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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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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60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26 12:00
조회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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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DUMMY

이회장은 요즘 농업은 IT, AI 기술이 적용된 원격제어 시설에서 대량생산하는 일종의 첨단 제조업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양계, 양돈, 축산업 분야에서도 전염병과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제거한 무균실 공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땅이 좁은 한국도 세계 식량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나는 이 회장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팔십이 다 된 나이임에도 저런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이 회장의 식량 기지 건설 계획은 나의 비차를 이용한 물류 혁명의 최대 수혜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결혼을 앞두니 할 일이 많아졌다. 양가 상견례에 앞서 김이사의 부모님을 만나 결혼 승낙을 받아야 했다. 김이사의 말로는 당연히 허락할 거라고 하지만 익숙지 않은 만남이라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었다. 김이사의 부모님은 서울 마포의 아파트에 사셨다.


김이사의 아버지는 나의 걱정을 이유 있었던 것으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한 양반이었다. 현직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인 김이사의 아버님은 정말 깐깐하게 나를 검증했다. 특히 새 길동과 김검사의 결혼 이야기에 대해서는 정말 호기심 반 걱정 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아무리 설명하고 또 설명을 해도 질문이 끝없이 이어지더니 결론을 내리셨다. 한 사람이 두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이 한번 뇌리에 박히자 그 생각을 끝내 바꾸지 못했다.


“나는 이 결혼 동의할 수 없네”


“아버님”


“나는 자네의 아버님이 아니네”


“네 그럼 일단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러든지”


“선생님, 제가 그렇게 설명을 드렸는데도 아직 이해가 안 되십니까?”


“나를 힐난하는가? 내가 이럴 만큼 자네들의 결혼계획이 희한하다고는 생각지 않는가?”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어떻게 하긴... 그냥 내 딸은 원래 자리에 놓고 자네가 손을 떼면 되는 거지, 다른 처자를 찾아보든지 말든지...”


“헤어지라는 말씀인가요?”


“그렇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왜? 한 남자와 두 여자가 결혼하는 걸 그럼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결국 이야기는 도돌이표를 따라 반복되었다. 나는 설득할 힘을 잃었다.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김이사는, 진땀을 흘리며 설득을 하다 지쳐 떨어진 나를 짠하게 바라봤다. 나와 눈길이 마주쳤다. 김이사가 무슨 생각이 난 모양이었다.


“길동님, 이러면 어때요?”


“...?”


“증명을 하죠 뭐. 길동님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걸 우리 아빠 눈 앞에서 증명을 하잔 말이죠. 그러면 우리 아빠도 설득될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증명을 해요?”


“새 길동님도 부르고 김검사님도 부르죠. 넷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시면 아마 직관 적으로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어때요?”


“그래... 보죠 뭐.”


나는 너무 지친 나머지 큰 기대 없이 그러자고 동의했다.


“아빠, 잠시만 기다려 보세요. 우리가 아빠가 염려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똑똑히 보여드릴게요.”


“그래 주면 고맙겠다, 나도”


김이사가 김검사에게 SOS를 쳤다. 나는 새 길동을 불러냈다. 금세 두 사람이 네 사람으로 늘었다. 김이사의 아버지는 이를 보고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었다. 김이사의 어머니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심판이여? 지금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얘, 여기 있는 홍 서방은 또 누구냐? 내가 뭔... 귀신을 보고 있는 거는 아니지?”


엄마가 놀라 말이 많아지자 김이사가 엄마를 안심시켰다.


“자, 엄마, 아빠. 내 말 잘 들으세요. 여기 새로 도착한 이 분은 길동님은 길동님인 데 새 길동님이고요, 여기 이 여자분은 이 새 길동님하고 결혼할 김검사님이세요. 자, 그러니까 나는 여기 원래 길동님하고 결혼하고, 여기 두 분은 두 분대로 따로 결혼을 하는 거라구요. 이제 이해가 돼요?”


“그럼 이 두 홍길동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이 말인가? 생긴 것도 똑같고 그런 데...?”


김이사의 아버지가 여전히 의구심을 못 떨치고 마음을 못 열자, 김검사가 씩씩하게 나선다.


