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Eternal Dream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5.03.19 19:28
최근연재일 :
2015.09.19 11:13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9,037
추천수 :
275
글자수 :
201,957

작성
15.06.28 16:55
조회
338
추천
5
글자
11쪽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6)

DUMMY

난 혼자 전장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으므로 일단 팀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파티 모집’을 열자 꽤 많은 팀이 팀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유심히 살펴보고 나서 방어 또는 지원형 능력자를 찾는 공고를 보고 그 팀에 신청을 했다. 잠시 후, 팀장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실레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리카’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샤바이 성’으로 가려고 하는데 혹시 괜찮으신가요?]

[아, 실은 제가 오늘 처음 시작해서...]

[잘 됐네요. 저희도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거든요. 마침 난이도가 낮은 곳이니까 적응만하시면 금방 괜찮아지겠네요. 샤바이 성은 총 20마리의 카투스가 있고 보스는 속도에 특화되어 있어요.]

[카투스는 뭔가요?]

[유저들이 아드보카투스를 줄여서 부르는 거에요. 말이 너무 길잖아요.]

처음부터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사람과 연락이 되어서 참 다행이다. 솔직히 열 번 정도는 퇴짜 맞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혹시 능력이 뭔지 알려주시겠어요?]

난 내 능력을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가르쳐주었다. 내 능력을 듣고 잠시 연락이 멈췄다. 그리고 5분 정도 후에 다시 연락이 왔다.

[자세한 내용은 만나서 하기로 하죠. 전장 대기실로 와주시겠어요?]

[금방 가겠습니다.]

바로 전장 대기실로 이동하려다가 멈칫했다. 잠깐 고민하다 잡화점에 들러서 남은 돈으로 모조리 회복약을 사서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은온갖 사람들도 북적여서 꽤 어수선했다. 입고 있는 장비로 봤을 때 수준급인 유저들도 상당 수 보였다.

난 실레이라는 분을 찾으려고 했지만 곧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실레이를 찾는단 말인가! 어떻게 해야할지 곤란하던 차에 펭귄에게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데 내가 황제펭귄님을 소환하기 전에 실레이 쪽에서 먼저 나를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아리카 님이시죠?”

실레이는 여성이었는데 머리는 금발이었고 눈동자는 푸른색으로 설정해둔 모양이었다. 외모는 동양적인데 그 외의 요소가 서구적이다보니 다소 괴리감이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앞에 있는데 왜 메시지를 보내세요?”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나는 그저 애매한 웃음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그녀는 그 이상 파고들지 않았다.

“아리카 님을 직접 뵙자고 한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팀을 포함시킬지에 대해서 의견이 나뉘어버려서요. 혹시 이곳에서도 능력을 사용할 수 있나요?”

안될건 또 뭔가. 난 바로 스킬창을 열어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나를 중심으로 검은색의 반투명한 공간이 순식간에 팽창했다. 하지만 넓이는 그리 넓지 않았다. 해봐야 가로 길이는 내 어깨 넓이의 2배 정도였고, 세로 길이는 두 걸음 정도가 한계였다. 그나마 높이는 좀 되어서 내 머리 끝에서부터 약 1m 정도 더 높았다. 처음 사용해본 능력에 신기해하는 나를 두고 실레이는 다소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실은 저희가 필요한 능력이 높은 방어력을 가진 능력이거든요. 저희 팀원 중 한명이 버프 캐릭인데 능력이 다른 유저의 스텟을 엄청나게 높여주는 대신에 사용하는 동안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애를 지켜줄 사람이 필요한데... 아, 물론 이 정도 넓이로도 충분해요. 다만, 제가 걱정되는건 능력이 얼마나 유지되고 어느 정도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가...”

말끝을 흐리면서 나를 보는 것으로 보아 내가 설명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도 내 능력을 사용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죄송하지만 가서 시험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럼 팀원들한테 물어보고 올께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모습을 감추었다. 그녀가 그대로 팀원들에게 돌아가 ‘안되겠어. 다른 사람을 찾아보자.’라고 말을 꺼내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해보니 좀 비참하긴 하네.

잠시 후, 다행히도 그녀는 방긋 웃으며 내게 돌아왔다.

“팀원들이 일단 같이 전장에 가보자고 하네요. 다만 처음부터 샤바이 성은 무리일 것 같고 그보다 낮은 전장으로요.”

