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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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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22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18 12:05
조회
94
추천
3
글자
9쪽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DUMMY

“여러분도 알다시피 내년에 선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비차 하청공장을 유치해 2등 국가라도 되려고 한다면 국민이 나를 다시 선택하겠습니까?


내 개인적인 고민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미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고 해결 방안을 좀 제시할 수 없겠습니까?”


초인이 나섰다.


“대통령님, 조금 길게 보시죠. 국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르면 그때 하이든 대통령이 비차 하청공장을 유치한 덕분에 미국이 한국에는 못 미치지만 선진국 그룹에서는 그나마 가장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구나 하면서 대통령님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답답한 하이든 대통령의 목소리가 조금 올라갔다.


“하하 참, 수퍼히어로들은 여유가 있어 좋겠습니다. 내가 조금 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내년 선거가 걱정된다고요. 선거에서 이길 방법을 좀 달라는데...”


옆에서 남자들의 대화를 줄곧 지켜보던 깜짝여인이 끼어들었다.


“여러분들, 이러면 어때요? 비차 하청공장 유치의 의미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는 건 의미가 분명 있는 일이죠. 그 부분을 우리가 조금 도와 드리죠.


기자회견이 되든 다른 자연스러운 기회가 되든 우리 수퍼히어로들이 국민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하이든 대통령님의 재선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비차의 신기술을 하루빨리 습득해서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는 나라가 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을 뿐입니다.”


박쥐 인간도 나섰다.


“저도 찬성입니다. 비차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면 미국 시민들은 불안한 눈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미국은 저런 물건을 만들 수 없나? 하며 정부와 대통령을 원망할 겁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시민들에게 알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도 알려야 합니다.”


앞다투어 수퍼히어로들이 의견을 내놓자 하이든 대통령의 표정이 가벼워졌다. 재선의 희망을 본 것이었다.


나는 미국 뉴스케이블을 통해 수퍼히어로들의 공동기자회견을 봤다. 미국 TV들은 기자회견을 브레이킹뉴스로 다루고 있었다. 수퍼히어로들을 서울로 초대해 한반도의 상황과 비차의 참모습을 성실하게 설명해 준 보람이 있었다.


회견장에 모인 기자들은 질문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 여기자가 손을 들었다.


“그런데 말이에요. 지금 비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유치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확정된 내용입니까? 서울의 미스터홍이랑 서류에 사인을 한 내용이냐고 묻는 겁니다. 누가 답변해 주시겠습니까?”


수퍼히어로들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 대표 격인 미국대장이 나섰다.


“저희들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기자 여러분이 홍길동씨한테 직접 확인하면 어떨까요?”


나는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간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내가 갑이 되었다.


내가 사실 개마고원에 비차 생산기지를 짓겠다고 한 것은 북한만 좋으라고 한 건 아니었다. 알다시피 북한은 세계적으로 지하자원이 풍부한 나라인데 특히 개마고원 일대는 희토류와 같은 희귀광물이 무진장 묻혀 있다.


나는 대한민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 북한 투자 계획을 실행하라고 ㈜신성에 지시했다.


그런데 해외에 사업을 펼치는데 필요한 자금이동이나 원천기술 이전 같은 인허가 과정이 영 순조롭지 않았다.


나는 대통령을 다시 만나 정부의 조속한 승인을 요청했으나 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나의 형, 홍길현 ㈜신성 대표이사는 전혀 진전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나는 김윤대 대표에게 왜 그런지 이유를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등의 실무 국장급들을 상대로 알아본 결과 청와대에서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경제수석을 만나 보니 고개를 절래절래 젓더라는 것이었다. 문고리 권력들이 대통령의 뜻을 빙자해 방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문고리 3인방 중의 좌장이라는 김민석에게 연락해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났는데도 아직 코빼기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나를 만나기로 한 약속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생각나는 게 없었다.


나는 왜 아직 안 오느냐고 전화도 하지 않았다. 하는 꼴을 두고 볼 참이었다. 약속시간이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김민석이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다. 1시간이나 늦었으면서도 미안한 기색이 없었다.


