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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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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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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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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DUMMY

“의외로 김연성 회장의 발이 넓었습니다. 김강욱 B채널 회장은 물론 기술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도태 직전인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했고요. 정부 관료, 정치권으로부터도 지원받은 게 확인됐습니다. 핵연료를 생산하고 비행기에 적용하는 문제는 과학적으로 세세하게 검증을 해야 함에도 그 과정을 생략하고 대뜸 제조와 판매 승인을 해준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참석자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김윤대 대표가 입을 열었다.


“김연성의 비행기가 우리의 비차에 비해 장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가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합니다. 우리의 20인승 비차가 1조 원인데 비해 저들의 비행기는 모르긴 해도 5천억 원에 판매 가능할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형 항공기에 비해 전혀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따라서 김연성의 비행기가 세계시장을 잠식해 가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닙니다.”


“시장 점유도 물론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안전성입니다. 나는 저 비행기가 분명 통째로 핵무기로 전환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악당들이 지구촌의 어딘가에 숨어서 위성을 이용해 비행기와 핵연료 시스템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비행기들에 실려있는 핵연료를 핵폭탄으로 변환시킨다면 비행기들은 핵폭탄 운송체가 될 겁니다. 핵폭탄을 싣고 공격 목표에 떨어지는 거대한 비행기를 상상해 보십시오. 911테러는 예고편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나의 전망에 참석자들은 김연성 비행기의 위험성을 실감하는 모양이었다. 김수영 검사가 의견을 냈다.


“제조와 판매 승인을 충분한 검증 없이 내준 과정을 수사해서 만약 법 위반이 발견되면 제조판매를 금지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검찰이나 우리 경찰에서 수사를 바로 착수하면 되겠네요?”


박강림 총경이 의견을 말하자 이홍복 국정원장이 다른 의견을 냈다.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닌 게 지금 비차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세력이 의외로 큽니다. 제조판매 승인을 취소하게 되면 비차를 보호하기 위해 적정기술, 적정가격이 적용된 김연성 비행기를 죽이려 한다며 벌떼처럼 일어날 세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김연성 그룹은 뒷돈을 대서라도 시위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홍복 원장의 설명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김영철 대표가 손을 들어 질문했다.


“그나저나 전광선이는 어디에 있습니까? 혹시 이 사람들의 배후에 전광선이 있는 건 아닐까요?”


“그건 나도 관심을 갖고 계속 추적을 하고 있는데 행적이 파악이 안 되네요. 아마도 김연성 비행기의 등장을 계기로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는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나의 예측이 제발 틀리기를 바랐다.


바라는 일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광선이 어디선가 툭 튀어나올 수도 있다는 나의 예상이 틀리기를 바랐지만 예상은 맞고 말았다. 핵 추진 비행기의 출현에 대한 대응방안을 짜느라 연일 회의를 계속하는 한편 정철민 대통령과도 수시로 상의를 하는 와중에 외신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핵 추진 비행기의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관련 뉴스와 자료를 이것저것 검색하다 전광선이라는 이름이 포착됐다. 핵 추진 비행기 생산업체의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의 이름이 전광선이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잠적했던 전광선이 일본에서 일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핵 추진 비행기 생산업체의 공동대표 중 다른 한 사람이 ‘조카’였던 것이다. 이제야 전체적인 그림이 어렴풋하게 그려졌다.


총기획은 전광선이 일본에서 진행하고 김연성은 한국 생산기지를 책임졌던 것이다.


한반도 주변 4강 중에서 유일하게 비차의 생산에서 배제된 일본이 악마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비차보다는 여러 면에서 떨어지지만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현재의 기술보다는 진보한 기술을 채택한 핵 추진 비행기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한반도의 통일과 비차의 등장으로 동북아에서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게 된 일본이 다급한 김에 전광선, ‘조카’ 일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인데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경험을 벌써 잊어버렸단 말인지 이해가 안 되었다.


