를까 하던 참이었소. 중국 주석께서도 핵연료를 공급해달라고 요청이 왔었거든. 하하하”


“그렇다면 중국도 핵 추진 비행기를 곧 생산한다는 말인가요?”


“자기네 내수 시장만 잡아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갔소? 워낙 인구가 많고 땅덩어리도 넓으니까니... 공장을 대규모로 짓는다고 하더라고. 그러나 나는 정중히 거절했수다. 이미 우리는 비차를 생산하고 있으니 경쟁 상품인 핵 추진 비행기를 지원할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단 말이오. 하하하하”


“위원장 동지, 정말 고맙습니다.”


나는 정중히 감사를 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협조를 확인하고 서울로 돌아왔으나 문제는 전혀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김윤대와 상의했다.


“우리의 매출이 반 토막이 났는데도 해외자본들이 투자를 계속 꺼리고 있어. 좋은 아이디어 없어?”


“그냥 내 혼자 생각이니까 너무 심각하게 듣지 마세요”


“뭔데?”


“참교육회초리를 한 번 더 쓰는 게 어떨까요? 지난번 텍사스주 핵무기 봉쇄할 때처 럼 핵 추진 비행기 제조공장들을 손 좀 보면 안 될까요?”


나는 김윤대 대표를 한동안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니 꼭 그러자는 건 아니고 답답해서 드린 말씀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아니야... 좋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겠어. 전면적인 공격을 하기보다는 제품에 심 각한 하자를 유발하는 정도로 하면... 괜찮겠는데?”


나는 정말로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세계적인 기업가인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얼마나 답답하면 나나 너나 그런 생각을 하겠냐? 농담이라도 절대 그런 말은 하지 말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데 혹시라도 우리가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대형 스캔들이 될 거야. 우리 정신 차리자.”


그래도 누군가와 말을 하고 있으니 머릿속이 활성화되는 것 같았다. 무슨 아이디어라도 나올 것 같았다. 말을 나누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로 연결될 때가 있는 법이다.


“김대표, 우리 비차가 속도로 치면 어느 정도지? 초속...”


“초속 380km죠.”


“맞다. 달까지 17분이면 주파한다고 했지...”


“왜 갑자기...”


“야, 우리 이러면 어떨까?”


나는 김윤대 대표에게 달나라 여행 상품을 내놓으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김윤대 대표는 무슨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되물었다.


“김대표, 지금 제품을 조금만 보강하면 말이야... 누구나 달나라 여행을 할 수 있잖 아? 왜 여태 그걸 생각 못 했을까?”


“...?”


“야, 이참에 아예 달나라에 우리의 기지를 건설하자고... 어때? 기발하지 않아? 하 하하하”


김윤대 대표는 아직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나는 확신했다. 오래전 미국이 달에 우주인을 보내 발자국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반인들이 달나라 여행을 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만약 일반인들이 비차를 이용해 달나라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이는 그야말로 대박 사업이 분명했다.


나는 자료를 좀 뒤져봤다. 지구에서 지상 100km 안팎의 준궤도 여행을 하는데도 수백억 원의 여행비를 내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수준이었다. 비차를 이용하면 대기권 수준이 아니라 아예 우주를 통과해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나라로 쉽게 갈 수 있다.


달까지 17분. 이는 지구의 기술로는 도달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나는 드디어 자신감을 회복했다. 바로 ‘식구 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듣기로 했다. 오늘 회의에는 파리에서 길동2와 김검사도 날아와 참석했다. 그들의 얼굴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어때? 파리 생활은?”


“음, 좋아. 조금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굿이야. 그런데 오늘 기분 이 좋은 모양인데? 표정이 밝은 걸 보니”


“놈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아이디어를 찾아냈거든. 잠시 후에 들어봐.”


우리 식구들은 핵 추진 비행기로 코가 석 자는 빠져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싱글벙글하고 있자 덩달아 안도했다.


“자, 다 모이셨으면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비차를 지구상에서 의 용도로 한정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나는 식구들을 한번 둘러봤다. 홍길동이 이번에는 또 무슨 아이디어를 가지고 저러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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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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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7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8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5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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