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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회귀한 독마는 x쟁이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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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프로틴
작품등록일 :
2022.05.14 12:42
최근연재일 :
2022.06.27 05:4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4,099
추천수 :
117
글자수 :
96,150

작성
22.05.14 13:10
조회
349
추천
22
글자
9쪽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DUMMY

#01


흔히 강호인이라고 하면 도검불침에 만독불침이라고 알려진 경우가 많다. 칼을 맞아도 아무렇지 않게 튕겨내고 독에 중독되어도 안색 하나 안 바뀌는 초인들.


그래서 양민들에게 강호인은 그런 존재들이었다. 감히 거스를 수 없는 존재 말이다. 하긴 하늘을 날아다니고 중독되어도 멀쩡하고 검에 맞아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 법도 하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모를 땐 강호인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었으니까.


그리고 강호에 뛰어든 내가 진실을 폭로하건대, 강호인이란 것들은 죄다 사기꾼인 것 같다.


도검불침에 만독불침? 구라도 정도껏 쳤으면 좋겠다. 칼날이 안 박히는 게 아니라 온몸에 내공을 둘러서 칼날을 막는 것이고 내공을 이용해 독에 완전히 중독되기 전에 미리 체외로 배출해 버리는 것이다.


한 마디로 보이지 않는 갑옷이 칼을 막아주고 술을 입에 머금고선 삼키지 않고 바로 뱉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바꿔서 말하면 내공을 채 두르기도 전에 칼에 맞으면 칼날이 살갗에 쑥쑥 들어가고 독에 완전히 중독되어 혈액 속에 퍼진 상태라면 아무리 내공으로 밀어내려고 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저기 그 증거로 천마의 얼굴을 보아라. 마교의 교주이자 최강이라는 무림 맹주와 겨루어도 손색이 없다는 최흉의 마인의 얼굴이 지금 독 때문에 거무죽죽하게 죽어있지 않은가?


강호인이란 것들도 결국엔 다 칼이 박히고 독도 통한다.


그런데 독에 잔뜩 중독되어 안색이 죽어 나가는데도 돌아가서 치료할 생각은 안 하고 절벽 끝에 서 있는 나를 노려보고 있다니. 그 의지의 강함은 그야말로 마교 교주에 어울리는 강인함이었다.


“...아니다. 그냥 변태 새끼인 걸로 하자.”


제 몸이 뒤져나가는데 나 하나 조지자고 절벽 끝까지 쫓아오면 그건 강한 게 아니라 변태인 거지. 그것도 중증의 변태.


스스로의 생각에 납득을 하고 있을 때 천마의 살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거냐?”


천마의 말에 나는 몸을 돌려 당당히 천마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쫓아온 집념에 경의를 표해서 예의 바르게 대해 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근데 몸을 움직이니까 배에 난 구멍과 눈에 난 구멍, 그리고 기타 등등의 상처가 쑤셔서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그래서 그냥 되는대로 입에서 내뱉었다.


“닥쳐라 변태.”


“......”


“독에나 중독되었으면 집에나 갈 것이지 아득바득 쫓아오다니. 네놈은 중증의 변태임이 틀림없다. 마교의 천마는 집념이 강한 변태라는 사실이 강호에 널리 널리 알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아쉽구나.”


“개소리 집어치우고 당장 그거 내놓지 못하겠나?”


이를 바득바득 갈며 천마가 으르렁댄다. 저러다가 이빨 다 갈리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걱정해 봤자 화만 더 돋을 거다. 이럴 때는 바라던 것을 주는게 낫다.


그래서 나는 고이 쥔 주먹을 내밀어 가운뎃손가락을 곱게 치켜들고는 사뿐히 천마에게 내밀어 보여주었다.


“.....”


천마의 입에서 아무런 말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자 내가 오해를 했는가 싶어 되물었다.


“혹시 달라는 게 엿이 아니라 쌍엿이었나? 욕심쟁이였군.”


