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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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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70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7.18 12:21
조회
231
추천
3
글자
8쪽

3장 < 영웅들 > (5)

DUMMY

회의실에서 나온 아헬리아는 홀로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충격이 가시질 않았다. 설마 자신의 생각이 모조리 부정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사람을 모른다고?

굳이 사람을 알 필요가 있을까? 이미 주위 사람들이 어떤지는 파악하고 있는걸. 그리고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언제 파악하고 움직인다는 말인가. 비효율적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또 다른 방안을 생각해두는 편이 나아. 굳이 내가 알지 못하더라도 아버님이나 오라버니를 설득해서 내 계획에 찬동하도록 하면 돼.

그렇게 생각을 키워나가고 있을 때 리첸드로가 조용히 방으로 들어왔다.

“방문을 안 닫으셔서 그냥 들어왔습니다.”

“응, 괜찮아.”

“방금 주군께서 조금 지나치셨습니다. 감히 제가 주군을 대신하여 사죄를 드리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있잖아.”

“네.”

“내 계획이 그렇게까지 엉망이었어?”

“으음... 죄송하지만 주군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아직 공간 마도사님께서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을 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제대로 모르고 계십니다.”

“또 그 놈의 사람 얘기야?”

아헬리아가 몸을 벌떡 일으키고 리첸드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리첸드로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한 사람의 마음을 알기에는 일생으로도 모자라다. 선왕께서 하신 말씀이십니다. 그 누구도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고, 공간 마도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저희는 좀 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적어도 나는 너희들보다 아버님의 생각을 더 잘 알고 있어! 네 말은 이상하다고! 내가 아버님을 설득하면 아버님이 또 다른 사람을 설득하겠지. 그러면 모든 사람을 설득한 것이나 다름 없잖아?”

리첸드로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제안했다.

“그럼 저와 간단한 내기를 하시지 않겠습니까?”

“내기?”

“공간 마도사님이라면... 하루면 충분할 겁니다. 메린톤 왕국으로 돌아가셔서 아버님을 설득시키는 겁니다. 만약 설득하시는 데에 성공하신다면 지금까지 드렸던 말씀을 철회하고 적극적으로 공간 마도사님의 제안을 수용하겠습니다. 설득을 못하신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거 너한테는 전혀 좋은 점이 없는데 괜찮겠어?”

“네, 물론입니다.”

“아, 맞다. 너 예언가였지. 이미 결과를 알고 있겠구나?”

그 말에 리첸드로는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다 알고 있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미래는 ‘정확히 8일 후에 공간 마도사님께서 잔뜩 들뜬 표정으로 회의실로 들어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사이의 과정은 잘 모릅니다.”

“그럼 내가 설득에 성공해서 돌아온다는 미래일 수도 있는거잖아.”

“그렇습니다만 이번에는 미래를 엿보지 않더라도 내기의 결과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발적인 발언에 아헬리아는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마법을 전개했다. 그리고 일그러진 공간의 틈으로 들어가며 호언장담했다.

“내가 반드시 그 말을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 얌전히 차나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어!”

“네,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리첸드로가 예상한대로 만 하루만에 그녀는 메린톤 왕국으로 귀환했다. 뭐... 간단했다.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은 무리여도 최대한 갈 수 있는 거리만큼 반복해서 마법을 사용하면 되는 문제였으니까. 가는 중에 산적같이 보이는 녀석들이 시비를 걸었지만 평화롭게 처리했다. 평화로운 공간 결계에 가둬버렸다. 3일은 굶고 나서야 빠져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데...’

자꾸만 가슴이 허전한 것이 물건을 깜빡 놓고 온 것만 같은 기분에 찝찝했다. 그래도 어차피 조금만 있다가 돌아갈 예정이었으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절차를 밟을 필요도 없었다. 성 근처에서 곧바로 공간 이동을 해서 왕의 집무실로 들어갔다. 아직 점심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니 분명 집무실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딱 들어맞았다. 아헬리아의 아버지, 가베란드 센 메린톤이 깃털 펜을 붙잡고 앉아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버님! 돌아왔어요!”

갑자기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아헬리아를 보고 가베란드의 구겨졌던 인상이 단 번에 꽃이 피어나듯 화악 밝아졌다.

“오오오~ 우리 귀염둥이가 왔구나. 어서 오렴. 여행길이 힘들지는 않았니?”

