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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연재수 :
3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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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92,898

작성
16.08.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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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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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7쪽

07화 - 3

DUMMY

“······.”

“······.”



웅도가 가고, 두 사람이 앉아 있는 카페. 다른 테이블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현기와 민서, 두 사람 사이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는다. 음료를 한 모금 꼴깍, 힐끔 서로 눈치 보고 다시금 시선을 흩뜨리고, 그러기를 몇 번.


민서는 참 난감하다. 웅도의 부탁으로 나왔는데, 막상 웅도가 가 버렸다. 처음 보는 남자애, 어떻게 이야기를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왜 이야기 하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소개팅을 부탁한 건 현기지 민서는 아니기에. 그래도 기본적으로 착한 민서이기에, 이 남자애와 한 마디 말을 하지 않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먼저 얘기를 꺼낼 입장은 안 되지만.


현기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마음은 급해서, 여자 소개시켜달라고 말은 자기 스스로 했지만 막상 이렇게 현실로 다가오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여자애한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왜 쳐다만 봐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지, 얼굴은 왜 달아오르는지, 머릿속은 하얗게 백지가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뛰쳐 나갈 수도 없었기에, 현기는 그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고3이면 공부 안 하나요?”

“어······ 안 해.”



간신히 말을 꺼낸 게 고3들의 아킬레스건인 공부. 말을 꺼내고도 아차 싶은 현기. 머릿속으로 수백, 수천, 수억번 후회해도 이미 뱉은 말은 소용이 없다. 그 증거, 쌀쌀맞은 퉁명스런 목소리로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민서. 현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민서는 딱히, 그럴 의도는 없었다. 딱히 기분 나쁘거나 하지도 않았다. 실제로 공부 안 하긴 하니까. 근데 자기도 모르게, 그냥 ‘안 한다’ 는 간단한 대답만 했다. 절로 대화가 단절되도록. 급격히 시무룩해지는 현기의 표정을 보고 나서야, 민서는 자신이 살짝 잘못한 게 아닐까 현기에게 미안해졌다.



“나, 대학교 안 가거든.”

“······대학교를 안 가요?”

“어, 그보다 음······.”



이야기를 꺼내는 민서. 대학교를 가지 않는 얘기는, 제대로 얘기한 건 웅도에게밖에 없지만. 비밀까진 아니지만, 다른 열심히 공부하는 애들 앞에서 말하기 조금 껄끄러운 느낌의 이야기인지라. 하지만 어째서일까, 눈앞의 이 아이에겐 왠지,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오늘 처음 보는 남자애기에, 오히려 얘기해도 된다는 모순적인 느낌이랄까.



“말 편하게 해줬으면 하는데······ 그냥 누나 정도만 말하고.”

“어, 엑, 윽. 어······.”



먼저 무엇인가 제시하는 건 민서 성격상 정말 드문 일이다. 남동생 같은 거, 한 번도 생겨본 적 없는 민서지만 이렇게 어색해하고 이렇게 불편해하는 남자애를 보고 조금은 먼저 말해도 될 것 같아 말을 꺼냈다. 예상대로 어쩔 줄 몰라하며 대답하지 못 하는 현기. 귀와 목까지 빨개져선 차마 민서를 쳐다보지 못 한다. 피식 웃음이 나오는 민서. 귀여워서 좀 더 괴롭히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다.



“말 편하게 안 하면, 얘기 안 할래.”

“······응, 알았······어, 누나.”

“응응. 헤헷.”



뾰로통하게 말하는 민서. 그 기세에, 현기는 완전히 빨개진 얼굴로 간신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히 자기도 살짝 부끄러워 방긋 웃는 민서. 이런 건 희세나 유진이한테나 어울리지, 자기자신이 이럴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그래서, 대학은 왜 안 가는데. ······누나.”

“응, 그러니까 그게─”



나지막이 말을 꺼내는 현기. 이제는 민서의 눈을 피하지 않고 얼굴을 보려 노력한다. 흔들리는 동공은 여전하지만.


민서는 차근차근, 대학을 안 가기로 결심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딱히 어떤 뜻도 없는데 무작정 대학에 가야 하는 사회적 현실, 자신도 대학에 가지 않기로 결정한 뒤로 불안한 마음들. 부모님께 죄송함, 그러면서도 부모님과 맞서 이야기해야 하는 고충. 웅도에게 하지 않았던 개인적인 고충까지 조금 더 담아 이야기했다.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아직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결국엔 다 ‘고졸’이라고 낙인찍고 그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모르겠어, 이런저런 생각들은 많이 드는데. 그래도 절대로, 하고 싶지도 않은 대학교에 4년을 허비하고 싶진 않으니까. 등록금하고 생활비만 해도 엄청나니까.”

“그럼 누나는 이제 스무 살 되면 뭐 할 거야?”

