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902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25 12:00
조회
95
추천
2
글자
10쪽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DUMMY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설명을 시작했다.


“두 분 NFT 아시죠?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요. 나와 여기 새 홍길동은 재화로 치면 각각이 NFT에 해당합니다. 누가 누구를 복사한 게 아니라는 말이죠. 김검사님이 질문한 오토노미, 네, 각각 자율적입니다. 단지 생긴 게 똑같고 사고방식도 똑같을 뿐이죠. 또 필요하면 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두 분과 결혼을 하고 나서는 한 사람으로 합치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그럼 여차하면 두 사람이 갑자기 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단 말인가요?”


김검사의 걱정스런 눈빛에 내가 다시 대답했다.


“네, 그렇죠. 그러나 사실상 그럴 일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정신적 에너지 소비가 조금 더 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결혼한 이상 각각 따로따로 별개의 인격체로서 살아갈 겁니다. 그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김이사가 한숨을 내쉬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휴우! 설명을 들으니 더 헷갈리네요. 도대체 무슨 말인지...”


“김이사님, 그러니까 단순하게 생각합시다. 그냥 우리는 여느 선남선녀들처럼 좋은 감정으로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이렇게요.”


“아니, 괜히 김검사가 중간에 끼어들어 가지고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놨잖아요...”


이 말을 들은 김검사가 발끈했다.


“아니, 김이사님, 서운하네요. 지금까지 잘 지내오다 이렇게 갑자기 나를 원망할 수 있는 거예요? 아니 무슨, 김이사님은 본부인이라도 되고 나는 무슨 세컨드, 응? 불륜 상대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어머, 어머.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요? 괜히 제 발 저려가지고...”


김검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라고요?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도둑이에요? 제 발 저리게? 내가 김이사님 남편감 빼앗기라도 했나요?”


김검사의 서슬에 김이사가 놀라 울기 시작한다. 이럴 때 남자들은 참 난감하다. 나는 서둘러 김이사의 어깨를 감싸 토닥였다. 새 길동은 일어나 김검사를 달래 앉혔다.


“아니 길동님, 얘기 좀 해봐요. 내가 못 할 말 했어요? 누가 먼저 길동님을 만났어요? 저잖아요. 길동님이 김검사만 데리고 오지 않았어도 이렇게 복잡해지지 않았을 텐데... 응응응”


“그럼요. 그럼요. 다 제 불찰입니다. 내가 잘못했어요. 진정하세요.”


나와 김이사가 이러고 있자 김검사가 화가 더 나는 모양이었다. 새 길동을 바라보더니 화풀이를 한다.


“아니, 새 길동님은 왜 그렇게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어요? 방금 저 두 사람 하는 거 봤죠? 우리를 완전히 엿 먹이는 말 아니에요? 자기네는 사실 프랜차이즈 본가이고 우리는 뭐 가맹점이나 되는 것처럼 말하고 있잖아요. 새 길동님, 무슨 말을 좀 해봐요. 예?”


“나도 분노합니다. 저쪽이랑 우리는 완전히 똑같은 자격, 똑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데 말이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요. 사실 저 두 사람은 우리 김검사님 아니었으면 맺어지지도 못했을 커플이잖아요? 우리 김검사님이 마음을 솔직하게 터놓고 표현하니까 김이사님이 뒤늦게 뛰어들어 자기네들도 사실은 커플 자격 있다... 이러면서 일이 이렇게 꼬인 거잖아요? 그러니 사실 프랜차이즈로 비교하더라도 우리가 본점, 저쪽이 가맹점이어야 맞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만 믿고 다른 생각 마세요. 여기 이 새 길동이 있잖아요?”


“맞아요. 우리 새 길동님이 정말 똑똑하네요. 그래요. 우리가 원조라고요.”


나와 김이사는 두 사람이 하는 짓을 넋을 놓고 바라봤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끼리끼리 만난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두 사람을 다시 자극하기는 싫었다. 그랬다가는 오늘 좋은 자리가 대판 싸움으로 끝날 것 같았다. 나는 대신 김이사의 손을 꼬옥 잡으며 눈을 맞추었다. 김이사도 이해한다는 듯 나에게 웃음을 보냈다.


***


뉴스를 보니 김연성 회장이 가석방되었단다. B채널의 김강욱 회장과 함께 대선 개표 조작의 공범으로 기소되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김연성 회장이 신병을 이유로 가석방되었다고 한다.


