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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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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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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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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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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69화. 안드레와의 대담(1)

DUMMY

"어서 오십시오."

"이나...씨?"

"네, 맞습니다. 아까 전에는 죄송했습니다. 이 감정이 맞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만, 아무튼 주인님의 행동을 대충 따라 했을 때, 이런 반응을 보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깥에서 만났던 때와 달리, 이 동굴의 수호자는 마치 현우를 처음 보는 것마냥 살갑게 대해주었다.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는 현우에게 골렘이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바깥에서는 주인님의 목표물이자 제가 타도해야 할 상대였다면, 지금은 정식으로 안드레 님의 초대를 받고 오신 거니까요. 그렇기에 종복의 입장으로서 마땅히 당신을 대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디서 그런 것을 보고 배우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고맙게 여길게요. 감사합니다."


동굴은 의외로 축축하지도, 으레 있어야 할 습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틈틈이 벽에 박혀있는 마석등이 잔잔히 통로를 밝혀주었다. 은은한 빛에 의지해 골렘의 뒤를 따르던 현우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상처는 다 치료되었나 보네요."


현우의 마지막 시도 이야기였다.

당시, 루테의 얼음 마법으로 골렘은 여기저기에 긁힌 상처가 많았었다. 결국 그것이 골렘을 제압할 수 있었던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에 현우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허나, 동굴에서 본 골렘은 상처 하나 없이 말끔했다. 그새 자가수복을 끝낸 것일까.


"가져간 마석이 그리 질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군요."

"그렇다면 혹시 그 과정에서 마법사 한 명을 발견하지 않았나요?"

"아."


터벅거리던 걸음을 멈춘 골렘이 고개만 뒤로 돌려 현우를 바라본 채 이야기했다.


"분명히 있었죠. 쓰러진 마법사 하나가."

"사, 상태가 어떻던가요?"

"간단히 말씀을 드리자면 나쁘진 않습니다. 주인님께서 조치를 다 끝내셨기 때문에 정신만 차리면 금새 회복될 거라 믿어요."

"아. 다행이네요."


안도하는 한 인간의 앞에 선 골렘은 입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현우는 '피식'거리는 음성을 들었다.


"조금 우습네요."

"뭐, 뭐가 말입니까."

"제가 알기론 분명히 그 사람과 당신은 심하게 다투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나요?"

"그, 그건... 잠시만요.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어요!"

"아까 대화에서 듣지 않았었나? 꽤 오랫동안 너를 지켜보고 있었거든."


말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짙은 녹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마법사가 현우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안드레 씨?"

"응. 직접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지?"

"저는 당신을 알게 된 건 어쨌든 지금이 처음인데요. 괜히 예전부터 봤었단 식의 말씀은 삼가 주시길."

"끄응... 매몰차게 몰아치네. 일단 계속 여기서 이야기하긴 그러니, 안쪽으로 이동하지."


안드레의 입에서 현우는 알지 못할 언어가 쏟아지고, 그 운율은 두 사람과 골렘 한 기를 두르는 고리가 되었다.


"이동."


삽시간에 바뀐 주변의 풍경에 현우가 적응의 시간을 갖는 동안, 던전의 주인은 한쪽에 놓여진 티 테이블에 태연히 앉았다.


"이나, 하오란에서 구한 것 아직 남았지? 주전자 하나 치만 타오거라."

"요즘 너무 그 녹차인지 하는 거에만 몰두하고 계신 게 아닙니까."

"왜, 너는 먹지 못해서 심술이 나니?"

"그러다간 주인님께서 좋아하시는 진한 맛으로 우려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아. 그건 안되지."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는지 안드레는 바로 골렘에게 사과했다. 자신이 직접 차를 타긴 싫으나 차를 마시긴 해야겠고, 결국 저렇게 해서라도 먹고픈 것인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조금 소심한 면이 있는 그 모습에 현우는 미어나오는 웃음에 입을 막았다.


숨죽여 웃은 현우와 입만 다시는 안드레의 앞에, 골렘이 끓여온 차가 한 잔씩 놓여졌다.


"그럼 저는 이만. 마시지도 못하는 것을 앞에 멍하니 두고 있을 만큼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았습니다."

"저거 참, 만들 때부터 제대로 각을 잡을 걸 그랬어."


크기는 밖에서 만났을 때보다 작아졌지만 그 질량은 그대로인지, 다른 곳으로 향하는 골렘의 걸음마다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따뜻한 녹차 한잔에 쌓였던 긴장이 풀어져간다. 비로소 여기저기 베이고 갈라진 상처와 멍이든 부분이 느껴졌다. 욱신거리는 근육에 급히 현우가 손을 대어 마력을 불어넣었다.


"신기한 걸 하네?"

"아, 아는 분에게 배운 겁니다. 통증 부위를 시원하게 하면 훨씬 빨리 가라앉는다고 하더군요."