나는 불쾌한 마음을 감추고 웃는 낯으로 맞았다. 김민석은 자기 자리를 정해놓은 듯 상석에 턱 앉았다. 양보하는 제스쳐도 없었다. 관존민비, 그래 너는 상전이다, 하면서 나도 자리에 앉았다. 놈은 자리에 앉자마자 다리를 꼬고 거만을 떨기 시작했다.


“청와대 일이 워낙 바빠서요. 많이 기다렸어요?”


나는 성질이 더러워 이런 싸가지는 참지 못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나 지켜보기 위해서 웃는 낯으로 괜찮다고 해주었다.


기모노를 입은 종업원이 음식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술을 좋아하는지 김민석에게 물어봤다. 스스럼없이 구보다만쥬를 시킨다. 메뉴판을 보니 이십오만 원, 그래 마셔라, 하고 나는 구보다만쥬를 시켰다. 분쇄한 얼음 속에 병이 파묻혀 구보다만쥬가 들어왔다.


김민석은 사양하지도 않고 내가 따르는 술잔을 한 손으로 받는다. 다시 한번 어이가 없다. 이놈이 세상을 잘못 배워도 단단히 잘못 배웠구나 싶었다.


종류별로 3조각씩 나온 사시미 안주에 니혼슈를 털어 넣는다. 술잔을 테이블에 탁! 하고 내려놓는다. 나는 다시 술을 따라 올린다.


김민석은 왜 보자고 했는지 묻지도 않는다. 고급 일식집에는 처음 와 본 것처럼 게걸스럽게 먹기만 한다. 이내 술이 떨어진다. 나는 처음 건배할 때 조금 입에 댄 이후로 아직 한 잔도 먹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메뉴판을 보니 구보다보다 더 비싼 게 보였다. 핫카이산 다이긴죠라는 술이다. 나는 그걸 시켰다.


놈은 술을 마시면서 자기를 거치지 않으면 각하에게 접근할 수 있는 놈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면서 자기를 만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주접을 떨기 바빴다.


그러면서 홍길동씨는 워낙 요즘 비차니 뭐니 해서 예외적으로 만나준 것이라며 영광이라고 생각하라는 투였다.


듣다 듣다 지친 나는 조심스럽게 그럼 이제 북한 개마고원에 비차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되겠냐고 물었다. 녀석이 정색을 했다.


“아, 그런 거는 이렇게 술 마시면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요?”


“그럼 어떻게 해야...?”


“아, 홍길동씨, 알만한 사람이... 그것도 모르고 사업체를 그렇게 키운 건 아닐 테고...”


“실장님, 저는 이런 쪽에 경험이 없어서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자세히 말씀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아이참, 내 입으로... 다른 기업들한테 대충 알아보시고 관행대로 하면 됩니다. 뭘 그런 걸 갖고... 하하하하”


김민석의 눈치를 보아하니 돈을 달라는 것 같았다.


“다른 데 물어볼 필요 뭐 있겠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얼마면 되겠습니까?”


“어? 시원시원한 데가 있네요? 홍회장님? 그럼...”


놈이 갑자기 나를 홍회장이라고 부르더니 손가락 세 개를 펴 나에게 보여준다.


“3억이요? 그거면 되겠습니까?”


“엥? 지금 그게 무슨 말입니까? 홍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어느 별에서 온 겁니까?”


“그럼 30억이요?”


“에헤이, 세계 최고 갑부라면서요? 홍회장의 30억은 나한테 3만 원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럼, 3백억이요?”


“빙고~”


김민석이 해맑게 웃으며 빙고를 외치는 걸 보고 나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이게 도대체 날강도도 아니고... 세계적인 기업가에다 비차의 원천기술 보유자인 홍길동에게 돈을 요구하다니...


어이가 정말 없었다. 이놈의 버르장머리를 단단히 고쳐주기로 했다.


“그런데 실장님, 결례가 안 된다면 내가 하나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럼요. 내가 우리 홍회장이 궁금한 건 다 대답해 드려야지”


“그런데 내가 왜 실장님한테 돈을 줘야 되죠? 내가 돈을 주면 그 대가로 무슨 일을 해주나요?”


일순 김민석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사시미 조각을 집고 있던 젓가락이 바르르 떨렸다. 사시미 조각이 테이블에 소리 없이 떨어지자 젓가락을 탁! 하고 테이블에 놓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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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4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8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0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6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2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7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2 2 9쪽
»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4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2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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