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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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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oon
작품등록일 :
2022.05.11 13:48
최근연재일 :
2023.05.08 20:15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1,853
추천수 :
405
글자수 :
538,244

작성
22.07.09 12:00
조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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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DUMMY

김대표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증거가 없는 이상 새 길동을 나의 분신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자회견장에는 내외신 기자 수백 명이 몰려들어 홍길동에게 쏠린 세계인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 주고 있었다. 나와 새 길동, 김연 이사, 김수영 검사, 이렇게 네 명이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나와 새 길동이 가운데 서고 각각의 옆에 김이사와 김검사가 섰다. 우리는 촬영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우리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합동결혼식을 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우리는 일란성 쌍둥이입니다. 한국 정서로는 합동결혼식이 그다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비 신부님들은 남자 친구를 구별할 수 있나요? 저는 정말 구분 못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김이사가 나섰다.


“간혹 헷갈릴 때도 있어요. 남자 친구들이 그러지 못하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죠. 자기 짝인 줄 잘못 알고 다가오면 ‘나 아니야’ 하고 빨리 표현을 해야 하죠. 호호호”


“그런데 홍길동님은 ㈜신성이나 참교육회초리봉사단 같은 공개활동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또 세계적인 부호이다 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만. 아우님은 그동안 우리가 왜 존재 자체를 몰랐을까요?”


“그거야, 제 아우가 조금 조용한 성격이라 외부에 잘 나서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또 ‘내가 홍길동 동생입니다’ 하고 나서는 것도 조금 우습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내가 새 길동에게 동의를 구하자 새 길동이 나섰다.


“네, 성격도 좀 그렇긴 합니다만 우리 형제가 둘이나 나와 설쳐대면 좋을 게 없다는 암묵적인 동의도 있었죠. 그래서 나는 뒤에서 형을 돕고 대외적인 활동은 주로 형이 하는 걸로 역할분담을 한 거죠.”


“그럼 아우님은 ㈜신성이나 여타 계열사에 지분이 어느 정도 있나요?”


“저는 형님이 알아서 주실 거로 믿습니다. 안 줘도 관계없고요. 안 주면 나도 사업해서 벌면 되거든요. 안 그래 형?”


“그렇습니다. 사실 사업능력은 나보다 동생이 더 뛰어납니다. 비차 이상 가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언제라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이 끝도 없이 쏟아지자 사회자가 마지막 질문 한 개만 받고 끝내겠다고 알렸다. 맨 뒤의 나이든 여기자 하나가 손을 높이 들었다. 사회자가 그 여기자를 지명했다.


“아, 그런데 아우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아무도 그걸 안 물어봤네요.”


순간 우리는 당황했다. 왜 그 단순한 것을 예상 못했을까?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시간이 1초, 1초, 흘러갔다. 기자들도 갑자기 조용해졌다. 모두 우리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히도 김검사가 활달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의 남친 이름이 궁금하시다고요? 호호호. 두 사람 모두 홍길동이에요. 집에서는 구분하기 위해서 홍길동 1, 홍길동 2라고 불러요. 호호호.”


“왜 굳이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까요? 조금 이해하기 힘드네요”


“왜냐하면... ”


김검사가 나를 쳐다봤다. 도움을 청하는 눈치지만 나는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김검사가 순발력을 발휘해야 했다.


“어렸을 때는 이름이 달랐다고 합니다. 길동이와 길섭이라고... 그런데 제 남친인 길섭씨가 조선시대 소설 홍길동전을 읽고 나서 자기도 길동이라는 이름을 갖고 싶다고 몇 날 며칠이고 울었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부모님들이 그럼 홍길동1, 홍길동2로 부르기로 타협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지, 자기?”


새 길동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웃음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서서히 끄덕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우리는 아차산 집으로 갔다. 식사와 함께 가볍게 술을 하면서 오늘 하루의 긴장을 풀고 싶었다. 나는 김검사의 임기응변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김검사님 없었으면 오늘 기자회견이 어떻게 끝났을지 아찔합니다. 하여간 대단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까?”


