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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죽재

마드라드의 나비는 폭풍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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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운
작품등록일 :
2019.06.28 09:02
최근연재일 :
2020.08.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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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0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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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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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63화. 개판(1)

DUMMY

밀려드는 짙은 연기에 현우를 포함한 이들의 시야가 거멓게 물들었다. 갈팡질팡 하는 사이, 현우가 만들어낸 바람이 그들의 주변을 쓸어내었다.


"몇 명은 액스 씨의 생사를 확인하고, 나머지는 검을 뽑는다."

"어르신."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저들이 우리를 그냥 놓아줄 리는 만무하다. 영지를 담당하는 귀족에게 걸리더라도 칼부림은 해봐야 하지 않겠나?"

"잡히면 상단은 끝장나는데요."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거야."


포 자신도 부관에게 부탁해 가지고 온 메서(Messer: 14-16세기에 독일 지역에서 사용되었던 외날도검의 한 종류)를 뽑아 들고는 한마디 외침과 함께 몸을 날렸다.


"돌격하라!"


상행에 참여했던 용병들과 상단의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메이스, 도끼, 메서 등 각기 소지하고 있던 무기를 뽑아 들고 습격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당신들은 어쩌겠습니까? 아! 브라이튼! 자네는 가지 말고 여기 남아있어! 화물을 지킬 사람도 필요하니까!"


자연스레 남아있는 이들 중 가장 지위가 높은 루테가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투에서 이긴다 한들, 화물이나 재화가 사라지면 여정을 떠난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니 마땅한 처사였다.

키튼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루테에게 답했다.


"장은 계속해서 일단 마법으로 시야를 밝혀주고, 나는 단독으로 행동하지. 당신은?"

"수비 태세로 일단 적의 습격을 한 번 막고 저도 공격에 참여합니다. 그쪽은 괜찮나, 장?"

"저도 공격을 할 수 있긴 한데... 괜찮겠어요, 혼자 나가도?"


현우의 물음에 키튼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리고 저쪽은... 나보다 더 지휘가 어울리겠지."


짐마차를 한쪽으로 모은 뒤, 말이 도망가지 않도록 재우고 있는 루테를 바라본 키튼은 현우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여차하면 브링턴씨가 있으니 어디 잘리지 않게 조심해라."

"네, 감사합니다."


연기를 바라보며 달려갈 순간을 가늠하던 그가 갑자기 돌연 발걸음을 멈춰 섰다.


"하나만 묻자."

"네?"

"너,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니?"


갑작스럽게 묻는 질문에 현우는 말을 바로 잇지 못한다. 두 사람의 눈이 부딪히는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그제서야 현우는 입을 열어 답했다.


"그, 그건... 아뇨."

"그렇다면 하나만 기억하고 있어라. 죽이지 못하면 네가 죽어."


키튼은 그 말만 남기고는 스태프를 한 차례 휘두른 뒤 연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는 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아직 그 무게를 모르는 현우에게 검을 든 두 명의 청년이 다가왔다.


"저기."

"아, 네."

"당신을 호위하라 루테 씨가 보낸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행동하실 생각이신가요."

"아."


지금은 다른 생각에 몰두할 때가 아니었다. 마음을 다잡은 현우가 그들에게 부탁했다.


"제 뒤쪽에, 너무 가깝게는 말고 조금 거리를 벌린 상태에서 호위해주시면 되요. 저는 일단 다른 사람들을 지원하는 쪽으로 갑니다."

"네, 알겠습니다."


현우의 마력을 받은 지팡이의 끝에서 다시금 빛이 소용돌이쳤다. 주변의 바람이 슬슬 그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다.

주변에 자리잡은 짙은 연기가 일렁이는 바람을 타고 한 곳으로 모였다. 뮬을 비롯한 적진을 잡기 위해 뛰쳐나간 아군의 길을 밝힌 현우가 그 다음 마법을 읊기 시작했다.


