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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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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98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6.19 12:05
조회
100
추천
3
글자
9쪽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DUMMY

김여정 부장도 나에게 아낌없이 호의를 보였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 김여정 부장은 밥을 먹었으니 소화를 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른 방으로 안내했다.


조그만 무대가 마련된, 남한으로 치면 노래방이었다. 노래방에는 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방에 들어서자 팡파르와 비슷한 환영 음악을 연주해 우리의 흥을 자극했다.


사회주의권 사람들은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여정 부장이나 전혀 머뭇거림 없이 무대에 나와 밴드의 반주에 맞춰 한 곡씩 뽑았다.


김위원장 남매는 나에게도 한 곡 하라고 권했다. 노래에 소질은 없지만 분위기상 한 곡은 해야 할 것 같았다.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부르겠다고 하니 밴드가 망설임 없이 반주를 시작하고 가사가 스크린에 떠올랐다. 김정은 위원장 남매는 노래를 부르는 내 양옆에 서서 박수를 치며 같이 불러줬다.


“홍선생은 사업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그런데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네요. 그거이 뭔지 압니까?”


나는 또 그놈의 장가 타령이 나올 것을 알았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사정했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발 그 이야기는 그만 하시는 걸로...”


“아, 왜 이러십네까? 우리가 북조선에서 제일 예쁜 여성 동무를 하나 뽑아놨다니까요. 하하하”


김여정이 웃으면서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뭔가를 지시했다. 잠시 후 기다렸다는 듯 아가씨 하나가 노래방으로 들어왔다.


농담이 아니었다. 나에게 정말로 아가씨를 소개시켜 주는 것이었다. 나는 기겁을 했다. 나는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다. 나의 유일한 관심사는 비차의 생산과 지구촌 문명의 업그레이드뿐이었다.


아가씨는 남남북녀라는 맞는 말인지 정말 미인이었다. 화장을 연하게 한 얼굴은 계란형이었고 시원스런 눈매와 오똑한 콧날이 세련되어 보였다. 그리고 도톰한 입술은 상당히 매혹적이었다. 뜻밖에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홍길동 선생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김혜련이라고 합네다. 그런데 너무 부담 갖지 말았으면 좋갔습네다. 저도 꼭 홍선생님이랑 결혼 같은 걸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요.


하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해서 도대체 어떻게 생긴 선생님인가 하고 호기심에 나와 봤으니까니 너무 겁먹지 마시라요. 호호호호”


북한 여성들은 원래 이런 것인가? 남자를 들었다 놨다 한다. 당당한 태도와 서슴없는 말투로 보아 김혜련도 출신성분이 좋은 아가씨인 것 같았다. 갑작스런 아가씨의 등장에 당황한 나는 뭔가 답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마땅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다.


“아, 예, 반갑습니다. 홍길동이라고 합니다. 참 예쁘십니다....하하하하”


옆에서 나와 김혜련을 구경하던 김정은 위원장 남매는 쑥스러워하는 내가 우스워죽겠다고 웃고 난리였다. 김여정 부장은 김혜련에게 노래 한 곡 부르라고 성화였다. 김혜련은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섰다.


“고조 남한에서 오시는 손님들은 ‘휘파람’밖에 몰라요. 아마 홍선생님도 그럴 것 같아서 말입네다... 홍선생님, 저와 함께 휘파람 불러볼까요?”


간드러진 북한 사투리에 심쿵하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애써 감추고 무대에 나가 김혜련과 나란히 섰다.


“어젯밤에도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벌써 몇 달째 불었네 휘파람 휘파람, 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땐 이 가슴 설레어 (중략) 아아 휘파람 아 휘파람 아아 휘파람 휘휘 호호 휘파람, 휘휘호호”


김정은 위원장이 친히 베풀어준 파티가 끝나고 나는 평양의 초대소에 여장을 풀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할아버지 대부터 내려온 왕조(?)의 세습 군주가 비차의 등장에 놀라 하루아침에 왕위를 버릴 것이라고 믿는다면 너무 순진한 판단일 것이다.


다음날, 나는 작별 인사를 하러 김정은 위원장의 거처로 갔다. 자주 만나서인지 이제는 다정한 친구 같은 느낌을 줬다.


“잘 주무셨습네까? 그래 우리 김혜련 동지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 보셨습네까? 하하하, 농담입니다. 농담”


“덕분에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기는요. 그럼 서울에 가서 일 잘 보고 또 우리 만납시다래?”


