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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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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47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03 12:00
조회
92
추천
2
글자
9쪽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DUMMY

“지금은 1조 원에 팔고 있는데요. 이것은 좀 큰 편이라... 보급형으로 2인용, 4인용이 나오면 천억, 2천억 정도에 팔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 지금 천억, 2천억이라고 했나?”


“예”


“아니, 그 돈이면... 나는 가늠도 안 되네. 아이고,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긴 있나?”


“뭐, 지금은 아주 부자들이나 살 수 있겠지만 모든 제품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 많이 가격이 내려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웬만한 부자는 살 수 있게 될 겁니다.”


가격을 듣고 놀랐는지 장인어른이 한마디 하신다.


“어이, 사위”


“네”


“아까 내가 말했던 거는 일단 취소하겠네.”


“무슨 말씀을요?”


“뭐 자네가 우리한테 이런 물건 하나 주겠지 하고 한 말 말이네. 그렇게 비싼 줄은 몰랐구먼...”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이런 거 만들고 돈 버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다, 우리 김검사하고 김검사 낳아준 부모님 행복하게 해 드리려고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 새 길동의 말에 장모님이 함박웃음을 웃으셨다. 완전히 내가 맘에 든 모양이었다. 고깃집에서의 식사는 화기애애했다. 장모님은 고기를 구워주는 직원을 물리고 사위에게 직접 고기를 구워주셨다.


***


분신술에 대해서 나는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머니에게도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딱히 비밀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번 결혼 작전의 최대 관문은 부모님이었다.


나는 김이사를 부모님께 인사시키는 자리에서 새 길동과 김검사의 존재도 말씀드릴 작정이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미리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왔다. 김이사는 부모님께 인사드리기로 한 당일, 강남의 유명 미용실을 다녀왔다. 여자는 꾸미기 나름인가? 못 알아볼 만큼 예뻐져서 나타났다. 나는 자꾸 김이사를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왜 그래요? 너무 어색해요?”


“아니요. 잘 모르는 사람 같아서요”


“역시 그렇죠? 조금 과했죠? 그럼 미용실 다시 가서 다시 해달라고 할까요?”


“아니요, 아니요. 지금 딱 좋아요. 너무 이뻐서 내가 농담하고 있는 거에요. 히히히”


김이사는 조금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김이사의 손을 잡고 어머니의 집 대문 앞에 섰다. 아버지도 여기 와 계신다고 했다. 벨을 누르자 문이 열렸다. 우리는 손을 잡은 채 돌계단을 통해 마당으로 올라가 현관으로 갔다. 어머니가 나와서 우리를 반겼다.


“어서 와요. 반가워요.”


“처음 뵙겠습니다. 김연이라고 합니다.”


“자, 들어갑시다.”


거실로 들어가니 아버지도 우리 둘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자, 어서 와서 앉아요. 나, 길동이 애빕니다.”


“네, 김연이라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선을 보라고 성화를 해도 말을 듣지 않던 내가 며느릿감을 데려오자 그렇게 좋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밝은 얼굴로 차를 내 오신다. 아버지도 기분이 좋아 보였다. 잘 챙겨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겠지만 아들이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덕담과 간단한 질문과 답변이 오간 뒤 본론을 꺼내기에 앞서 침을 꿀꺽 삼켰다.


“어머니,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거니?”


어머니가 내 얼굴의 변화를 눈치채고 걱정스레 물었다.


“심각하다면 심각한 거고 달리 생각하면 좋은 일일 수도 있는 이야긴데요...”


“뭔데 그렇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지? 어서 말을 해봐”


나와 김이사가 여차여차 해서 저차저차 하고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하려고 한다고 다시 복잡한 이야기를 줄이고 줄여서 설명을 겨우 끝내고 나니 이마에서 진땀이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표정을 보니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 아버지가 헛기침을 하시더니 의견을 피력한다.


“난 언젠가 이런 일, 아니 이런 일보다도 더 놀랄만한 일들이 일어날 줄 막연히 예감하고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너를 봐오면서 너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때는 네가 나의 아들이 아닌 게 분명하다고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그래, 니 아버지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하곤 했다. 그래도 난 그럴 리 없다고 내 배 아파 내가 낳은 자식인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책임지지 않으려고 핑계를 댄 다고 대들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보니 그런 니 아버지의 말들이 완전히 그른 것 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회고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두 분이 어떤 결론을 내리실지 심히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여자들의 판단력이 뛰어나다. 어머니가 결론을 내리셨다.