“음······ 아직은, 생각 안 해봤는데. 요리학원이나, 다른 학원 같은 거 알아보려고. 토익도 혼자 공부해보려고 생각중이야.”



정말 그럴 생각이었다. 철없이 다들 가니까 대학을 가서, 전혀 하고 싶지도 않은 공부 하면서, 등록금이나 생활비, 어마어마한 돈이 드는데도 자기 돈으로 해결하고 싶진 않고, ‘어차피 부모님이 내 주시니까.’ 하곤 돈을 허비하는 일은. 차라리, 부모님이 지원해주시는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민서니까.



“······나는 별 생각 없이 아무 대학이나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되게 어른스럽네, 누나는.”

“아니, 뭐······ 아직 넌 고1이니까, 시간 많이 있으니까. 차근차근 생각해도 되잖아?”

“응······.”



현기의 칭찬에 괜히 부끄러워지는 민서. 싱긋 웃으며 말한다. 현기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기보다 2살 많은 누나지만, 생각하는 건 그보다 훨씬 어른스럽다고, 그런 생각이 드는 현기다. 힐끔 민서를 바라본다. 예쁜 얼굴만큼이나 생각하는 것도 예쁘다. 그래서 더 마음이 울렁거린다. 자기도 모르게 시선을 피하려다, 다시금 눈을 고정한다. 이젠 피하지 않으리라.



‘꼬르륵.’

“······아.”

“배고프다. 밥 먹자. 누나.”

“어, 응.”



뱃속에서 나오는 우렁찬 소리. 민서의 얼굴이 붉어진다. 살을 빼긴 했지만 특유의 먹성이 어디 간 건 아닌지라. 웅도에게 갑자기 연락 받고 나와서 아침도 안 먹고 나오느라 배고픔이 더욱 심하다. 현기는 슬쩍 민서 기분이 나쁘지 않게 배려해서 말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민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











“친구가 그런 거 한다고?”

“으응, 그래가지고 도와주는데.”



식당에 도착한 두 사람. 이제는 꽤나 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현기도 더는 막 얼굴을 붉히거나 민서를 쳐다보지 못하거나 하지 않고, 민서 또한 어쩔 줄 몰라하거나 하지 않는다. 짧은 사이에, 어째서인지 금방 친해진 두 사람. 지금은 현기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둘 중에 누가 먼저 이성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가, 하는 대결을 한다고. 그래서 그 친구, 솔직히 그닥 잘 생긴 편은 아니거든. 여자애들한테 말도 못 붙이고. 그래서 우리가 도와주기로 했어. 우리 패거리 애들이.”

“여자애한테 말은 너도 못 붙이지 않아? 아까 처음에. 흐흫.”

“······그건, 과거의 일이야.”

“아하핳. 30분 전인데?”



괜히 얘기 꺼냈다가 본전도 못 찾는 현기. 살짝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젓는다. 그런 현기가 귀여워서, 민서는 피식 웃는다.



“변하고 싶다고, 그러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예전에 중학교 때도, ‘우리 살 빼자!’ 하곤 며칠 만에 그만둔 녀석이었으니까. 그치만 그 녀석, 진짜로 꾸준히 변하기 위해 노력하더라고. 살도 빼고, 몸도 만들고, 정말 못 하는 데도 여자애들한테 말해보려고 노력하고. 지금은, 꽤나 멋진 녀석이 된 것 같애.”

“그렇구나······.”



점차 현기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민서. 현기 본인 얘기는 아니고, 친구 얘기지만. 재미있는 거 하는구나, 싶다. 남녀공학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민서는, 다니는 고등학교 자체가 여고이기도 하고. 딱히, 다른 애들이 하는 것처럼 주말에 시간 내서 모르는 남자애들 만나서 놀거나 하는 스타일도 아니기에. 기껏 아는 남자애가 있다면, 2학년 때부터 알게 된 웅도 정도이려나. 그나마도 웅도는 여자친구가 있는 애고.


따지고 보면, 아무 연고도 없는 남자애랑 단 둘이 얘기하는 게 난생처음인 민서다.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성격이 안 맞거나, 나쁜 아이 같진 않다. 첫인상은, 뭔가 우물쭈물 말 한 마디 못 하니 난감했는데. 이제 조금 말을 트니, 조리 있게 잘 말하는 현기.



“아.”

“응? 왜?”



다른 이야기를 재잘재잘 하고 있던 현기. 갑자기, 무엇인가 큰 깨달음을 얻은 듯 ‘아’ 하고 대화를 멈춘다. 밥 먹던 것까지 멈춘다. 무슨 일인가 하고 민서는 힐끔 현기를 바라본다.



“나 누나 휴대폰 번호 모르는데.”

“휴대폰 번호는 갑자기 왜!?”