나는 이때다 하고 밤새 생각했던 말을 꺼내기로 했다.


“위원장님, 잠시 시간이 있을까요? 간단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씀하시라요. 나 시간 있어요.”


내가 말을 안 하고 머뭇거리고 있자 김위원장이 눈치를 채고 주변을 물리쳤다.


“다름이 아니고 위원장께서 미국의 하이든 대통령을 한번 만나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할 테니 그러면 김정은 위원장께서 핵 폐기를 확실히 선언해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홍선생, 그런데 말입네다. 그거이 지난번에도 말했다시피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이야기라니까요. 네가 먼저 철수해라, 아니다, 네가 먼저 핵폐기 해라 이러기를 지금 몇 년째입네까?”


“아닙니다. 이번에는 북한이 핵폐기를 확실히 선언하기만 하면 자신들이 먼저 미군을 철수하고 그다음에 핵폐기를 실행에 옮겨도 된다고 했습니다.”


“아니 그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우리로서야 안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네다. 그나저나 그건 누가 한 얘기입네까?”


“사실 하이든 대통령의 의중입니다. 대신 내가 미국에도 비차 생산기지를 건설해 줘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난번 수퍼히어로들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국에 비차 공장이 들어섬으로써 미국이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던 그 이득을 얻게 되니까 하이든 대통령은 재선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하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 자신의 재선 성공, 그리고 북한의 핵폐기라는 1석3조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하이든은 그러한데... 나는 어떤 이득을 얻게 되는 겁네까?”


“위원장님도 이득이 만만치 않습니다. 주한미군으로부터 받는 상시적인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미국의 압박에 의해 핵폐기를 한 것이 아니고 미국이 물러난 다음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 이행 차원에서 핵을 폐기하게 되는 것이니 공화국의 체면을 살릴 수 있고 또 한반도 통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가 개마고원에 비차 생산기지를 건설하지 않습니까?”


“... 그럼 어떻게 하면 되갔소?”


“제가 비차 공장 설립 문제로 조만간 하이든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그때 북미 정상회담 문제를 마무리 짓고 위원장님한테 보고드리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나의 손을 꼬옥 잡아주었다.


나는 수퍼히어로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못했던 문제, 즉 서울의 미스터홍이 미국에 비차생산기지를 세우겠다고 사인을 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하이든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


수퍼히어로들을 모아놓고 나를 죽이라고 명령을 내리던 모습을 생각하면 정나미가 뚝 떨어졌지만 국익과 세계평화를 위해 사사로운 감정은 가슴 속에 넣어두기로 했다.


나는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에 정철민 대통령을 만났다. 문고리 실세 김민석이 배석한 가운데 나는 모레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비차 문제도 문제이지만 사실 더 중요한 목적이 북미 정상회담 조율이라고 말했다.


정철민 대통령은 나의 계획을 주욱 듣더니 대단히 만족해 했다. 그러면서 북미회담 자리에 한국의 대통령도 자리를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슬쩍 숟가락을 놓았다.


나는 그렇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를 나오면서 나는 김민석 실장에게 알은체를 했다. 눈 속 깊은 곳에서 나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표정으로는 억지웃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가볍게 미소를 보여주고 헤어졌다.


나는 출발 당일 아차산 ‘비밀의 공간’에서 여장을 챙기고 있었다. 비차에 오르기 직전 김윤대 대표가 나를 향해 숨을 헐떡이며 뛰어왔다. 나는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무슨 일이야?”


“지금 난리났는데... 모르고 계시죠?”


“뭔데”


김윤대 대표가 핸드폰을 꺼내 나에게 보여줬다.


특종이라며 모 언론사가 ‘북한에 비차 공장 지어준다는 홍길동, 제정신인가?’라는 제목의 장문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를 받아 다른 언론사들도 ‘개마고원에 비차공장? ㈜신성의 이적행위’, ‘홍길동 너무 설친다,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인가?’ 등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나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이런 일에 대비해 나는 북한에 비차 생산기지를 건설하면서 당국의 허가와 승인을 모두 거치게 했던 것이다.


적법하게 일을 추진해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데 만약 정부 승인 없이 내 독자적으로 비차 생산 공장 건설을 결정해 추진했다면 그땐 나는 완전히 이적행위를 한 민족의 반역자쯤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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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2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70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1 2 10쪽
89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8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1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4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7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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