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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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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60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7.29 14:13
조회
196
추천
5
글자
8쪽

3장 < 영웅들 > (10)

DUMMY

아헬리아 센 메린톤과 이벨 카샤르에게 한 달을 약속하고 난 후의 일이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 한 달을 필사적으로 활용했다. 그가 능력을 이용하여 알아낸 모든 정보를 아주 세세한 것까지 적고 정리하여 종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는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바꿀 수 있는 것도 있다. 그 바꿀 수 있는 것을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하다.

5일 동안 손바닥 크기의 빵 두 덩이와 물만으로 생활했다. 능력을 사용하고 일지에 기록하고 다시 능력을 사용하고 일지에 기록하기를 반복했다. 토악질이 쏠렸다. 뭐, 몇 번인가 토악질을 하기는 했다. 먹은 것이 없어서 나오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하지만 그런 생활도 5일 째가 되니 한계에 봉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는 말괄량이 마도사님과 잠시 놀아줄 겸해서 그녀를 찾아갔다. 이런저런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그녀의 질문에 충실히 대답을 해주다보니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마치 수면 위로 아주 살짝 뛰어오른 물고기처럼 금세 수면 아래로 들어가 버렸지만 그는 계속해서 말을 하면서도 그 희미한 실루엣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결국 그는 그 생각의 꼬투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

‘이벨이 졌다’

그에게 있어 당연한 이 사실이 새로운 실마리를 가져다주었다.



공간 마도사와의 대화에서 실마리를 얻은 후에 그는 ‘어떤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그 물건의 소재를 파악했다. 다행히도 그 물건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곳은 가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는 곧바로 국왕의 허락을 받아 다섯 명의 기사들과 함께 가샤의 영토 밖으로 벗어났다. 그가 예상한 장소는 흑운의 재앙 당시에 멸망한 국가의 영토였기에 누구의 허락도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혹시 마족의 잔재가 남아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그들은 말로 이틀을 내리 달려 다 썩어문드러진 땅 위에 완전히 무너진 성터에 도착했다. 그는 기사들에게 성의 잔해를 치우라고 명령한 뒤에 자신도 직접 돌을 옮기기 시작했다.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의 일이다. 이 세상에는 내기를 좋아하는 한 마리의 악마가 살고 있었고, 그 악마는 신의 손에 의해 한 남자의 심장에 갇혀 버렸다. 그래도 악마는 내기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신을 가둔 심장을 가진 남자와 아주 작은 내기를 했다. 바로 ‘진실된 사랑’의 내기였다.

결과적으로 악마는 남자에게 볼품없이 패배하고 말았다. 남자는 자신이 얻은 진정한 사랑으로 자신의 심장을 찔러 악마를 완전히 소멸시켜 버렸다. 여기에서 리첸드로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남자가 얻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부분이었다. 오직 그만이 그것이 이번 대재앙을 해결해줄 중요한 열쇠임을 알고 있다. 그것만 손에 얻을 수 있다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희망은 어린아이의 꿈처럼 부풀어 올라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돌무더기를 치웠음에도 지치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넘쳐나서 곤란할 정도였다. 입고리가 제 멋대로 올라갔다. 자꾸만 자꾸만 즐거워졌다. 희망을 찾는 그의 몸짓이 그토록 역동적일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새벽 해가 고개를 빼꼼 내밀 때가 되었을 때 드디어 그는 찾던 물건을 발견해냈다. 그것은 거창한 물건이 아니었다. 겨우 한 권의 책일 뿐이었다. 다만 그 책은 분명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성의 잔해에 묻혀 있었음에도 처음 만들어진 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흠집 하나 없었다. 그는 흙먼지가 잔뜩 묻은 두 손으로 책을 잡고 하늘로 힘차게 번쩍 들어올렸다.

이걸로... 한 줌의 희망을 얻어냈다!

책의 제목은

‘여든여덟의 추도문’이었다.



여든여덟의 추도문이란 과거의 한 인물이 악마와의 내기에서 졌기 때문에 만들어진 책이다. 내기에서 진 대가로 사랑을 품을 수 없게 된 그는 대신에 한 권의 책을 이용해 사랑을 얻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사랑을 ‘수집’했다. 자신을 포함한 총 여든여덟명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 그것이 바로 이 여든여덟의 추도문이었다.

그는 가샤로 복귀한 후 이틀을 내리 책을 읽는 데에 쏟아 부었다. 정말 갖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정말로 사람이 겪은 일인가 의심이 갈 정도로 비현실적인 이야기뿐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들이 전부 진실이며 그 ‘재앙신’이 이 책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자신의 능력으로 이미 확인해두었다. 분명 이곳에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책을 반복해서 읽으며 또 다른 종이에 간략하게 기록해두었다. 책에서 나온 바로 여든여덟의 추도문의 작가는 책을 쓸 때 직접 펜으로 필사하지 않았다. ‘책에 이야기를 새기는 방법’을 사용한 듯 했다. 그도 자세한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는 이야기 속의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그러니까 ‘인물의 인생에 핵심이 되는 물건을 책에 새김으로서’ 이야기를 적은 것 같았다. 그런 것이 정말로 가능할까 싶기도 했지만 어떻게든 마법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나중에 가르포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한창 책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가르포르에게서 연락용 수정구의 신호가 왔다.