* * *


전체적으로 옅어진 연기에 시야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뮬은 서둘러 주변의 아군을 찾았다. 그녀의 목소리에 반응한 이들이 점점 뮬에게 몰려들었다.


"피해는 대충 어느 정도지?"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수레 근처에 있던 이들은 확실히."


부하가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뮬의 얼굴이 한층 어두워진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어 안 좋은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고는 정신을 차렸다.


"그렇군. 그 마법사는?"

"행방이 묘연합니다. 괜히 수레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었는데."

"더 이상 질책하지 말게. 그보다..."


조금 멀리서 포의 목소리를 들은 뮬이 말을 하다 멈췄다.


"이런. 진짜로 피를 봐야겠다는 건가."

"그렇다면 저희도 맞대응을..."

"다른 상단에서 온 이들에게도 전해. 저쪽이 먼저 검을 빼 들었다고. 겨우 상단 하나가 우리를 이길 수는 없지 않겠나."


남아있는 습격자 무리를 규합한 누군가가 고함을 질렀다.


"우리는 최대한 피를 보려 하지 않았으나, 저들이 먼저 검을 꺼냈다!"

"우와아!"

"모두 공격 태세로 돌입한다!"


원래는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는 뮬의 말과 달리, 그들은 자연스럽게 뒤쪽에서 하나 둘 건네 받은 무기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손에 착착 감기는지, 혹은 자신이 주문한 무기가 맞는지를 확인해본다.


"마법사는 저쪽으로! 먼저 저들의 시야부터 다시 차단한다!"


가장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이는 이가 일련의 무리를 이끌고 슈타인 상단의 마차 쪽으로 향하자, 뮬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부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흑마법사에게 전해라. 다시 그 마수를 소환하라고."

"네, 알겠습니다."


에레보스 정도면 어쨌든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었다. 그가 말하기론 자신이 마수를 완벽히 조련할 정도의 실력은 아닌지라, 그 능력을 전부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하였다. 그러나 폭주 정도는 가능하다 자신한 마법사의 소신을 믿는 그녀는 후미를 기습할 수단으로 에레보스를 선택했다.


마지막 명령까지 끝난 후 뮬은 부하의 인도를 받아 후방으로 대피했다. 우두머리가 전투에서 뒤를 돌리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상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력으로 남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보다야 좋은 선택이 분명했다.


그녀가 떠나간 자리는 어느새 금속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와 기합과 고통의 비명이 메웠다. '챙챙'하며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서걱'하며 무언가가 베이고 풀썩 누군가가 쓰러진다.


세상 모든 것을 검게 물들일 것만 같았던 연기는 어느새 반절 이상이 걷혀졌지만, 아직까지도 흐릿한 시선 너머로 번쩍이는 적의 칼날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현우와 그를 지키는 호위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이들에게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현우는 호위를 받으며 계속해서 연기를 제거해나갔다. 숱한 바람이 그에게서 불어나와 흑색의 연무를 밀어내었다.


그 말은 즉, 바람이 불어오는 시작점만 파악한다면 쉽게 현우의 위치가 노출된다는 말과 동일했다.


"조심하십쇼!"


그 말이 들리기 무섭게 검은 연기 너머로 습격자들이 현우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뒤쪽에서 마법사를 받치던 두 명의 호위가 앞으로 나오며 검을 빼 들었다.


"오, 그래도 이름처럼 머리가 돌은 아닌가 봐?"

"그 이상 다가오면 용서치 않을 것이오!"

"그래, 지금 다가가진 않을게."


거한은 웃으며 오른손을 들더니 바로 아래로 내렸다. 그 신호를 시작으로 아직은 흐릿한 시야 바깥에서 무언가 날아들었다.


"끄어어..."


그것은 현우의 왼쪽에 서 있던 호위의 목을 꿰뚫었다. 화살이다.

무언가 끓어오르는 소리가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유언이었다.

