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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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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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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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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59화. 해를 품은 바람(4)

DUMMY

"그렇지 뭐. 벗겨 먹겠다는 거구나? 끈이 떨어졌다고 했으니, 이번에는 네가 어떻게든 다룰 수 있는 인간일 까봐? 좋겠네, 마침 약점도 꽉 잡고 있겠다. 위쪽에 말 한번만 싹 흘려주면 내 졸업은 그대로 끝나버리니."

"그런 부탁이라면 제 쪽에서 하지도 않을 겁니다. 증언 한 번. 그거면 족해요."

"결국 똑같은 거 아니던가."


끼이익. 의자를 밀고 일어서는 액스에게 현우가 다급히 외쳤다.


"정말로 그 쪽, 니암 교수님 쪽에서 선배를 그냥 내버려 두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꽤나 큰 목소리에 액스는 서둘러 주변을 확인했다. 그가 오랫동안 밥을 먹었던 탓인지 사람들로 붐볐던 식당의 좌석들은 하나같이 비어있었다.

음식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도 멀리 떨어진 자리, 다행히 현우의 외침을 들었던 건 자신 뿐이라 확신한 액스는 그를 노려보며 소리를 죽였다.


"조용히 해. 괜한 의심과 다툼에 끼어들고 싶지 않으니."

"선배가 그쪽 집단의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저라면 여전히 감시의 눈길은 둘 겁니다. 최소한으로라도요."

"무슨 소리야."

"혹시라도 변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여기까지 말한 현우는 말끝을 흐렸다. 그 이후는 그가 알아서 상상해보라는 뜻.

액스와 연이 닿았던 이는 그쪽의 중진이 틀림없었다. 그렇게나 자신에게 거들먹거리는 꼬라지를 봤을 때, 저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것을 넘어선 배짱이 기저에 깔린 것이 느껴졌으니까.


당시 마드라드의 루키로 불렸던 현우를 감시하는 작업, 그리고 그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후에 행해질 것들까지.

확실히 액스가 맡았던 일은 조금 난이도가 있었고, 이는 즉 니암 콜 일파의 어두운 부분에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깊게 닿아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나, 자금 지원까지 뚝 끊어버린 지금은 그저 바람 따라 부는 잡초 신세라 생각했지 않은가.

그러나 현우는 여전히 감시하는 이가 있을 거라 단언했다. 말라버린 의심의 싹에 시원한 생동의 물이 부어지는 순간이었다.


"구체적으로 내가 증언할 것은 뭐지?"

"생각이 바뀌셨나 보네요. 좋은 선택이라고 감히 후배는 평해봅니다."

"잡초같이 고대로 밟혀 죽거나 뽑혀 죽는 것보다야, 다른 줄이라도 하나 더 잡고 싶어서 그런다. 대답 여부는? 혹시라도 원래의 연줄에서 나에게 위협을 가해올 때, 내 목숨은 지켜줄 수 있지?"

"나중에 그쪽에서 정중하게 물어라도 보거든, 그냥 진실을 말해주세요. 목숨은 구해야죠."

"뭐라고?"


고작 그게 그를 지켜줄 방벽이란 말인가. 여전히 현우에게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액스였지만, 그의 말을 듣자니 차라리 입에 발린 대답이 나을 지경이었다.


"어차피 제가 선배에게 요구할 사항은 하나. 당시에 저를 깎아 내리는 것 이외에 추가로 마련된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대답해주세요."

"..."

"아, 즉흥적으로 선배가 떠올린 것은 말고, 제가 말하는 것은."

"내게 일파에서 지시한 사항이 있냐는 것이잖아. 너무 중요하고도 무거운 게 아닌가."


된통 걸렸다며 액스는 뒷머리를 마구 긁었다. 무언가 거대한 음모에 붙잡힌 기분이었다.


"그렇게 세게 머리를 긁으면 노년에 대머리가 된다고 하네요. 도서관에서 읽은 책에서 그랬어요."

