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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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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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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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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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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69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1)

DUMMY

"안녕하세요, 황규 어르신."

"으음. 저 초이도 내 이름을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네 놈은 입이 잘 돌아가는 모양이구나. 역시 마법사는 확실히 다른 모양이지."

"집안의 가풍이 좀 엄격한 편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글자와 그에 따른 발음법. 어릴 적에야 달빛을 마주보며 아비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때.

현우는 그 때만큼은 그를 아버지라 부르고 싶었다. 몇 밤인지도 미처 세지 못할 때, 가끔씩 모습을 비추곤 하는 등이 넓은 존재를 작은 눈망울에 가득 담으며, '이걸 다 외우면 다시 선물을 들고 돌아오겠다'하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곤 했었다.

지금 그 철석은 이미 녹아버리고 없었다만.


"그렇군. 아직도 저쪽 대륙을 잊지 못하여 여전히 그 문화를 보존하는 이들이 있었구만. 나야 저 키노시타 정도만 그럴 줄 알았더니, 아직도 그런 머저리들이 있었어."

"사람 앞에서 머저리라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말에 노기가 은은히 배어들었다. 현우의 주변을 돌던 바람이 조금 거칠어졌다.

그것을 본 젊은이, 아니 젊은 노인이라고 해야 할까. 긴 귀를 가진 사내는 허공을 향해 누군가를 불렀다.


"코카, 이 자리는 아무래도 네가 도와줘야 할 것 같구나."


화르륵. 유령의 잔불마냥 허공을 수놓는 거대한 촛불과도 같은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꽃이 잠잠해지고 드러난 굴곡은 마치 작은 수탉을 연상시키는 것.

노란 부리를 허공에 콕콕 찍으며, 붉은 볏을 자랑하는 불의 정령은 노인에게 말했다.


"벌써 불을 땔 때가 온 건가? 아니면 적이라도 나타난 건가?"

"둘 다 아니네만, 어쩌면 저 앞의 사내가 적일지도 모르겠네."

"흐음. 또 제지소를 먹으러 온 못된 사내라도 된다는 거지? 하지만 호앙, 그는 전혀 나쁜 녀석으로 보이진 않아."


불꽃의 정령은 그대로 현우를 한 바퀴 빙 둘러보았다. 은은한 열기가 현우의 얼굴로 느껴졌다. 어쨌든 그가 해가 되는 일은 없으니, 마법사는 별다른 반항을 보이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인가, 코카."

"순수한 정령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자가 과연 악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너도 알 것 아니냐, 우리 같은 녀석들이 얼마나 악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네가 뭐라 하지 않아도 네 앞의 녀석이 그런 부류였다면 나도 나오자마자 반항했을 거다."

"네 놈, 정령을 다루는 이였더냐?"


코카의 물음에 황규가 거칠게 현우를 쏘아붙였다. 자신의 머리로는 그다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구십 이상의 세월을 살아온 그의 물음엔 약간의 노심마저 서려있었다.


"네. 보여드리면 될까요?"


현우의 손에 모여드는 바람, 무색의 바람은 마법사의 마력에 색깔을 받았다. 뭉치는 바람은 불꽃과 마찬가지로 형체를 이루더니, 작은 황금새는 다시금 자신의 존재를 사방에 퍼트렸다.


"상상력이 빈곤한 자식이군. 항상 저쪽 애들은 다 새로 나타난단 말이야."

"도마뱀 몰골로 나타나기 싫어, 형체를 스스로 바꿨다는 특이자가 너로구나. 장, 저 자식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역시 이곳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여전히 후회가 되는 일이로군. 네 놈 같은 정령사도 훨씬 만날 수 있었을 텐데."


깊은 한숨이 그의 입에서 토해졌다. 말아 피울 것이 있나 하고 찬찬히 서랍을 뒤적이는 그의 모습에, 현우는 조심스럽게 의문을 제기했다.


"설마... 여태껏 이곳에서만 살아오신 겁니까?"


