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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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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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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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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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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화. 은인께 드릴 것은(1)

DUMMY

낙엽과 함께 흙먼지가 높게 일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레이야마의 사람들 또한 입을 가리고 콜록콜록 기침을 일삼는 가운데, 두 명의 기사는 본격적으로 검을 섞기 전에 난입한 자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거, 그냥 하늘을 나는 것 뿐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군. 몇 주 전에 보았던 그 마법사가 맞는가?"

"하아, 하아..."


현우는 끈적해진 침을 목으로 밀어 넣으며 숨을 골랐다. 여기까지 어떻게든 일직선으로 날아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만 왕국의 중앙과 동부를 가르는 산맥을 넘을 때 너무 힘을 많이 쓰고 말아버렸다.

자신의 의지로만 움직이는 것도 아닌 데다가,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는 데도 마력과 함께 많은 정신을 쏟아야만 했다. 결국 하늘을 나는 건 새와 다를 바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목표지점까지는 꽤나 거리가 남아있었기에, 이후 마법사는 바람을 타고 비스듬히 활공을 하는 것을 택했다. 높은 산맥을 넘은 직후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알맞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분지에 위치한 레이야마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었으니까.


"어떻게 저번에는 보여주지 못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그대의 검은 꽤나 날카로웠소. 이미 오라를 다룰 줄 아는 검사의 솜씨더군. 실력을 숨긴 것이오?"

"장현우..."

"후우. 실력을 숨겼다니요. 저는 한낱 마법사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그러나 현우의 말을 믿는 사람은 없었다.

하델베르크는 담담한 눈으로 마법사를 보며 말했다.


"그대가 없는 시간 동안, 이리저리 사람들을 풀어 정보를 모아봤소. 꽤나 유명한 마법사였더군.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는 수련생에 불과함에도, 미네바에서 있었던 역병을 해결한 마법사라지. '날개의 마법사'라는 멋들어진 이명도 가지고 있고 말이오."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그런 대단한 사람이 어찌 이런 곳에 있는 거요? 까놓고 말해서 우리 영지에 도움을 드리러 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라도 했으면 박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오."

"기사님!"


옆에 있던 사내가 이웃 영지의 기사를 보며 소리쳤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어가는 분위기를 파악한 것이다.

아직 큰 흐름이 틀어진 것은 아니나, 기사의 대화는 마을의 균형을 깨뜨리는 저 마법사에게 어째 호의적이었다. 세 살 먹은 아이라 하더라도 기사의 태도가 한결 누그러진 것을 알 수 있으리라.


"제가 그 동안 기사님께 충성을 다한 게 얼마인데 이렇게 우리를 버리려고 하십니까!"

"무슨 소리를, 샤오빙. 나는 남작님께 충성을 맹세한 기사. 그 분께서 레이야마를 도우라고 명령을 내리셨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일 뿐, 나는 절대로 그 밖에 다른 일을 꾸민 적이 없다."


마법사가 자신 만으로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존재를 안 이상, 그가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수는 꼬리를 자르는 것 뿐이었다.

진정으로 싸우자면 기사인 그가 아직 미숙한 마법사를 이기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은 있었다. 허나 그것은 상처뿐인 승리가 될 것이었다.

마드라드에서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관심을 받고 있다 들었다. 그곳의 장은 고위 마법사이자 왕국으로부터 백작의 지위를 수여 받은 귀족. 같은 귀족이라고 하나, 비스훈트 남작으로서는 건들 수 없는 존재였다.


"어떻소, 날개의 마법사여. 그대가 이곳에서 벌인 행동에 문제가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소. 왕실 직속의 영지인 이곳에서 벌인 사단은, 그대로 왕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시오."

"..."


하델베르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현우의 등 뒤에서 여실히 빛을 내뿜는 저 날개가 시야를 어지럽혔기 때문이었다. 허나 입은 그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기사는 일견 거대한 위압감을 드러내는 마법사의 앞에서도 원하던 제안을 쓱 내밀 수 있었다.


"그러니 여기서 서로 그만두잔 말씀이외다. 그대로서도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여기서 서로 만족할 만한 제안을 드리리다."

"그게 어쨌단 말인가요."


이만하면 되었다. 절대로 저 마법사는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리라 기사는 확신했다.

어차피 이곳의 사정에 능통한 이들은 기사의 진면목을 알고 있다. 함부로 입이나 몸을 놀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럴 깜냥이 되는 이들은 이미 마을 바깥으로 추방한 지 오래였으니까.


유일하게 자신의 힘이 닿지 않는 이라면 저 앞에 있는 루고 아카데미의 기사 생도 정도.

그러나 하델베르크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눈빛을 띠었다. 절대로 키노시타 사쿠라는 자신이 벌였던 행위에 관해 폭로할 수 없으리라.


예컨대 저 마법사는 거친 물결 정도였다.

강에 배를 띄우고 놀기에는 부적절한 정도의, 그래서 지금은 숨을 죽이고 나루에 배를 묶어놓아야 할 정도의 거친 물살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이렇게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물살은 강물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버린다.