난 이어서 눈앞에 나타난 파티 초대 메시지를 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실레이의 팀은 그녀를 포함해서 총 3명이었다. 소개해보자면.

양손에 쇠사슬 건틀릿을 착용한 사람은 ‘아만’이다. 능력 이해도는 11이며 능력은 ‘한 방!’이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일격에 상당한 데미지를 입히는 기술이다. 195cm는 될법한 장신에 벌어진 어깨를 보니 꼭 능력이 아니더라도 그의 다부진 주먹 한 대면 고통 없이 기절할 것 같았다.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로브를 걸친 키 작은 여자애는 ‘린데’라고 했다. 능력 이해도는 20이며 능력은 ‘투신의 가호’. 팀원 전체에게 모든 스텟을 올려주는 강력한 버프를 걸어준다. 실레이가 말했던 팀원이 분명 그녀일터였다. 마지막으로 실레이. 능력 이해도는 18이며 능력은 ‘운디네’이다. 물을 조종하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는 가보면 알거라고 한다.

난 내 아이디와 능력 이해도, 능력을 말해주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해요.”

“......”

“잘... 부탁.”

인사만 주고받았을 뿐인데도 참 개성 있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레이가 첫 전장으로 추천한 곳은 ‘루본 마을’이었다. 샤바이 성보다 두 단계 낮은 전장이라고 했다. 인사 외에는 팀원들끼리 어떠한 말도 나누지 않아서 어색한 분위기 속에 우리는 곧바로 루본 마을로 들어갔다.

루본 마을은 내가 처음에 있던 마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곳이었다. 내가 느긋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과 달리 팀원들은 각자 나름대로 전투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그들을 따라서 준비해보려고 했지만... 딱히 할게 없어서 그냥 눈만 부릅떴다. 평범하게 산책하듯이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길 한쪽에서 서성이는 카투스 세 마리를 발견했다. 그것을 보고 실레이가 손가락을 튕겼다.

“딱 좋네요.”

「네?」

“아리카 님의 능력을 확인해볼 기회 말이에요! 한 마리였으면 더 좋겠지만 열 마리가 다 뭉쳐있지 않은게 어디에요.”

아하... 그렇구만.

「음... 그냥 가서 능력을 사용하면 되는거지요?」

“그렇죠.”

실레이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혼자 가는 것이 좀 무서웠지만 일단 내 능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카투스들은 내가 10m 정도 접근하자 일제히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세 개의 눈알이 동시에, 그것도 핏발이 잔뜩 서있는 눈이 나를 쳐다보자 난 심적으로 위축되고 말았다. 움직임은 또 얼마나 기괴한지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도 거부감이 심했다.

카투스들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었다.

쿵! 쿵!

그들이 발을 옮길 때마다 땅이 들썩였다. 그 묵직한 파동이 내 심장을 잡고 흔드는 느낌이었다. 마른 침을 삼키고 카투스들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만약 능력 발동이 늦으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다가... 후회했다.

마침내 카투스들이 내 바로 앞까지 와서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2m는 훌쩍 넘는 거구다보니 상당한 위압감을 주었다. 거의 내 몸 만한 팔뚝이 내게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마음속으로 능력을 발동시켰다. 생각만 해도 능력이 발동되는 것은 미리 확인해두었지만 능력이 제대로 발동되어서 진심으로 안도했다.

능력이 발동되자 아까와 같이 검은 반투명한 공간이 생겨났다. 카투스들은 사정없이 내 공간을 후려쳤다.

퉁! 퉁, 투둥!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난 이무런 충격도 받지 않았다. 카투스들은 공격이 먹히지 않자 당황했는지 눈알을 굴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가만히 있는 나를 둘러싸고 양팔을 휘둘러댔다. 그래도 그들의 공격은 10분이 넘도록 내게 어떤 충격도 주지 못했다. 생각보다 꽤 괜찮은 능력일지도 모른다.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했을 무렵 갑자기 카투스 한 마리의 몸이 직각으로 홱 꺾였다. 이어서 하얀 빛무리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민가에 부딪혔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날아간 카투스는 무너진 잔해에 깔려버렸다. 무슨 일인고 봤더니 아만이 주먹을 쥐고 재차 다른 카투스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그는 내 공간을 밟고 높이 뛰어올라 있는 힘껏 카투스의 머리를 정수리부터 내리찍었다. 순간 그의 손에 하얀 빛이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역시 카투스의 허리를 직각으로 접어버린 것은 그가 틀림없었다.