수 년에 걸친 에블린의 생존 노하우들. 현우는 간단한 치료술의 일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간단하지만 다른 이들은 쉽게 생각지 않은 부분이었다.

이제야 마드라드 같은 대학 등지에서 다방면에 마법을 활용하기 시작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마법사라면 역시나 특정 연구나 전쟁, 마수 퇴치가 연상되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니까.


"아, 많이 다쳤군. 그걸 생각하지 못했네. 미안해."

"골렘에게 다친 것도 아닌데요, 뭘. 그 상단 연합의 사람들이 선공을 걸었던 거니까 어쩔 수 없지요."


현우의 이야기를 들은 안드레는 마시던 찻잔을 탁자에 '턱'하고 올려놓았다.


"좋아. 나중에 할 이야기도 있고 하니까, 피곤해서는 제대로 대화를 나누기 어렵지?"


모든 주문과 마법진을 생략하고, 이번에도 녹색 머리의 마법사는 손가락을 튕겼다.

'딱'하고 튕기는 소리는 그대로 흐르는 마력이 되었다. 현우의 곁을 둘러싼 마력이 반짝이는 빛의 가루로 변했다.


"리커버리."


안드레의 마력이 현우에게 달라붙었다. 찬란한 빛을 뿌리는 그의 마나에 현우는 점차 어깨가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리저리 팔을 돌려보는데, 조금 전과 달리 어깨에 무언가 결리는 것이 사라졌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조금씩 아리면서 여기 자기가 있음을 뽐내던 상처들마저 순식간에 그 자취를 감춰버리지 않았는가. 난데 모를 기적이 그에게 찾아옴에 따라 현우의 눈은 이 상황을 명쾌하게 설명해줄 단 한 사람에게 향했다.


"이게 뭐에요. 리커버리?"

"아예 이름까지 들어보지도 못했어? 아무나 쓸 수는 없는 거라 그런가."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희미해져 버린 반짝이던 마나의 느낌을 되새기던 그가 조심스레 안드레에게 물었다.


"일반적인 회복 마법은 아닌 것 같던데요."

"힐링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지. 인간들 중에서는 다루는 이가 손에 꼽을 거야."

"제 동료도 그 마법으로 치료하신 겁니까?"

"맞아."


분명히 안드레가 그에게 호의를 베푼 것이 맞았다.

그러나, 외부 의뢰를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일까, 현우는 쉽사리 감사하단 표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골렘에게는 쉬이 감사의 말을 전한 것과는 달랐다.


본디 현우가 그런 성격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뻔히 보이는데 그에 넘어가긴 그랬다.


"요구 조건은 이것 맞나요? 아마 그러시겠죠."


어느새 목에 차던 시린카를 꺼내든 현우가 그것을 빙빙 흔들며 말했다.


"맞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해."


그러나 안드레의 시선은 분명히 빙빙 흔들리는 악기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것을 놓칠 현우가 아니었다.

혹여 그가 가져갈세라 시린카를 쥐고 있는 왼손에 힘을 꽉 준 현우가 말했다.


"명확히 말씀해주시죠."

"이제는 가져가겠단 말은 다시 하지 않겠어. 단지 한 번만 내가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그게 가져가겠단 말과 다른 게 뭡니까. 찬찬히 살펴보겠다는 게 아니겠어요? 제게서 가져가서요."

"아냐. 그게 아니야. 갑작스레 입장을 바꾸게 된 내게 불신이 들겠지만... 좋아. 내 마나를 걸고 맹세할게. 그럼 되겠지?"


마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흔쾌히 걸겠다는 그의 말에 현우는 굳었던 불신의 벽이 흔들렸다.


"단지 보기만 할 뿐이라면, 이 상태에서 보세요. 여기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습니다."


어린 마법사는 그보다 명백히 더 윗줄에 놓인 마법사에게 왼손을 쭉 내밀었다.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거래의 물품을 쥔 그의 손에 푸른 핏줄이 똑똑히 보였다.


"좋아. 일단 급한 건 내 쪽이니까."


얼굴을 들이민 안드레는 찬찬히 악기를 살펴보았다. 그의 입에서 폭포수처럼 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새의 모형, 피리 종류인 건가. 이렇게만 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아 보이는데 말이야. 어째서 막대한 마력을 머금고 있는 것이지..."


방대한 그의 지식으로도 이것의 원인을 밝혀내기는 요원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아버지가 예전에 넌지시 들려주었던 이야기들 중 하나를 떠올렸다.

안드레의 얼굴이 점차 굳어져갔다. 현우에게 그 변화를 들키지 않도록, 그는 천천히 들이밀었던 얼굴을 시린카에서 떼었다.


"자, 이제 마무리 되었습니까? 액스 씨를 만나볼 수는 있는 거겠죠?"

"미안."


뭔가 기분이 싸했다. 현우는 뻗었던 손을 거둬들이려 했다.

그때였다.