마찬가지이리라. 샤오빙의 말로는 레이야마에서 생산되는 종이를 납품 받고자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했으니, 그 거래만 제대로 성사가 되면 마법사는 어차피 떠날 인물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기사의 보복 아닌 보복이 시작되겠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면 그것을 단박에 잡아내버릴 자신이 있었다.

거래를 트는 것은 레이야마에도 크나큰 이익이 되는 데다가, 마을에서 나오는 상납금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 분명했다.


원래는 영지의 징수관이 직접 돈을 중앙으로 운송하는 것이 맡겠지만, 높은 산에 둘러싸인 분지라는 특성 상 이곳의 세금은 예전부터 비스훈트에서 징수하여 왕실로 운송하는 것이 관례.

여기서 거둬들이는 세금에 비하면 극히 적은 양이나, 어찌되었든 기사에게도 떨어지는 양이 늘어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하델베르크의 입가가 살짝 치솟았다.


"여기서 한 발짝 물러나면, 본 기사가 직접 중개인이 되어드리지."

"기사님!"

"무슨 협회니 하는 것보다야, 기사 서임을 받은 이 하델베르크가 직접 보증을 서는 것이 훨씬 그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오. 마드라드를 속일 생각은 없소. 계약은 공정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하는 바요."

"확실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긴 합니다."


현우의 반응은 퍽 긍정적이었다. 그렇게 서로 손을 잡는 듯 했다.


"더 이상 말은 필요 없겠네. 이쯤 보면 대충 어떻게 상황이 굴러가는 지는 알고도 남음이니."


은발의 중년이 현우의 뒤편으로 걸어나오며 말했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하델베르크는 마법사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허나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지금 그는 '으드득' 이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그에게 가해지는 미증유의 압박을 이기는 데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제부터 왕실 직속의 영지에, 그것도 바다 건너 온 이들이 살아가는 마을에 기사가 세금을 거두러 온 거지?"

"으윽! 다, 당신은..."

"원래는 거래를 성사코자 나를 찾은 줄로만 알았는데, 본론은 이것 때문이었군."

"하지만 후..."


현우는 급히 입을 닫았다. 다행히 은발머리 검사의 정체가 들키는 일은 없었다.


[자네가 그것을 나에게 넘긴 데다가, 하늘을 나는 경험이 퍽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어울려주는 것 뿐이네. 자네가 내 행동에 제지를 걸 자격은 없다고 보네만.]

"그, 그렇습니다."


마지막 대답은 '산들바람의 속삭임'으로 대답하는 현우였다. 그에겐 아직 '마인드 워딩'은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즉, 상대방은 소수의 이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던 능력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이였다.


"왕실의 땅에 관리관을 두지 않을 경우에는, 이웃한 영지의 귀족이 직접 거두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내 말이 맞는가, 비스훈트 영지의 기사 하델베르크여."

"어떤 분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남을 핍박해도 되는 겁니까?"


그 역시 기사였다. 처음에는 상대방의 기세에 주춤거렸지만, 허리춤에 매인 칼을 들어올리며, 단박에 오라를 끌어올려 압박을 베어버렸다.

사내의 눈에 흥미로움이 잠깐 모습을 비쳤다가 사라졌다. 그 역시 외투 안쪽에서 자신을 뽑아주길 기다리는 검을 들어올릴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현우에게 정체를 밝히지 않겠노라 해놓고 여기서 본 실력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비스훈트 남작은 중립을 지키고 있었지. 왕실의 행사에 모습을 딱히 드러내지도 않았으나, 역시나 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었다. 허나 상황이 이 정도까지 다다른 이상, 손을 쓰지 않음은 왕국에 대한 불충이니."


중년의 사내는 현우의 앞으로 나와, 검을 들고 자세를 취하는 하델베르크의 마음을 두들겼다.


[네 주군에게 전하라. 이오니아를 수호하는 은빛 방패의 가문이 그대를 보고자 하노라고.]


일부러 콘라드는 살기를 담아 하델베르크의 귓가에 속삭였다. 폐부를 찌르는 고통이 갑자기 그를 엄습했으리라. 아무리 갑옷을 입어도 소용이 없었다. 마음에서 울려 퍼지는 공격이었다. 번쩍 거리는 금속질의 갑옷이 무슨 소용이 있으라.


제대로 된 기사였다면 수련으로 굳건해진 정신이 충분히 콘라드의 경고를 버텨냈을 것이지만, 이미 돈과 권력에 취해 늘어진 마음은 그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해이했다.


마인드 워딩이 끝난 직후, 하델베르크는 그대로 쓰러졌다. 옆에 있던 샤오빙에게 시선을 돌리는 중년의 사내는, 샤오빙 역시 하델베르크를 들쳐 업고 황급히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현우에게 고개를 돌렸다.


"마법사, 나는 이만 물러나겠네. 아무래도 꼬박 하루는 여기서 쉬어야 할 것 같은데, 어디로 가면 좋은가."