“저도 뭐 엉겁결에 되는대로 말을 한 겁니다. 저도 아찔했어요. 그나저나 오늘 저의 설명이 마음에 드신다면 이름은 앞으로 길동1, 길동2로 갈까요?”


나와 새 길동은 그 호칭 방법이 마음에 딱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안이 없으니 일단 그렇게 불러보기로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생각해 보면 조금 웃음이 나기도 했다. 내가 시간 여행자로 2022년에 넘어올 때는 이런 일이 생기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시간 여행자인 나도 이럴진대 보통 사람들은 미래를 어떻게 예상할 수 있겠는가? 오늘 살았다고 내일도 살아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게 보통 사람들의 삶 아니겠는가?


우리의 설명이 그럴듯했는지 나와 새 길동의 관계에 의문을 표하는 언론들은 없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비교해 닮아도 너무 닮은 쌍둥이 형제라는 정도로 소개하는 데 그쳤다. 우리는 다행이라고 여기고 6개월 정도 남은 결혼식까지 노출을 가급적 삼가서 관심을 끌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


나에게 초유의 2차 참교육까지 받고 근신 중이던 김영철이 근신해제 인사를 왔다. 나는 김영철이 한 달 동안 근신에 들어갈 때 개인적인 사정으로 장기휴가를 가는 것으로 주위에 말하라고 지시했었다. 잘못은 벌하되 자존심은 지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김영철은 겸연쩍은 얼굴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나는 다가가서 두 손을 잡아주었다.


“어때요? 종아리는 많이 나아졌어요?”


“네, 거의 회복됐습니다.”


“많이 아팠지요?”


“아닙니다. 잘못을 했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죠. 이제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 오늘 이후 그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나는 김대표를 믿겠어요.”


“고맙습니다. 조심하면서 살겠습니다.”


“그래, 한 달 동안 가만히 있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뭐, 생각한 거 없어요?”


“제가 그동안 뉴율도 프로젝트에 몰두하느라 사실 ‘드림엔터’와 ‘드림스포츠’를 조금 소홀히 했더라고요. 한 달 동안 쉬면서 두 회사를 어떻게 활성화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래 생각이 좀 구체화 되었나요?”


“지금 좀 설명드려도 될까요?”


김영철 대표는 ‘홍길동tv’에 스포츠와 연예계에 진출시킬 신인들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을 론칭할 생각이라고 했다. 스포츠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아육대’와 같은 프로그램을 대형화하고 연예 쪽은 K-Pop, 랩, 댄스 경연을 하되 블랙이글 엔터의 박도현 사장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은 그러면서 상금 규모가 조금 클 필요가 있다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나는 세계 경연 사상 최고 상금을 걸고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


북한은 나름대로 변화에 잘 적응해 가고 있었다. 개마고원의 비차 생산 공장 건설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시로 공장건설 현장에 시찰을 가는 모양이었다.


나는 비차공장이 완성되면 핵무기는 폐기하도록 요구할 생각이었다. 만약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참교육회초리를 이용해 강제로 폐기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나는 이러한 나의 생각을 몇 차례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야기했다.


반란을 시도했던 군부 세력은 대대적인 수사와 처형으로 지금은 완전히 궤멸 상태인 것으로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제 비차 공장이 완공되면 낙후된 경제를 일신하고 남한과 대등한 발언권을 확보해 통일에 임하려고 할 것이다.


나는 부디 핵무기를 자진 폐기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함께 힘써주기를 바랐다. 혹시라도 핵무기를 통일 협상이나 일본, 미국 등과의 외교 관계에서 지렛대로 쓰려는 생각이 있다면 나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나의 목표는 지구촌의 비핵화이다. 자손만대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세계의 핵 보유국들은 핵무기를 적대국에 대한 견제용으로만 쓰겠다고 하지만 핵이 있는 한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남한에서도 아직 시간은 좀 남아 있지만 통일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정철민 대통령은 한반도의 통일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단임제인 한국의 대통령제를 뜯어 고쳐 재선을 하고 싶었다.