“그냥.”



갑자기 뜬금없이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는 현기. 너무 맥락도 없이 물어보니 참, 난감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처음 만났을 때엔 아무 말도 못 하던 쑥맥이, 어느 사이 능글맞게 아무렇지도 않게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다니. 그래도 기분이 썩 나쁘진 않다.


내미는 휴대폰에, ‘안 돼, 번호 알려줄 생각 없어, 돌아가.’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남자애한테 번호 알려주는 건데 그건 또 처음이기에 묘한 기분이 드는 민서. 현기의 휴대폰을 받아 자기 전화번호를 누르고 번호를 교환한다.



“······누나 이름이 김민서였지?”

“응. 기억 잘 하네?”

“나는?”

“윤현기!”

“오.”



싱긋 웃는 현기. 서로의 이름을 저장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두 사람. 잠시 대화가 끊겼다가 다시금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번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한다.







“이만 갈게, 누나.”

“으응.”



버스 정류장 앞에서 헤어지는 길. 섭섭한 듯 무표정한 얼굴이 된 현기. 민서는 방긋 웃으며 인사한다. 마침 버스가 오고, 현기는 버스에 탄다. 민서 또한 제 갈길을 간다.


처음으로 받아본 소개팅. 같은 느낌. 어쨌든, 난생처음 모르는 남자애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것도 자기보다 나이 어린 동생. 나쁘진 않은 것 같다. 처음에 수줍음이 많아서 그렇지, 곧잘 얘기하니까. 현기 친구가 한다는 대결 얘기도 꽤나 재미있게 들었고.



‘까똑!’

『다음에 또 봐.』



얼굴만큼이나 무뚝뚝한 톡. 무미건조한 텍스트일 뿐인데도, 방금 헤어진 현기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온다. 휴대폰을 들어, 얼른 답장을 해준다.



『응응! 오늘 재미있었어! 다음에도 또 봐!』

‘까똑!’

『······근데 이러고 카톡 끝내?』

“푸흡.”



뭐랄까, 보면 볼수록 귀여운 것 같은 느낌의 현기다. 민서도 연애에 대해선 초짜고 쑥맥이지만, 현기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거기다 대놓고 저렇게 물어보다니.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쿡쿡 웃으며, 민서는 톡을 이었다.



『네가 더 하고 싶으면 하는 거구~ ㅋㅋㅋ』



집까지 걸어가며, 민서는 끝나지 않는 톡을 계속한다.













--













“민서 뭐 봐?”

“아, 응, 톡해.”



점심시간. 방긋방긋 웃으며 휴대폰 화면을 보는 민서를 쳐다보며 성빈이가 묻는다. 얼른 휴대폰을 책상 아래 무릎으로 내리며 대답하는 민서. 살짝 당황한 듯하다. 다른 모든 애들의 시선이 민서에게 몰린다.



“누구랑?”

“응, 아는 애.”

“아는 애 누구? 그걸 물어본 거잖아.”



유진이는 심드렁하게 물어본다. 뭔가 말하기 껄끄러운지 대충 넘기려 하는 태도. 유진이는 더더욱 아줌마처럼 걸걸한 느낌으로 말한다. 살짝 민서 눈치를 살핀다. 대충 보자면 각 나오는데.


민서에게 현기를 소개시켜주고 무책임하게 기숙사로 돌아온 그 날로부터 며칠. 어떻게 됐는지, 구태여 여부를 물어보진 않았는데. 아, 민서한테는 안 물어봤지만 친구인 현민이한테는 물어봤었지. ‘좋아 죽던데? 지금도 막 톡하고 있음. 휴대폰만 보고 있어 미친X이.’ 하는 긍정적인 대답이 왔었는데. 현기가 계속 톡하고 있다면, 그 대상은 당연히. 민서겠지.



“에에~ 설마, 민서 남자 생긴 각?”

“아, 아니야, 그냥 아는 동생.”

“엑! 거기다 더해서 연하?! 미친 존X 능력자네! 크핳!”



왁자한 느낌으로 민서에게 시비를 거는 미래. 턱 하고 어깨동무를 하곤 휴대폰을 보려 한다. 황급히 휴대폰을 감추는 민서. ‘아는 동생’이라고 둘러대도, 연하라는 것을 꿰뚫어보는 미래. 뭐, 맥락상으로 알 수 있겠지만 가만 보면 저 녀석도 참, 무섭단 말이지.



“······저번에 소개해준다던 그 후배?”

“뭐. 그런 거지.”

“엣! 그럼 민서 남자애 만나는 거야!?”



희세의 질문에 느긋하게 대답하는 나. 숨길 이유가 없잖아. 실제로 소개시켜준 건 사실이니까. 흠칫 놀라며 민서를 팍 쳐다보는 리유. 민서는 이제 서서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누구는 이 모양 이 꼴인데, 얌전한 고양이가 남자친구 먼저 사귀네? 가슴인가. 역시 가슴이네. 희세나 민서나.”

