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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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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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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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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추천
2
글자
10쪽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DUMMY

나와 김윤대 대표는 비차를 타고 비행기에 접근했다. 다행히 비행기에는 기장과 부기장밖에 타고 있지 않았다. 나는 두 사람을 우리 비차로 옮겨온 뒤 적당한 곳에 내려줬다. 김윤대 대표는 자동항법장치로 날고 있는 핵 추진 비행기의 핵 연료장치 제어시스템을 해킹해 기폭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핵 연료를 활성화시킨 뒤 우리가 탄 비차는 일단 핵폭발 반경을 벗어났다. 나는 비차의 제어판에서 버튼 하나를 눌렀다. 정상적으로 운항 중이던 핵 추진 비행기가 갑자기 기수를 아래로 처박으면서 하강하기 시작했다. 사막에 추락하기 직전, 나는 다시 버튼 하나를 눌렀다. 기폭 프로그램이 순간적으로 가동되면서 비행기가 펑!, 펑! 하는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비차의 영상수신 장치를 통해 본 폭발지점에는 직경 수백 미터, 깊이 수십 미터의 큰 구덩이가 파였다.


세계 각국은 핵 추진 비행기의 폭발장면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911사태를 겪은 미국은 핵 추진 비행기의 제조와 비행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UN에서는 긴급 안보리가 소집됐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시종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핵 추진 비행기의 제조와 비행 금지 결의안’은 처리가 무산되었다.


결의한 투표에 기권을 택했던 러시아와 중국은 심지어 핵 추진 비행기가 어떻게 폭발했는지 UN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하자고 나섰다. 내가 고의로 핵 추진 비행기를 폭발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을 품고 그것을 확인할 경우 오히려 홍길동이 위험한 인물이라는 걸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 중국과 러시아의 조사단 구성 제안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긴급 소집된 안보리 회의는 지루한 말싸움 끝에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다.


러시아와 중국은 비차 기술을 영원히 제공하지 않겠다는 나의 경고를 무시하고 결국 핵 추진 비행기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게 두 나라의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경고했고 피해 사례도 똑똑히 보여줬건만 핵폭탄 비행기를 생산하겠다고 하니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문제는 국내 사정이었다. 정철민 대통령은 아직도 고민 중이었다.


“대통령님, 제가 제 사업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잖습니까?”


“나도 길동님의 진심을 믿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 워낙 핵 추진 비행기에 대한 수 요가 강력하다 보니...”


“그건 우리나라, 아니 지구촌에 독약입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떨어지는 그 비행기, 보셨잖습니까?”


“산업부에서는 그런 일이 생기지 못하도록 안전장치를 강화하면 아무 문제 없다는 보고를 올리고 있어요. 나도 공무원들의 주장을 특별한 근거 없이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지 않소?”


다람쥐 쳇바퀴였다. 결론 없는 대화에 나는 지쳐갔다. 외신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잇달아 핵 추진 비행기 생산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미국과 한국,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가 핵 추진 비행기를 승인했다.


나는 지구 최후의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전광선과 ‘조카’가 지구 최후의 날을 위해서 핵 추진 비행기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었다. 놈들은 핵 추진 비행기로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다. 지구가 최후의 날을 맞든 말든 그들은 관심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돈과 힘이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우리 식구들도 비차의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핵 추진 비행기는 비차와의 점유율 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었다. 언론들은 김연성 회장의 극적인 재기를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TV들은 경쟁적으로 김연성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제작, 방송했다. ‘오만한 비차에 도전장을 던져 결국 승리를 쟁취한 김연성 회장’을 칭송하기 바빴다.


핵 추진 비행기가 저가 공세로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자 비차의 경영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그동안 축적된 돈을 생산시설 구축과 유통망 확대 등에 투입한 탓에 회사에는 여유자금이 그다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 추세대로 비차의 수요가 급감하면 회사의 운명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식구들이나 직원들에게 말을 삼갔다. 공연한 불안을 야기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정된 일정들을 소화해야 했다.


뉴율도 스마트시티가 마침내 준공되었다. 도시를 동서와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주 도로가 만나는 사거리 광장 주변으로 시청, 경찰서, 소방서 등의 관공서 그리고 병원과 대형 수퍼마켓 등이 들어서고 언덕들과 주택단지 여기저기에는 그림 같은 단독주택 5천 채가 지어졌다.


단독주택들에는 처녀 두 명씩 또는 총각 두 명씩 짝을 이뤄 결혼할 때까지 함께 살 예정이었다. 처녀 총각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부부가 한 채를 차지해 신혼살림을 하게 된다.