"그럴 노년이라도 보장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지금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네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거라고!"

"그리고 이것도 그쪽에게 전해주시면 되고요. 니암 콜 교수님 일파를 공격하는 수단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단지 이건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이렇게만 말씀해주시면 그쪽도 알아서 처리가 끝날 겁니다."


슈테판이 스스로 그를 확실하게 옭아 맬 수단을 현우에게 넘겨준 이상, 그 밑의 가치를 지닌 것들은 하등 쓸모가 없었다. 더군다나 액스의 말은 구체적인 물증이 없는 증언이지 않은가.

정확히 말하자면, 현우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증거가 될 수 있으나 슈테판에게는 딱히 공격적으로 반응할 가치가 없는 것들을 말했다.


혹시라도 방해물이 될지도 모르는, 또 다른 부탑주의 제자를 견제하기 위해 마련해놓은 안배와, 이미 '이면의 별' 소속을 증명하면서 많은 사건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명백한 증거. 어느 쪽이 더 중한지는 세 살 먹은 아이도 고를 수 있으리라.


"하아... 그래. 이름난 마법사가 보장하는 거라니까, 한 번 믿어보지."

"그리고 아시잖아요, 액스 선배."


현우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 중요한 대사가 나올 참이다. 긴장감을 주는 게 맞았다.

이윽고 그는 다음 말을 내뱉었다. 액스에게 있어서는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을.


"전 선배의 목숨을 이미 한 번 구했다는 거. 누가 납치당한 선배를 구출해서, 무사히 도시까지 데리고 왔죠?"

"그, 그랬었나?"

"제가 열심히 이동하던 그 때, 보셨잖아요. 눈 뜨신 거, 알고 있거든요."

"그, 그래! 그랬어. 기억한다고! 장현우, 네가 나를 구했었지."


액스의 이마에 식은땀이 삐질 흘렀다. 여전히 갈등을 거듭했었던 그에게, 은인의 요청이란 마음의 짐이 갑자기 실렸다.

흐르는 땀방울에 비치는 현우의 미소가 싱그럽기 그지없다. 액스가 그에게 협조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확신에 찬 웃음이었다.


이것으로 현우가 만나야 할 두 명의 사람 중 한 명에 대해서는 마무리되었다.

마지막으로 한 명 더, 그 사람의 호의만 얻을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바람은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으리라.


* * *


최근 들어 시어도어를 본 적이 오래되었다. 학기의 초까지만 하여도 에블린을 데리고 마탑 건물의 지하에서 현우를 맞이하던 사람은 그였는데, 이제는 그 역할을 그의 제자가 하고 있었으니.


"스승님. 혹시 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신가요?"

"할아버지? 아... 어르신께서는 괜찮으시다. 최근에 날씨가 조금 쌀쌀해져 겨울 기운이 강성해지는 때라, 그냥 따듯한 곳에서 벽난로 불이나 쬐고 계시라 조언을 드렸던 참이다."


다행히도 현우가 예상하던 그런 불행까지는 다다르려면 먼 모양이었다. 자꾸만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터라, 조만간 시어도어를 만나면 살갑게 안부를 물어보리라 그는 다짐했다.


지하로 내려간 수련장에서는 으레 에블린이 모습을 드러내며 현우를 반갑게 맞았다.

전에 봤던 모습과는 달라진 그녀의 외견에 현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달라진 점을 정확히 지적했다.


"목에 그 두꺼운 검은색 목걸이는 빼셨네요. 이제는 완전히 혐의...라고 해야 할지."

"테러 사건의 범인은 내가 맞으니까, 혐의가 벗겨진 것은 아니지. 그걸 다른 용도로 덧씌우기로 최종 결정이 된 거야."


그녀는 눈썹 부근을 만지작거리며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다.