제지소의 우두머리는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다소 경악을 금치 못하는 현우에게, 젊은 노인은 찬찬히 의자에 앉으며 이야기했다.

그의 손이 빈 의자를 가리켰다. 드디어 현우를 제대로 된 손님으로 인정하는 듯 싶었다.

두 정령이 첨예하게 시선을 옭아매는 가운데, 황 노인이 입을 열었다.


"나의 어머니는 엘리안에서 쫓겨난 가지 중 하나였고, 아버지는 너의 선조와 마찬가지로 여기서 멀리 떨어진 동쪽 대륙에서 건너온 이셨다."

"바다 건너 온 자들의 핏줄이시군요."

"제길. 이러면 나이만 줄곧 처먹은 다른 노인네들이랑 같아 보일 텐데, 제기랄. 잘 들어라, 꼬맹아."


이십의 세월을 간단히 꼬맹이로 치부할 수 있는 그는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내 아버지는 그 핏줄의 선조다. 원류라고."

"네?"

"누가 마법사들이 대단하다고 한 거지? 이렇게 쉬운 것도 알아듣지 못해서야. 종이 만드는 일이나 도와달라고 하려 했건만, 에휴. 쯧쯧쯧..."


입을 삐쭉 내밀은 황 노인은 연신 투덜거리면서도, 한 켠으로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본능적으로 무언가 중요한 말이 나올 것 같아, 현우는 그저 손을 무릎 위로 올려 놓은 채 경청의 자세를 취했다.


"나는 하프엘프. 누군가는 반편이라고 부르는 피가 섞인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와 같은 순혈의 그들보다는 훨씬 떨어지지만, 그래도 오래 사는 축복이자 저주를 받았지. 네 놈의 친구와 같은 족속이라고 하면 이해하겠나?"

"예. 알고 있습니다."

"내 아버지는 너의 선조와 마찬가지로, 동쪽 대륙을 탈출해 이곳에 정착한 이였다. 아버지께서는 그래도 종이 만드는 재주가 있으셨고, 다른 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이곳, 레이야마에 정착을 하게 되었지. 그러던 와중, 어머니를 만나 나를 낳게 되셨다. 자그마치 대충 쳐도 이백여 년 전의 일이다."


이백여 년. 아무리 마법과 같은 기술의 발달로 목숨을 부지한다고 해도, 현우에게 있어서는 고조부 이상으로 올라가야 하는 세월이었다.

그 때 만들어졌다는 책장의 겉을 현우는 본 적이 있었다. 새까맣게 때가 탄 데다가 몇 번이고 다시 가죽 등으로 고친 흔적이 역력했다. 엄중히 보관이 되어있기도 했고.

그 세월의 흔적이 노인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어쨌든 황 노인은 그 세월을 직접 겪었노라 현우에게 말하고 있었다.


"뭐, 도중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거나, 어머니가 슬픔에 마을을 떠난 것들은 둘째 치고, 나야 딱히 어디를 갈 데가 없지 않겠나. 빌어먹고 살 재주라곤 아버지께 배운 이것 밖에 없었지. 그러던 와중에 핏줄은 어디로 가지 않는지, 몇 년 전부터는 코카를 만날 수 있었다."

"이십오 년이다, 호앙아."

"대충 그러려니 해. 나를 한두 번도 본 게 아니지 않는가."


그의 말마따나 대충 자기의 과거사를 읊은 황 노인은 현우를 게슴츠레 쳐다보았다.

현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의 응시를 담담히 받아들이자, 결국 두 손을 든 것은 노인이었다.


"뭐 때문에 왔다고 했었지?"

"이제 제 이야기 보따리를 풀 차례네요. 하지만 성격이 급하신 것 같으니, 요점만 말하겠습니다."

"눈은 좋구나. 내 성격도 알고."

"제가 다니는 마법대학, 마드라드에 종이를 공급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계약을 해주시면, 저희가 제지 공장도 지원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조심스레 꺼낸 제안이었다. 가부는 이제 저쪽으로 넘어갔다. 현우는 황 노인의 반응을 기다렸다.