도시의 외곽, 산업단지 구역에는 ㈜신성의 협력업체들이 들어섰다. 젊은 주민들에게 직장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뉴율도의 상공에는 심심찮게 비차들이 오가는 것이 보였다. 처음 약속했던 대로 이곳 주민들은 언제라도 비차를 이용해 대도시 출입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혹시 느낄지도 모를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결혼 기피와 출산저하 현상을 고민 중인 정부는 뉴율도의 파격적인 실험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할 경우 갓난아기 때부터 아이들을 맡아주는 유아원을 비롯해 유치원, 어린이집 등을 무료로 지어주고 운영도 국가 예산으로 해주겠다고 일찌감치 약속했었다.


뉴율도 입주식은 사회 각계각층의 각별한 관심을 반영해 정철민 대통령도 참석했다. 정철민 대통령은 나와 악수를 나누며 잠시 비차에 대한 걱정을 나누기도 했지만 밝은 얼굴로 6천 명의 입주자들을 격려했다.


“그동안 정부는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 제고를 위해 이 방법 저 방법 안 써 본 방 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산만 낭비했을 뿐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뉴율도의 주민들이 결혼과 출산이라는 정부의 고민을 한방에 해결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가 도회지인지 지방 소도시인지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비차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까지도 순식간에 갔다 올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주거환경은 답답한 서울보다 몇 배 쾌적하지 않습니까? 푸른 잔디와 수영장이 딸린 단독주택을 서울에서 어떻게 향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하나 뉴율도 프로젝트의 입안자이자 세계적인 부호인 홍길동님도 다음 주 결혼을 하면 이곳 뉴율도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정철민 대통령이 단상에 앉아 있는 나를 바라보며 소개를 하자 입주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나는 일어나 입주자들에게 양팔을 들어 올려 크게 흔들어 주었다. 대통령의 연설은 계속되었다.


“자, 홍길동님이 여기 산다는 사실 자체로도 이 도시는 명성을 얻을 겁니다. 여러분,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결혼들 일찍 해서 아들, 딸 가리지 말고 많이 낳기 바랍니다. 뒷바라지는 정부와 홍길동님이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연애들 열심히 하십시오.”


대통령이 연설의 마지막을 주먹 쥔 손을 흔들며 ‘연애하라, 결혼하라, 애들 많이 낳으라’로 끝내자 입주자들과 나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고 입주를 앞둔 주택들을 둘러보았다.


국민주택 규모로 단층으로 지어졌지만 넓은 잔디밭과 수영장이 딸려 있어 충분히 고급스러워 보였다. 입주자들이 나무도 심고 꽃도 심어 예쁘게 가꾸어 나간다면 뉴율도의 전체 풍경은 미국의 고급 주택가를 방불케 할 것이다.


***


나와 길동2의 결혼식이 마침내 내일로 다가왔다. 두 명의 길동과 신부들은 결혼식 전날 아차산의 우리 집에 모였다. 비록 비차의 앞날이 다소 불투명했지만 결혼의 설렘과 기대를 훼방 놓지는 못했다.


처녀, 총각으로 마지막 날 밤을 보내면서 우리는 그래도 미래를 낙관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혼자 있는 것보다는 역시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나았다. 우리는 불안한 가운데서도 희망을 퍼 올리는 심정으로 애써 평정심을 찾아 내일 결혼식을 무사히 그리고 행복하게 치르자고 다짐했다.


결혼식 당일, 식장이 마련된 남해안 여자만의 ‘하트 섬’에는 세계 각지에서 비차를 타고 온 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국의 하이든, 북한의 김정은, 아랍 여러 나라의 왕자들, 어메이징 그룹 전 회장, 그리고 초인, 철인, 거미인간, 박쥐인간, 깜짝여인, 미국대장 등의 미국 영웅들과 우리 식구들이 식장의 앞자리를 차지했다.


나는 하객들 틈에서 초대하지 않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전광선과 ‘조카’가 보였다. 그들이 왜, 어떻게 결혼식에 참석했을까? 내심 분노와 불안이 스멀거렸지만 날이 날인지라 조용히 그들이 하는 짓을 지켜보기로 했다.


기자들의 취재요청이 쇄도했지만 우리는 하트 섬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그러나 헬기나 드론을 띄워 취재하는 것까지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 조그만 ‘하트 섬’의 상공이 헬기와 드론 소음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결혼식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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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6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7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4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0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6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2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7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2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4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2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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