"사냥개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대충 시어도어와는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어. 그의 영향력이 남아있을 때까지 나를 그늘에 숨겨준다는 조건으로. 대신, 지친 본인을 대신해 너를 지도해 달라고 하더라."

"할아버지가 지치셨다고요?"

"에블린."


루크가 강한 목소리로 모종의 경고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에블린은 그를 힐끗 쳐다보았을 뿐 입을 닫진 않았다.


"시어도어가 쌓아 올린 마나의 길은 인정해. 그는 위대한 마법사임에는 틀림 없어. 마탑주의 위치에까지 올라간 마법사를 폄하하고 싶진 않아, 같은 마법사로선. 그래도, 정령왕과의 계약이 깨어진 지금, 그의 능력은 전에 비해서는 떨어졌다고 밖에 볼 수가 없거든."

"더 이상 어르신에 대해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지 마라, 에블린 디어."

"하! 얘도 제자에요, 루크 오라버니."


에블린의 한 마디에 루크는 반박을 준비하던 입을 다물었다.


"뭐, 나야 뭣 같은 년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얘도 시어도어의 제자잖아. 스승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제자가 어디 있어?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봐."

"그래도 에블린. 어르신께서는 알리고 싶지 않으셨다."

"가뜩이나 요즘 시어도어의 후임을 두고 말이 일어나고 있다며. 오라버니나 아니면 니암... 오라버니나. 둘 중에 한 명이 학장의 자리를 꿰찰 텐데, 현우가 모르는 게 말이 돼?"

"그런 이야기를 할 거면 나는 그만 돌아가겠다. 한 서너 시간 있다가 다시 돌아오지."


처음의 재회 때와는 달리 그녀는 루크에게 대하는 말이 짧아졌다. 아마 심경의 변화가 있었으리라. 루크는 그것을 이해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자신은 전의 결심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몸을 홱 돌아선 루크가 부유 장치를 향해 걸음을 옮기려는 찰나, 현우의 고함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잠시만요, 루크 씨! 이걸 봐주세요!"


현우는 자신과 루크 사이의 공간에 하나의 직선을 마음 속으로 그렸다.

심상의 바람이 그 선을 넓혀 바람의 길을 만들고, 이를 미끄러지며 오르락내리락하며 날아간 한 장의 종이가 루크의 앞에 다다랐다.


"이게 뭐냐."

"일단 읽어보고 제 말을 들어보세요. 더 이해가 쉬워질 테니까."


처음 루크의 눈을 사로잡은 건 반질반질한 서명이었다. 마력을 머금은 채로 짙게 종이에 새겨진 그것은 결코 잉크와 같은 먹물로 종이에 배어든 것이 아니었다.


"마법사의 서명(Signature of Mage). 그 내용이 진실됨을 입증하는 마법사로서의 의지. 네가 강압적으로 이걸 받지 않았다는 증명을 하고 싶은 것이더냐? 1학년이 알만한 것이 아닌데."

"그 선배가 먼저 써주더군요. 이걸 해야 아마 루크 씨도 인정을 할 것이라면서."

"헛된 일이로군."


그의 눈이 빠르게 증언이 적힌 종이를 훑어 내려갔다. 끝에 다다랐을 때, 그는 단 한마디 만을 입에 담았다.


"이게 사실이더냐."

"당연하죠. 다행히 제가 겪지는 않았어도, 엄밀히 말하자면 그 이후에 적용되었을 것이 분명한 일이라고 그 사람은 증언했어요."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현우도 얼마나 당황을 금치 못하였는가.

상상은 범인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옛날의 음유시인이 남긴 말이 어째서 이어지는지, 이제서야 현우는 그 격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존 액스의 실종, 또는 중상을 기점으로 시작하는 계획은 현우를 취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새로 짜여져 매끄러운 면을 자랑하는 천도 자꾸 비비다 보면 보푸라기가 생기지 않던가.

아무리 마드라드의 루키로 소문난 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취조와 압박을 가하다 보면 흠결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현우는 단순히 중간 기착지에 불과했다.