[리첸]

“왜 그러십니까?”

[누군가가 격리의 방에 들어온 것 같다.]

“격리의 방은 전하와 저 밖에 모르지 않습니까. 대체 누가...”

그렇게 말을 하다가 문득 또 한 명 격리의 방을 알고 있는 한 사람을 떠올렸다.

[그래. 지금 확인하러 간다.]

수정구에 비친 가르포르는 방운검과 수호검을 챙긴 모습이었다. 그것을 본 리첸드로는 지금 책을 보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념비적인 두 사람의 재회다. 그 재밌는 구경거리를 놓칠 수야 없지 않은가. 그는 책을 보관함에 넣어 잠그고 격리의 방으로 향했다.



가르포르, 이벨 그리고 아헬리아에게 세계의 진실을 가르쳐주고, 아헬리아가 메린톤으로 귀환했다가 9일 후에 새로운 계획을 가져왔다. 그 계획을 채용하자마자 네 명은 각자 역할을 나눠서 본격적으로 계획을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역할을 나눴다고는 해도 아헬리아만 차원의 연구를 진행하고 나머지 세 명이 계획의 세세한 부분을 손보는 정도였다.

아헬리아는 거의 반 년 만에 연구의 첫 성과를 가져왔다. 그녀는 두 개의 마법진을 바닥에 그려놓고 말했다.

“일단 지금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

“그 말은?”

“이 마법진의 효과를 입증해야해. 그렇지 않으면 연구를 진행할 수가 없어.”

“그러면 바로 시험해보면 되지 않아요?”

“그게 문제란 말이지... 이 두 개가 모두 성공할 수도 모두 실패할 수도 있단 말이지. 그리고 우리 계획을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이 마법진을 이용해 효과를 확인해야해. 물건 같은 것은 성공하더라도 성공의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으니까.”

그들은 일단 이어질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하나는 내가 확인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하나는 누가 확인해볼지 정해야해. 너희들은 어떻게 하고 싶어?”

그러자 리첸드로가 손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합니다. 염검사님에게 만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마어마한 손해일 겁니다. 전하는 가샤를 다스리셔야 하니 당연히 논외입니다.”

“소거법으로 하면 이렇게 밖에 안되는건가... 리첸. 그럼 바로 마법진을 확인해보자.”

“네.”

아헬리아와 리첸드로는 각각 다른 마법진 위에 올라갔다.

“마법진을 기동할 줄은 알지?”

“네.”

“마법진의 성공 여부는 미리 알 수 없는거야?”

“아쉽게도.”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둘은 동시에 마법진을 기동시키고 환한 빛 무리에 몸을 맡겼다.

“네 쪽이 성공하기를.”

“공간 마도사님의 마법진이 성공하기를.”

이내 두 사람은 완전히 빛 무리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 실험의 대가로 리첸드로는 새로운 세계를 손에 얻었고, 아헬리아는 꿈을 잃었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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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4장 < 사인회 > (3) 15.08.08 308 5 15쪽
35 4장 < 사인회 > (2) 15.08.05 302 5 9쪽
34 4장 < 사인회 > (1) 15.08.02 376 3 9쪽
33 3.5장 < 필생즉사 必生卽死 > 15.08.01 239 4 14쪽
» 3장 < 영웅들 > (10) 15.07.29 197 5 8쪽
31 3장 < 영웅들 > (9) 15.07.26 228 3 6쪽
30 3장 < 영웅들 > (8) 15.07.25 232 3 10쪽
29 3장 < 영웅들 > (7) 15.07.22 197 3 6쪽
28 3장 < 영웅들 > (6) 15.07.19 199 4 12쪽
27 3장 < 영웅들 > (5) 15.07.18 231 3 8쪽
26 3장 < 영웅들 > (4) 15.07.16 167 3 7쪽
25 3장 < 영웅들 > (3) 15.07.12 209 4 13쪽
24 3장 < 영웅들 > (2) 15.07.11 193 5 6쪽
23 3장 < 영웅들 > (1) 15.07.08 198 4 5쪽
22 # 1, 2장까지의 진실 ( 작가의 말 포함 ) 15.07.08 234 3 2쪽
21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0) 15.07.07 302 5 9쪽
20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9) 15.07.05 238 3 6쪽
19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8) 15.07.03 257 4 7쪽
18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7) 15.07.01 256 5 13쪽
17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6) 15.06.28 3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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