쿠와아아앙!

굉음과 함께 카투스는 아만의 주먹에 사정없이 찌그러졌다. 카투스는 캔이 위에서부터 찌그러진 것처럼 납작하게 눌린 채로 팔다리를 잠시 버둥거리다가 이내 움직임을 멈추었다. 남은 한 마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확인해보니 남은 카투스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온몸에서 수십 개의 검은 촉수가 비집고 나와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촉수는 모두 가는 물줄기였다.

“수고하셨어요~”

팀원들이 내 주위로 모여들었다. 실레이의 눈빛에서 이제 나를 신용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굉장하네요. 이렇게 오래 버틸 줄은 몰랐는데.”

「이 녀석들이 약한게 아닐까요?」

“물론 약한 축에 속하지만 상위유저들도 이 녀석들에게 맞으면 치명상을 입거든요. U-real은 체력이나 방어력 같은 수치들은 대부분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서 상위유저라 해도 제일 약한 카투스조차 쉽게 볼 수 없는 상대에요. 이게 또 U-real의 매력이죠.”

레벨이 없는 시스템에 약한 적도 우습게 볼 수 없는 게임이라... 적어도 내가 해본 게임 중에는 이런 게임이 없어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능력에 따라 나오는 빛도 다른가요? 저랑 실레이 님은 능력이 검은 색으로 나오는데 아만 님은 능력이 흰색으로 나오던데요.」

“그건 능력의 성향 때문이에요. 아리카 님께서는 능력 테스트를 받으실 때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었죠?”

안 좋았다. 그것도 상당히.

“바로 그거에요. 테스트를 했을 때 부정적인 기억이 떠오르면 검은색, 긍정적인 기억이 떠오르면 흰색으로 능력이 나타나죠. 이게 능력이 성향이라는 건데 검은색보다는 흰색이 카투스들에게 더 효과적이죠. 능력을 결정하는 것도 그 기억이 어땠느냐에 따라서 결정되고요. 참고로 저는 어렸을 때 바다에서 익사할 뻔했던 기억으로 ‘물을 조정하는 능력’을 얻었어요.”

그제야 나는 왜 내 능력이 ‘문전박대’인지를 이해했다.

그리고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악취미네요. 사람의 안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능력을 만들어주다니요.」

“그건 그렇지만 트라우마를 극복시켜준다는 장점도 있는걸요. U-real을 한 이후로는 더 이상 물이 두렵지 않고, 아만같이 긍정적인 기억으로 능력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리고 이편이 더 재미있잖아요?”




즐겁게 읽으셨나요? 만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행복하세요~


작가의말

댓글과 추천은 실시간으로 사랑해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ternal Dream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6 4장 < 사인회 > (3) 15.08.08 306 5 15쪽
35 4장 < 사인회 > (2) 15.08.05 302 5 9쪽
34 4장 < 사인회 > (1) 15.08.02 375 3 9쪽
33 3.5장 < 필생즉사 必生卽死 > 15.08.01 238 4 14쪽
32 3장 < 영웅들 > (10) 15.07.29 196 5 8쪽
31 3장 < 영웅들 > (9) 15.07.26 227 3 6쪽
30 3장 < 영웅들 > (8) 15.07.25 232 3 10쪽
29 3장 < 영웅들 > (7) 15.07.22 196 3 6쪽
28 3장 < 영웅들 > (6) 15.07.19 198 4 12쪽
27 3장 < 영웅들 > (5) 15.07.18 231 3 8쪽
26 3장 < 영웅들 > (4) 15.07.16 166 3 7쪽
25 3장 < 영웅들 > (3) 15.07.12 208 4 13쪽
24 3장 < 영웅들 > (2) 15.07.11 193 5 6쪽
23 3장 < 영웅들 > (1) 15.07.08 198 4 5쪽
22 # 1, 2장까지의 진실 ( 작가의 말 포함 ) 15.07.08 233 3 2쪽
21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10) 15.07.07 302 5 9쪽
20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9) 15.07.05 237 3 6쪽
19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8) 15.07.03 257 4 7쪽
18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7) 15.07.01 256 5 13쪽
» 2장 < 다른 어딘가의 이야기 > (6) 15.06.28 339 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