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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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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42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7.26 12:46
조회
227
추천
3
글자
6쪽

3장 < 영웅들 > (9)

DUMMY

리첸드로 아렐가든은 갖가지 재앙을 미연에 알려주는 대예언가로 칭송받고 있다. 일부 귀족들에게는 검은 예언가라며 기피당하기도 한다. 수많은 왕들과 귀족들이 리첸드로를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흑운의 재앙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후에 특히 더 심해졌다. 아마 사람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이리라.

“없습니다.”

그의 입에서 이 한 마디를 듣기 위해 그들은 리첸드로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리첸드로는 그 어떤 초대에도 응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평소에는 가샤에 머무르며(스스로는 주제넘게 가샤의 세 번째 눈이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특정 커다란 재난만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초대는 계속된다. ‘혹시나’라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언컨대 리첸드로는 소중한 시간을 그런 별 볼일 없는 희망에 응하기 위해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사실 그는 예언가도 뭣도 아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다른 사람일 뿐이다.

예언?

웃기지 말라고 해라.

예언이 아니라 세계의 진실이 선사한 아주 작은 축복을 이용할 뿐이다. 나머지 자질구레한 예언들은 예언을 하고 있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우습게도 그가 1년 후에는 무엇이 있다, 향후 어떤 사건이 발생하는지 등의 작은 예언들은 전부 정확히 들어맞는다.

수천만 갈래로 나뉜 길이 있다고 했을 때 옆에서 어떤 사람이 ‘이쪽 길이에요’라고 말하면 대다수는 그쪽으로 향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은 소수는 ‘미래를 바꾸었다’고 자기 만족한다. 어지간하지 않는 이상 예언이 틀릴 일은 없다. 그렇지 않은 예언은 애초에 꺼내질 않는다. 빗나갈 것 같으면 스스로 움직여 미래를 그쪽으로 바꾸면 된다. 이것이 아직까지도 그를 예언가로 있게 만든 비결이었다.

우습기 그지없다.

사기꾼이 더 그럴 듯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가 하나도 미래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1000 중의 1 정도만 직접 미래를 엿보고 예언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예언’은 매우 귀찮다. 얼마나 귀찮았던지 그는 과거에 자살까지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예언이라는 힘을 가짐으로서 얼마나 큰 고충이 있는지 모른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어쩔 수 없다. 일반인은 예언을 하지 못하니까.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그래도 갑자기 툭툭 튀어나오는 그들의 무신경한 말에는 어쩔 수 없이 반응하고 만다.

우선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말은 이것이다.

“앞일을 볼 수 있으니 편리하겠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는 3초만이라도 그들에게 자신의 세계를 관광시켜주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대재앙의 예언을 하기 위해 각국의 인사들을 초청했을 때 사용했던 환영마법은 그의 세계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눈앞에 있는 것이 있는 그대로 ‘눈앞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고통을 모른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는 자신의 능력에 먹혀 발 디딜 곳을 상실해버린다. 현재에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의 앞에 잘 나서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아마 자신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벨 카샤르나 가르포르 륜 사릇테 가샤도 모를 것이다. 뭐... 그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친분과 관계없이 존대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 어차피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자신을 이해해주기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 많기에 피곤하고 귀찮다. 그럼 예언이라는 능력을 숨기고 살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도 가끔씩 한다.

그런데 예언은 귀찮지만 유용하다. 일단 의식주 문제로 허덕일 일은 없지 않은가? 그는 예언하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 것도 못하는 인간이라 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는 살고 싶었기에.

아무튼 그는......

아니, 나는 예언을 정말 싫어한다.

“가르포르 륜 사릇테 가샤... 당신은 8년 후 대재앙이 도래했을 때 가샤와 함께 운명을 다합니다.”

몇 없는 나의 벗에게 이런 끔찍한 말을 해야 되니까.



전국에 긴급회의 통보가 전달되기 3일 전의 일이었다.

“흠, 그런가.”

가르포르 륜 사릇테 가샤는 리첸드로가 주는 사형 통보를 받고도 매우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무심했다고 봐도 좋다. 정말 그런 예언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한 투로 업무를 계속하고 있었다. 리첸드로는 그가 평소에 얼음장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태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라도 조금쯤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제 말... 제대로 들은거 맞습니까?”

“들었다.”

“그런데도 무심하신 것 같습니다.”

“네가 말했으니 사실이겠지.”

“미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가샤와 함께 운명을 다한다고 들었다.”

“네.”

“상관없다. 가샤가 사라져도, 내가 사라져도.”

리첸드로는 “하!”하고 헛웃음을 짧게 하고는 머리를 털 듯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심각하게 고민했던 제가 바보 같습니다.”

“이제 알았나?”

묵묵히 업무를 계속하는 그에게 더 이상 꺼낼 말이 없어서 리첸드로는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항상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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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4장 < 사인회 > (3) 15.08.08 306 5 15쪽
35 4장 < 사인회 > (2) 15.08.05 302 5 9쪽
34 4장 < 사인회 > (1) 15.08.02 375 3 9쪽
33 3.5장 < 필생즉사 必生卽死 > 15.08.01 238 4 14쪽
32 3장 < 영웅들 > (10) 15.07.29 196 5 8쪽
» 3장 < 영웅들 > (9) 15.07.26 228 3 6쪽
30 3장 < 영웅들 > (8) 15.07.25 232 3 10쪽
29 3장 < 영웅들 > (7) 15.07.22 196 3 6쪽
28 3장 < 영웅들 > (6) 15.07.19 198 4 12쪽
27 3장 < 영웅들 > (5) 15.07.18 231 3 8쪽
26 3장 < 영웅들 > (4) 15.07.16 166 3 7쪽
25 3장 < 영웅들 > (3) 15.07.12 208 4 13쪽
24 3장 < 영웅들 > (2) 15.07.11 193 5 6쪽
23 3장 < 영웅들 > (1) 15.07.08 198 4 5쪽
22 # 1, 2장까지의 진실 ( 작가의 말 포함 ) 15.07.08 234 3 2쪽
21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0) 15.07.07 302 5 9쪽
20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9) 15.07.05 237 3 6쪽
19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8) 15.07.03 257 4 7쪽
18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7) 15.07.01 256 5 13쪽
17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6) 15.06.28 33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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