덜컥 옆의 사람이 죽어버린 것에 현우는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며칠 간 통성명을 하면서 얼굴을 익힌 사이였건만, 그렇게 알란은 현우의 앞에서 목숨을 다했다.


"어..."

"뭐 하시는 겁니까!"


남아있던 호위인 패트릭이 현우를 덮쳐 몸을 피했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 다시 화살이 꽂힌다.


"쇠뇌라고요!"

"쏴라!"

"아... 아! 뒤로 붙어요! 실드!"


이제는 급격한 충격에 어느 정도 견딜 재간이 생겼는지 금새 얼이 돌아온 현우는 서둘러 실드를 펼쳐 방어에 들어갔다.


적 무리가 준비한 쇠뇌는 한둘이 아니었다. 얼추 보아도 대여섯 대가 넘는 화살이 현우의 실드에 '파바박'하고 박혔다. 급하게 펼친 실드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허물어져 내린다.


"마력탄 발사!"


적의 공세가 주춤거리는 틈을 타 현우는 마력탄을 날렸다. 습격자들이 다시 연기 너머로 모습을 감추고, 그 뒤를 쫓은 마력탄이 무언가와 부딪혔다. '우지끈'하고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패트릭 씨. 괜찮으세요?"

"끄응. 저는 괜찮습니다."


이미 절명한 자신의 동료를 바라본 패트릭이 침음을 터트렸다. 그를 지켜본 현우는 마력을 끌어올려 오늘 분으로 외워뒀던 마법을 꺼내 들었다.


"메모라이즈(Memorize). 풍호세!"


검은 연기를 거둬내기 위해 돌풍이 움직인다. 바람으로 이루어진 야수가 맹렬히 달려갔다.

비장의 마법을 사용할 기회를 날렸지만, 대신 야수가 달려간 곳에 눌러 있던 모든 연기가 삽시간에 사라졌다.


깔끔하게 정리된 시야에 열 개가 넘어가는 파비스(Pavise: 중세 당시 쇠뇌병들이 사용하던 대형방패)가 눈에 띄었다.

중앙의 말뚝으로 땅에 단단히 박혀있는 파비스 뒤편에 열이 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발사하라!"


방패 사이로 다시 지시가 들렸다.

쇠뇌를 든 습격자들이 방패에서 슬쩍 모습을 드러내 현우와 패트릭을 조준했다.


"실드!"


멀리서 쏘아대는 화살은 전보다 더 강력한 공격력으로 하나 둘씩 마법사의 실드를 파고들었다.


"어떡할 건가요, 장!"

"후..."


푸른 색의 막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는 가운데, 현우는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힘껏 쳤다. 정신을 차린 그는 오히려 패트릭을 진정시켰다.


"걱정 마요, 괜찮아요."

"네?"


현우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패트릭에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화살 같은 공격으로는 우리를 처리할 수 없게 만들면 되요."

"그게 무슨 소리..."

"이 상황에 쓸만한 마법이 하나 있어요. 전에 배웠으니까."


그들의 바로 앞에 화살이 꽂혔다. 실드를 뚫고 그들이 있던 사이에 빼꼼 모습을 드러낸 화살에 패트릭이 급히 현우의 어깨를 흔들며 다그쳤다.


"그렇다면 어서 빨리 써보세요!"


마법사는 스태프를 들어 새로운 마법을 공중에 그려내었다.

푸른 마력이 어우러져 나오는 마법진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나 여기, 이오니아의 피로서 그 자격을 증명하노라."


언젠가 도움이 될 것이라 시어도어가 말했던 그 마법, 그간 있었던 비밀 과외의 결실들 중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위대한 바람의 현자 아드리안의 이름 아래."


시어도어의 가르침에 따르면 제한 조건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제대로 마법이 성공한다면 더 이상 쇠뇌는 현우에게 위협이 될 수 없었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모든 공세는 우리를 해하지 못하리라."


그들을 털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을 테니.