“죽여버리기 전에 당장 내놓지 못해!?”


내공이 실린 천마의 고함이 절벽을 가득 메웠다. 그의 분노를 담은 외침은 그대로 나를 직격하였고 약해진 내 속은 다시 진탕이 되어 내 생명줄을 빠르게 태워버렸다. 나는 입가에 피를 흘리고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이제 한 발자국만 잘못 헛디디면 그대로 추락사행이고 황천길 직통행이다. 그러나 그런 나보다 더 겁을 먹은듯한 소리가 절벽에 울려 퍼졌다.


“아, 안돼!!”


천마의 울부짖음을 들은 나는 씨익 웃었다. 나는 휘청거리는 몸을 바로 잡았다. 속은 여전히 불에 타듯 뜨겁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내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킥,


왜냐하면, 천마가 당황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품속에서 천마가 당황해하는 ‘이유’를 꺼내어 보여주었다.


“그래, 자네는 날 못 죽여. 이거 회수하려고 자기보다 약한 나를 여태 못 죽이고 계속 못 죽이고 있었는데 여기서 내가 떨어져 죽어버리면 어찌 되겠어?”


나는 내 손에 있는 것을 천마 앞에 흔들어 보였다. 놀랍게도 그것은 심장 형태의 보석이었다. 그러나 딱딱해야 할 보석은 마치 진짜 심장처럼 부드럽게 맥동하고 있었고 감촉 또한 실제 심장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의 표면은 그 어떤 귀금속보다 아름다웠지만 안에서 사람 얼굴 형태의 연기들이 불길한 귀곡성을 내며 마구 일렁이는 그 모습은 마치 터지기 직전의 폭약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하였다.


“실수로라도 이게 절벽 밑으로 떨어지거나 내가 팡! 하고 터트리면 네 기분이 아주 재미나겠지?”


“지, 진정해라! 일단 우리 대화를 나누어 보자!”


둘 다 중상이지만 심한 건 내 쪽이었고 강함 역시 내가 아니라 천마 저자가 우위에 있을 터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상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그가 아니라 다 죽어가는 나였다.


그 사실이 기분이 좋아 나는 실실 웃으며 심장을 쥐었고 천마는 행여나 그것이 망가질까 노심초사하며 다급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대체 뭐가 불만인가? 불만이 있으면 직접 말해라. 감정적으로 굴지 말고 대화부터 나누어 보잔 말이다.”


“...지금 대화라고 했나?”


그 순간, 도저히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 천마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내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랐다. 나는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도 잊고 분노를 담아 그에게 소리쳤다.


“그게 며칠간 밤낮으로 쉬지 않고 공격한 사람이 할 말이냐! 싸울 때 싸우더라도 최소한 식사와 휴식을 취할 시간은 주는 게 인간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다! 그런데 그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대화는 무슨 대화란 말이냐! 너 때문에 며칠간 똥오줌도 못 쌌어!”


잊고 있던 배변의 욕구가 다시금 떠오르자 다시금 배에서 고통이 느껴진다. 이 고통이 배의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배설하지 못한 배변 때문인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화나게 하였다.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나의 신랄한 비판에 순간 천마의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그는 양심이 다 죽은 벌레만도 못한 인간을 쳐다보듯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잠 못 자고 똥오줌 못 싼 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자네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나?”


“이 마두놈이 불리하니까 물귀신처럼 나를 끌어들이려 하는구나. 내가 비록 무림공적에 이름이 오른 독마라고는 하나, 잠도 못 자게 하고 똥오줌도 못 싸게 하는 치졸한 네놈보다는 정정당당하게 살아왔다.”


“무림 맹주가 들었으면 주화입마에 빠졌을 법한 개소리로군.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말이야. 잠을 못 잔 거는 야밤에 자꾸 기습한 자네 잘못 아닌가?”