“김이사 아버님, 초면에 실례되지만 제가 얘기 좀 해도 되겠습니까?”


“예, 하세요.”


“저와 김이사님도 사실 아버님 같은 생각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했어요. 두 남자가 결국은 한 사람 아니냐고요. 그런데 우리가 잘 살펴본 결과 이 두 남자는 말 그대로 별개의 남자들이에요. 예, 맞아요. 저와 여기 새 길동님은 결혼해서 파리에 살 예정이고 그리고 따님과 원래 길동님은 결혼해서 서울, 아니 뉴율도에 살 예정이잖아요. 더이상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당사자인 우리는 이미 이해를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자꾸 의심만 하시면 새출발하는 우리도 행복하기 어렵잖아요. 생각을 좀 더 전향적으로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검사가 청산유수로 똑 부러지게 이야기를 하자 김이사 부모님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1%의 개운찮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네 사람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음... 뭐, 나도 완전히 의혹이 풀린 건 아니네만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설명을 하니 안 받아들일 수 없게 됐네. 자, 그럼 일단 양가 상견례까지는 해 보는 걸로 하겠네. 거기서 나의 한 가닥 의심이 완전히 풀린다면 결혼을 허락하겠네.”


와, 대단한 분이었다. 허락 여부를 상견례까지 끌고 가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처음에 승낙을 못 하겠다고 못 박던 데서 이 정도로 진도가 나간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가까스로 김이사 부모님을 설득하고 나오는데 김윤대 대표로부터 전화가 왔다. 나에 관한 이상한 기사가 지금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면서 빨리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나는 기사를 확인해 봤다.


‘홍길동, 쌍둥이?’, ‘제2의 홍길동?’, ‘홍길동, 결혼한다’ 등등 온통 나에 대한 기사였다. 아마 우리가 이태리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나와 새 길동을 자꾸 쳐다보던 그 식당 직원이 범인인 것 같았다. 어느새 찍었는지 그 식당에서 식사하는 네 사람의 얼굴이 나왔으니 그가 범인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범인을 색출할 때가 아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한테 기사를 보여줬다. 김검사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


“잘됐네요, 오히려. 어차피 이 문제는 클리어시켜줘야 할 문젠 거 같네요. 국민들 앞에서 확실히 설명을 해줘야 김이사 아버님이 하는 것과 같은 의심과 불편함이 없어질 것 같아요. 그래야 우리도 개운하게 결혼생활을 할 수도 있구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맞는 것 같아요. 오늘 우리 아버지, 어머니 말씀하시는 것 보니까 웬만큼 설명하지 않고는 자칫 우리가 부도덕한 사람들로 오해 받기 십상인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이참에 그냥 확 털어놓고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모처럼 만에 두 여자가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러나 나는 딜레마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나의 분신술은 극비 중의 극비 기술이기 때문이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나의 전투력을 분신의 수만큼 증강시킬 수 있는 극강의 기술이었다.


처음 분신기술이 개발되었을 때는 지금처럼 결혼 같은 용도에 사용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활용법이었다.


만약 적들이 내가 분신술을 확보한 걸 안다면 그 비밀을 캐내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특히 특별한 능력이 없는 배우자들은 무방비 상태로 적들에게 노출되는 셈이었다. 비밀을 얻으려 납치, 인질극을 벌이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러나 어차피 합동결혼식도 생각했던 마당이라 이번 기사를 계기로 뭔가 정리는 해야 할 것 같았다.


“두 분이 뜻을 같이 한 것은 다행이긴 한데 그게 그리 단순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어서...”


아차산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회의를 계속했다.


“뭐 어차피 우리들과 결혼하기로 했으니 두 분도 우리에 대해 알 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내 목소리가 심각해지자 두 여자는 우리 남자들을 번갈아 쳐다봤다.


“지금까지 저를 가까이서 보면서도 두 분이 잘 몰랐던 부분이 있습니다.”


갑자기 무슨, 결혼 전 비밀 털고 가기라도 하려는 줄 알고 두 여자는 바짝 긴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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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0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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