“이말 저말 할 것 없이 너의 동생이라고 해야 하니? 어쨌거나 또다른 길동이를 한 번 보자. 내 눈으로 직접 한번 봐야겠다. 언제 볼 수 있겠니?”


“지금이라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보시겠어요?”


“그래. 그러자.”


“그럼 보시는 김에 새 길동이 배필도 같이 보시겠어요? 어차피 어머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여기 김이사와 같은 며느릿감인데요...”


“그럼 그럴까? 자, 그럼 그렇게 하자.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오늘 다 해치워 버리자.”


나는 어머니의 이런 모습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아버지도 옆에서 이런 모습을 보고 놀라는 것 같았다. 저런 강단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버텨오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을 예상해 새 길동과 김검사는 집 바깥에서 대기 중이었다. 나는 두 사람을 들어오도록 연락했다. 잠시 후 나와 똑같은 새 길동과 김검사가 거실에 들어서자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했다.


새 길동은 아무리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원래 길동과 티끌만치의 차이도 없었다. 내가 안 낳은 자식이 분명한데 나의 자식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는 또 하나의 자식이 떡 버티고 서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다들 언제까지 이렇게 서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머니는 다들 자리에 앉았는데도 새로 온 길동과 김검사에게 차를 내올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려 두 사람 앞에 놓았다.


그제서야 어머니는 정신을 조금 차린 것 같았다.


“어머나, 나 좀 봐라. 내가 차 내올 생각도 못했구나. 그래 두 사람, 차 마셔요.”


새 길동이 풋하고 웃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놀라 새 길동을 바라봤다.


“어머니, 왜 이러세요. 저 길동이에요. 여기 있는 원래 길동이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길동이에요. 그러니까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조금 헷갈리시더라도 곧 적응할 거예요. 걱정 마시고요. 헤헤헤”


두 명의 길동과 두 명의 며느릿감이 열과 성을 다해 설명한 끝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대략 이해’하기로 작정했다. 마음속에서 백 퍼센트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우리들의 설명을 일단 믿어보기로 한 것이었다. 나는 세월이 흐르면 마음속의 ‘긴가민가’는 조금씩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 며느릿감들 인사를 끝으로 기나긴 ‘두 명의 홍길동과 신부들의 부모님 찾아뵙기 작전’은 끝이 났다. 앞으로 가족이라는 끈으로 이어질 우리 네 명과 부모님들은 중요한 약속을 했다.


【홍길동은 ‘쌍둥이’다】


***


기자회견을 앞두고 김윤대 대표는 나를 자꾸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요... 지난 번 기사에 났던 또다른 홍길동이라는 사람, 그런데 그 사람 정말 누구예요? 제가 길동님 주변 사람 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처음 보는 사람이라서요.”


“오호, 그게 궁금하구나? 왜 궁금한데?”


“너무나 길동님하고 똑같이 닮아서요.”


“당연하지, 내 동생인데...”


“예? 길동님이 동생이 있었어요?”


“응, 내 쌍둥이 동생. 흐흐흐”


“와, 그런데 여태 내가 왜 그걸 모르고 있었죠?”


“내 측근이 아닌 모양이지”


“아니 나보다 더 가까운 길동님 측근이 어딨어요?”


“뭐, 있나 보지”


“와, 이건 세상에 믿을 놈, 아니 믿을 사람 없다더니... 정말 너무하네요.”


“뭘 너무한다고 그래? 너한테 그래도 제일 처음 말해 주는 건데...”


“그래요? 정말이에요?”


“그래, 오늘 기자회견에서 내 쌍둥이 동생이랑 합동결혼식 한다고 발표할 건데 김대표한테 제일 먼저 말하는 거야. 이만하면 내 측근 맞네, 그치?”


“아, 이걸 좋아해야 하나? 아니, 내가 모르는 뭔가 비밀이 분명 있는 것 같은데 말 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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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0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6 2 10쪽
»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7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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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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