헌법 개정은 국민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정철민 대통령이 국민투표라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정당하게 헌법을 고치고 재선에 나선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보다는 국민 전체의 뜻이 중요하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요즘 남북한 지도자들의 권력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남한은 내가 보기에 대놓고 헌법 개정 이야기를 시작했고 북한도 당초의 약속과 달리 서서히 핵무기 폐기 약속을 쉬쉬하는 경향이 엿보였다.


그러나 나는 권력자들의 선의를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사람인 이상 잠시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나와의 약속이나 국민들의 의사에 반해서 일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물론 나는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에 저해가 될 만한 결정들이 나온다면 바로 교정해 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남북한의 권력자들이 나의 준비태세에 경각심을 갖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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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쎄진 홍길동, 이번엔 안 봐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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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 100. 프랑스 문화장관의 제안 > 22.08.20 56 2 9쪽
100 < 99. 핵추진 비행기의 몰락 > 22.08.13 67 2 9쪽
99 < 98. '달나라 여행' 테마파크 22.08.13 54 2 9쪽
98 < 97. 샹보르와 쉬농소를 오마쥬하다 > 22.08.07 62 2 9쪽
97 < 96. Moon Hotel 건설계획 > 22.08.06 62 2 9쪽
96 < 95. 우리는 달나라로 간다 > 22.07.31 61 2 9쪽
95 < 94. 지중해 요트 신혼여행 > 22.07.30 61 2 10쪽
94 < 93. 위기 속 홍길동 쌍둥이의 합동 결혼 > 22.07.24 69 2 10쪽
93 < 92. 비행기인가 핵무기인가? > 22.07.23 66 2 10쪽
92 < 91. 전광선의 재등장 > 22.07.17 69 2 10쪽
91 < 90. 두 여자 스파이 > 22.07.16 73 2 10쪽
90 < 89. 금강산 별장을 선물받다 > 22.07.10 80 2 10쪽
» < 88. 홍길동1과 홍길동2가 된 사연 > 22.07.09 77 2 10쪽
88 < 87. 당황한 어머니와 아버지 > 22.07.03 93 2 9쪽
87 < 86. 결혼 작전 - 난관 돌파하기 > 22.07.02 89 2 10쪽
86 < 85. 고지식한 장인 인사하기 > 22.06.26 97 2 9쪽
85 < 84. 본점과 가맹점의 싸움 > 22.06.25 95 2 10쪽
84 < 83. 남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하다 > 22.06.19 100 3 9쪽
83 < 82. 대통령실장을 응징하다 > 22.06.19 93 2 9쪽
82 < 81. 수퍼히어로들의 공동 기자회견 > 22.06.18 95 3 9쪽
81 < 80. 수퍼히어로들, 홍길동 편이 되다 > 22.06.18 84 3 9쪽
80 < 79. 수퍼히어로들의 서울 나들이 > 22.06.17 86 3 9쪽
79 < 78. 수퍼히어로들을 만나다 > 22.06.17 83 3 9쪽
78 < 77. 주한미군 철수를 둔 혼란 > 22.06.16 85 3 9쪽
77 < 76. 비차를 바라보는 정상들의 속마음 > 22.06.16 84 3 9쪽
76 < 75. 미국 대통령과 내기하다 > 22.06.15 82 3 9쪽
75 < 74. 비차, 세계만방에 선보이다 > 22.06.15 86 3 9쪽
74 < 73. 남북정상, 통일을 선언하다 > 22.06.14 93 3 9쪽
73 < 72. 미국의 콧대를 꺾다 > 22.06.14 86 3 9쪽
72 < 71. 그러면 미국 빼고 간다 > 22.06.13 10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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