"이미 그쪽에도 종이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는데 말이지."

"네? 아뇨.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미 확인까지 마치고 온 사항이라고요."


루크의 허락 하에, 그의 이름과 권한으로 조사한 바를 토대로 한 공약이었다. 현우가 알고 있는 '종이는 바다 너머에서 온 이들이 가지고 온 기술'이라는 것과, 그간 마드라드와 계약한 물품의 내역 등을 기반으로 세운 이론.


'종이만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마탑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스크롤, 그것을 넘어서 다양한 곳에서 쓰임이 매우 넘쳐나는 물품.

왕국 여러 곳의 제지소와 거래를 하고 있었지만, 수요는 넘쳐나는 데 반해 공급은 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직접 거래를 따면 훨씬 도움이 되겠네. 어쨌든 우리에게는 현우가 있으니까, 같은 동류라는 걸로 밀어붙이면 되지 않을까."


회의 도중 나온 에블린의 의견이 큰 영감이 되었다.

현우와 마찬가지로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들. 그들이 사는 곳을 조사했고, 그들이 모여 사는 지역을 추리했다.

현우의 고향인 호향, 왕국 동쪽의 요충지이자 동부 물류의 중심인 하오란, 그리고 키노시타 신지의 고향인 레이야마.

세 곳은 모두 미네바 항구와 마찬가지로 왕실의 땅으로 되어있었다. 바다 건너 온 사람들을 받아들인 정착지였다.


"물론 우리가 직접 그런 큰 곳들과 거래하지 않네. 레이야마의 모든 생산품들은 협회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거든."

"협회... 말씀이십니까?"


그것을 말하는 노인의 얼굴엔 불만이 가득했다. 그는 현우에게 '외지인이니까 말하는 거네만...'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그들의 횡포는 네놈도 이미 겪었을 텐데. 그 자식들이 네놈에겐 아직 손을 벌리지 않은 건가?"

"문에서 따로 금전을 요구한 걸 말씀하시는 건가 보네요. 하지만 경비병들이라면 대개 그렇지 않나요? 경비병의 장도 그 정도는 눈을 감아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세상을 둘러보지 않아서 우물 안의 뭐시기 신세라 생각하겠지만, 살아온 세월을 무시할 수는 없다, 꼬맹아."


노인은 벌써부터 어린 아이가 타성에 젖어버리면 어떻게 남은 생을 살 거냐고 타박을 날렸다.

그게 무조건 나쁜 것으로만 봐야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문득 현우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건만, 일단은 그것이 중요한 화두는 아닌지 싶어 그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네놈이 이미 어느 정도 돈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그 자식들은 다시 한 번 손을 벌릴 게 분명하다. 지금은 어디에 묵고 있는 거냐."

"아직 숙소는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곳에 들어오는 이가 딱 봐도 적어 보이는데, 혹시 여관 일을 하는 분이 계신가요?"

"어쨌든 여행객들이 없지는 않다. 마을 중앙의 금발 머리가 여관을 운영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나는 네놈이 그곳에 묵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슨 소리냐는 듯 현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황 노인은 아직도 서로 으르렁거리는 시뻘건 닭을 다시 돌려보낸 뒤, 의자의 뒤쪽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역시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정령을 부르는 것은 힘들다. 네놈은 괜찮은가 보구나.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인가."

"그, 그렇죠."


만약 그가 이미 정령을 통해 전투까지 치를 수 있는 자라는 것을 알았다면, 저 귀가 긴 젊어 보이는 사내는 훨씬 놀랐을 것이 분명했다.

구십 년 이상의 세월을 이곳에서만 보낸 사내가 더 특이한 게 분명했지만, 원래 현우만치 방랑벽이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왕국에 그의 발자국이 찍힌 곳도 이제는 꽤 되었으니까.


