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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93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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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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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DUMMY

#16


문철진에게 공짜로 비수를 선물 받은 나는 곧바로 집으로 향하며 선물 받은 비수를 손에 쥐어보았다.


남만의 밀림도처럼 곡선으로 휘어진 비수였다. 외날이라서 찌르기보다는 베는 용도로 쓰는 게 더 적합해 보였다. 나는 비수를 손에 쥐어 돌려보고 가볍게 휘두르고 바로 역수로 쥐어보는 등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해보았다. 곧 날의 길이도 무게도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철성의 실력은 어디 가지 않는구나.’


시간이 과거로 흘러도 거장의 실력은 어디 가지 않는다. 마치 내 손에 맞춘 듯 착 감기는 비수의 감촉과 뜻하지 않게 생겨난 철성과의 인연을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나는 내 집인 초가집에 도착한 상태였다.


‘아직 양명운이 올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구나.’


그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였고 곧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지금 내공 수련을 해봤자 만족스럽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 또한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준비는 과해서 나쁠 게 없지.’


나는 신발을 벗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곧 방의 서랍을 열었고 그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약재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새삼 보니 많이도 모아놨군.’


과거 서의원의 약초 심부름을 할 때 개인용으로 모은다고 몇 뿌리 씩 챙겨 놓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 서랍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당연히 그중에는 약재에 쓰이는 것만이 아닌, 독을 만들 때 쓰이는 약재들도 잔뜩 있었다.


‘어차피 독과 약은 한끗 차이니까.’


나는 거기서 재료들을 살펴보고는 약재 몇 개를 꺼내고 재료를 손질하기 위해 집기를 꺼내왔다.


‘어디 보자. 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독이 뭐가 있더라?’


나는 밤이 깊을 때까지 만들어야 할 물건들을 생각하며 약초 하나를 곱게 다지기 시작했다.


.

.

.


‘오라고 한 장소가 이곳이 맞나?’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른 밤하늘의 아래에 양명운이 두리번거리며 한 초가집 앞을 기웃거렸다. 낮에 유선하가 가르쳐준 장소대로 와보니 이곳이었다.


‘낡은 집에서 살고 있었군.’


어쩌면 그저 은신처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들은 바로는 이 곳이 유선하의 거처라고 하였다. 하지만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건지, 아니면 안에 있는건진 알 수 없었다.


꾸르르륵.


‘크윽.’


배에서 요동치는 고동에 양명운이 배를 쓰다듬었다. 그래도 낮에 실컷 배를 비운 덕분에 고통스럽다거나 지릴 것 같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쉴 새 없이 쏟아내서 기력이 많이 빠진 느낌은 들었다.


‘젠장. 독한 놈. 대체 얼마나 독한 것을 먹였으면······.’


하지만 양명운은 차마 소리높여 욕할 수 없었다. 혹여나 유선하가 듣고 있으면 해독제를 못 받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문득 독 하나 때문에 자신이 이리도 비참하게 휘둘린다는 사실을 서러워졌다.


‘그래. 그 놈 말대로 다 업보지. 젠장.’


칼 좀 휘두른다고 아무한테나 막 힘쓰던 업보가 돌아온 거라고. 양명운은 그리 생각하였다. 더 생각했다간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쓰린 배를 어루만지며 초가집 근처를 기웃거렸다.


‘불러야 하나?’


부를까 말까 양명운이 고민을 하기 시작할 때쯤 초가집의 문이 열렸다. 낡은 나무문이 맞물리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었고 곧 방문이 완전히 열렸다.


“갈까?”


무언가 엄청나게 열중했는지 눈이 피로해 보이는 유선하가 걸어 나왔고 양명운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곧 양명운은 유선하의 허리춤에 못 보던 물건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선하의 허리춤엔 작은 주머니들이 잔뜩 매달려 있었다.


달그락 달그락.


유선하가 움직일 때마다 운율을 띄우듯 주머니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

.

.


흑도의 방파는 대부분 홍등가 지역에 섞인 경우가 많다. 사파놈들이 대부분 기루나 창관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흑도가 성실하게 일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도 웃기니 이 점에서는 딱히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나름 잘나가는 기루를 관리하는 흑도의 건물은 고관대작을 연상시킬 정도로 으리으리한 집이 많았고 흑당도 그런 부류였다.