핵 추진 비행기가 핵무기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일본에 망조가 단단히 든 것으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다.


나는 정철민 대통령에게 전광선, ‘조카’ 그리고 김연성의 책략을 설명하면서 하루빨리 국내의 핵 추진 비행기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장의 말대로 은근히 핵 추진 비행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듯 했다. 정치권에서도 무슨 로비를 어떻게 받았는지 몰라도 내 맘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일부 꼴통보수언론들의 준동이 다시 시작됐다. 적정기술, 적정가격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미래 기술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제조가 쉽고 가격도 합리적인 제품이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아무리 기술이 앞서가더라도 홍길동 외에는 만들 수 없고 너무 비싼 비차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논리였다.


그들의 주장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어서 대통령도 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정치인들은 언제나 표를 계산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나는 우호 언론들과 ‘홍길동tv’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싼 게 비지떡 정도가 아니라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핵연료에 기폭장치를 연결하면 간단히 핵무기가 될 수 있는 이론을 실험 영상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했다.


나라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둘로 갈리다니...? 유감스러웠다. 눈앞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는 위험스러운 기술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절반이나 된단 말인가?


그동안 우리가 기술의 절대 독점에 안주해 비차가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 증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탓인가? 핵 추진 비행기가 공론화되고 나서 뒤늦게 비차의 비교우위를 설명하고 나서자 시민들은 그저 경쟁제품을 비방하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비차의 생산을 늘려야 했다. 핵 추진 비행기의 추격을 따돌려야 했다. 가격도 내려야 했다. 그럼에도 핵 추진 비행기는 한국과 일본에서 대량 생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늘려나갔다.


자칫 ㈜신성이 자리를 제대로 잡기 전에 경영이 흔들릴 위험도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비차의 기술을 전수해 달라고 아우성을 치다가 핵 추진 비행기를 보더니 마음이 흔들리는 모양이었다. 나는 중국과 러시아 대사를 동시에 불렀다.


“두 나라에 강력히 경고합니다. 만약 두 나라에서 우리의 비차 대신 핵 추진 비행기를 생산할 경우 비차 기술은 영원히 제공하지 않을 겁니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핵 추진 비행기가 핵무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습니다. 비차의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신성이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무조건 중국과 똑같은 기술 제공을 해달라고 떼를 쓰던 러시아 대사가 이렇게 나오자 나는 화가 났다.


“자, 좋습니다. 마음대로 결정하십시오. 나는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핵 추진 비행기의 위험성을 미리 설명드렸을 뿐입니다. 러시아는 그렇고 중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중국도 참 난처한 상황입니다. 중국이 G2로 올라섰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경제 기초가 미국만큼 튼튼하지는 않습니다. 이럴 때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핵 추진 비행기가 나오다 보니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나는 두 대사에게 나의 확고한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했다.


“분명히 하겠습니다. 나, 홍길동은 핵 추진 비행기를 생산하는 나라에는 비차의 기술을 이전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그 이유는 그 비행기는 수송수단이 아니라 핵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인류의 절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핵무기가 내 머리 위에서 매일 날아다니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두 나라 대사는 나의 확고한 뜻을 본국에 바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길동2를 통해 유럽의 분위기를 파악하기로 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기술 표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EU는 핵 추진 비행기의 생산은 물론 자국 상공에서의 운항도 허가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전광선, ‘조카’의 핵 추진 비행기는 EU의 기준마저도 통과해 버렸다. 핵 기술 선진국인 프랑스 등은 핵은 얼마든지 통제 가능한 기술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내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모두가 괜찮다고 하니 괜찮지 않다고 주장하는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심지어 우리 식구들도 과연 내 말이 옳은 주장인지 의심을 품는 것 같았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나는 그렇다면 왜 핵 추진 비행기가 위험한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핵 추진 비행기 중 사람들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위를 비행하는 화물기를 한 대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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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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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7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8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5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7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70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6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1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5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4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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