김회장이 기소되면서 연성그룹은 풍비박산이 났다.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이후 경영 상태가 영 말이 아니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 이름을 떨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직원들이 감원공포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어쨌든 한때 재계 랭킹 1위였던 이신성 회장이 석방된 데 이어 2위였던 김연성 회장도 사실상 옥살이를 마감하고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신성 회장은 과거 신성전자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비록 회사는 남의 손에 넘어갔지만 지분 가치는 오히려 엄청나게 늘어나, 홍길동에 이어 재계 랭킹 2위를 당당히 유지하는 중이었다.


어느 날 이신성 회장이 좀 보자고 했다. 나는 지금의 ㈜신성의 모태가 된 회사의 창업자인 이 회장을 예의를 갖춰 모시기로 했다.


이회장을 만나러 나간 자리에는 이회장과 그의 아들인 이선동씨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상석에 앉으라고 밀다시피 했다. 그러나 동방예의지국에서 젊은 사람이 상석에 앉는다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걸 알기에 극구 사양하고 나는 문 쪽 자리에 앉았다.


이 회장은 그동안 세상 돌아가는 걸 주의 깊게 봐 왔는데 3차,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완전히 저물고 5차 비차 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여러 가지 말을 했지만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신성의 주식을 전량 사줄 수 없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나는 만약 내가 이신성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수십조에 달하는 그 자금을 가지고 무엇을 할 계획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적지 않은 자금을 그냥 묵혀두지는 않을 것 같은데 사용처는 있는지요?”


망설이던 이신성 회장은 솔직히 말했다.


“기분 나쁘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비록 내 재산 가치가 홍길동님 덕분에 엄청나게 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내가 신성전자를 지휘할 때처럼 재미는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만약 길동님이 내 지분을 인수해 준다면 나는 그 돈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새로운 사업이요...?”


“예. 뭐 궁금해하는 것 같으니 말씀드리죠. 먹거리 사업에 진출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먹거리 사업이요?”


“예, 농업이요. 곡물과 채소, 고기, 생선을 일괄 생산하는 대규모 식량 기지를 건설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동안 쉬면서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니 농업이 생각보다 첨단산업이란 걸 알게 되었거든요”


“아, 그러시군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회장님 지분을 전량 인수해 드리겠습니다.”


“아, 고맙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별말씀을요. 아, 그럼 이선동 사장님도 그 사업에 참여하겠군요?”


조용히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던 이선동 사장이 입을 열었다.


“네, 그럴 생각입니다. 저도 길동님 덕분에 제가 생각해도 사람이 많이 됐습니다. 하하하. 길동님 댁에서 집사 노릇 하면서 맺은 인연도 있으니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사실 이선동 사장님을 보고 ‘역시 피는 못 속이나 보다’하고 생각 많이 했습니다. 왕년에 놀던 물이 있을 텐데도 궂은 집사 일을 묵묵히 해내는 걸 보고 ‘앞으로 정말 크게 될 인물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아이, 과찬이십니다. 저도 댁에서 일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나는 두 부자가 힘을 합쳐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부러움을 느꼈다. 역시 자식이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회장의 식량 생산기지에 다시 관심이 갔다.


“그런데 그 식량 기지는 어디에 건설할 계획이신지 결정은 하셨는지요?”


“지금 여러 군데를 놓고 비교 검토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이나 낙동강 하구 쪽의 김해 등지를 물망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나는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 전남 고흥의 해창만은 검토해 보셨는지요?”


“해창만이요? 글쎄, 거기는 아직...”


“회장님, 거기도 한 번 검토해 보지지요. 제가 그 근처에 뉴율도라고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있거든요. 입주를 희망하는 젊은 사람들도 6천여 명 선정해서 6개월 후쯤이면 입주가 완료될 것 같은데, 거기 좋습니다. 특히 식량 기지라고 하시니 넓은 평야와 바다가 붙어있는 그 지역도 제 생각에는 괜찮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가까운 곳에 우리 비차 생산기지와 원자재 생산시설들도 여럿 있습니다. 혹시 회장님 사업과 비차 산업이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검토해 볼 수 있겠네요.”


“아, 그렇습니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돌아가는 대로 바로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7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8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5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70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6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1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5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4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