“생각보다 너희 당주는 부자였군.”


나는 흑당의 정문을 바라보며 양명운에게 말하자 그가 입을 열었다.


“...가난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근처 상인들에게 상납금의 명목으로 다 뺏어 먹은 거 아니냐?”


“.....”


“많네. 많아. 얼마나 많이 뺏어 먹었으면 저리 으리으리하냐?”


양명운은 차마 변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말을 돌릴 겸, 아까부터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근데 무슨 주머니를 그리 달고 온 겁니까? 안에 뭐가 들어있는 겁니까?”


양명운이 쪽팔려서 말을 돌린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행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나는 양명운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이거 말이야? 독인데.”


“독입니까?”


“응. 왜? 꺼림칙하나?”


내 물음에 양명운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독이라는 건 백도들이나 좀 꺼림칙하게 여기지 사파 무림인들은 툭 하면 바르는 것이 독이었다. 독 가지고 뭐라고 할 리가 없었다.


“혹시 독공을 익히셨습니까?”


“...일단 아니.”


아니면 아닌 거지 일단은 뭔가? 양명운이 그러한 의문을 담아 나를 보았지만 나는 딱히 해명할 필요를 못 느꼈다. 전생 시절엔 체내에 독을 쌓아둔 채 내공으로 꺼내쓰는 경지에 이르었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었으니까.


독을 이용한 자들은 대부분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독공을 익힌 자들. 독공에 내재된 용독술을 이용하여 독기를 제어하며 싸우는 이들이었다. 경지에 이른 독공 구사자들은 체내에 독기를 쌓아둔 채 여차하면 내공을 일으켜 체내에 쌓은 독기를 방출하여 싸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독공이 아직 미숙하여 독을 제어하지 못하는 이들. 대신 이들은 미리 해독제를 먹어두어 독을 중화시키며 싸운다.

“그렇군요.”


양명운은 힘없이 답했다. 그 모습을 보자 그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눈치챈 나는 빙그레 웃고는 품속에 주머니들중 하나에서 불그스름한 환약을 꺼내어 그에게 내밀었다.


“자.”


“...이게 뭡니까?”


“해독제다. 미리 먹어둬.”


내가 해독제를 안 줄 거라 생각했는지 양명운은 눈동자가 조금 커지더니 이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됐어. 대신 배신하지 마라. 한창 싸우고 있는데 등에 칼 꽂으려 들면 다 죽는 거야.”


내 말에 양명운은 불그스름한 환약을 삼키며 답하였다.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그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고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철진에게 선물 받은 비수를 꺼내 쥐었다. 이내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몸을 푸는 와중에 양명운에게 물었다.


“하나만 더 물어보자.”


“무엇입니까?”


“혹시 흑당 내에 가족같은 녀석이나, 친한 친구. 뭐, 기타 등등 그런 녀석들 있나?”


양명운이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는지 눈만 껌뻑였다. 나는 인내심 있게 재차 되물었다.


“다 죽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잘 떠올려라.”


“...아, 아니오. 없습니다.”


내 말을 이해한 양명운이 황급히 말하였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넌 적당히 내 뒤를 따라와라. 물론 최대한 흑당주와 결판을 낼 생각이다. 하지만 흑도놈들이 특기가 기습이고 배신이고 통수치는 것이다 보니 난전이 될 확률이 높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그러니 내 등은 너에게 맡겨보마. 이건 마지막 시험 같은 거야. 네가 할 일은 오직 하나야. 배신하지 않는 거다.”


“물론입니다.”


양명운은 결의에 찬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병기인 도끼를 꽉 쥐었다. 나는 이내 발걸음을 옮겨 흑당의 정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오른손에 쥔 비수의 손잡이로 흑당의 정문을 두드린 후 뒷짐을 지어 무기를 감추었다.


쿵 쿵 쿵!


그러자 잠시 후. 목재로 된 나무문이 열리고 문지기로 보이는 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뻐드렁니가 인상적인 문지기였다.


“뉘슈?”