"아드리안의 바람."


푸른 색의 실드가 점점 옅어지더니 모습을 감췄다.

아직 파비스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릭은 쇠뇌에 화살을 끼워 현우의 머리를 조준했다.

그리고 그는 현을 당겼다.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은 화살은 그대로 마법사의 머리를 사과와 같이 터트릴 것만 같았다. 마법사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싶었다.


그러나, 분명히 정확히 조준하여 쏘아낸 화살은 그대로 마법사를 빗겨 나가 땅에 꽂혔다.


"어...라?"


패트릭의 물음에 현우는 미소를 지었다. 애써 짓는 미소에 얼굴이 많이 당겼지만 조금 전의 충격을 털어내려는 듯 현우는 씨익 입가를 당기며 말했다.


"이오니아 사람, 오직 방어 목적으로만, 움직일 수 없다. 그 밖에도 몇 가지 더 있긴 해요. 하지만 그 조건만 충족된다면."


마법사는 스태프를 휘두르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입은 놀릴 수 있었다.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지금 제게는 닿지 않습니다."


쇠뇌를 사용하는 것이 무용지물임을 깨달은 릭과 다른 습격자들이 검과 도끼를 들고 파비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쇠뇌가 문제라 생각한 누군가가 도끼를 직접 던졌다. 그러나, 대기를 가르며 모든 것을 쪼개버릴 것만 같은 그 기세마저도 현우와 패트릭에 닿지 못했다. 어디선가 불어온 기류에 도끼는 크게 휘어져 땅에 박힌다.


"마법사는 움직이지 못하는 표적에 불과하다, 쳐라!"


적들의 대장이 금새 현우의 상태를 파악하고 고함을 지른다. 그들의 얼굴에 다시 자신감이 붙었다. 패트릭이 조금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든 채 현우의 앞에 섰다.


"어느 정도나 유지할 수 있으십니까."

"두 사람 정도의 범위라면 그래도 꽤요."

"그 동안에 어떻게든 근접전만 막아내면 된다는 거군요."

"괜찮아요. 지원이 옵니다."

"네?"

"파이어 월!"


순식간에 달아오른 불꽃의 벽이 현우 일행과 습격자들의 사이를 가르는 경계가 되었다. 갑작스런 변화에 적들이 달려들던 걸음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내가 늦은 것은 아니겠지?"

"최악의 상황은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키튼이 스태프를 휘둘러 그 끝에 남아있던 잔불을 제거했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알란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미 사상자가 나왔군."

"제 불찰이에요. 죄송합니다."

"아냐. 수가 조금 부족한 탓이지. 연기를 거둬내 준 것만 해도 제 할 일을 다한 것이니 무리 말아."


현우는 마력을 더욱 끌어올려 '아드리안의 바람'의 범위에 키튼을 포함시켰다.


"처음 보는 마법인데."

"이걸로 쇠뇌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대신 저는 움직일 수 없지만."

"좋아. 알았어."


한 손에는 스태프를 꽉 쥐고, 다른 손에는 전류를 끌어 모으며 키튼이 적들을 향해 외쳤다.


"다음 상대는 나다, 이것들아!"


작가의말

추석 연휴는 잘 쇠고 오셨나요?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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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화. 용의 시험(1) 19.09.25 67 1 13쪽
70 70화. 안드레와의 대담(2) 19.09.24 67 1 14쪽
69 69화. 안드레와의 대담(1) 19.09.23 68 1 14쪽
68 68화. 안드레의 초대 19.09.21 80 1 13쪽
67 67화. 개판(5) 19.09.20 77 1 14쪽
66 66화. 개판(4) 19.09.19 62 1 14쪽
65 65화. 개판(3) 19.09.18 68 1 13쪽
64 64화. 개판(2) 19.09.17 74 1 13쪽
» 63화. 개판(1) 19.09.16 69 1 14쪽
62 62화. 오분 전(2) 19.09.12 60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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