“아, 아니야, 그런 거. 그냥, 그······ 재미있고 좋은 애야.”

“······가만히 있는 나는 왜 걸고 넘어지는데.”

“아 몰라! 가슴 큰 애들 다 죽어!”



민서 얘기를 하는 건지 가슴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를 유진이. 열등감을 폭발시키며 괴성을 지른다. 괜히 희세까지 겸연쩍어한다. 물론 희세와 민서가 고등학생 평균보다 큰 건 맞지만. 유진이가 기죽거나 할 정도는 전혀 아닌 것 같은데. 유진이, 몸매 좋잖아? 하고 말했다간 희세에게 잔뜩 혼날 것 같아서, 그건 속으로만 생각한다.



“어쨌든 좋은 감정 갖고 얘기하고 있는 거야?”

“······응, 그 정도.”



공인(?) 치유계인 성빈이. 다른 애들과는 격이 다르게, 달래듯이 민서에게 잘 물어본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민서. 벌써 부끄러운지 목까지 빨개졌다. 참, 둘이 커플 되면 웃길 거 같다. 둘 다 수줍음 많은 커플이라니.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겠다 싶네.



“연하?”

“응.”

“······좋겠네, 민서는. 남자친구도 있고.”

“엣······ 성빈아?”



치유계 아니였습니까, 성빈씨. 갑자기 그렇게 캐릭터 붕괴되면 어떡해요. 잔뜩 질시의 표정을 지어 보이는 성빈이. 오죽하면 민서가 흠칫 당황해서 성빈이 이름을 부를까. 그 무서운 표정을 순식간에 없애고, 다시금 평소대로의 천사 같은 방긋방긋 웃는 얼굴을 하는 성빈이. ‘장난이야~ 무슨 얘기 하는데?’ 하고 자연스럽게 민서의 휴대폰을 뺏어 보는 성빈이. ······몰라 뭐야 성빈이 무서워. 저러니까 더 무서워.



“하이고~ 좋겠네 좋겠어~ 누구는~ 남친상 당하고 홀로 독수공방 하는데~ 누구는~ 이미 여자친구 사귀고 있는 멍청한 남자 미련하게 아직도 좋아하면서 상처 받고 있는데~ 연하에~ 아이고~”

“아 좀 그런 거 드립 좀 치지 말라니까 미친X아.”

“······응, 그건 좀 그래.”



자꾸만 셀프 고인드립을 치는 미래. 거기에 이제는 성빈이까지 덤으로 얹어서. 내 대답에 성빈이까지 같이 불쾌해한다. 그 ‘여자친구 사귀고 있는 멍청한 남자’가 나인데. 기분이 참 묘하네.



“잘 해 봐! 이런 쭈글쭈글 할아버지보다는 탱탱한 연하가 좋잖아! 몇 살 어리지?”

“······두 살.”

“하이고! 애기네 애기여! 잘 해 봐!”



민서의 등을 팍팍 치며 아줌마처럼 말하는 미래. 마냥 재미있는 모양이다. 민서는 얼굴이 빨갛게 된 게 조금 가라앉은 상태로, 그래도 여전히 부끄러운지 조심스럽게 대답하곤 고개를 끄덕인다. 됐네, 됐어. 저 반응 보면 충분히.



“······희세야. 나 늙어보여? 17살이랑 비교돼 보이는 늙은 19살이야?”

“됐어. 근미래 개소리 하는 거 한두번도 아니고. 잘 생겼어요, 우쭈쭈.”

“에에~ 더러워서 밥 못 먹겠네. 어휴, 남자친구 없는 사람은 나가 죽어야지. 준아. 나도 곧 따라 갈게. 금방 볼 수 있을 거 같애.”

“미친X아! 그딴 거 좀 하지 말라니깐?!”



희세가 내 볼을 꼬집으며 우쭈쭈 달래주니 미래의 드립이 더욱 가열차게 몰아친다. 저 놈의 주둥아리를 어떻게 꼬매 버릴 수도 없고.


어쨌든 뭐, 민서랑 현기, 잘 되려나. 별 생각 없이 소개한 건데. 생각보다 잘 되려나보다, 싶네. 민서 반응 보면. 근데 현기 녀석은 민서 좋아하는 건가? 그 때 처음 봤는데? 첫 눈에 반한 각?











“뭘 그렇게 싱글벙글 봐?”

“이제 너 따위 부럽지 않다.”

“뭔 소리야, 갑자기.”

“빡쩡 엿 먹으셈 두 번 먹으셈 엿 줄 생각 없어 돌아가.”

“정신 나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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