“물론이죠! 가샤에 가길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아헬리아는 국왕의 맞은편에 앉아 가샤로 가면서 이벨을 만났던 일, 리첸드로의 예언, 가샤 도서관에서 책을 잔뜩 읽은 일 등등 모든 이야기를 국왕에서 풀어놓았다. 그는 아헬리아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재앙의 예언에 대한 주제가 나왔을 때 처음으로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아아... 이제야 겨우 안정이 되기 시작했거늘... 또 다시...”

“왜 그러시나요, 아버님?”

그는 애써 웃는 표정을 지으며 아헬리아에게 말했다.

“미안하구나, 히아. 아버지는 잠시 귀족들과 회의를 좀 해야겠구나. 이제 식사 시간이기도 하니 가서 맛있는 것이라도 먹는 것이 어떻겠니?”

아버님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일단 그녀는 집무실에서 나와 식당으로 향했다. 아마 아버님이라면 그녀가 말하는 계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일단 식사를 하고 방으로 가서 일목요연하게 계획을 정리해서 적어둘 생각이었다.

식당을 지나 주방으로 들어가니 검은 때 하나 묻지 않은 순백의 요리사 복장을 하고 있는 반백의 노인이 주위의 다른 요리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노인에게 다가가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루페 아저씨! 저 왔어요!”

“왕녀님, 언제 돌아오셨습니까?”

“방금 막 돌아왔어요.”

“그렇습니까? 식사는 하셨는지요?”

“아뇨~ 아직 아무 것도 안 먹어서 배고파 죽을 지경이에요.”

“그렇다면 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요!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금방 왕녀님께서 좋아하시는 코스로 준비하겠습니다.”

왕실 주방장이 직접 식칼을 들고 요리하려는 것을 뒤로 하고 아헬리아는 왕족에게만 허락된 전용 발코니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주위의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각 계절별로 특유의 모습을 감상하며 맛있는 제철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기다리는 그녀의 옆에 한 남자가 다가왔다.

“왕녀님, 실례하겠습니다. 왕세자님의 직속 창공 기사단의 열세 번째 검인 하시라드 루부아라고 합니다.”

“네, 어쩐 일이시죠?” “왕세자님의 말씀을 전하러 왔습니다.”

“오라버님이요?”

“만약 자리를 비운 사이에 왕녀님께서 오시거든 전해달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말씀해주세요.”

오라버님의 말씀을 이러했다.

‘잠시 민심을 살피러 일주일 정도 자리를 비우니 그 사이에 아헬리아가 오거든 또 어디로 떠나지 말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

이번에 가샤로 가기 전에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5일 후에 성으로 돌아오실 계획입니다.” “알겠어요, 이만 물러나도록 하세요.”

“넵!”

남자는 정중히 인사를 한 후 조용히 물러났다. 그리고 둘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요리사들이 줄줄이 들어와 음식을 가지고 왔다. 아헬리아는 오랜만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행복에 잠겼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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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4장 < 사인회 > (3) 15.08.08 308 5 15쪽
35 4장 < 사인회 > (2) 15.08.05 302 5 9쪽
34 4장 < 사인회 > (1) 15.08.02 376 3 9쪽
33 3.5장 < 필생즉사 必生卽死 > 15.08.01 239 4 14쪽
32 3장 < 영웅들 > (10) 15.07.29 197 5 8쪽
31 3장 < 영웅들 > (9) 15.07.26 228 3 6쪽
30 3장 < 영웅들 > (8) 15.07.25 232 3 10쪽
29 3장 < 영웅들 > (7) 15.07.22 197 3 6쪽
28 3장 < 영웅들 > (6) 15.07.19 199 4 12쪽
» 3장 < 영웅들 > (5) 15.07.18 232 3 8쪽
26 3장 < 영웅들 > (4) 15.07.16 167 3 7쪽
25 3장 < 영웅들 > (3) 15.07.12 209 4 13쪽
24 3장 < 영웅들 > (2) 15.07.11 194 5 6쪽
23 3장 < 영웅들 > (1) 15.07.08 199 4 5쪽
22 # 1, 2장까지의 진실 ( 작가의 말 포함 ) 15.07.08 234 3 2쪽
21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0) 15.07.07 303 5 9쪽
20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9) 15.07.05 238 3 6쪽
19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8) 15.07.03 258 4 7쪽
18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7) 15.07.01 257 5 13쪽
17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6) 15.06.28 3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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