"목표는... 나로군."

"워낙 해놓으신 게 많으시더라고요, 루크 씨. 말로는 분명히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다 했건만, 사실 말만 바꾸면 단번에 가장 골치 아픈 경쟁자가 될 테니까."

"그런 내게 유일하게 튀어나온 쐐기가 너란 말이군, 장."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거두게 된 제자, 당연히 그 둘 사이엔 무언가 있었으리라 생각하겠죠. 그리고 저를 망가뜨리면, 그 여파 또한 루크 씨에게 미칠 것이고."


실제로도 액스는 심한 중상을 입지 않았던가. 상단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고귀한 희생이었으나, 반대로 보자면 계획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안드레아의 손짓 몇 번에 상처는 씻은 듯 가셨다.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공간 이동으로 복귀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상태였다.

결국 어째서 마드라드의 마법사가 밖에서 그런 사고를 당했는가 하는 의심과 의문은 현우 본인에게 쏠릴 것이고, 그로 이어지는 계획의 톱니바퀴는 줄기차게 돌아갔으리라.


"허나 이는 벌어지지 않은 일. 지금의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라고 보는데."

"벌어졌다면, 시어도어 할아버지는 정말 슬퍼하셨겠죠."


루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스승님께서는 정말 슬퍼하셨을 거에요."

"지금 어르신을 볼모로 잡아 나를 협박하려는 거냐? 우스운 소리는 좀 멈추기 바란다."

"아뇨. 스승님을 볼모로 잡은 게 아니라, 저를 볼모로 잡은 겁니다. 네, 스스로요."


손은 가슴에, 얼굴은 정면으로. 현우는 얼굴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


"지난 번 마드라드 테러 때도, 그리고 슈타인 상단의 상행 때도 그렇고. 저는 항상 피해자 신세네요. 두 건 다 저를 노렸다기 보다는, 그들은 따로 원하는 목표가 있었죠. 저는 언제까지 치어 살아야만 하는 거죠?"

"그만 둬."

"개인적인 복수? 그럴지도 몰라요. 전에 루크 씨에게 말했던 것들은 다 허울에 불과한 제 술수였을 지도. 하지만 이거 하나는 말하고 싶어요."

"그만 두라 했다!"

"제 목소리를 내고 당당히 그들에게 잘못을 묻고 싶으나, 그러기엔 제가 가지고 있는 건 실속 없는 이명과 마드라드의 학생이라는 신분. 다시 한 번 부탁드릴게요. 저를 도와주세요."

"더 이상."

"사형(師兄)."

"내게 그런 짐을 씌우려 들지 마라!"


차가움을 넘어서, 영혼마저 얼릴 듯한 그런 혹한의 바람. 달마저 추위에 구름을 덮을 때 찾아오는 매서운 삭풍이 루크를 감쌌다.

목적 없이 몰아치는 돌풍이 이내 현우를 향해 입을 벌렸고, 그는 눈을 감으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콰쾅! 쾅!


현우가 눈꺼풀을 다시 올렸을 때, 그는 더 이상 한기를 느끼지 않았다.


"하, 오라버니. 막내를 그렇게 잡고 싶어? 성질머리를 어째 죽였다 했는데, 여전하네."


에블린의 오른손엔 번개가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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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172화. 귀인이 되어(1) 20.02.20 35 0 13쪽
171 171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3) 20.02.19 38 0 13쪽
170 170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2) 20.02.18 31 0 13쪽
169 169화. 언제까지 그늘만 바랄 것인가(1) 20.02.17 37 0 14쪽
168 168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3) 20.02.14 36 0 14쪽
167 167화. 레이야마, 벚꽃과 장인이 있는 마을(2) 20.02.13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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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9화. 해를 품은 바람(4) 20.01.31 47 1 14쪽
158 158화. 해를 품은 바람(3) 20.01.30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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