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soooon 님의 서재입니다.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76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10 12:00
조회
80
추천
2
글자
10쪽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DUMMY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개마고원 비차 기지창 준공식을 성대하게 하고 싶어 했다. 북한도 이제 잘살게 되었다고 세계에 과시하고 인민들의 애국심도 고양시키고 싶은 눈치였다. 기존의 관행대로 체제선전의 일환이기도 했다. 나는 약간 거북함을 느꼈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준공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데 동의했다.


초가을인데도 개마고원 일대는 아주 쌀쌀했다. 나와 김정은, 김여정 남매는 비차를 타고 개마고원 비차 제조공장에 내렸다. 인민들은 쌀쌀한 날씨에 달달 떨면서 몇 시간 전부터 위원장 동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비차에서 내리자 인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귀청을 떨어지게 했다. 나와 위원장 남매는 나란히 서서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다시 한번 인민들의 환호가 개마고원을 가득 메웠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준공식의 하이라이트인 김정은 위원장의 축사가 시작되었다.


“.................................................................................................... 오늘 비차공장이 준공됨으로써 우리 공화국의 인민들이 그동안 가열차게 벌여왔던 반제국주의 투쟁은 마침내 승리의 깃발을 드높이 휘날릴 수 있게 되었습네다. 또한 이를 발판으로 북과 남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게 되었습네다. 북과 남의 인민들이 오매불망 염원하는 통일이 눈앞에 당도하게 된 것입네다. 우리 통일의 그날까지 한 치의 흔들림없이 전진합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만세! 만세!”


위원장의 만세 선창에 참석자들은 목청이 부서져라 ‘만세!’를 불렀다. 준공식에 이어 김위원장 남매는 나의 안내로 공장을 돌아봤다. 김위원장은 미디어의 카메라를 잘 활용하는 것 같았다. 별 내용도 없는 말을 하면서도 크게 웃음을 짓거나 몸짓을 크게 했다.


개도의 비차 공장 준공식에서와 같이 우리가 도착하자 AI 로봇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AI 로봇은 마지막 부품을 조립하고 비차를 시승할 수 있는 상태로 마무리했다. 나와 김위원장 남매는 북한에서 최초로 생산된 비차를 타고 기지창의 천장 출구를 통해 개마고원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백두산을 비롯한 개마고원 주변의 높은 산과 산맥들이 눈 아래 펼쳐졌다. 김위원장은 기분이 몹시 좋은 모양이었다. 김여정도 함께 활짝 웃었다. 김정은은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전 인민들에게 비차 생산 기념으로 옷감과 추가 쌀 배급 등의 특별 선물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오늘같이 좋은 날 내가 크게 한턱 내갔시오. 하하하하”


김위원장은 나에게도 크게 한턱 내겠으니 기대하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 홍길동 동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알 수가 있어야디, 그래서 내가 일방적으로 선물을 결정했수다. 하하하”


비차는 김위원장이 말한 지도상의 좌표로 순식간에 날아갔다. 좌표에 찍힌 지역은 금강산이었다. 금강산 중에서도 동해 해금강 삼일포와 인근의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넓은 평지였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처음엔 무슨 절 건물인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한식으로 잘 지어진 저택이 한 채 웅장하게 서 있었다.


“보았습네까? 내가 특별히 지시해서 아주 잘 지었습네다. 자, 내 선물을 받아 주시라요. 하하하하”


우리는 한옥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이 열리자 여성 한 사람이 나타났다. 나는 깜짝 놀랐다. 초대소에서 봤던 김혜련이었다.


“홍길동 동지 어서 오시라요. 김혜련입니다. 다시 만나게 되어서 반갑습네다.”


김혜련씨가 다소곳이 인사를 했다.


“우리 김혜련 동지가 홍길동 동지를 하도 존경한다고 해서리 이렇게 만나도록 주선했수다. 반갑지 않습네까?”


“반갑지요, 당연히 반갑지요. 저는 전혀 예상을 못 했거든요.”


김혜련씨는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내 왼쪽 팔에 자기 오른팔을 끼었다. 좀 의외였으나 나는 상대가 무안할까 봐 그냥 가만히 있었다. 김혜련씨는 팔짱을 낀 채 나를 이곳저곳으로 끌고 다니면서 집을 안내했다.


“여기서는 고조, 아침에 해가 뜰 때 해를 바라보기에 세상에서 제일 좋은 자리 같습네다. 매일 같이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갔습네까?”


“아, 그렇겠군요.”