"아, 제가 쓰던 방이 있으니 거기서 머무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사쿠라가 화들짝 놀라 현우의 말에 반박했다. 마법사가 데려온 검사는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하늘에서도 검격을 쏘아 그녀와 하델베르크를 갈라놓았을 정도로.

그런 자에게 남이 쓰던 방을 줄 수는 없었다.


"키노시타 저택의 방은 많습니다. 아무 곳이나 골라서 종 선생님께 말씀해주세요. 금새 방을 치우고 식사를 대령하겠습니다."

"말씀은 고맙네만, 식사가 있다면 먼저 그대부터 먹어야 하지 않겠나."


사내는 사쿠라의 홀쭉해진 볼과 퀭한 눈을 바라보았다. 눈망울에 비치는 굳은 의지와 더불어, 고된 단련을 거쳤을 몸을 훑었다.


"올해 루고의 졸업식에는 한 번 참여를 고려해봐야겠군."


사내는 이 한마디만을 남기고 저택의 본채로 들어가버렸다.


"끝났네요. 빨리 돌아온다고 신경을 쓰긴 했는데, 겨우 하루 정도 밖에 시간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델베르크가 쓰러지고 샤오빙이 기사를 업고 자리를 벗어났을 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진 뒤 오래였다. 이미 세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이상, 그것도 자신들이 동조하여 핍박하던 키노시타 가문의 세가 협회를 이긴 이상 무리의 일부로 판단되어 쓸려나가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저택의 입구에는 현우와 키노시타 사쿠라만이 남았다.


"은빛 검기의 주인. 혹시 하인츠 가문의 분이신가요?"


정곡을 찔린 현우는 눈썹과 눈썹 사이를 손가락으로 긁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루고에서는 가끔씩, 슈테힐린 총교관께서 직접 수업을 지도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일정한 자격을 통과해야 들을 수 있는 특강이긴 하나, 어쨌든 듣지 않으려는 사람은 없는 강의죠."


현우는 이미 두어 번 보았던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깨달음을 얻은 그녀가 전과 달리 젊어졌으니, 아마 대충 겉으로 보는 나이로는 콘라드 하인츠와 비슷할 것이다.


"으레 그런 강의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풀어서 설명을 해주시는 분이었고, 총교관께서는 은빛 오라를 흩뿌리며 그분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내는 한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공세 뿐만 아니라, 방어 또한 매우 중요한 것임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였죠."

"그걸 기억하고 계셨네요."

"뭐, 사실은 예전엔 치기로 그 분과 사귈 뻔도 했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기억에 오래 남은 거지만요."


이런 이야기에 대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 것일까, 현우가 머리를 굴리는 것이 그녀의 눈에 훤히 들여다 보였다. 그 고뇌가 우스워서 그런가 그녀는 오랜만에 웃음꽃을 터트렸다.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감사해요.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아,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셨으면 밥부터 먼저 드시지 않겠어요? 재료가 떨어져서 사와야 하긴 하지만, 금새 마련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고용인인 종 선생님은 하인츠 가문의 기사를 안내하러 갔으므로, 자신이 가야 한다며 그녀는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마법사도 배가 고팠다. 능선을 넘어 이곳까지 날아오느라 막대한 양의 마력을 쓰기도 했다.

사실 그것보다는 한 사람을 안고 장거리를 이동하느라 마음을 쓰며 애태웠다는 게 더 그를 힘들게 했다.

슈타인 상행 당시에도 그런 경험이 없진 않았다만, 이번에는 그 때와 다르게 며칠을 같이 날아서 이동해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그보다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아뇨.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일은 마무리하고 밥을 먹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키노시타 가문의 가주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방,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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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177화. 은인께 드릴 것은(3) 20.02.27 36 0 13쪽
176 176화. 은인께 드릴 것은(2) 20.02.26 32 0 14쪽
» 175화. 은인께 드릴 것은(1) 20.02.25 36 0 14쪽
174 174화. 귀인이 되어(3) 20.02.24 31 0 13쪽
173 173화. 귀인이 되어(2) 20.02.21 32 0 13쪽
172 172화. 귀인이 되어(1) 20.02.20 34 0 13쪽
171 171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3) 20.02.19 37 0 13쪽
170 170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2) 20.02.18 30 0 13쪽
169 169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1) 20.02.17 36 0 14쪽
168 168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3) 20.02.14 36 0 14쪽
167 167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2) 20.02.13 34 0 14쪽
166 166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1) 20.02.12 38 0 14쪽
165 165화. 경선 준비(4) 20.02.10 32 0 13쪽
164 164화. 경선 준비(3) 20.02.07 37 0 13쪽
163 163화. 경선 준비(2) 20.02.06 48 0 13쪽
162 162화. 경선 준비(1) 20.02.05 40 1 13쪽
161 161화. 해를 품은 바람(6) 20.02.04 36 1 13쪽
160 160화. 해를 품은 바람(5) 20.02.03 38 1 14쪽
159 159화. 해를 품은 바람(4) 20.01.31 46 1 14쪽
158 158화. 해를 품은 바람(3) 20.01.30 4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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