천마의 지적에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그랬던가? 문득 곰곰이 생각해보니 녀석이 밤에는 나무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었다. 물론 언제든 상황에 대비하려고 나무에 선 불편한 자세로 있었지만 어쨌든 휴식을 취하려고는 하였다.


물론 그 모습이 심히 아니꼬워서 독분이 든 주머니를 면상에 투척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때 기습 같은 거 안 하고 그냥 볼일 보면 되었네?’


이건 왠지 인지하면 안 될 것 같은 사실이었기에 나는 빠르게 머릿속에서 생각을 지웠다. 그리고 손에 든 보석을 보이며 말하였다.


“...이거 부술까?”


“내가 사과하지. 미안하다.”


천마가 이를 부득 갈며 사과했다.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 면상이라 기분이 더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무엇이길래 천하의 천마가 이토록 성질을 죽이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만 이것이 그만큼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이 지랄을 하는데도 네가 달려들지 않는 걸 보면 이게 정말 귀중한 것인가 보군.”


“...그렇다고 한다면 돌려줄 텐가?”


“미쳤나? 개소리를 지껄이는 게 독에 상당히 중독되었나 보군.”


“......”


“개소리 할 거면 적어도 이게 뭔지나 말하고 지껄이게.”


“뭔지 알고 그걸 손에 넣은 것이 아닌가?”


“내가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처음 본 물건에 대한 정체는 알 수 없다. 자꾸 시간 끌지 마라. 네가 뚫어 놓은 배의 구멍 때문에 중심 잡기 힘들어진다. 어어? 손에 힘 풀린다. 이대로 데구르르르?”


“알겠으니 제발 그러지 말아라.”


천마가 초조해하면서도 떫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건 신조(神鳥)의 내단이다. 아니, 그건 직접 죽여서 심장을 뽑은 네가 더 잘 알겠군. 그런데 뭔지도 모르면서 그걸 들고 도망친 이유가 뭐냐?”


어이없어하는 천마를 앞에 둔 채 나는 손에 든 보석 같은 심장을 이리저리 손바닥 위에 굴리며 놀고 있었다.


‘그게 신조였나?’


나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작가의말

사람이 볼일은 보고 살아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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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험 통과야 22.06.27 126 0 11쪽
20 #19 거대한 독사가 똬리를 튼 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2.06.25 97 0 10쪽
19 #18 달려들면 다 죽을 거라고! 22.06.24 107 0 12쪽
18 #17 독무(毒霧)가 아지랑이가 되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2.06.17 106 0 10쪽
17 #16 문지기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22.06.12 100 0 11쪽
16 #15 하류현 최강의 똥싸개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22.06.09 127 0 10쪽
15 #14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22.06.05 141 2 11쪽
14 #13 제갈군사이자 사마의였다. 22.06.01 134 2 10쪽
13 #12 이 참에 무릎 못 피게 정강이 다 분질러줘? 22.05.30 155 7 11쪽
12 #11 회귀한 독마는 똥싸개가 되었다. 22.05.27 181 8 9쪽
11 #10 x독도 독이다 +1 22.05.24 183 3 10쪽
10 #09 인간으로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22.05.22 197 4 10쪽
9 #08 의원이 만만하나? 22.05.21 201 3 10쪽
8 #07 돼지가 건방지게 이족보행 하고 있었다. +2 22.05.20 212 5 11쪽
7 #06 단전이 대문처럼 활짝 열려있었다. 22.05.19 200 5 10쪽
6 #05 아니, 나도 잡힌 것 같아. 22.05.17 229 5 10쪽
5 #04 그 순간 하류현이 불타버렸다. 22.05.17 255 6 11쪽
4 #03 내 안에 무한한 신앙심이 솟구쳐 올랐다. +2 22.05.15 282 13 11쪽
3 #02 이게 아닌데? 22.05.14 314 12 10쪽
» #01 기본 예의도 모르는 놈! 22.05.14 350 22 9쪽
1 #서장 +2 22.05.14 400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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