"키노시타가 원래의 성세만 되찾았어도 참으로 좋았을 게다. 고것들마저 손을 뻗어 도와준 것이 누구인데 그렇게 배신으로 답을 하는 건지. 차라리 키노시타 가문이 이곳을 소개해주었다면... 너는 그곳과 친하겠구나."

"어느 정도 면식은 있는 사이입니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했었죠."


키노시타 신지와 동아리 모임 이후로 따로 본 적은 거의 없었다. 허나 일면식도 없는 사이는 아니었고, 컬쉬 언어우드, 다른 이름으로는 키노시타 사쿠라인 그녀 또한 현우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럼 그곳에서 한동안 묵고 있어라. 내가 한번 협회에 운을 띄워 볼 테니. 마드라드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 그쪽에서도 당연히 좋아라 할 거다."

"정말로 허락을 해주시는 겁니까?"


현우는 밝은 기색으로 물었다.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쉽게 일일 풀릴 조짐이 보였다.


"그 대신 네놈이 말한 조건은 지켜주는 거겠지? 제지 공장의 시설을 지원해주겠다는 약속 말이다."

"도와드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안정적으로 종이를 만들 수 있다면 대학 또한 이득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내 첫 번째 조건은 완료가 된 것이군."

"첫 번째 조건이라뇨... 혹시 더 뜯어내실 생각이십니까?"

"무슨... 뜯어낸다니, 말을 똑바로 하는 것이 좋겠다, 꼬맹아."


노인은 서랍에서 파지(破紙)를 꺼내 깃펜으로 문장을 썼다. 첫 번째 조건은 방금 말했던 것, 제지 공장의 보수를 돕고 노동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


"두 번째 조건은 지금의 원료 이외에, 종이로 만들 수 있는 다른 원료가 필요하다. 그것을 알아봐주면 좋겠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적 말씀하시길, '고향에는 종이로 만들기 좋은 재질의 나무가 있어 그것을 재료로 삼아 종이를 만들었다'고 하셨다. 하지만 여기엔 그 나무가 살지 않는다고 하더군."

"그 나무를 찾으면 됩니까?"

"이미 많은 시도를 해봤네. 마을 주변의 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게 그 증거지. 아무튼 넝마주이들이 모아오는 것이나, 우리도 린넨을 짜기 위해 아마를 재배하긴 하네만... 다른 원료가 있다면 알려주길 바라네."


노인은 그 정도는 네게 대수롭지 않은 것이지 않냐고 현우에게 말했다.

그의 보충 설명으로는, '지혜로운' 마법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니 만큼, 그쪽의 정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고 자세할 것이라는 것.


"그럼 마지막 조건은 무엇입니까?"

"그건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좋네. 두 번째 조건만 만족하면 내 권한 하에서는 자네를 밀어주도록 하지."

"그래도 꼭 듣고 싶은데요. 제 날카로운 감각이 이건 꼭 들어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거든요."

"날카로운 감각은 무슨..."


노인의 말끝이 흐렸다. 하지만 현우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그는 답을 들려주기 위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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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176화. 은인께 드릴 것은(2) 20.02.26 33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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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172화. 귀인이 되어(1) 20.02.20 34 0 13쪽
171 171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3) 20.02.19 37 0 13쪽
170 170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2) 20.02.18 30 0 13쪽
» 169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1) 20.02.17 37 0 14쪽
168 168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3) 20.02.14 36 0 14쪽
167 167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2) 20.02.13 34 0 14쪽
166 166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1) 20.02.12 38 0 14쪽
165 165화. 경선 준비(4) 20.02.10 32 0 13쪽
164 164화. 경선 준비(3) 20.02.07 37 0 13쪽
163 163화. 경선 준비(2) 20.02.06 49 0 13쪽
162 162화. 경선 준비(1) 20.02.05 40 1 13쪽
161 161화. 해를 품은 바람(6) 20.02.04 3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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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159화. 해를 품은 바람(4) 20.01.31 46 1 14쪽
158 158화. 해를 품은 바람(3) 20.01.30 47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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