당연하다면 당연한 물음이었지만 순간 말문이 막혔다. 쳐들어올 생각만 했지 이런 식의 물음에 무어라 답할지 생각은 해두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스스로의 부주의함에 혀를 차며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대로 입을 열었다.


“흑당주를 보러 왔는데.”


“당주님은 지금 안 계십니다.”


“곤란하네. 중요한 볼일이니 안에서 기다릴 테니 문 좀 열게.”


“그런 이야기 못 들었는데요?”


“그렇겠지. 방금 지어낸 거니까.”


내 말에 순간 문지기의 이마에 힘줄이 빡 돋아났다. 자신을 가지고 장난친 거라 생각했는지 문지기는 씩씩대며 문을 열고 나왔다. 그는 분노와 짜증이 뒤섞인 표정으로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 새끼가 지금 장난치나!”


그러고는 문지기는 자신감 넘치게 손을 들었다. 곧 내 얼굴을 노리고 그의 손바닥이 맹렬한 기세를 품고 날아왔다.


그래서 뒷짐을 지며 감추고 있던 비수로 날아오는 손바닥을 향해 내질렀다.


푸욱!


“끄아아악!!!”


손바닥을 타고 넘어오는 육질이 갈라지는 감촉과 함께 문지기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문지기의 손바닥을 꿰뚫은 비수를 쥔 채 이리저리 비틀며 입을 열었다.


“장난쳐서 미안하다. 하지만 흑당주를 보러 온건 사실이야. 그래서 흑당인지 빙당인지는 어딨어?”


“모, 모릅니다. 볼일이 있으시다고 잠시 비웠습니다!!”


아, 거 빨리 좀 말하지. 나는 괜히 힘 뺐다고 생각하며 문지기 손에 박힌 비수를 뽑아내었다. 손을 관통한 비수가 빠져나가자 문지기는 괴로워하며 손을 움켜쥐었고 그러든지 말든지 나는 내 손으로 직접 문을 열었다.


밖이 으리으리했던 흑당인 만큼, 내부 역시 넓고 으리으리하였다. 나는 잘 다듬어진 돌길을 보고 있을 때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손을 꿰뚫리고도 정신을 못 차린 문지기가 씩씩거리며 멀쩡한 남은 손으로 검을 뽑고 있었다.


“다쳤으면 치료나 받으러 가지 뭘 또 흥분해서 칼을 쥐나?”


“이 새꺄!!!!”


평정심을 잃은 건지, 아니면 내가 자기 손을 꿰뚫은 건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문지기가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물론 그 속도는 너무나 느려 눈에 빤히 보이었다.


푹!


“끄아악!!!”


섬광처럼 내지른 비수가 문지기의 어깨를 꿰뚫었고 어깨에 비수가 박힌 문지기가 고통에 검을 떨구고 무릎을 꿇었다. 그제야 자신이 어찌할 상대가 아니란 것을 깨달은 문지기가 고통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물었다.


“누, 누구십니까?”


“내가 누군지 중요하지 않아.”

나는 그리 말하고는 문지기의 어깨에 비수를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어깨에서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며 문지기가 비명을 질렀고 나는 남은 왼손을 뒷주머니에 넣었다.


곧 내 손에 중지만한 크기의 약병 두 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는 문지기의 눈앞에서 병들을 흔들며 물었다.


“선택해라. 뭘 먹어야 네가 살 수 있을까?”


내 손에 들린 것이 독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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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험 통과야 22.06.27 126 0 11쪽
20 #19 거대한 독사가 똬리를 튼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2.06.25 96 0 10쪽
19 #18 달려들면 다 죽을 거라고! 22.06.24 106 0 12쪽
18 #17 독무(毒霧)가 아지랑이가 되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2.06.17 106 0 10쪽
» #16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22.06.12 100 0 11쪽
16 #15 하류현 최강의 똥싸개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22.06.09 127 0 10쪽
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14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22.06.01 134 2 10쪽
13 #12 이 참에 무릎 못 피게 정강이 다 분질러줘? 22.05.30 155 7 11쪽
12 #11 회귀한 독마는 똥싸개가 되었다. 22.05.27 181 8 9쪽
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2 3 10쪽
10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7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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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2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4 12 10쪽
2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49 22 9쪽
1 #서장 +2 22.05.14 399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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