“아,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푸른 잔디는 홍길동 동지를 위해 우리 위원장 동지께서 특별히 조성한 운동장입네다. 맨날 사무실에만 처박혀 있다 보믄 아무래도 건강이 상할 수 있겠다 싶어 위대하신 위원장 동지께서 각별히 신경 써 만든 운동장입네다. 가보시면 알갔지만 골프장도 있고 축구장, 그리고 테니스장도 마련해 두었습네다. 그리고 특별히 운동한 후에 땀을 씻을 수 있는 사우나 시설도 최고급으로 마련했다고 합네다.”


“아, 그렇군요. 위원장 동지, 고맙습니다. 저는 전혀 이런 거 기대 안 했는데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돌아보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김위원장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느냐는 식으로 손을 휘휘 내저었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을 드려야 마땅한데... 당장 생각나는 게 없어 이 정도로만 준비했수다. 일단 살아보시고 불편한 거이 있다거나 뭐, 개선할 거이 있다거나 하믄 지체 말고 말해주시라요. 바로 반영할 테니 그리 하시라우.”


그런데... 일단 살아보라니...? 설마 여기서 주욱 살라는 말은 아니겠지. 하루 이틀 지내보라는 말이겠거니 생각하기로 했다. 다시 거실로 나온 나는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하얀색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음식 테이블을 세팅해 놓고 서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거실 한쪽, 조그만 무대에서는 밴드가 준비를 마치고 공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밴드가 연주를 잔잔하게 시작했다. 나와 김정은 위원장 남매, 그리고 김혜련씨 네 명이 앉은 큰 테이블에 음식들이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식사도 하기 전에 김위원장이 북한 명주라면서 들쭉술을 한 잔 권했다. 나는 건배 제의를 거절할 수 없어 김위원장과 함께 잔을 비웠다.


식사를 시작하려는데 이번에는 중국 주석이 특별히 보내온 중국 명주 마오타이라면서 또 한잔을 건배하잔다. 나는 위원장의 체면을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건배를 했다. 빈속에 독주 두 잔이 들어가니 알딸딸했다. 나는 음식을 좀 먹으면 좀 괜찮겠지 하면서 구운 고기에 젓가락을 가져가려는데 이번에는 김여정 부장이 술을 권한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술이 약해서... 벌써 핑 도는 것 같습니다.”


“아니, 천하의 홍길동 동지가 이것밖에 안 됩네까? 겨우 술 두 잔에 이리 맥을 못추면 우리 비차는 어떻게 되갔습네까? 자, 내 잔 한 잔 받으시라요”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무슨 술인지도 모르고 또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정말이지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다. 머리가 어질어질한 가운데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지난번과 같이 식사가 마무리되자 본격적으로 여흥시간이 시작되었다.


이 부분부터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김혜련씨와 지난번처럼 ‘휘파람’을 합창한 것은 기억이 난다. 김위원장 남매와 박수를 치며 합창을 한 기억도 어렴풋이 난다. 김혜련씨와 마주 손을 잡고 춤을 추었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다음날 잠이 깨자 벌떡 일어났다. 내가 익숙한 침실이 아니었다. 유리창을 통해서 아침 햇살이 거침없이 쏟아져들어왔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웬 속옷 차림의 여성이 누워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 앉았다. 다시 자세히 그 여성의 얼굴을 내려다 봤다.


김혜련씨였다. 아뿔싸! 내가 간밤에 김혜련씨와 동침을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정말 기억이 없었다. 이를 어쩐다...? 내가 드디어 일생일대의 큰 실수를 하고 만 모양이었다. 어쩔 줄을 모르고 그대로 침대에 앉아 있는데 김혜련씨가 눈을 떴다. 나를 보고 화사한 웃음을 보이는 게 아닌가.


“길동 동지, 잘 주무셨어요?”


“예... 그런데... 내가...”


“왜 그러십네까? 어디 몸이 안 좋습네까? 어제 좀 과음을 하시더니만...”


김혜련씨가 일어나 앉는다. 얇은 속옷 사이로 속살이 들여다 보인다. 나는 놀라 외면을 하고 만다.


“숙취가 심하시군요. 그렇다면 조금만 기다리시라요. 내가 냉큼 시원한 꿀물을 타오 갔습네다.”


김혜련씨가 속옷 차림 그대로 침대에서 내려선다. 무의식적으로 김혜련씨를 바라보다가 다시 외면을 하고 만다. 나도 침대에서 내려섰다. 얼른 샤워를 하고 싶었다. 화장실로 향했다. 후다닥 속옷을 벗고 샤워를 시작했다. 꼼꼼히 씻을 상황이 아니었다. 대충 물을 묻히고 나와 수건으로 건성건성 물을 닦아 내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훅 열고 들어온다. 나는 기겁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7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7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4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