"갈라져라."


순식간에 현우의 피리에서 발생한 보호막에 안드레의 충격파가 부딪혔다. 큰 폭발음과 함께 충격을 털어버리지 못한 현우가 데굴데굴 굴렀다.

다행히 벽에 부딪히기 전에 자세를 바로잡은 그는 벌떡 일어섰다. 황급히 손을 훑었다. 아직 시린카는 그의 손에 있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죠? 자신의 마나를 걸고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거 미안하다. 나는 마법사가 아니라서, 그런 맹세를 해 봤자 부담이 되질 않아."


별 다른 예비 동작 없이 바로 마법을 날렸음에도, 나무로 만들어진 그것은 충실히 소유자를 안드레에게서 보호했다.

골렘의 공격마저도 막아낸 것까지는 이미 듣고 본 바가 있었지만, 자신의 마법까지도 이리 쉽게 통하지 않을 줄이야. 짐작이 맞았다. 골치가 아프다.


어느새 그의 얼굴에 시리던 미소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의 눈빛은 냉철했고, 마주한 현우는 문득 칼날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몸의 근육이 제때 수축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멀리까지 들린 폭음 탓에 골렘이 하던 일을 멈추고 급히 달려왔다.

대치 중인 두 사람과 골렘 하나. 안드레가 입을 열었다.


"누구에게서 그것을 받았지?"

"밝힐 수 없습니다."

"그래, 밝힐 수 없다 이건가?"

"당신 같이 정체를 모르는 마법사에게 밝힐 만큼 제가 맹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강제로 빼앗은 게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주인을 가리는 보물들은 그리 멍청하지 않으니까."


갑작스레 변한 그의 태도에 현우는 더욱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곳은 그의 공방이자 던전, 호랑이의 아가리에 들어와 있는 셈이었다. 오직 믿을 수 있는 건 자기 자신과 여태까지 주인을 보호해왔던 목걸이 뿐.


"인간에게서 받은 것은 아닐 터, 누구에게서 받았는지 정녕 말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군."


낮게 목소리를 까는 안드레를 향해 현우가 물었다.


"어째서 이것에 그리 집착하는 겁니까? 그렇게나 이게 가지고 싶으신 거라면 그냥 넘겨드릴 수도 있어요."

"넘겨준다고? 이걸?"

"아는 분께 받은 선물이긴 하지만, 목숨보다 소중하다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 분도 이해하겠죠, 뭐."


물론 악기의 도움을 받은 적이 한둘이 아니었다. 최근만 하여도 다이어 울프의 주의를 끌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고, 골렘의 주먹을 막기도 했으니.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저 마법사는 현우 자신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경지로 보이는데.


제피로스 본인이 직접 나타나지 않는 이상, 리커버리를 통해 만전의 상태로 돌아왔다 하여도 이곳에서 탈출하는 것은 요원해 보였다.


"하하하!"


차를 마시던 탁자 위에 악기를 내려놓은 현우를 향해, 안드레는 그저 크게 웃을 뿐이었다. 박수까지 치며 마음껏 미소를 터트리는 그에게 현우가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왜요, 이제 되었습니까? 만족해요? 원하던 것을 얻어서."

"너, 이걸 받았다는 사람에게서 정말로 듣지 못한 모양이로군."

"이제 내 것도 아닌 것에 더 이상 관심을 둘 필요는 없네요. 어서 저와 액스 씨를 내보내주시죠."

"안돼."


막무가내로 모든 말을 끊어내고 거절하는 안드레에게 현우는 더 이상 양보할 선이 남아있지 않았다. 참지 못한 그가 입에서 화를 토해내려는 찰나, 녹색 머리의 마법사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는 탁자에 돌아와 현우의 악기에 손을 뻗었다.

그러나 목걸이는 그대로 안드레의 손을 밀어냈다. 오직 진정한 주인만이 자신을 만질 수 있다는 듯, 그것은 탁자 위에서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내가 살면서 실제로 '바람의 오카리나'를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젠장,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이리도 맞을 줄이야."

"시답잖은 소리 그만하시고, 저를 내보내 달라니까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마땅히 경계하고, 또한 증명해야 할 부분이니까."


눈을 감은 안드레가 조용히 자신의 부하에게 명했다.


"수호자여, 이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대가 발을 디딜 곳이 아니리라."


골렘이 모습을 감추고 두 마법사만의 자리가 완성되었다.


"내 이름은 안드레, 본명은 안드레아."


조금 탁하긴 했어도 꽤 반질반질했던 마법사의 눈이 지금은 그 동공이 세로로 쫙 찢어져 있었다. 뱀과도 같은 그 느낌에 현우는 오한이 온몸을 타고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아베인과 브로민의 자식이자, 이 땅을 사랑하는 녹빛 용의 일족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세계를 지켜보는 이들 중 하나로서, 그대가 용사의 후계로 적합한지 시험을 내리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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